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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구조작전, 허들링 ㅣ 모해 창작동화 3
안수자 지음, 송효정 그림 / 모해출판사 / 2022년 1월
평점 :
『긴급 구조작전, 허들링』이란 제목의 단편동화집은 모해출판사에서 출간되고 있는 <모해 창작동화> 시리즈 3번째 책으로 안수자 작가의 여덟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동화를 따라가다 보면 때론 가로수가 되기도 하고, 때론 책이 되기도 하며, 때론 일본 아이가 되어 독도를 바라보기도 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시선이 동화집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줍니다.
주제 역시 참 다양합니다. 가로수에 대한 우리의 모습을 고발하기도 하고, 설화인 <서천꽃밭 한락궁이>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공부에 대한 강박관념을 다루기도 하고, 독도 문제를 일본 아이의 시선에서 들여다보기도 합니다. 환경문제를 다루기도 하고, 위기 상황 앞에서 빛나는 대처능력, 그리고 지혜와 협력, 희생의 모습이 가슴을 뜨겁게 만들기도 합니다. 오해로 인해 흔들리는 우정을 다루기도 하고, 전학간 아이의 인정받기 위한 몸부림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나무가 뿔났다」는 정말 괄시 받는 나무들의 입장을 대변해 줍니다. 가로수로 심겨 온갖 매연을 마시면서도 좋은 공기를 우리에게 선물하는 가로수. 그런데, 은행냄새가 지독하다고 괄시받고, 가지가 전선을 건든다고 무참히 잘려나가곤 하는 가로수. 결국 은행나무는 탈출을 꿈꿉니다. 숲으로의 탈출을 말입니다. 동화를 읽으며, 나무에 대한 고마움을 잊고 사는 우리들의 부끄러운 모습을 반성해 봤답니다.
이와 비슷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 게, 「진짜 도둑」입니다. 횟집 거리의 수조에서 자꾸만 없어지는 물고기들, 도둑은 바로 수달이었답니다. 이 물고기 도둑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모여 머리를 맞댑니다. 그런데, 진짜 도둑은 다름 아닌 이들이 살아갈 공간을 빼앗아버린 인간임을 동화는 알려줍니다. 오늘도 우린 수많은 생명의 보금자리를 빼앗고 있는 “진짜 도둑”으로 살아가고 있진 않은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긴급 구조작전, 허들링」은 참 가슴을 뜨겁게 만들어줍니다. 조난당한 여객선을 향한 구조작전이 펼쳐지는데, 구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누군 살리고 누군 희생해야만 하는 상황, 이런 절체절명의 순간 빛나게 되는 지혜가 돋보입니다. 바로 펭귄들이 차가운 바다 물 위에서 생존하게 되는 방법인데, 그것이 바로 “허들링”입니다.
「달콤한 알약」은 읽는 내내 조마조마 했답니다. 전한간 곳에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의 몸부림이 이해됩니다. 하지만, 그 방법이 가슴을 졸이게 만듭니다. 아울러 물질로 인해 얻게 되는 마음은 진짜가 아니라는 것도 생각하게 되고요. 저희 역시 딸아이가 초6학년에 올라갈 즈음 이사를 하면서 전학을 했답니다. 고민이 많았죠. 금세 친구들을 사귀고 잘 어울리는 아이를 보며 감사하죠. 그런데, 혹 우리 아이도 이런 고민이 있진 않았을까 싶기도 하네요.
길지 않은 짧은 단편의 동화들이지만, 그 안에 다양한 선물이 담겨져 있는 단편동화집이었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