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의 일기 - 아프리카코끼리가 들려주는 초원 이야기 동물일기 시리즈 3
스티브 파커 글, 햇살과나무꾼 옮김, 피터 데이비드 스콧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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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코끼리의 일기』는 한울림어린이 출판사에서 출간된 “동물일기” 시리즈의 3번째 책이랍니다. 동물들에 대해 마치 동물이 직접 일기는 쓰는 형태로 동물의 입장에서 설명해 주고 있는 좋은 그림책이랍니다.

 

물론, 이 책에서는 코끼리에 대해 말하고 있고요. 아니 코끼리가 말하고 있는 거죠. 코끼리는 자신의 탄생에서부터 성장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어떤 사회성을 가지고 생활하는지도 보여주고요. 코끼리 신체는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어떤 기능들을 하는지도 알려준답니다. 물론 코끼리가 직접 우리에게 말하고 있고요.

코끼리의 코가 길게 늘어난 것은 코와 윗입술이 하나 되어 길어진 것이라고 하네요. 그러고 보니 코끼리들은 윗입술이 없더라고요. 코끼리의 코가 바로 윗입술이라니 신기하기도 하네요.

 

코끼리가 이사 가는 장면, 그리고 소금 동굴로 가는 길도 보여주네요. 소금 동굴에 가는 이유는 코끼리가 생존하기 위해서랍니다. 그래서 사실 수백 킬로미터를 이동하는 것으로 유명하답니다. 이 책에서는 자세하게 다루고 있진 않지만, 이렇게 소금을 찾아 먼 길을 이동하는 이유는 동물들의 근육이나 신경에는 소금에 들어 있는 나트륨이 꼭 필요한데, 코끼리가 먹는 풀들에는 이런 소금이 거의 들어 있지 않답니다. 그래서 건기가 되면, 물과 소금을 찾아 수백 킬로미터를 무리 지어 이동하게 되는 거죠.

그런데, 이런 이동은 낭만적이지 않답니다. 왜냐하면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거든요. 코끼리를 위협하는 동물들은 ‘모래빛깔’이 있답니다. 이게 뭐냐고요? 바로 사자랍니다. 그리고 또 ‘으르렁 점박이’도 위험하답니다. 으르렁 점박이는 바로 하이에나랍니다. 사람들은 하이에나가 썩은 시체나 먹는다고 착각하는데, 그렇지 않답니다. 몰려다니며, 동물들을 잡아먹는 아주 무시무시한 녀석들이랍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동물들 가운데 코끼리에게 제일 위험한 존재는 무엇일까요? 무엇인지 눈치 챘나요? 바로 사람이란 동물이랍니다. 인간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이런 인간들은 때론 장난으로 코끼리를 죽이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코끼리의 엄니(상아)를 위해서 죽인답니다. 이 책에서도 주인공의 이모가 그렇게 갑자기 죽고 말았네요.

우리 인간은 모든 생명들에게 가장 위험한 존재랍니다. 물론, 우리 인간에게도 가장 위험한 존재는 또 다른 인간이고요. 참 부끄러운 부분이기도 하네요. 그리고 몇몇 못된 사람들의 탐욕 때문에 수많은 코끼리가 여전히 죽어감이 참 안타깝고요. 이렇게 코끼리의 엄니 때문에 코끼리를 죽여 대다가는 결국 코끼리가 사라질 수 있거든요. 어쩌면, 이런 동물들의 일기가 여기에서 끝날 수도 있음을 우리가 꼭 기억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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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 배달 왔어요! 좋은책어린이 창작동화 (저학년문고) 71
박현숙 지음, 주미 그림 / 좋은책어린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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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건이는 아빠 직업이 창피하답니다. 아빠의 직업은 짜장면 집 배달원이랍니다. 짜장면 집 사장님도 아닌 배달원이 뭐란 말입니까? 물론 처음부터 두건이는 아빠 직업이 창피했던 건 아니랍니다. 처음엔 아빠가 좋아하며 하시는 일이니까. 그리고 어지간한 월급쟁이보다 더 수입이 많다고 엄마도 좋아하시니까. 아빠가 짜장면 집 배달하시는 것이 하나도 창피하지 않았답니다.

 

그런데, 친구들이 아빠 직업을 묻기에 대답해줬더니, 반응이 ‘에이?’였답니다. 그 때 두건이는 알았죠. 아빠가 하는 배달일은 ‘에이’라고 말할 정도로 별로라는 걸 말입니다. 그 뒤로 두건이는 밖에서 배달하는 아빠를 보면 모른 척 하기도 하고, 일부러 돌아가기도 한답니다. 친구들이 몰랐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죠. 특히, 민준에게는 더욱 감추고 싶은 비밀이랍니다. 민준은 새로 전학 온 친구인데, 뭐든 잘해 모든 친구들이 좋아하며 가깝게 지내길 바라는 아이랍니다.

 

하지만 언제나 원치 않는 일은 꼭 일어나고 말죠. 짝꿍이 된 민준이가 함께 집에 놀러가자 해서 갔는데, 민준 엄마가 짜장면을 시켜준답니다. 애써 다른 곳이 맛있다고 말했지만, 이사 온지 얼마 안 된 민준 엄마도 아빠가 일하는 두리각이 맛있다는 소문을 들었다네요. 사실은 이 모든 게 두건이 아빠가 열심히 일하기 때문이랍니다. 하지만, 두건이는 짜장면과 탕수육을 배달하러 올 아빠와 마주칠까 조마조마.

 

이렇게 아빠를 부끄러워하며 숨기고 싶어 하는 두건에게 놀라운 사건이 벌어졌답니다. 그건 바로 민준이가 엄마랑 함께 쇼핑을 하다가 소매치기를 만나 엄마의 지갑을 빼앗겼는데, 갑자기 나타난 두건이 아빠가 멋지게 강도를 제압한 거죠. 마치 소림사 주방장처럼 말이죠.

 

이 일로 인해 반 친구들은 그런 아빠를 둔 두건이를 모두 부러워하게 되었고요. 게다가 또 기쁜 일이 있네요. 이제 두건이네 아빠는 진짜 소림사 사장님이 된답니다. 그동안 열심히 일하여 짜장면집을 직접 운영하게 된 거죠. 사장님이 되어도 아빠는 여전히 배달 일을 하겠답니다. 그 일이 너무너무 좋기 때문이죠.

 

이 동화는 아이들이 자칫 아버지의 직업으로 인해 상처받을 것을 염려하는 마음에 창작된 동화랍니다. 우린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을 참 많이 합니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문제랍니다. 어떤 직업이든지 나쁜 직업이 아니라면, 그 일을 하며 행복해하고 보람을 느끼는 직업이 진짜 좋은 직업이랍니다. 아무리 남들이 부러워할만 한 직업이라 할지라도, 그리고 남들보다 더 많은 것을 누리고 얻을 수 있는 직업이라 할지라도 본인이 그 일함을 행복해 하지 못한다면 사실 좋은 직업이 아니랍니다. 우리 친구들은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의외로 이렇게 살아가는 분들이 참 많답니다. 어쩌면 여러분의 아빠들도 그럴지도 모르고요. 그러니 여러분, 보이는 대로 판단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이야기 속의 두건이 아빠처럼 자신이 하는 일이 행복하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직업이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아버지들이 가정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음을 자랑스러워 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물론, 어머니들 역시 마찬가지고요. 부모님이 가정을 위해 애쓰는 그 모든 수고를 기억하는 자녀들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아울러 아빠의 직업이나, 아빠의 소유의 많고 적음으로 친구를 사귀는 기준을 삼는 그런 부끄러운 모습이 우리 친구들에게는 없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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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별이 다릿돌읽기
이옥선 지음, 최아름 그림 / 크레용하우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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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 아파트에서 경비일을 하시는 김씨 아저씨는 오랫동안 동물원에서 사육사로 일하시다 정년퇴직을 했답니다. 그리곤 아파트 경비일을 시작했고요. 그런 김씨 아저씨에게는 남들이 모르는 커다란 아픔이 있답니다. 그건 사랑하는 가족들을 화재로 잃었던 겁니다. 가족을 위해 더 열심히 뛰어야했기에 낮엔 농사일을, 밤엔 포장마차를 하던 아저씨는 그날도 포장마차를 끌고 나왔던 시간에 집에 불이 난 겁니다. 원래 몸이 불편하던 아내는 둘째를 임신한 상태였고, 그랬기에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오지 못했던 겁니다.

 

그런 아픔을 껴안고 살아가던 김씨 아저씨 앞에 길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났답니다. 바로 별이랍니다. 그런데, 별이는 지금 새끼들을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답니다. 그런 사정을 알게 된 김씨 아저씨는 별이에게 먹을 것을 주기도 하며 보살펴주려 한답니다.

 

그런데, 보람 아파트 주민들은 별이를 좋아하지 않네요. 아니, 도둑고양이라며 쫓아내지 못해 안달이죠. 도둑고양이 때문에 밤길에 놀라기도 하며, 아파트 쓰레기통이 어지럽혀진다고 싫어한답니다. 하지만, 별이는 이곳 보람 아파트 주변을 떠날 수 없답니다. 왜냐하면 사랑하는 달이를 기다려야 하거든요. 달이는 별이 아가들의 아빠랍니다.

 

결국 아파트 주민들은 주민회의를 통해, 길고양이 별이를 쫓아내고자 한답니다(물론 그들에게는 길고양이 별이가 아닌, 도둑고양이죠). 이런 모습에 김씨 아저씨는 마음이 아프고요. 자신의 일자리가 위태로워져도 별이를 지켜주고 싶어 한답니다. 하지만, 별이는 결국 잡혀가 버리고 말죠. 과연 별이와 새끼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이 동화는 사랑하는 아기들을 위한 별이의 처절한 몸부림이 무척 안타깝기도 하며, 또 한 편으로는 고귀하다는 생각까지 들게 하는 예쁜 동화네요. 아울러 길고양이를 향해 사랑을 표현하는 김씨 아저씨의 모습이 참 아름답기도 하고요. 그리고 왠지 주민들의 모습은 허영심과 이기심이 가득한 것처럼 여겨지기도 하고요.

 

무엇보다 이 책, 『길고양이 별이』는 인간과 동물들의 공존에 대해 생각하게 하네요. 그리고 우리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접근이 얼마나 편협한지도 생각하게 하고요. 바로 아파트 주민들의 입장이 이러한 편협한 접근을 대표하고 있죠. 또한 김씨 아저씨와 같은 길고양이들을 돌봐주는 ‘캣맘’들의 아름다운 모습도 부각시켜주고 있고요.

 

뿐 아니라, 동화의 전개는 김씨 아저씨 편에서의 접근과 길고양이 별이의 입장에서의 접근이 교차적으로 함께 이루어지고 있답니다. 그렇기에 우리 사람 편에서 길고양이를 향한 접근만이 아닌, 길고양이 별이의 입장에서의 접근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거죠. 뿐 아니라, 단순히 우리들의 도움에 의지하는 모습이 아닌, 별이 스스로 홀로 서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답니다. 참 마음이 따스해지는 예쁜 동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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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하나예요 - 아빠가 읽어 주는 정일근 시인의 연작 동화
정일근 지음, 정혜정 그림 / 가교(가교출판)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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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인 정일근 시인이 쓴 세편의 동화를 하나로 묶어 출간한 책이랍니다. 물론 각각의 책은 『하나 동생 두나』, 『내가 꽃을 피웠어요』, 『우린 친구야 모두 친구야』라는 각자의 제목으로 이미 그림책으로 출간되었답니다. 이번에 이 세 편을 하나로 묶으며 작가가 다시 조금 다듬었다고 하네요.

 

이 세 편의 동화는 모두 하나네 집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전하고 있답니다.

 

<하나 동생 두나>는 강아지 두나에 대한 이야기랍니다. 화자가 강아지 두나랍니다. 두나는 어느 날 엄마와 형제들 곁을 떠나게 됩니다. 마침 주인집에 찾아온 시인 아저씨의 손에 들려 그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된 거죠. 그런데, 시인 아저씨의 딸인 하나는 두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답니다. 아니 사실은 싫어한답니다. 왜냐하면, 예쁜 강아지를 원했는데, 아빠가 웬 잡종을 데려왔다고 심술이 잔뜩 났기 때문이죠. 게다가 똥냄새가 난다고 가까이 오지도 못하게 한답니다.

 

하지만, 마음에 상처받고 두나가 아파 아무것도 먹지 못하자, 두나 곁을 지켜준답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동생이라며 ‘하나’ 동생이니, ‘두나’라는 예쁜 이름을 지어주네요. 우리는 모두 한 가족이라며 말이죠.

 

<내가 꽃을 피웠어요>는 두나와 같은 날 하나네 집에 오게 된 목련나무의 이야기랍니다. 목련나무는 자신도 두나처럼 하나의 사랑을 받고 싶어 한답니다. 하지만, 아무도 목련나무에게 눈길도 주지 않네요. 왜냐하면 하나네 집에 온지 꽤 됐는데도 아무런 꽃도 피우지 못하는 바보나무거든요. 특히, 이젠 하나의 사랑을 받는 강아지 두나는 일부러 목련나무에게 와서 실례를 하곤 한답니다. 이처럼 아무의 관심도 받지 못하던 목련나무가 드디어 예쁜 꽃을 피우며, 모든 가족들에게 사랑받게 되는 예쁜 이야기랍니다. 책 표지 그림은 바로 이 이야기의 배경이랍니다.

 

<우린 친구야 모두 친구야>는 하나네 집 정원에 심겨진 애기똥풀의 이야기랍니다. 모든 꽃들엔 예쁜 이름이 있는데, 아무도 애기똥풀에게는 이름을 알려주지 않는답니다. 그러다 결국 자신의 이름이 ‘애기똥풀’이라는 부끄러운 이름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된, 애기똥풀은 너무 창피하고 슬프답니다. 게다가 ‘애기똥풀’이란 이름의 유래를 설명하며, 하나와 친구들이 자꾸 애기똥풀의 꽃대를 자른답니다. 그런 아이들을 시인 아저씨는 혼을 내며, 말하네요. 꽃은 눈으로 보는 것이지, 손으로 꺾는 게 아니라고 말입니다. 게다가 ‘애기똥풀’에게는 그 이름만이 아니라, ‘까치다리’, ‘젖풀이’라는 귀여운 이름도 있다고 알려준답니다. 더 나아가 꽃대에서 나오는 노란 물은 결코 애기 똥이 아닌, 노랑꽃에겐 생명처럼 소중한 것이라고 가르쳐 준답니다.

 

이렇게 하나네 집에 있는 모든 생명은 하나로 어우러진답니다. 사람도, 강아지도, 나무도, 풀꽃도 모두 하나임을 알려주는 예쁜 동화네요. 또한 모두가 소중한 존재임도 알려주고요. 특히, 봄이 되면 우리나라 곳곳에서 예쁘게 피어나는 애기똥풀에게 또 다른 이름이 있음도 시인 아저씨를 통해 알게 되었답니다. 아울러 풀꽃 역시 어쩌면, 우리가 부르는 그 이름을 부끄러워하고 싫어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역시 시인의 마음이구나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고요. 참 마음이 따스해지며, 예뻐지는 동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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랴오즈 - 생명의 아름다움에 감사하라
랴오즈 지음, 허유영 옮김 / 작은씨앗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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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언제나 다양한 불안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우린 이런 걱정을 해볼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내 삶의 기반이 송두리째 사라져버린다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갑작스런 죽음을 바로 눈앞에서 겪게 된다면?’ ‘어제까지 건강하던 몸이 사고로 인해 장애를 갖게 된다면?’

 

물론, 이런 일들이 우리의 삶 가운데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러한 가정들은 어느 날 갑자기 우리의 현실이 될 수도 있다. 만약 위에서 말한 가정들 가운데 어느 하나만 우리에게 닥쳐도 우린 견딜 수 없이 힘겨워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여기 이 모든 일을 하루아침에 경험하게 된 한 여인이 있다. 바로 랴오즈라는 중국여성이다. 바로 이 책, 『랴오즈-생명의 아름다움에 감사하라』의 저자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랴오즈는 어릴 적부터 노래를 좋아하고, 무용 선생님이 되고 싶어 하던 꿈 많던 아가씨였으며, 당시 사고가 나던 때에는 예쁜 딸을 둔 26살 새댁이기도 했다. 하지만, 엄청난 지진이 도시를 휩쓸고 가면서 그녀의 집인 7층 아파트는 무너져 내렸고, 그녀는 그 아래 깔리고 만다. 아직 돌이 채 지나지 않은 사랑하는 딸 그리고 시어머니와 함께 말이다.

 

처음 지진으로 무너져 내린 잔해 속에서 랴오즈와 시어머니는 모두 생존해 있었다. 물론 서로 볼 수는 없지만, 서로 대화가 가능했다. 딸의 안부를 궁금해 하는 며느리 랴오즈에게 시어머니는 손녀가 잠들었다고 말한다. 이 말을 듣고 랴오즈는 사랑하는 딸이 죽은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애써 ‘잠들었다’말을 진짜 잠들었음으로 믿고자 한다. 하지만, 얼마 후, 함께 대화하던 시어머니 역시 ‘잠들고’, 사랑하는 딸 역시 영원히 잠들었음을 안 랴오즈는 밖에서 외치는 소리에도 반응하지 않는다. 자신이 살아야 할 존재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에.

 

하지만, 결국엔 밖에서 흐느끼는 아버지의 목소리에 자신이 살아 있음을 다시 외치게 되고, 7층 아파트가 무너진 잔해 속에서 기적처럼 구조된다. 오직 유일하게 랴오즈만이 그 아파트에서 구조된 것이다. 하지만, 그 사고로 랴오즈는 결국 두 다리를 포기해야만 했다.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내고, 삶의 터전이 하루아침에 폐허로 변하였으며, 자신의 건강하던 두 다리마저 잃은 랴오즈. 하지만, 그녀는 그 절망의 자리에서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슬픔의 자리를 딛고 일어서게 된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부러 슬픔을 몰아내기 위해 우스갯소리를 함으로 자신뿐 아니라, 함께 병원에 있는 환자들을 밝게 한다. 언제나 밝게 웃으며 사람들을 대함으로 환자뿐 아니라, 의료진들마저 랴오즈의 팬으로 만든다. 그리고는 많은 이들이 포기하는 의족으로 일어서는 훈련을 감당해나간다. 순간순간이 고통의 연속이었지만, 결국엔 자신에게 부여된 새로운 두 다리로 서게 된다.

 

물론, 그 과정 가운데 수없이 넘어졌다. 그런 넘어짐과 고통의 순간들에 대해, 랴오즈는 넘어짐은 인생의 필수과목이라고 말한다. 넘어지는 일들은 물론 대단히 아픈 일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아픔도 축복임을 랴오즈는 말한다. 아픔을 아픔으로 느끼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큰일이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아무리 커다란 고통이라 할지라도 참을 수 없는 고통은 없다 말한다. 심지어 아무리 큰 고난도 상상한 것만큼 고통스럽지는 않다고 말이다. 그러며, 랴오즈는 고통의 현실에 당당하게 맞서 이겨낸다. 그런 그녀의 일어섬이 감사하며, 그런 열정에 박수와 축복을 함께 보낸다.

 

랴오즈는 자신만이 그 고통 속에서 일어섬에 그치지 않고, 5년 후 야안에서 다시 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자원봉사자로 고통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펼치기도 한다. 그리고 삶 속에서는 당당히 무용가로 서게 된다.

 

이러한 랴오즈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가며, 때론 눈물짓게 되고, 때론 화가 나기도 하며, 때론 감동하게 된다. 그리고 랴오즈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랴오즈가 일어서는데, 내가 일어서지 못할 것이 무어냐는 자신감도 갖게 된다.

 

랴오즈는 한 동안 자신의 사랑하는 딸을 생각하며 아이들을 가까이 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러던 그녀가 결국엔 많은 아이들을 품게 되는데(이 가운데는 지진으로 장애를 갖게 된 수많은 아이들이 있다), 그 후 이렇게 고백한다. “하나님이 내 아이를 데려간 이유는 내가 받은 상처로 다른 아이들을 축복하라는 하늘의 뜻”이라고 말이다.

 

그렇다. 우리에게 원치 않은 고통의 순간들, 실패의 순간들, 아픔의 순간들이 주어질 때가 많다. 우린 그 아픔의 순간들을 그저 원망하고 보내버릴 수 있다. 하지만, 이 아픔과 눈물조차 우리에게 주시는 사명이 될 수 있다.

 

예를 든다면, 건강한 사람은 병든 자의 심정을 잘 공감할 수 없다. 그리고 건강한 사람이 병든 자에게 행하는 위로는 어쩌면 공허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하지만, 육체적 고난을 경험한 사람의 위로는 공감하게 된다. 같은 아픔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원치 않는 눈물의 순간들, 고통의 시간들조차 누군가를 향한 축복의 선물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 책은 오늘 나에게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깨닫게 해주며, 또한 어떤 상황 속에서도 일어날 수 있음을 알게 해주는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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