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1년차 - 초보도 따라 하기 쉬운 즐거운 달리기 프로젝트
다카기 나오코 지음, 윤지은 옮김 / 살림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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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출판사에서 다카기 나오코의 책이 또 하나 출간되었다. 바로 『마라톤 1년차』라는 책이다. 이 책, 『마라톤 1년차』는 소심한 30대 미혼 여성인 저자가 어느 날 갑자기 마라톤에 관심이 끌리면서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하게 되는 도전기이다.

 

작가 다카기 나오코는 카툰 에세이 작가이다. 그렇기에 이 책 역시 만화이다. 일본 만화 번역의 특징 그대로 이 책 역시 우측부터 읽게 되어 있다. 아마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책을 읽는데 약간의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다카기 나오코의 글은 솔직하고 깔끔하다. 군더더기가 없다. 그러면서 묘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왠지 런닝화를 구입해야 할 듯싶고, 나 역시 마라톤에 도전하게 될 날을 꿈꾸게 된다.

 

나른한 오후 tv에서 방송되는 마라톤 대회를 보다, 문득 나도 마라톤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된 저자는 그 마음을 친지에게 말하게 되고, 친지 역시 같은 마음을 품고 있었음을 알고, 함께 마라톤에 도전하게 된다. 우선 용품을 구입하고, 동네를 돈다.

 

이처럼 마라톤을 위해 달리기를 한다는 것을 출판사에서 알게 되고, 마라톤 이야기에 대한 작업을 의뢰받게 된다. 그래서 처음엔 5km 대회에 출전하고, 이후의 스케줄을 미리 잡게 된다. 10km 대회 두 곳, 하프 마라톤 두 곳, 그리곤 꿈의 풀코스를 하와이의 “호놀룰루 마라톤 대회”로 신청한다.

 

이렇게 미리 스케줄이 잡혀진 상태에서 도망칠 수도 없으니, 조금씩 몸을 만들어 가고, 하나하나 미션을 수행해나가는 그 모습을 저자는 그려내고 있다.

 

혼자서는 여행도 못하던 저자가 이제는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하고 수행하는 그 모습이 참 멋스럽다. 아울러, 그런 모습을 통해, 나도 왠지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을 품게 된다. 왜냐하면, 저자는 운동과는 거리가 너무나도 멀던 사람이었기에 그렇다. 혹 운동광의 마라톤 도전기라면 왠지 나와는 거리가 먼 나라의 이야기쯤으로 치부해 버릴 수 있다. 하지만, 운동과는 거리가 먼 30대 미혼 여성이 훌륭하게 그 일을 해내는 모습을 통해, 나도 해낼 수 있겠다는 격려를 받게 된다.

 

날씨가 쌀쌀해진다고 움츠러들 것이 아니라, 가슴을 쫙 펴고 밖으로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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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이야기 한 편 우리 아기를 위한 시간 - 배 속 아기랑 소곤소곤 태교동화
오선화 지음, 수아 그림 / 담푸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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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태교를 위한 책이랍니다. 하지만, 저자는 태교를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만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아이를 낳은 이후에도 여전히 책을 읽어주고 이야기를 들려줘야 한다는 거죠. 뱃속에서 아이가 들었던 이야기를 태어난 이후에 다시 들려줄 때, 아이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울음을 그치거나 반응을 보인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 책은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도 읽어줄 이야기들이지만, 아이가 태어난 이후에도 여전히 읽어주며, 아이와 마음을 나눌 이야기들을 담고 있답니다. 책 표지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네요. “배 속 아기랑 소곤소곤, 출산 후 아이랑 조곤조곤” 태아에게도, 그리고 태어난 후의 아이에게도 조곤조곤 들려주는 부모님의 이야기, 아이에게는 무엇보다 강력한 영양분이 되겠죠?

 

이렇게 이 책을 통해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구체적으로 유대인의 지혜를 담고 있는 탈무드랍니다. 탈무드의 이야기들을 저자는 자신의 표현처럼, ‘입말체’로 바꿔서 전해주고 있답니다. 오늘 우리에게 어색하지 않도록 약간씩 각색하기도 하고 말입니다. 물론, 모든 이야기가 탈무드의 이야기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거의 대부분이 탈무드의 이야기인 것으로 봐서는 탈무드의 이야기를 다시 각색한 듯싶네요. 아쉬운 점은 그 사실을 책을 열며, “작가의 말”에서 밝혔더라면 좋았을 뻔 했다는 생각이네요. 이야기의 출처를 밝히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거든요.

 

탈무드의 이야기는 유대인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 이야기죠. 유대인들에게 지혜의 일차적 목적은 자녀들의 성공을 위한 것이랍니다. 물론 이 성공은 많이 갖고, 높은 자리에 앉는 의미가 아니라 사람다운 인생을 살게 하는 것이죠. 다시 말해, 탈무드는 유대인의 가정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이 바르게 자라길 바라며 들려주는 이야기랍니다. 그러니, 이러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책의 내용들이야말로 아기에게 읽어주기에는 너무나도 좋은 이야기들인 셈이죠.

 

그런 탈무드의 이야기들도 좋지만, 각 이야기마다 ‘시작 태담’과 ‘마무리 태담’을 적어두고 있어, 아이와 마음을 나누며 교감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여겨지네요. 또한 각 단원마다 “태교수업”을 적어두고 있어, 태교에 도움이 되겠고요. ‘미니 그림책’도 유용하고요.

 

언제나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부모님, 참 멋진 부모님이겠네요. 부모님이 들려주는 좋은 이야기와 함께 자라나는 아이들이라면 그만큼 사춘기의 방황도 줄어들고, 힘겨운 성장통 역시 줄어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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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희아와 농부 아저씨의 통일 이야기
이희아.전강석 지음, 최양숙 그림 / 파랑새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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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나라의 통일을 꿈꾸며, 그 일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피아니스트 이희아 씨와 통일딸기 농사를 짓는 전강석 선생님이 함께 쓴 책이랍니다.

 

희아 씨는 손가락이 네 개나 있는 피아니스트랍니다. 사실, 피아노를 치기 위해선 남들처럼 손가락이 10개 모두 있으면 좋겠죠. 하지만, 희아 씨는 태어나면서부터 손가락을 네 개만 갖고 태어났답니다. 그런 희아 씨는 놀랍게도 피아노를 치는 사람이랍니다. 어린 시절, 엄마가 자꾸 피아노를 치라고 하면, ‘내가 왜 피아노를 쳐야만 해?’, ‘손가락이 4개밖에 없는데’란 생각들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런 희아 씨에게 엄마는 ‘넌 왜 피아노를 치면 안 돼?’라고 되물었다고 하네요.

 

그 때, 자신이 피아노를 쳐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없음을 알고 희아 씨는 피아노를 열심히 연습했고, 그로 인해 피아노가 자신의 인생이 되었답니다. 이렇게 불가능할 것처럼 여겨졌던 일이지만, 마음을 바꾸고, ‘나에겐 손가락이 네 개나 있다’며 피나는 노력을 했던 희아 씨는 말합니다.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통일 역시 이루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노력한다면 이루어지게 될 것이라고.

 

그렇습니다. 우린 통일에 대해 많은 말들을 하지만, 정작 통일이 이루어지리라는 확신은 없답니다. 마치, 희아 씨가 처음엔, ‘네 손가락밖에 없는데, 어떻게 피아노를 친단 말야?’ 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마음을 바꾸고 마음을 다해 노력했을 때, 피아노 연주가 가능했던 것처럼, 통일을 위해서도 우리 모두가 마음을 바꾸고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면, 통일은 그저 꿈이 아닌 현실이 되지 않을까요?

 

전강석 선생님은 농사를 짓는 분이랍니다. 하지만, 단순히 농사짓는 일에서 그치지 않고, 이 농사짓는 일을 통해 통일을 꿈꾸는 분이랍니다. 그리고 그 일을 위해 경남 통일 농업 협력회를 창립하여 농사를 통한 남북 교류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답니다. 뿐 아니라 북한의 어린이들을 위해 콩우유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고요. 남북이 협력하여 딸기농사도 짓고 있답니다.

 

북한에 식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우리 모두가 아는 바입니다. 그런데, 그런 북한에도 농사짓는 일에 큰 장점이 있으니, 그것은 농사지을 노동력이 풍부하다는 점입니다. 우리 남한의 경우, 이미 식량 자급율이 25%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농사짓는 분들이 엄청나게 줄어들었죠. 그나마 대부분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농사를 짓고 있고요. 이처럼 우리에게는 노동력이 절대 부족하죠.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의 농사 기술은 월등하답니다. 우리의 농업기술과 북한의 농업 노동력이 합쳐진다면, 농업 강국이 될 수도 있답니다. 그러니, 이처럼 함께 농사짓는 일들을 통해, 통일을 꿈꾸고, 더 나아가 실제 통일을 이루게 된다면, 서로에게 윈윈이 될 수 있는 일이겠죠.

 

이 책은 말한답니다. 우리에게 무엇보다 통일을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그리고 북한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하며, 북한 사람들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는 마음을 가져야 하며, 통일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입니다.

 

우리에게 이런 마음이 있길 원합니다. 그리고 그 일을 위해 실제 작은 일들을 실천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희아 씨가 말하는 것처럼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가지고, 자신의 자리에서 말입니다.

 

그 일을 위해 우리 먼저 북한 동포들의 아픔을 공유할 수 있다면 좋겠네요. 그리고 그들을 진정으로 돕고자 하는 마음도 갖고요. 생색내려는 마음으로 돕는 모습이나, 또는 그들에게 적선한다는 교만한 마음으로 돕는 모습이 아닌, 내 가족을 돕는다는 그런 진정성을 갖고 말입니다. 이러한 마음 회복이 통일을 여는 작은 단초가 되지 않을까요?

 

희아 씨는 북한의 장애인들에게 자신이 희망을 주고 싶다고 하네요. 마치 자신이 라울 소사(한 손 피아니스트)의 연주를 통해 희망을 갖게 된 것처럼, 자신의 연주를 통해, 북한의 장애인들이 희망을 품게 되길 소망한답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딱 맞는 페달을 공급받았을 때, 그전과 다른 아름다운 연주를 할 수 있었던 것처럼, 희아 씨는 나만의 페달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페달이 되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있네요. 이런 아름다운 마음, 우리 모두 품을 수 있다면 좋겠네요. 우리 모두 누군가의 페달이 되어준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희아 씨는 통일을 꿈꾸는 또 하나의 이유를 품고 있네요. 그건 바로 우리들의 통일됨을 통해, 또 다른 나라들에 희망을 줄 수 있으리라는 소망이랍니다. 참 아름답죠? 나의 잘 됨이 날 위해서가 아닌,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기 위함이라면 참 멋진 인생이 되겠네요.

 

[파랑새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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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셜록 홈즈 9 어린이 세계 추리 명작 시리즈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스튜디오 해닮 그림 / 국일아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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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셜록 홈즈 시리즈는 너무나도 유명한 추리소설이랍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께서 시내에 다녀오시면서 몇 권씩 사오시곤 하셨던 문고판 도서들 가운데 셜록 홈즈에 대한 책들도 끼어 있던 기억이 있습니다. 남자 아이였기에 아무래도, 셜록 홈즈 시리즈, 괴도 루팡 시리즈, 또는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핀의 모험, 15소년 표류기 등을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특히,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를 읽고는 괜스레 아버지의 턱을 유심히 보며, 우리 집은 거울 앞에 섰을 때, 어느 쪽이 더 밝은지를 살펴보곤 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번에 국일아이에서 출간된 『명탐정 셜록 홈즈 9편』은 네 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답니다. 「해군 조약문」, 「노우드의 건축업자」, 「빈집의 모험」, 「글로리아 스콧 호」가 그것입니다.

 

「해군 조약문」은 왓슨의 친구로서 외무부에서 근무하는 퍼시 펠프스가 외무부장관인 외삼촌에게서 중요한 문서를 맡게 되는데, 이 문서는 영국과 이탈리아가 체결한 비밀조약이랍니다. 이 문서의 사본을 만들라고 부탁받았던 문서를 그만 잃어버리고 맙니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요? 홈즈의 추리력이 또 한 번 빛을 발하게 될까요?

 

「노우드의 건축업자」는 맥펄레인이라는 젊은 변호사가 살인자의 누명을 쓰고 쫓기며, 홈즈를 찾아와 도움을 요청한 이야기랍니다. 맥펄레인은 어느 날 갑자기 노우드의 유력한 건축업자에게서 재산을 물려주겠다는 유서를 작성하게 됩니다. 이 부유한 건축업자는 맥펄레인 부모님의 친구라는 겁니다. 갑자기 많은 유산의 상속자가 되어, 노우드를 방문하게 되지만, 졸지에 건축업자를 살인한 살인자로 누명을 쓰게 됩니다. 아니, 누가 보더라도 명백한 증거까지 있답니다. 이런 상황에서 홈즈는 맥펄레인의 억울함을 벗겨줄까요?

 

「빈집의 모험」은 죽은 줄만 알았던 홈즈가 다시 친구 왓슨에게 나타난답니다. 그리고는 함께 빈집으로 잠복근무를 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홈즈를 노리던 무서운 악당을 만나게 된답니다. 홈즈의 표현대로 하면, ‘런던에서 두 번째로 위험한 인물’이라네요. 이처럼 위험한 인물에게서 홈즈는 어떻게 벗어나게 될까요?

 

마지막, 「글로리아 스콧 호」는 홈즈가 처음으로 탐정의 길로 들어서게 된 사건에 대한 회상이랍니다. 대학시절 홈즈의 유일한 친구였던 빅터 트레버는 지역 판사의 아들이랍니다. 그런데, 갑자기 친구의 아버지는 편지 한 통을 받고 그 충격가운데 숨지고 마는데, 아무리 읽어봐도 그 내용이 아리송하답니다. 과연 그 편지에 담긴 진실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홈즈는 그 진실을 어떻게 밝혀낼까요?

 

우리 아이들이 홈즈에 대한 이야기를 읽게 될 때, 얻을 수 있는 게 있답니다. 그건, 매사에 모든 일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습관을 기르게 되는 거랍니다. 그리고 그렇게 관찰한 내용들을 가지고, 명제를 추리해 내는 기술을 터득하게 된답니다. 이런 관찰과 추리의 능력은 많은 일에 도움이 되지만, 특히 과학을 하는 일에 많은 도움이 된답니다. 어려서부터 재미난 이야기도 읽고, 그를 통해 관찰과 추리력을 얻게 된다면 좋겠죠? 이것을 일석이조라고 한답니다. 명탐정 셜록 홈즈 시리즈가 어린이들에게 선사하는 선물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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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꾸만 딴짓 하고 싶다 - 중년의 물리학자가 고리타분한 일상을 스릴 넘치게 사는 비결
이기진 지음 / 웅진서가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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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서강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다. 이것이 저자의 본업이다. 하지만, 이 책 제목처럼, 저자는 ‘딴짓’을 많이 한다. 동화를 쓰기도 하고, 만화를 쓰기도 한다. 만화 케릭터인 ‘깡통 로봇’을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그는 만화가라 할 수도 있고, 동화작가라 할 수도 있으며, 물리학자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를 더욱 잘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있으니, 그건 바로 2NE1의 멤버 씨엘(이채린)의 아버지라는 타이틀이다.

 

어쩌면 자신의 생업(?)만이 아니라,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갖고, 열정을 쏟을 수 있는 그 열정, 그 ‘딴짓’의 또 하나의 결과물이 이 책이다.

 

‘딴짓’의 고수인 저자에게 또 다른 ‘딴짓’이자 또 하나의 ‘본업’은 컬렉션이다. 거창한 것을 모으는 것이라기보다 자신이 여행하던 곳이나, 또는 살던 지방에서 모은 잡다한 물건들. 주로 벼룩시장을 기웃거리기도 하고, 때론 상점이나 때론 백화점에서 구입한 것들도 있다.

 

이런 물건들 중에는 손잡이가 망가진 도자기 주전자가 있기도 하고, 또 어느 땐 아프리카 작은 상점에서 마치 우리네 정승처럼 그 상점을 지키고 있던 나무 호랑이 한 쌍을 구입하기도 한다. 물론 지인들에게 선물 받은 것들도 있다. 저자는 이러한 물건들을 모은다.

 

그리고 『나는 자꾸만 ‘딴짓’하고 싶다』란 제목의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컬렉션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에세이집은 자신이 모은 여러 잡다한 것들에게 존재의미를 부여하는 에세이집이라 할 수 있다. 아니, 어쩌면 그 물건들은 이미 각자의 존재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게 중에는 여전히 자신의 존재의미를 붙잡고 뭔가에 사용되어지는 물건들도 있을 수 있지만, 또 많은 것들은 이미 그 존재의미를 상실한 채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것들도 있을 수 있다.

 

그 사물들이 자신의 존재목적에 맞게 사용되어지든 그렇지 않든 간에 이들 모두는 저자를 통해, 또 하나의 존재의미를 부여받는다. 그것은 바로 ‘추억’, ‘사연’이다. 이러한 ‘추억’회상으로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사물들은 또 하나의 존재의미를 부여 받게 된다.

 

멋지게 사용되어지면 또 어떻고, 사용되어지지 않는다면 또 어떻겠나. 각자 그 안에 아름다운 사연 한 조각씩 품고 있다면 그만인 것을. 단순한 사물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스토리텔링작업, 참 멋지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이러한 스토리텔링 작업이 모아져 이 책을 이루고 있다.

 

이기진 그의 글을 읽으며, 부럽다는 생각을 해본다. 자유롭게 뭔가 자신이 좋아하는 일들을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자신의 본업에서도 행복을 느끼면서, 또 한편으로는 또 다른 뭔가에 열정을 가지고 몰입할 수 있다는 것, 얼마나 행복한 인생인가!

 

저자의 스토리텔링을 통해, 물건들에 새로운 존재의미가 씌워질 때, 그 물건은 또 하나의 새로운 영성을 덧입게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작은 사물조차 허투루 여기지 않으며 바라볼 수 있는 저자의 눈이 아름답다. 그 아름다운 눈, 그 감수성이 자녀들에게도 이어졌기에, 씨엘과 같은 딸이 성장할 수 있었겠다 싶기도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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