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야 끝난다 - 전세를 뒤집는 약자의 병법
다카하시 히데미네 지음, 허강 옮김 / 어바웃어북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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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끝나야 끝난다』는 1982년부터 2014년까지 33년간 매 해마다 200명 가까운 학생들을 도쿄 대학에 합격시키는 일본 최고의 명문 고등학교 가이세이고등학교의 야구부에 관한 취재기이다.

 

우선 바로 이 점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끌법한 소재이다. 30년이 넘도록 일본 최고대학인 도쿄 대학 합격률 1위를 놓치지 않은 입시 최고 명문 고등학교. 한 마디로 일본 최고의 수재들, 공부벌레들인 그들의 야구 도전기란 소재가 관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공부에서 있어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그들이 만년 하위 팀 야구부를 이끌어갈 모습에 관심이 집중되게 마련이다.

 

실제 이들 야구팀은 아직 한 번도 고시엔 대회 본선에 진출한 적이 없다. 물론 고시엔 대회 본선 문턱까지 간 적은 있다. 그것만으로도 어쩌면 기적과 같은 성적을 거둔 것이라 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본선에 한 번도 진출하지 못한 팀, 약체팀임에는 분명하다.

 

바로 이러한 팀에 대한 취재를 통해, 얻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뭔가 드라마틱한 결과도 없다. 사실 이것을 내심 기대했었다. 만년 약체팀이지만, 그럼에도 닥치고 풀 스윙을 통해, 뭔가 드라마틱한 결과를 얻는 쾌감을 맛보길 원했다. 하지만, 그런 결과도 없이 허망하게 책은 끝을 맺는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뭔가 피나는 노력의 모습을 보여주는 팀도 아니다. 일주일에 하루 연습. 그것도 시험기간에는 한 달가량 연습하지 못하고, 날씨가 좋지 않으면 연습하지 못하는 조건이다. 야간에도 훈련할 수 없다. 게다가 연습은 대체로 개인에게 맡겨지는 분위기. 그러니, 운동도 잘 못하던 공부벌레들이 야구를 통해, 피나는 노력 끝에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는 그런 교훈도 없다.

 

그럼, 공부벌레들임에도 야구를 무지 좋아해서, 매번 지는 게임이지만 끊임없이 두드리고, 도전하는 건가? 그것도 아니다. 물론, 취재한 내용을 보면, 야구를 무지 좋아하는 학생도 몇 있다(정말 극소수). 하지만, 대다수는 왜 야구를 하는지도 모르는 학생들이 태반. 그렇다면, 이 책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것이 무엇인가?

 

“전세를 뒤집는 약자의 병법”이라는 부제를 갖고 있는데, 그럼 정말 뭔가 전세를 뒤집을만한 약자의 병법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가? 그런 듯싶다가도 이 역시 아니다. 아니, 어쩌면 “약자의 병법”은 맞을 수 있다. 야구부원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질 것,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풀 스윙을 할 것, 작전이고 뭐고 없이 본분을 지킬 것(이 본분에는 투수는 상대 타자가 칠 수 있도록 던지는 것이 포함된다. 칠 수 없는 볼을 던진다는 것은 볼을 던진다는 것인데, 이것은 예의가 아니란다. 따라서 안타를 맞았다는 것은 스트라이크를 던졌으니, 예의를 지킨 것이라는 논리. 맞는 듯 맞지 않는 듯 아리송하다), 등등 어쩌면 “약자의 병법”이라 말할 수도 있을 듯싶다. 하지만, 그럼에도 “전세를 뒤집는”은 아니다.

 

그럼, 실제 야구 경기를 드라마틱하게 담고 있는가? 사실 그것도 아니다. 실제 야구 경기를 드라마틱하게 담고 있는 소설을 찾아보면, 많다. 그럼, 이 책이 추구하는 것은 그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 어쩌면, 아무것도 없는데, 어떻게 이 책이 일본에서는 출간 즉시 30만 부 돌파를 하는 베스트셀러가 되고, 2014년엔 일본에서 드라마화가 결정될 정도인가? 과연 이 책에 담긴 진짜 알맹이는 무엇일까?

 

본인은 이 책이 담고 있는 진짜 알맹이는 실패를 모를 수재들이 실패 연습을 하는데 있다고 본다. 사실, 이들은 인생에 있어 실패를 모르고 살아갈 법한 수재들이다. 일류 고등학교, 일류 대학, 좋은 직장을 약속받은 수재들이다. 하지만, 그런 그들이 만능 꼴찌팀 야구부를 통해, 인생에서 겪게 될 실패를 미리 겪음으로 장차 명문대학을 졸업하고 세상 가운데 나갔을 때, 예기치 못했던 인생의 실패와 좌절을 미리 경험하고 그것들에 대한 내성을 갖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대 졸업생들의 자살율이 상당히 높다고 한다. 왜냐하면 이들은 인생에서 누군가에게 뒤처져본 적이 없기에, 실패를 몰랐기에 정작 삶 속에서 위기를 맞게 되고, 실패를 맛보면,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가이세이고 야구부는 야구를 통해, 실패를 만성이 되도록 맛본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주눅 들지 않고 풀 스윙을 하도록 가르침 받은 이들이 펼쳐나갈 인생의 드라마, 그 인생의 9회말 역전이 눈에 선하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알맹이가 아닐까?

 

물론, 요기 베라의 명언,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처럼, 가이세이고 야구부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그 도전은 아름답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됨만이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실패를 하는 모습 자체가 아름답다. 그것이 결국, 그들 인생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인생, 결코 9회말 투아웃 풀카운트에 이를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생각을 불어넣어 줄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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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어디까지 아니? - 마음이의 좌충우돌 청와대 체험기 탐험하는 고래 2
박병호 지음, 에스더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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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어디까지 아니?』는 대한민국 대통령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이랍니다.

 

초등학생 마음이는 K-pop을 좋아하는 소녀랍니다. 그런데, 아빠를 통해, 대통령을 뽑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게 된답니다. 그럼으로 마음이는 자신 역시 대통령이 되겠다는 꿈을 갖게 됩니다.

 

며칠 후 우연히 시장에서 만난 대통령 후보와의 만남에서 자신의 꿈이 대통령이 되는 것임을 밝힌 마음이. 그래서 후보자는 우리 둘 다 대통령이 되는 꿈을 꾸고 있다며, 만약에 자신이 실제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청와대에 초청하겠다는 약속을 합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어느 날 마음이는 청와대에 초청을 받게 됩니다. 그것도 단순 방문이 아닌, 대통령 체험이라는 주제로 말입니다. 이로 인해 마음이는 청와대로 향하게 되는데, 과연 마음이는 청와대에서 무엇을 보고 느낄까요?

 

『대통령, 어디까지 아니?』는 마음이의 대통령 체험을 통해, 대통령이 일하고 사는 장소인 청와대에 대해서, 그리고 대통령의 하루 일과에 대해, 또한 대통령은 어떤 식사를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입는지 등을 알려줍니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국가에서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를 알려줍니다.

 

대통령이란 자리가 얼마나 많은 책임을 동반한 자리인지, 그 일을 감당하는 것이 얼마나 큰 노력과 외로움을 동반한 자리인지를 잘 알려줍니다. 대통령에 대한 궁금증을 우리 아이들에게 잘 설명해 주는 좋은 책입니다.

 

단지, 누가 보더라도 이 책에 등장하는 대통령은 박근혜대통령인데, 국무회의를 하며, 무슨 일이 있어도 서민들에게 피해가 가는 정책은 안 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모습이라거나, 또는 대통령이 되어야겠다고 꿈꾸게 된 계기가 이 땅에서 벌어지는 민주화 운동으로 인해서라는 대목은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서민들을 생각하길 바라는 작가의 바람인지, 아님 질책인지, 그것도 아님 왜곡인지. 아무튼 모를 일입니다.

 

한 가지 확실한 분위기는 대통령은 외로운 자리라는 강조가 거듭 되고 있네요. 대통령은 누가 그 자리에 있든 외로운 자리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어떤 정치적인 의도를 품고 있다면 바람직하지 않을 겁니다. 이 ‘외로움’의 이미지가 ‘대통령을 지켜주자’는 논리로 비약되곤 하거든요. 물론, 대통령을 지켜드려야죠.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대통령이란 자리는 힘없는 국민들을 지켜주시는 자리랍니다.

 

아무튼 우리가 생각해보면 좋을 것은 자신의 성향이 어떤 쪽이든지 간에 우리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 바른 정치,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정치를 잘 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한 마음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점입니다. 물론, 때론 건전한 비판도 필요하고요.

 

대통령에 대해 알려주는 이런 책자들을 통해, 어린 아이들이 장래 희망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라는 그런 꿈들이 다시 살아나고, 실제 이 땅에 좋은 대통령들이 많이 세워지는 축복이 있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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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파로의 아름다운 딸들 마음속 그림책 8
존 스텦토 글.그림, 김민영 옮김 / 상상의힘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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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파로의 아름다운 딸들』은 “아프리카 이야기”란 부제가 달려 있습니다. 다시 말해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짧은 그림책입니다. 그 내용이 마치 신데렐라 이야기와 유사하다고 하여, 아프리카의 신데렐라 이야기라고도 불린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신데렐라 이야기와는 많이 다르답니다. 오히려 여러분들이 읽어보셨는지 모르겠는데, 4번째 동방박사 이야기와 모티브가 더 비슷하네요. 왜냐하면, 이 이야기에서는 작은딸의 착함, 선함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랍니다. 콩쥐 팥쥐나 신데렐라처럼 구박받음에 있지 않답니다. 이야기에서 작은딸만 일하는 것도 아니고요. 물론, 왕비가 된다는 모티브는 같네요.

 

아무튼 무파로에게는 두 딸이 있답니다. 큰딸 마니야라와 작은딸 니야샤가 그들입니다. 이 둘은 모두 예쁘게 생겼네요. 하지만, 둘은 성격이 다르답니다. 큰딸 마니야라는 언제나 화나 있는 모습입니다. 뭐가 그리 화가 나는지 동생에게도 끊임없이 화를 내네요. 사실, 동생이 착하다고 많은 사람들이 칭찬하는 그것이 마땅찮아 화가 나 있답니다.

 

작은딸 니야샤는 언제나 착하고 친절하며, 남을 위하는 성격이랍니다. 심지어 정원의 뱀에게도 친절함을 보이네요.

 

이러한 그들에게 나라의 왕이 왕비를 구한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두 딸은 각기 왕궁을 향해 길을 떠나는데... 과연 누가 왕비가 될까요?

 

아마 누군지 알겠죠? 맞습니다. 작은딸 니야샤가 왕비가 된답니다. 그 비밀은 왕궁으로 가는 과정에 있네요.

 

큰딸은 만나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화만 내네요. 반면, 작은딸은 만나는 사람들을 친절하게 대하며, 선을 베푼답니다. 바로 여기에 이 동화의 교훈이 담겨 있죠.

 

우리가 누군가에게 선을 베풀면, 그것은 다시 부메랑이 되어 나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말입니다. 언젠가 어느 책에서 본 글이 생각나네요. 버스 안에서 차창 밖에 서 있는 아이를 향해 아름다운 미소를 지어준다면, 그 아이 역시 내 나이가 되었을 때, 차창 밖에 있는 한 아이에게 미소를 지어줄 것이며, 반대로 내가 차창 밖에 서 있는 아이를 향해, 험상궂은 얼굴을 짓는다면, 그 아이가 자라 차창 밖에 있는 아이를 향해 험상궂은 얼굴로 놀라게 하는데, 그 아이가 바로 내 아들일 수 있다는.

 

그렇습니다. 우리의 행동은 반드시 나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옵니다. 우리 이것을 기억하며 살아간다면, 세상이 더 아름다워지리라 여겨집니다.

 

[ 상상의힘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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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함께하는 목공은 즐겁다 엄마 아빠와 함께하는 시리즈
우종욱 지음, 김미정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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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함께하는 목공은 즐겁다』는 제목 그대로 아빠와 딸이 함께 목공으로 뭔가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생각하며 아빠는 집안을 자신이 직접 만든 물건들로 채워갑니다. 예쁜 우편함, 딸이 좋아하는 서랍칠판, 작은 의자, 새들이 추운 겨울을 날 수 있는 새집들, 꽃들이 자리 잡을 기차화분, 수납상자 등등 예쁜 딸과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아빠가 만들어 간 작품들을 기록하고 있답니다.

 

무엇보다 아빠가 목공을 배우고 만들기 시작한 것은 사랑하는 딸이 사용하기에는 집안의 가구들이 너무 크다는 문제의식 때문이네요. 딸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아빠의 마음이 참 멋지네요. 그래서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모두 딸을 위한 것들이랍니다.

 

특히, 딸은 엄마가 하는 일들은 모두 따라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죠. 그래서 세탁기, 바느질 바구니, 냉장고, 가스레인지와 싱크대, 다림판과 다리미까지 만들어 주네요. 물론, 모두 나무로 만든 작품들이고요. 딸아이의 냉장고와 싱크대는 엄마의 수납공간으로 사용되기도 하네요.

딸을 위해 이렇게 많은 것들을 만들어 주는 아빠의 모습, 정말 멋지네요. 같은 아빠로서 도전의식도 느끼고요. 아닌 게 아니라, 저희 집 딸아이가 이 책을 보고, 우리도 이것저것 만들자고 조르네요.

 

물론 따로 공부하고 배워야하겠지만, 이 책만 보고도 어설프게나마 흉내는 내 볼 수 있겠단 생각도 드네요. 특히, 책 말미에는 “아빠의 작업 노트”란 이름으로, 직접 만들었던 여러 목공 도면들이 실려 있어 실제로 실습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겠네요.

이 책은 각 공구들에 대한 설명과 또한 목공 작업시 주의해야 할 점 등 실제적인 도움을 주는 내용들도 갖추고 있답니다.

 

딸과 함께 목공을 한다면, 아빠와 딸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리라 여겨집니다. 게다가 이런 목공 작업이 물론 위험한 점이 없진 않지만, 안전에 유의하며 함께 작업해 나갈 때, 아이의 감수성과 창의력에도 많은 도움을 주리라 여겨지네요.

 

한 번 도전해 봐야 할 듯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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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잘될 거야!
마나 네예스타니 글.그림, 유달승 해설 / 돋을새김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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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개혁적 성향을 가진 시사 만평가 마나 네예스타니의 시사 만평을 모아 놓은 작품집이라고 할 수 있다. 작품 활동으로 인해 수감되기도 한 작가는 결국엔 정치범으로 이란에서 추방당하여 현재 파리에 망명중이다.

 

이러한 작가의 작품들은 모두 시사성을 띠고 있다. 특히 이란과 시리아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탄압에 대한 내용들과 이로 인한 자유를 꿈꾸는 주제들이 주를 이룬다. 이외에도 예술을 향한 검열, 핵무기에 대한 경고, 종교적 갈등, 사회적 불평등(여성, 아동, 성소수자 등)에 대한 작가의 고발, 그리고 결코 괜찮을 일이 없는 현실 속에서도 꿈꾸는 희망, 그리고 고난 가운데서의 유머 등을 담고 있다.

 

단순한 그림이 때론 글보다 더 힘이 있음을 느끼게 된다. 많은 생각들을 하게 하는 만평들이다. 많은 작품들 가운데 몇 개만 올려본다.

 

“탄압”이란 제목의 작품이다. 이란의 반체제운동인 녹색운동에 대한 탄압을 주제로 하고 있다. 그런데, 그 탄압으로 인한 결과는... 결국 그 탄압은 자신들에게 욕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작가의 유머가 느껴진다. 어쩌면, 우리에게는 녹색이 노란색으로 바뀔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인생은 아름다워”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통해 두 가지를 생각해본다. 첫째, 거짓 아름다움이다. 아름다운 인생을 설계하고 실제 그려나간다. 그리고 믿는다. 내 인생은 아름답다고. 하지만, 결코 아름답지 못하다. 그 위 권력의 군홧발에 짓이겨지기 일보직전의 상태.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행복한 인생, 아름다운 인생에 불과하다는 것.

 

둘째, 공권력의 군홧발은 끊임없이 민중을 억압한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희망을 그려내고, 아름다운 인생을 꿈꾸는 모습이 민중의 삶의 모습이다.

 

 

 

“주의: 부서지기 쉬움”이다. 마나 네예스타니의 만평에는 이처럼 군화와 꽃이 많이 등장한다. 군화는 민중을 유린하는 공권력일 테고, 꽃은 힘없어 언제나 밟히고 꺾이는 민중, 하지만 그 가운데서 포기하지 않고 다시 피길 꿈꾸는 희망, 그리고 그들이 흘리는 붉은 피를 상징하는 듯싶다. 민중은 언제나 힘이 없다. 하지만, 결코 약하지 않다. 때론 그 약함에 공권력에 구멍이 뚫리기도 한다. 부서지기 쉬운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게 된다. 꽃일까? 아님 군화일까? 그래서 권력자는 언제나 연약한 민중의 소리를 두려워하는 것 아닐까?

 

“저를 따라 오세요(Fallow me)”

누군가 벽에 붉은 선을 그었다. 그리고 따라오길 바란다. 그 선을 따라가 본다. 반듯하게 이어지던 선이 갑자기 아래로 떨어진다. 하지만, 다시 이어진다. 계속 이어지던 선이 다시 아래로 떨어진다. 그리고 다시 이어진다. 이어지던 선이 다시 아래로 떨어졌다. 그리고 그 아랜 붉은 펜이 놓여 있다. 잠시 망설이던 그는 펜을 주워 끊어졌던 선을 다시 이어간다.

 

이것이 바로 “운동”이다. “운동”은 반드시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 누군가 해 오던 그 일이 무엇에 의해서인지 알 수 없지만 끊어졌다(권력의 탄압에 의해서일수도, 본인의 변절에 의해서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사라졌다. 하지만, 또 누군가 그 뒤를 잇는다. 계속하여... 결국 내 차례가 되었다. 물론 망설임이 없지 않다. 하지만, 결국엔 펜을 들고 선을 이어간다.

 

그리고 마지막은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다. 힘겹다. 중간에 올가미에 걸려 넘어질 수도, 인생이 끝날 수 있다. 하지만, 끝까지 간다. 저 희망, 자유, 새 시대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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