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이다 - 세스 고딘의
세스 고딘 지음, 김태훈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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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만나는 세스 고딘의 신작입니다.

'보라빛 소가 온다'를 접한 이후로 그의 열렬한 팬이 되었습니다.
마케팅에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인 경영분야까지 그가 던지는 통찰과 비전은 매우 훌륭합니다.
이번 책은 그의 주전공이라고 할 수 있는 '마케팅'에 대한 책입니다.


원제는 'This is markeging'입니다.
그것을 번역하여 '마케팅이다'라고 한 것 같습니다.
무척 심플하죠?
단순한 것이 가장 아름답다를 직접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은 마케팅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들을 하나씩하나씩 펼쳐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책에서는 획기적인 마케팅, 경영 방법을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마케팅을 현 시대에 맞게 재조명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21세기 마케팅 개론이라고 할까요?


책에서 많이 말하고 있는 키워드는 위와 같습니다.
마케팅이라가 보다는 철학적인 키워드 같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마케팅의 본질을 단순히 '파는 것'만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시대가 바뀌면 모든 것이 바뀝니다. 마케팅이라고 예외는 아니겠지요.
대량 생산, 대량 소비 시대의 마케팅과 4차 산업혁명으로 도래할 시대의 마케팅은 방법뿐만 아니라 그 정의까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마케터들이 알아야 할 것
1. 열의와 창의성을 갖춘 사람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당신이야말로 지금 그렇게 할 수 있으며, 스스로 상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2. 모두를 바꿀 수는 없다.
   따라서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질문부터 하라.
   이는 당신이 해야 할 행동의 기준이 되며 불신자들을 상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3. 변화를 일으키고 싶다면 의도를 담아라.
   그것이 최선이다.
   '무엇을 위한 것인가?' 생각하는 것은 일을 할 때 중요한 태도다.
4. 사람은 자신에게 이야기를 한다.
   우리 각자가 자신에게 하는 이 이야기는 완전히 그리고 전적으로 진실이다.
   행여 그렇지 않다고 그들을 설득하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5. 사람들을 종종 자신이 생각한 것과 비슷한 이야기를 하는 집단, 위상에 대한 인식과 다른 필요를 토대로 비슷한 결정을 내리는 집단으로 정형화하여 묶을 수 있다.
6. 당신이 하는 말은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 대해 하는 말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세스 고딘이 말하는 마케터의 자질입니다.
내용만 놓고 본다면 마케터라기 보다는 기획이나 대표의 자질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만큼 마케팅의 영역이 확대되고 제품이나 서비스가 아닌 업의 본질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마케팅은 누가 더 싼 가격으로 더 많은 기능을 더하느냐를 겨루는 경주가 아니다.
마케팅은 우리가 섬기는 사람들을 대신하여 변화를 일으키기 위한 노력이며, 우리는 사람마다 달리 이끄는 비합리적 힘을 이해함으로써 그 일을 한다.

이전의 마케팅이 많이 파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 지금의 마케팅은 '판매'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사람들의 '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그 변화를 판매로 유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분명 아직도 가격이나 서비스가 판매에 미치는 영향이 크긴 하지만 그보다는 삶의 변화에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느냐에 대해 고민하고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무엇을 원하는가?
이는 잘못된 질문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것을 원한다.

무언가를 새로 기획하거나 판매를 하려고 할 때 하는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이(였으)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질문이(었)죠.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가?'
세스 고딘은 이 질문이 잘못됐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하나의 제품에 열광하는 시대가 아니라 각자 자신만의 개성을 내세울 수 있는 제품을 원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을 만들고 판매하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하고 있습니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고 만든 것은 오히려 아무도 만족시킬 수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최소한의 규모로 당신의 프로젝트, 삶, 조직을 구성하라.
당신이 생존할 수 있는 최소 시장은 어느 정도인가?
규모를 파악한 다음에는 당신의 관심을 간절히 기다리는 시장의 모퉁이를 찾아라.
...
가장 단순하고 유용한 형태의 제품을 마련하면 일단 시장에 뛰어든 다음 계속 개선하라.
최소유효제품에서 사람들이 잘 놓치는 부분은 '유효'다.
쓰레기를 팔면 안 된다.
아직 효과가 없는 물건이라면 시장에 내놓지 말아야 한다.

린스타트업이라는 IT 개발 방법론을 마케팅에 응용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고객을 타켓으로 작게 시작하여 시장의 변화를 보면서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변화시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제대로 작동하지도 않는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할 것입니다.
지금은 엄청난 기업이 된 아마존도 처음에는 온라인 출판으로 시작했고, 페이스북도 대학교내 인기투표로 시작되었습니다.
시작은 작았지만 고객들의 피드백을 통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순환을 통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더 쉽게 '실행'할 수 있게 됐다.
우리의 일에서 단순한 일, 쉽게 실행할 수 있는 일을 외주로 돌리고 변화를 일으키는 힘든 일에 전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순한 일, 쉽게 실행할 수 있는 일은 많은 사람들이 할 수 있습니다.
속된 말로 개나소나 할 수 있는 일들이죠.
당연한 말이겠지만 이런 일로는 차별화를 꾀할 수 없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 아니더라도 이러한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그 가치 또한 줄어들 것입니다.
한정된 자원-시간, 정열 등-의 효율성을 위해서라도 차별화된 일을 선택, 집중을 해야 합니다.

책을 읽는 내내 놀라움의 연속이였습니다.
지금까지 알고 있던 마케팅에 대한 저의 생각은 이 책을 통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마케팅이란 업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지만 그것을 구현하고 실행하기 위해 생각하는 방식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정말 이 책은 'This is marketing'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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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공을 굴려서 글쓰기 근육을 키우자 - 황경신과 함께하는 12주의 이야기 여행
황경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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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는 것.

참으로 쉬운 듯하면서도 어려운 것이라 생각됩니다.
글의 타입에 따라서 써야 할 방식도, 문체도 달라져야 합니다.

'생각의 공을 굴려서 글쓰기 근육을 키우자'라는 책 제목만으로도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확~ 다가오지 않나요?


이 책은 베스트셀러 작가인 황경신님이 글쓰기 초보자들을 위한 글쓰기 가이드입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책은 '책'보다는 '자습서'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글쓰기 자습서이지요.


위 그림에서 보듯이 무척 독특한 제본입니다.
옛날 책처럼 끈으로 제본한 듯이 보이죠?
무척이나 클래식하면서도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혹시나 분책이 될까 싶어 굉장히 조심스럽게 페이지를 넘겼는데 완전히 180도로 넘겨지는 멋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면서도 한장도 떨어지지 않는 마법을 보여주죠.


위에서 보는 것처럼 완전히 펼쳐지기에 책 안의 노트에 필기를 하기가 무척 쉽습니다.
내용보다는 노트가 훨씬 많은 책이지요.
이 많은 노트에 한땀한땀 자신만의 글을 적어가다 보면 이 책이 황경신 작가의 책인지 자신의 책인지 분간이 안 갈수도 있습니다. ^^

모두 12주동안 매일-주말은 복습?- 한 장씩 가이드대로 자신만의 생각과 글을 적어가면 됩니다.
이제 2주차로 접어들고 있는데 처음의 낯섬이 점점 익숙해지네요.
작가의 말씀이 맞는 것 같습니다.
글도 매일, 꾸준히 써야 한다고 말하고 있거든요.
글쓰기도 육체적인 운동처럼 꾸준히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글쓰기 근육이 커져서 글도 잘 쓸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뒷부분에서는 다른 분들이 어떻게 이런 과정을 연습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종의 샘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보시면 '아~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란 감이 딱~ 오실거에요.

12주 뒤에 이 책이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지 기대되네요.
저의 글쓰기 근육도 조금은 탄탄해져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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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아름다운 수학이라면 - 내 인생의 X값을 찾아줄 감동의 수학 강의 서가명강 시리즈 3
최영기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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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가명강(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시리즈 중 하나이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주제는 '수학'이다.
수학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저자인 최영기 교수는 사람들이 그 아름다움을 아직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멋진 강의를 보여준다.


아래 이미지는 책 첫 페이지에 있는 글이다.
"수학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학문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수학의 이미지는 추상적인 아름다움보다는 구체적인 사실, 냉정함에 더 가까웠는데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왜 그런지 하나씩 증명해 보이고 있다.


수도 생명체처럼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해왔고 또 성장해간다.
수는 절대 정적이지 않다.
수는 역동적이다.
그래서 수학은 결코 지루할 틈이 없는 매력적인 학문이 아닐 수 없다.

숫자가 성장한다는 말이 무척이나 낯설게 다가온다.
수는 공리가 아닌 정의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변화하는 숫자라... 솔직히, 이해하기 쉽지가 않다. ^^


흔히 사용하는 0의 발견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였는지를 보여준다.
많든 적든 '존재하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숫자였을텐데, 아무것도 없는 것을 '처음으로' 표현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숫자를 위한 투쟁이 과열된 사회에서는 숫자로 나타내기 어려운 것까지도 숫자로 표현하려고 한다.
하다못해 봉사하는 마음도 숫자로 평가해 대학 입시에 반영함으로써 그것의 가치를 훼손한다.
우리 사회에서 이런 일들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축의금의 숫자가 결혼을 축하하는 마음의 기준으로 오도되는가 하면, 그림마저 숫자로 평가되어 마치 고흐의 그림과 모네의 그림에 우열이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
분명한 것은 삶의 가치도 행복도 숫자의 크기에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름다움, 배려, 나눔, 사랑, 우정, 위로, 감동, 양심, 용기, 질서, 유머, 힐링, 대화, 자유로움, 열정, 꿈, 도전, 감사, 즐기는 마음 등등 아직 숫자가 지배하지 못한 가치들은 아주 많다.
...
숫자를 위한 투쟁의 날들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죽음 뒤에 남는 것이라고는 숫자뿐인, 그러한 허망한 삶이 아니기를 바란다.

책을 보면서 너무나 공감한 부분이다.
회사를 보면 성과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수치로 말하라'고 하는 상사분들이 있다.
수치로 나타낼 수 있는 것들이 더 많고, 더 정확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럼에도 수치로 객관화-정말 그럴까?-된 것들만이 연봉, 고과에 반영이 되곤 한다.
실제로 그런 수치를 만들기 위해 보이지 않는 수고를 한 직원들의 노고는 그들의 몫이 되고, 그렇기에 수치로 표현되지 않는 일에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결국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은 숫자가 아닌 행복, 기쁨, 사랑인데...

다름과 틀림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서로 '다르다'는 생각은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밑바탕에 깔려 있지만
'틀리다'는 생각은 자신이 옳고 상대방은 틀렸다라는 의식이 깔려 있어서 상대방을 비난하게 한다.
...
'틀림'은 판단을 낳지만 '다름'은 존중을 낳는다.

다양성이 많은 사회는 더 많은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이런 다양성이야말로 마땅히 존중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금 사회는 '다름'이 아닌 '틀림'을 잣대로 내세우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나와 너는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임을 왜 인정하지 못할까?
'우리'는 '내'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너'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나'와 '너'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임을 잊지 말자.

수학에서 문제를 푼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문제 풀이를 통해 학생들이 배워야 할 점은 문제 해결의 기능을 습득하는 것보다 문제를 해결하는 태도를 기르는 것이다.
그리고 그 태도를 다른 부분으로까지 전이시키는 것이 수학 교육의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또한 문제 해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검토하고 반성하는 단계인데, 우리나라의 수학 교육은 지나치게 많은 문제를 푸는데 집중한 나머지 학생들 스스로 검토하고 반성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가장 많이 공감하는 글이였으며, 꼭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지금이 4차 산업혁명의 시대이고, 가장 필요한 능력은 창의성이라고 많이들 이야기한다.
그러면서도 가장 창의적으로 접근해야 할 수학 교육은 전혀 그렇지 못하고 있다.
'성적'만을 중요시하기에 여전히 '어떻게'보다는 '얼마나 빨리'를 추구하고 있다.
입시라는 교육 평가가 바뀌지 않는 이상은 요원한 것일게다.

이 책을 보면서 수학에 대한 새로운 면을 많이 보았다.
수학이 결코 차갑고, 논리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수학을 통해서도 우리가 그토록 찾고 싶어하는 것을 찾을 수 있음을...
낯설지만 무척 신선한 강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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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바위 게임 - 불평등은 일상 속에서 어떻게 재생산되는가
마이클 슈왈비 지음, 노정태 옮김 / 문예출판사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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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 제목이 무척이나 자극적이다.

어두운 검은색 바탕위에서 현란하게 움직이는 눈동자는 이 책의 내용을 더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야바위 : 교묘한 속임수로 물주가 돈을 따는 노름의 하나.
이런 게임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고?
그렇다.
너무나 교묘해서 결코 속임수인줄도 모르고 당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
우리나라 헌법 제 11조이다.
누구나 당연하다고 생각하고는 있겠지만, 과연 그렇다고 믿고도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믿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믿지 않는 분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어떻게 불평등이 만들어지고 재생산되는지 알려주고 있다.
불평등의 기원(?)부터 시작해서 그것이 어떻게 확대되고, 견고해져 왔는지를 보여준다.

정착된 농경 생활은 다른 자원의 가치도 뒤바꿔놓았다.
토지, 농업용수, 가축, 노예 등의 값어치가 상승한 것이다.
다른 이들의 토지, 물, 그 외 요소들을 빼앗기 위한 공격의 목적에서건, 자신들이 통제하고 있는 자원을 지키기 위한 방어의 목적에서건, 무기와 군사 기술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농경, 전쟁, 운송과 관련된 전문 지식 역시 높은 가치를 지니게 되었다.
심지어 철학적 지식과 종교적 지식의 값어치도 높아졌는데, 왜냐하면 이러한 종류의 지식은 흔히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데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철학, 종교적 지식이야말로 기득권자들이 자신의 권리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좋은 도구였다.
그렇기에 중세시대 이전에는 교육을 시키지 않으려 했고, 그 이후에 교육은 그들의 불평등을 강화하는 도구로 이용되었다.

현실 속의 모든 집단들은 반드시 하향식으로 조직되어 있다고 규정지어져 있다.
말하자면 누군가는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
...
누군가 책임자의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한다는 믿음이 수많은 정치적, 경제적 조직체이 근간에 깔려 있다.
...
이런 상황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는 한 가지 이유는,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권위를 알아보고 받아들이며 따르도록 교육받아왔기 때문이다.
규칙에 주의를 기울여라.
지시에 따를 것.
시키는 대로 해라.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이와 같은 이야기를 듣고 또 들으며 자란다.

바로 이러한 교육방식을 통해 배우고 자랐기에 지금의 불평등이 결코 불합리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다.
오히려 그러한 생각과 행동은 규칙을 어기고, 지시를 거부하는 것이 된다.
사회의 구성원이기에 사회를 발전시키고 안정화하기 위해 따라야 하는 규칙은 분명 필요하다.
그런데 그 규칙에 슬그머니 무임승차하고 있는 불평등에 대한 것들은 과감히 제거해야 한다.

<야바위 게임>의 분석을 따라가 보면 '가장 근본적인' 것은 착취로 귀결된다.
...
그러므로 노동 착취는 본질적으로 문제의 중심에 놓일 수밖에 없다.
중요한 자원들, 결국 불평등하게 분배되고 있는 그 자원들을 생산해내는 것은 결국 인간의 노동이기 때문이다.

이는 예전부터 지금까지는 유효한 정의이다.
아직은 인간의 노동-육체적, 정신적-에 근간한 착취의 질과 양에 따라 부의 축적량이 달라진다.
'얼마나 더 열심히 일을 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더 많은 착취를 했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미 이야기했던 것처럼, '얼마나 가져가는가?'말고도 중요한 질문들이 많이 남아 있다.
우리는 '어떻게 가져가는가?'라는 질문 역시 던져야만 한다.
이 질문을 통해 우리는 사람들이 경제체제 속에서 무엇을 하는지, 특히 시스템 내의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에 대해 주목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얼마나' 보다는 '어떻게'에서 더 많은 불평등이 야기된다고 생각한다.
공산주의가 아니기에 더 노력한 사람이 더 많은 것을 얻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노력도 하지 않고 많은 소득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있기에 '어떻게'에 주목해야 한다.
'어떻게'를 더욱 지능적이고 교묘하게 숨기느냐에 따라 불평등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이런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다행스럽게도 저자는 마지막 문단에서 불평등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물질적 생산력의 발전에 대한 논의보다, 어떻게 불평들을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더욱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어떤 것들, 어떤 사회적 동력들을 불평등을 고착시키는 역할을 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조금씩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 보이기는 하지만 이 불평등으로 인한 갈증을 해소하기에는 아직도 부족하다.

문제를 진단하다보면 뾰족한 해법이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
분명 어떤 독자들은 불평등이 유지되는 현상에 해법 따위는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게임이 너무 견고하게 조작되어 있는 탓에 변화의 여지는 없다고 보일 수도 있다.
...
더구나 사회를 진단함으로써 우울한 결과가 나오는 것보다 나쁜 일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아무런 진단도 하지 않는 일이다.

불평등으로 인한 혜택을 보는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고, 결코 드러내고 싶지 않은 비밀일 것이다.
바꾸고 싶다면 변화해야 한다.
아래의 글은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몇년 전 자본주의의 불평등을 주제로 다룬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이 큰 이슈가 되었다.
미국 대선에서는 그와 비슷한 주장을 한 버니 샌더스의 열풍이 불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한번의 이슈로 끝날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이것이야말로 불평등하다는 생각을 그렇지 않은 세상으로 만들기 위한 첫번째 요소이고, 가장 중요한 요소라 생각한다.

코끼리를 길들이는 방법을 알고 있을 것이다.
어릴 때 조그만 말뚝에 줄을 매어 놓고 일정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
한참 벗어나려고 애쓰지만 그러지 못하는 코끼리는 어른이 되어서는 쉽게 벗어날 수 있음에도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코끼리' 대신에 '나'를 넣어보자.
인정하기 싫겠지만 조금이라도 말이 되는가?
그렇다면 지금 바로 이 책을 봐야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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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가 온다 - 20억 소비자의 24시간을 지배하는
임정훈.남상춘 지음 / 더퀘스트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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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가장 핫한 기업이라고 하면 미국은 FAANG(Face book, Apple, Amazon, Netflix, Google), 중국은 BAT(Baidu, Alibaba, Tencent)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즈니스에 국경이 없다는 말은 이젠 오래된 말로 의미가 없죠.
단지 회사 국적을 표시할 뿐, 사업영역은 전 세계입니다.

이 책 '알리바바가 온다'는 위 기업 중 '알리바바'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의 창업자인 마윈이나 창업에서 성공까지 다룬 책들은 있었으나 현재와 미래의 알리바바를 보여주는 책은 보지 못했는데, 이 책이 바로 그렇습니다.
최근 경제/경영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좋아할 책이라 생각됩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최근의 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고, 중국 현지에 있으면서 직접 체험하고 느낀 것을 생생하게 소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알리바바라고 하면 '성공한 전자상거래 업체'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들의 사업 확장 영역을 보면서 무척 놀랐습니다.
괜히 '알리바바를 주목하는 것이 아니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알리바바와 많이 비교되는 기업이 아마존입니다.
전자상거래 업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이미 그들의 전쟁은 시작되었습니다.
두 업체의 차이는 저자는 아래와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는 데이터이즘을 지향하는 열린 생태계 플랫폼이다.
알리바바는 중국에서 전자상거래 플랫폼, 지급결제 플랫폼, 제휴 서비스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겨 고객들의 성향을 파악함으로써 제품과 서비스를 추천하고 제공하는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축해 놓았고, 제휴 및 M&A를 통해 그 생태계를 더 확장하고 있다.
...
반면 알리바바의 글로벌 라이벌인 아마존은 일명 '커스터머이즘'을 지향하는 폐쇄적인 생태계 플랫폼이다.
아마존은 고객을 1순위로 놓고 고객에 집착하면서 모두 자사의 통제 아래 두려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지금 시점에서 무엇이 좋고, 무엇이 나쁘다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쉽게 표현하자면 '구글의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iOS'를 생각하면 쉬울 것 같습니다.
잘 관리된 중앙관리는 자칫 중심을 잃고 확장될 수 있는 열린 생태계보다 더 나을 수도 있지만, 확장이나 유연성을 보면 분명 더 나은 모습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알리바바가 있는 중국의 태도였던 것 같습니다.
공산주의를 지향하는 중앙 집권의 중국은 강력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강한 드라이브를 걸 수 있습니다.
다양성을 포기하는 대신 추진력을 얻은 것이지요.
지금까지의 중국내 기업들의 발전을 보면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그러한 폐쇄성은 외부 기업들에게는 거대한 진입 장벽이고,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불안을 조성합니다.
강정이자 약점인 것입니다.
지금 중국의 행보를 보면 조지 오웰의 '1984'는 결코 소설에 그치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을 느끼게 만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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