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린 소년이 자신이 죽은 날 밤을 이야기하는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되니 말은 다 했다. 충격적이고 직설적이며 인류의 현실을 다루는 영화이지만 자연과 전쟁의 이데올로기적 탐구와 영적인 기차 탑승 장면에선 광범위하고 판타지적인 지브리 작품의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 P49

그는 훗날 그스토리보드 과정을 이렇게 묘사했다. "평소에는 절대 열지 않는 머릿속 뚜껑이 열리고 그 속의 전류가 나를 먼 곳으로 데려다준다."
- P110

이때 미야자키가 그의 인생의 어느 지점에 있었는지 생각해보면 영화 속 노인에 대한 존중이 이해가 간다. 소피는 저주를받은 후 오히려 더 자신감을 얻는다. 마르클도 노인으로 변장할때 존중을 받으며, 황야의 마녀는 표독한 악당에서 정신없지만매력 있는 할머니로 변모한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선 나이가들었다고 조연이 될 필요가 없으며 미야자키도 이를 마음에 새기게 된다. 그는 나이가 들고 연거푸 은퇴를 했지만, 이후 그의몇 작품은 미야자키를 다시 확고한 영웅의 위치로 올려놓는다.
- P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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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온천에서는 심플한 자신이 될 수 있다.
- P42

세상은 불균형한 게 당연하다. 다소의 성가심 속에 쓸데 없음 속에, 낡음 속에, 시간이 흘러도 편안한 것이 분명 존재한다.
- P68

‘낡아빠졌다‘는 ‘소박함‘으로 바뀌고 ‘불안‘은 ‘운치‘로 바뀐다.
- P76

 산책에 목적이나 의미가 있다면 그건 산책이 아니다.

- P146

역시 기억해두길 잘했다. 좋은 기억을 돈으로 바꿀 수는없지만, 결국 그 사람의 재산이다.
사람은 기억으로 살아간다.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눈앞의 현실과 과거의 기억을 비춰가면서 무언가를 느끼고 사랑하고 미워하며 방황한다.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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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이 일상 속의 에어 포켓이라면 온천은 비일상의오아시스다.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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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는 휴식처이자 사람이 모이는 공간이다.
- P52

정원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그 단어만 들어도 그것이 내포하는 의미와 사례와 서정을 일으킬 수 있다. 마찬가지로 원림이라는 낱말 뜻을 알게 된 현명한 독자들은 그 정취가 얼마나 풍성할까를 능히 상상해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원림을 본 일이 없을지언정 원림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 시대의 각박한 일상속에서 상큼한 청량제 역할을 할 수 있다. 
- P53

목백일홍은 순우리말로는 배롱나무라고 부르는데 따뜻한 남쪽이 원산지여서 차령산맥 북쪽에서는 정원수로 가꾸는 게 아니라면 살 수 없다. 그래서 나 같은 서울 사람에겐 배롱나무의 아름다움이 차라리 남녀을 향한 향수의 상징같이 각인되어 있다.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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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살아갈 이유라는 것은 동시에 목숨을 버릴 훌륭한 이유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판단하건대 삶의 의미야말로 질문들 중에서도 가장 절박한 질문인 것이다. 그 질문에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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