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저는 그나마 남아 있던 약간의 진실마저 각자의 기억이라는 무서운도구로 채색될 걸 느끼고 있었나 봐요. 
- P71

전 당신이 그때의 우리, 아니 우리라는 말은 이제 좀 과분하네요. 그날들의 ‘당신과 나‘를 성실하게 잊도록 노력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전 당신의 편지를 읽고 괜찮지 않게 되어버렸습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괜찮지 않은지 뚜렷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요. 당신의 편지를 읽고 총체적 난국에 빠져버린 저, 이제는 만족하시나요.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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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하느님께서는 지혜 있다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이 세상의 어리석은 사람들을 택하셨으며, 강하다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시려고 이 세상의 약한 사람들을 택하셨습니다……"
- P90

하지만 세상을 구하고자 하는 게 다 무슨 소용인가. 난 아직 나 자신조차 구원하지 못했는데.

- P110

하지만 오늘당신이 대면하게 될 적은 다른 종류입니다. 당신을 망가뜨릴 수도 있지만, 반대로 가장 좋은 동반자가 될 수도 있는 가상의 적이죠. 죽음이 바로 그것입니다.
- P180

마찬가지로, 제자는 자신을 이끄는 이의 걸음걸이를 결코 흉내내어서는 안 됩니다. 삶을 바라보고, 고난과 정복을 체험하는 각자의 방식이 있는 것이니까요. 가르친다는 것은 가능한 것을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배운다는 것은 그 가능성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고요.
- P211

"알았소? 일단 결심을 하고 나면, 문제는 놀랄 정도로 쉽게 해결될 수 있는 겁니다."
- P213

"삶은 신비로운 산티아고 순례길보다 언제나 더 많은 것을 가르쳐주지요."
그는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삶이 가르쳐주는 것을 우리가 그다지 신뢰하지 않을뿐이죠."
- P256

"비밀은 바로 이것입니다."
한참 만에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누군가를 가르칠 때 비로소 배울 수 있다는 것. 함께 신비로운 산티아고 순례길을 따라 걸어오면서, 당신이 의례들을 배우는 동안 나는 그 읭시를 깨달았습니다. 당신을 가르침으로써 나는 진정으로 배울 수 있었던 것이지요. 안내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비로소 나 자신의 길을 찾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 P280

하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그로부터 먼 훗날인 오늘..
오래전 그날 페트루스와 함께 지나갔던 이 바에 앉아 내 아내는책을 읽고, 나는 노트북을 두드리며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오늘도 나는 미래를 향해 걷고 있다. 1986년 8월 그날 오후를 떠올리며.
- P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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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원한 음료를 주문하고 잠시 텔레비전으로 시선을 돌려보았지만 그 어느 것에도 집중할 수가 없었다. 이제 이틀 후면 이 20세기에, 트로이에서 귀향하는 오디세우스와 라만차의 돈키호테, 지옥의 단테와 오르페우스 그리고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겪은 것과 같은 위대한 모험에 뛰어든다는 생각이 온통 나를 사로잡고 있었다. 미지의 무언가를 향해 길을 떠나는 모험에.
- P26

너무 빠르게도 너무 느리게도 걷지 말 것이며, 언제나 길의 법칙과 요구를 존중하며 걸어가기를.
- P31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지만, 배는 항구에 머물기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닙니다."
- P35

산 중턱에서 풀을 뜯고 있는 염소 떼들이 보였다. 그중 한 마리가 대담하게도 꽤 높은 바위의 돌출 부위에 서 있는게 눈에 띄었다. 문득 녀석이 어떻게 그곳까지 올라갔는지 어떻게 내려올 것인지 궁금했다. 그러나 내가 그런 의문을 품는 순간, 염소는 내 눈엔 보이지 않는 지점에 의지해 뛰어내려 무리에 다시 합류했다. 주위의 모든 것은, 불안하지만 살아 움직이는 역동적인 평화를 보여주고 있었다. 평화는 여전히 계속 자라나고 생성되는 과정 속에 있었다. 세상은 알고 있었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나아가고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 P51

"난 지금 이곳에 있는 것에 깊이 만족하고 있어요."
페트루스가 말했다.
"내가 하지 않은 일은 아무 의미가 없고, 앞으로 내가 행할 것들이 훨씬 가치 있는 일이기 때문이죠."
- P52

우리가 매일같이 습관적으로 바라보는 것들 속에서, 너무 익숙한것이라 무관심해진 우리가 알아보지 못했던 신비를 발견하는 훈련이죠.
- P57

속도 훈련
보통 걸음걸이보다 두 배 이상 느린 속도로 이십 분 동안 걸으십시오. 당신 주위에 있는 사물들의 세세한 부분과 사람들, 그리고 풍경에 주의를 집중하십시오.
- P58

꿈들을 죽일 때 나타나는 첫번째 징후는 시간이 부족하다고말하는 것입니다. 내가 살면서 알게 된 사람들 중 가장 바빠 보였던 사람조차 무엇이든 할 시간이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않는 사람들이 늘 피곤하다고 말하고, 정작 자신들이 하는 게 거의 없음을 깨닫지 못하면서 하루가ㅈ너무 짫다고 끊임없이 불평을 하지요.

- P79

이런 일들은 매일, 모든 사람들에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라도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을 눈앞에 두고도 우리에게 익숙한 길만을 따라가는 것이죠.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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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 뜨신 밥 먹고 어디서도 기죽지 말라고
운동장 스탠드에 앉아
딸이 밥을 다 먹을 때까지 담배를 피우며 기다렸다가
빈 접시와 뚝배기를 챙겨
화장기 없는 푸석한 얼굴에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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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어느 날, 한 남자가 행방불명되었다. 휴가를 이용하여 기차를 타면 반나절 정도 걸리는 해안으로 떠난 채 소식이 끊어진 것이다. 수색 신청서도 신문 광고도 모두 헛수고였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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