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글 그대로 복붙😶


🌠 정의란 무엇인가
(원제: Justice. What`s the Right Thing to Do?)

마이클 샌델

김명철 (옮긴이), 김선옥 (감수)
와이즈베리 2014-11-20, 444쪽, 사회과학, 현대철학, 영미철학, 정치철학

2014~2015년 언젠가 일독
2023. 9/11 ~ 10/17 완독 및 재독
온라인 주간 독서모임 9번째 도서
(온라인 주간 각자 내용 정리 중, 내가 쓴것만 정리)


🌠 ......

거의 10년만에 다시 읽는 책. 예전에 읽을 때엔 정말 글 잘썼고 좋은 책이다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다시 읽으니 마이클 샌델 교수가 왜 하버드 최연소 교수가 되었고, 지금까지도 이렇게 읽히는 지 알 것 같다.

그리고 당시에는 극단적이지도 않고 합리적이라 생각했던 존롤스의 정의론을 (사실 이름도 기억 안나고 이번에 다시 읽으며 알았다는...) 비판한 거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지금 읽어 보니 대척까지는 아니지만 해당 철학에 대해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합리적으로 썼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극단적인 자유주의와 공리주의, 그리고 조금은 합리적인 노선의 공리주의까지.

그러나 책은 조목조목 비핀과 자신의 공동체주의를 설명하기 보다는, 그냥 읽는게 아니라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생각해보라고 하는 책이다. 예전에 일을 때에는 그냥 정독하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온라인 모임에서 매 주 소감을 읽으려고 하다 보니 억지로라도 (?)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이 책이 정말 만만치 않았는데, 그 만만치 않음이 머리는 아프지만 무언가 생각을 계속하고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는 걸 하게 했다.


🌠 온라인 독서모임 일정

< 1주차 9/11 – 17 >
1장_정의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문제일까?
2장_최대 행복 원칙: 공리주의

< 2주차 9/18 – 24 >
3장_우리는 우리 자신을 소유하는가?: 자유지상주의
4장_대리인 고용: 시장 논리의 도덕성 문제

< 3주차 9/25 – 10/1 >
5장_동기를 중시하는 시각: 이마누엘 칸트
6장_평등을 강조하는 시각: 존 롤스

< 4주차 10/2 – 8 >
7장_소수 집단 우대 정책 논쟁: 권리 vs. 자격
8장_정의와 도덕적 자격: 아리스토텔레스

< 5주차 10/9 – 15 >
9장_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의무를 지는가?: 충성심의 딜레마
10장_정의와 공동선
주 / 해제 / 찾아보기


🌠 인상 깊은 구절과 이유, 소감

1장_정의란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문제일까?

반면, 미덕 논변은 탐욕은 악덕이며 주 정부가 나서서. 억제해야 한다는 판단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이 미덕이고 무엇이 악덕인지 누가 판단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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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가격 폭리에 대한 우리의 반응을 잘 살펴보면 이중적임을 알수 있다. 자격 없는 사람이 이득을 얻으면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며 다른 사람의 불행한 처지를 이용하는 탐욕에 대해서는 포상이 아니라 벌을 줘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법을 통해 미덕과 악덕을 심판하려 할 때는 우려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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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과 이유:
정의에 대해 판단하고 실전하기 어려운 큰 이유 중 하나가 (꼭 정의만 그렇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중적인 생각과 태도를 지양하는 게 상당히 어렵기때문이란것에 동의가 된다. 현실은 정보나 미래가 불확실하고, 우리는 점점 사고하는 능력을 잃고 ( 내가 책 읽고 글 쓰는 시간의 총합과 인터넷서핑+유튜브시청+멍하니인스타 총합중 무엇이 더 클까...), 좋은 사람처럼 판단하려는 허세가 있으니.

오늘날 정의와 관련된 대부분의 논란은 번영의 열매나 고난의 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그리고시민의 기본권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가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제에서는 복지와 자유를 앞세우는 사고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경제적 배분의 옳고 그름에 관한 주장은 어떤 사람들이 어떤 이유로 도덕적 자격을 갖추었는지 따지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질문으로 흔히 다시 돌아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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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분명한 차이점은 좋았던 시절에 받았던 보너스는 회사의 수익에서 나온 반면, 구제 금융 보너스는 납세자들로부터 왔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분노한 이유가, 그들이 보너스를 받을 자격 자체가 없기 때문이었다고 한다면, 보너스로 받은 돈이 어디에서 왔는가는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한가지 실마리는 있다. 그들의 보너스가 납세자로부터 나온 이유는 그 기업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불만의 핵심이다. 미국 국민들이 그들의 보너스(그리고 구제 금융)에 반대한 진짜이유는 탐욕을 포상했기 때문이 아니라 실패를 포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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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경우에서 우리가 느끼는 압박감에 주목하지만, 압박감의 차이를 느낄 수 없게 되면 각 경우에서 옳은 일에 대한 우리의 판단을 재고하게 된다. 우리는 때로 도덕적 추론을 타인을 설득하는 수단으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도덕적 추론은 자신의 도덕적 신념을 분별하는 수단이자, 우리가 어떤 신념을 왜 믿는지 이해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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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긴장에 직면했을 때, 옳은 행위에 대한 판단을 재고하거나 애초에 옹호하던 원칙을 재검토할 수도 있다.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면,
자신의 판단과 원칙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판단에 비추어 원칙을 재조정하기도 하고, 원칙에 비추어 판단을 재조정하기도 한다. 이처럼 행동의 세계에서 이성의 영역으로, 다시 이성의 영역에서 행동의 세계로 마음을 돌리는 것이 바로 도덕적 사고의 근간을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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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목적은 누가 누구에게 영향을 미쳤는지 알려 주는 정치 사상사를 다루는 데 있는 것이아니라, 독자들로 하여금 정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정립하고 비판적으로 검토하도록 만들어, 자신이 무엇을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알도록 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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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과 이유:
마이클 샌델은 정의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게 아니라, 알아보라고 1장 마지막에 써 놓근 것 같다.


2장_최대 행복 원칙: 공리주의

공리주의에 대한 두 번째 반박은 바로이런 의문에서 나온다. 이 반박에 따르면, 모든 가치는 공통된 하나의단위로 평가될 수 없다.
이 반박을 살펴보기 위해, 공리주의 논리를 적용해 비용-편익 분석을 하는 방식을 살펴보자. 이 방식은 정부와 기업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는 의사 결정 방법이다. 비용-편익 분석은 복잡한 사회 문제에서 합리적이고 엄밀한 선택을 하기 위해 모든 비용과 이익을 돈으로 환산해서 비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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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비용-편익 분석은 사람의 목숨까지 돈으로 환산하려 한다. 여기서 사람들의 도덕적 분노를 산 비용편익 분석의 두 가지사례를 살펴보자. 사람들이 분노한 이유는 인간의 생명가치를 계산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계산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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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과 이유:
환산도 정확히 안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하려고 난리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공리주의를 위험하게 생각한다. 누군가를 희생해서 조금씩 얻는 행복, 아니 많더라도 그 후 부작용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뜬금없지만.. 클램프 애니메이션 ‘마법기사 레이어스‘에서 세피로의 에머러드 공주의 희생으로 얻는 행복이 결국 세계의 불균형으로 되는데 (나중 주인공 셋이 에머러드 공주 자신의 부탁으로 그녀를 무찌르지만), 전 이걸 보며 공리주의의 무서움을 느꼈다...

교통사고로 인한 희생이 공리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측정하려면, 장래에 얻을 소득이나 장례 비용뿐만 아니라 희생자가 잃어버린 미래의 행복도 포함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사람의 목숨을 보다 정확히 추정하면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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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은 관습이나 관례 혹은 다수 의견을 따르라고 강요하는 행위는 잘못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인간의 능력을 자유롭게 최대한 발전시킨다는 삶의 최고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밀의 설명에 따르면 순응은 최선의 삶을 살아가는 데 방해가 되는 걸림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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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은 이를 지적하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만족하는 돼지보다만족하지 못하는 인간이 낫고, 만족하는 바보보다는 만족하지 못하는소크라테스가 낫다. 만약 바보나 돼지가 이 말에 반대한다면, 그것은문제를 자기 시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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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과 이유:
존 스튜어트 밀의 이 말 기억해 두었다가 어디 겉으론 무덤덤 사실은 허세떨며 써먹고 싶다.

2장까지 읽고 나서 무언가를 판단하고 결정짓는게 안되었다. 내 가치관이 분명하지 못했다.
그 유명한 전차 질문, 구명보트의 식인사례 등에 대답이 안나왔다.
사람들은 이중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걸 스스로 자각하지 못한채로, 다른 사람을 스스럼없이 비판하거나 사회적 지옥으로 곧잘 보내기도 한다. 그래서 판단을 유보하는 조심스러움을 먼저 가진 후, 단단하고 신중한 사고와 가치를 찾고 기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
책은 다양한 현실의 상황의 각자의 사고 가치 판단 근육을 훈련시키고 싶은듯 한다. 현실은 전차 사례 보다 훨씬 복잡하니, 일일이 이게 정의다라고 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3장_우리는 우리 자신을 소유하는가?: 자유지상주의

실제로 미국의 상위 1퍼센트가 미국 전체 부의 3분의 1을 소유하는데, 이는 하위‘90퍼센트‘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부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액수다.
또한 상위 10퍼센트 가정이 미국 전체 소득의 42퍼센트, 전체 부의 71퍼센트를 소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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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감, 그리고 이유:
이 챕터의 의견이나 설명이 아닌 그냥 들어가는 글이나, 씁쓸해서 남겨보았다. 이미 나는 감정적으로 자유지상주의를 반대하고 있었다.

내가 나를 소유한다면, 나는 분명 내 노동도 소유하고 있을 것이다(남이 내게 노동을 명령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내 주인이고 나는 노예일 것이다). 내가 내 노동을 소유한다면, 내게는 분명 그 열매를가질 자격이 있을 것이다(다른 이가 내 소득을 가질 자격이 있다면, 그 사람은 내 노동을 소유하고, 따라서 나를 소유할 것이다). 노직에 따르면, 바로이런 이유 때문에 마이클 조던의 수입 3100만 달러에 세금을 부과해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은 조던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동이라고 말한다. 사실상 국가나 공동체가 조던의 부분적 소유주라는 주장이다.
107
소감, 그리고 이유:
이러면 꽤 반박을 못하는데..
바로 뒤에 반박들이 나왔다. 나라면 저 논리를 듣고 수긍했겠지..


4장_대리인 고용: 시장 논리의 도덕성 문제

아이를 출산하거나 전쟁을 하는 것처럼 서로 이질적으로 보이는 행위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인도의 대리 출산과 앤드루 카네기가 남북전쟁에서 자기 대신 싸울 군인을 고용한 사례에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 사례에서 옳고 그름을 생각하다보면 정의에 대해 둘로 갈라져 경쟁하는 두 가지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자유 시장에서 우리가 하는 선택은얼마나 자유로울까? 세상에는 시장에서 취급하는 것이 영예롭지 못하며 돈으로 살 수 없는 미덕과 고귀한 재화가 존재할까?
157
소감, 그리고 이유:
징병제보다는 모병제가, 대리임신은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다는건 내가 어떤 확고한 의견이나 논리가 아닌, 여전히 그 때 그 때 바뀔 수 있는 입장과 감정으로 선택한다는 얘기다. 이런...
법이든 무엇이든 어느 방향으로 튈지 인간의 마음은 알 수 없다... 정말 단단한 내마음을 내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하는데, 3-4장을 읽으며 내가 단단하지 않음을 알았다.
결국 그냥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하나하나 꼭꼭씹어 생각하고, 공동선에 대한 의지가 있어야할 것 같다고 두리뭉술 얘기해본다. 그러려면 독서, 글쓰기, 토론, 다른 사람 의견 경청 등의 사고 활동 필요하다는 생각도 함께. 아, 교훈적인 꼰대같은 말을 쓰고 있구나.


5장_동기를 중시하는 시각: 이마누엘 칸트

당신이 보편적 인권을 믿는다면 공리주의자는 아닐 것이다. 모든 인간이 그가 누구든, 어디에 살든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면, 단순히 집단적 행복의 도구로 취급되는 것은 옳지 않다(‘행복한 도시‘를 위해 지하실에서 영양실조로 고통받는 아이의 이야기를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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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를 비난하더라도, 전체 공리가 줄었다는 이유로 비난하는 것과, 그런 행위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고 아이에게 부당한처사라는 이유로 비난하는 것은 다르다.
161

처음엔 칸트의 철학을 이해하는 것이 엄두가나지 않지만, 그의 철학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 현대의 도덕 및 정치적 사고방식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러므로 칸트를 이해하는 것은 철학적 훈련일 뿐 아니라, 공적 삶의 핵심 사고방식을 살펴보는 방법이기도 하다.
164

칸트는 공리주의를 거부했다. 공리주의는 권리 역시 무엇이 최대 행복을 만들어 내는가를 따져 보는 계산에서 벗어날 수 없게 만듦으로써 권리를 취약하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더 큰 문제가 있다. 우리에게 생겨나는 욕구들로부터 도덕 원칙을 끌어내려 함으로써 도덕을 생각하는 방식부터 그르친다.
165

칸트는 이성적 능력이 우리 능력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선뜻 인정한다. 우리는 쾌락과 고통을 느낄 능력도 있다. 그는 우리가 이성적존재일 뿐 아니라 유정적sentient 존재라고 말한다. 칸트가 말하는 ‘유정적 능력‘이란 감각과 느낌에 반응하는 능력이다. 따라서 벤담이 옳았지만 절반만 옳았다. 우리가 쾌락을 좋아하고 고통을 싫어한다는 점에서벤담은 옳았다. 하지만 쾌락과 고통이 ‘우리의 통치권자‘라는 그의 주장은 옳지 않다.
167

여기에 자율autonomy로서의 자유와 칸트가 말하는 도덕 간에 관계가있다. 자유로운 행동은 주어진 목적을 위한 최선의 수단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 그 자체를 선택하는 것이다. 즉 인간만이 할 수 있고 당구공(그리고 대부분의 동물)은 할 수 없는 선택이다.
170

칸트의 견해에 따르면, 도덕과 관련된 실천 이성은 도구가 아니라
˝어떤 경험적 목적에 상관없이 선험적으로 정해지는 순수 실천 이성˝이다.
181

‘정언 categorical‘이라는 말이 전문 용어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일상적인 표현들과 크게 동떨어진 용어는 아니다. 여기서 ‘정언‘은 조건이 없다는 의미다. 예를 들면 어떤 정치인이 자신에 대한 추문을 ‘정언적‘으로 부인한다고 발표한다면, 단지 강하게부인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어떤 조건이나 예외 없이 무조건적으로 부인한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정언 의무나 정언 권리라 하면 어떤 상황에도 적용되는 의무나 권리를 가리킨다.
182

정언 명령 1: 당신의 의지의 준칙을 보편화하라
칸트가 말하는 보편적 법칙의 첫번째 공식은 다음과 같다. ˝너의 의지의 준칙이 항상 동시에 보편적 법칙 수립의 원리로서 타당할 수 있도록 행동하라.˝ 칸트가 말하는 ‘의지의 준칙‘은 행위의 근거가 되는 규칙이나 원칙을 뜻한다. 그의 말은 궁극적으로 모순 없이 보편화할 수있는 원칙에 따라서만 행동해야 한다는 의미다.
183

주목해야 할 부분은 흥미롭게도 타살과 자살이 같은 이유로 정언 명령에 어긋난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흔히 도덕적인 면에서 타살과 자살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죽이는 행위는 그 사람의 의지를 거슬러 목숨을 빼앗는 행위인 반면에, 자살은 자신의 선택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을 목적으로 대해야 한다는 칸트의 시각으로 보면, 타살이나 자살이나 근본은같다.
186

칸트는 이렇게 썼다. ˝어리석은 사람의 이성으로 자유를 온전히 설명하기란 불가능하듯이, 가장 난해하고 복잡한 철학으로도 불가능하다.˝ 그가 오늘날 세상에 있다면 아무리 인지신경과학이 정교하다고해도 이 역시 불가능하다고 덧붙였을 것이다.
195

칸트는 거짓말에 강경한 입장을 취한다. 《도덕 형이상학의 기초》에서 거짓말을 부도덕한 행위의 최고 사례로 꼽는다. 하지만 예를 들어친구가 당신 집에 숨어 있고, 살인자가 문 앞에 와서 그 친구를 찾는다고 가정할 때, 살인자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은 옳은 행위 아닐까? 칸트는 아니라고 말한다. 진실을 말해야 할 의무는 결과에 상관없이 항상 존재한다.
199
소감, 그리고 이유:
칸트가 공리주의에 반대하는 자신만의 소신을 피력하고, 칸트의 철학이 현대의 도덕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하나... 위 구절을 보는 순간 ‘원칙을 위한 원칙‘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칸트가 상당히 피곤하단 생각 뿐...

꼼수 아닌가?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도덕적으로 중요한 뭔가는 명백한 거짓말이냐, 교묘한 회피냐의 차이에 달렸을 때가 많다.
202
소감, 그리고 이유 :
마이클 샌델은 칸트편을 많이 들고 싶어 했던 것 같다. 훌륭한 철학이나, 살인자에게 거짓말 안하고 오해하게 하기는 꼼수이며, 진실을 지켰다는 자기만족으로 느껴진다. 사실과 진실은 다를텐데. 나는 거짓말이 나을 수도 있다라고 생각한다. 살인자가 여기 지금 있냐라고 직접적으로 구체적으로 물으면 어떻게 할건가. ( 나 왜이렇게 칸트에 비판적인가.)


6장_평등을 강조하는 시각: 존 롤스

롤스는 우리가 그런 사실들을 다룰 때, ˝서로의 운명을 공유˝하며, ˝공동의 이익에 도움이 되도록 각자에게 우연히 주어진 선천적·사회적여건을 [우리를 위해] 이용하자˝고 제안한다. 롤스의 정의론이 궁극적으로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 이론은 미국 정치 철학이 지금까지 내놓은, 좀 더 평등한 사회를 이루기 위한 가장 설득력 있는 주장임이 분명하다.
248
소감, 그리고 이유:
롤스도 뭔가 읽으며, 칸트처럼 훌륭한 철학은 분명하나, 억지 부린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도 ˝서로의 운명을 공유˝라는 표현은 너무나 좋았다. 난 너무 동료, 연대, 따뜻한 시선 등 이런 지향성을 좋아하는 것 같아..


7장_소수 집단 우대 정책 논쟁: 권리 vs. 자격

법 집행에 모든 집단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없으면 법의 목적을 달성하기 힘들어집니다.
텍사스 주에서 흑인과 멕시코계 미국인은 전체 인구의 40퍼센트에 이르지만, 법조계에서 이들의 비율은 훨씬 적다. 홉우드가 입학 원서를 낼 당시, 이 대학원은 입학생의 약 15퍼센트를 소수 집단에서 뽑는 소수 집단 우대 정책을 실시하고 있었다.
252p

소수집단우대 정책이 보상의 수단이라는 주장이 이러한 반대에 대답할 수 있는지는 집단적 책임이라는 어려운 개념에 달려 있다. 우리는 과거 세대가 저지른 잘못에 도덕적 책임을 지고 보상해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답하려면, 도덕적 의무가 어떻게 생기는지부터 자세히 알아봐야 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개인으로서의 책임만 지면 되는가, 아니면 역사적 정체성을 지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의 책임도 져야 하는가?
255p

아이다호 출신 농장 일꾼은 보스턴 출신 학생이 가져올 수 없는 것을 하버드 대학교에 제공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하게 흑인 학생은 백인 학생이 가져올 수 없는 것을 제공할 수 있다. 하버드 학생이 경험하는 교육의 질은 부분적으로 학생들의 성장 배경의 차이와 거기서 오는 관점의 차이에 좌우된다.
257p

학교의 사명이 신입생에게 요구되는 능력을 정하지, 학생의 능력이 학교의 사명을 정하지 않는다. 대학 입학과 관련된 정의 문제에 관한 드워킨의 설명은 소득 분배의 정의에 관한 롤스의 설명과 맥락을 같이한다. 그것은 도덕적 자격의 문제가 아니다.
260p

텍사스 법학대학원은 홉우드가 열등하다거나 대신 입학한 소수 집단 학생들이 홉우드에 비해 우대받을 자격이있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단지 학교와 법조계에서 인종적 · 민족적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학교의 교육 목적에 부합한다고 말할 뿐이다. 또한 그러한 목적 추구가 입학을 거절당한 사람들의 권리를 어떤 식으로든 침해하지 않는 한, 실망한 지원자들은 부당하게 대우받았다고 법적으로 항의할 수 없다.
263p
소감, 그리고 이유 :
사회의 다양한 관점을 확장하고 자칫 다수에게만 치중하는 사회를 지양하기위해, 소수자에 대한 권리를 어느 정도 확보해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은 했다. 그래도 뭔가 대답으로는 부족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저런 논리로 답변할 수도 있구나 하는 탄복


8장_정의와 도덕적 자격: 아리스토텔레스

또한 정치 공동체는 그저 다수에게 주도권을 맡기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민주주의자들도 틀렸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민주주의자‘란 우리가 다수결주의자라고 부르는 사람들이다. 그는 정치의 목적이 다수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것이라는 개념을 거부한다.
288p
소감, 그리고 이유 :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론에 동의하지 않지만, 민주주의의 문제의 소지에 대해서는 경각심을 가지고 보완해야 하지 않을까. 민주주의는 각 개인의 이성에 기반한건데, 고민없이 개인이 되어간다면, 생각없는 다수결주의가 되어갈 뿐. 그래서 반성적 사고를 할 줄 아는 각 개인이되어 민주주의를 구성해야하고, 그러기 위해 책을 읽어야한닷!

도덕적 탁월성은 쾌락과 고통의 총합을 따져 보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구별하여 고상한 것에서 기쁨을, 비도덕적인 것에서 고통을 느끼는 데서 나온다. 행복은 마음의 상태가 아니라 존재의 방식이며, ˝미덕에 부합하는 영혼의 활동˝이다.
292p (아리스토텔레스)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정의는 적합성의 문제다. 권리 배분이란 사회기관의 텔로스를 확인한 뒤 이에 걸맞은 역할에 적합한 사람을 찾아,
그에게 본성을 실현할 기회를 주는 작업이다. 사람들에게 제 몫을 준다는 것은 그들에게 마땅한 공직과 영예를 주고 본성에 어울리는 사회적 역할을 부여한다는 의미다.
297p

근현대의 정치론은 적합성이라는 개념에 불편함을 느낀다. 칸트부터 롤스에 이르기까지 자유주의 정의론자들은 목적론적 사고가 자유와어울리지 않음을 우려했다. 그들에게 정의는 적합성을 따지는 문제가아니라 선택의 문제다. 즉 권리 배분은 각자의 본성에 맞는 역할을 찾아주는게 아니라 스스로 역할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텔로스와 적합성이라는 개념은 의심스럽고 싶지어 위험하기까지 하다. 과연 누가 내게 어떤 역할이 맞고, 내 본성에어떤 역할이 어울린다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 내가 사회적 역할을 스스로 선택할 수 없다면, 내 의지와 상관없는 역할을 맡게 될 수 있다.
만약 권력을 쥔 사람이 특정 집단을 종속적 역할에 적합하다고 판단한다면, 적합성이라는 개념은 쉽사리 노예제로 흐를 수 있다.
298p


9장_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의무를 지는가?: 충성심의 딜레마

인간을 주의주의적으로 보는 시각의 대안으로 매킨타이어는 서사narrative라는 관념을 제시한다. 인간은 이야기하는 존재다. 우리의 삶은 서사적 탐색과도같다.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답하려면 그전에 ‘나는어떤 이야기의 일부인가?‘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326p
소감, 그리고 이유:
이 구절이 좋아 찾아보았는데 매킨타이어는 공동체주의로 분류되는 현대철학자였다. 그리고 마이클 샌델도 공동체주의 철학자로 분류되어 있었다. 센델 교수가 공동체가 다 같이 잘살기 위한 철학을 계속 논하고 있었지만, 철학사계보 중 공동체주의라는 게 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 다만 (매킨타이어 교수와 샌델 교수가 계보는 같아도 같은 철학을 논하는지는 검색 만으로는 알 수 없다는...) 위 구절은 매킨타이어 교수의 <덕의 상실>에서 나온다고한다. 한 인간을 이야기하려면 결국 그 개인의 서사를 알아봐야하고, 서사를 알아보면 개인의 역사, 타인과의 관계, 속한 공동체에서의 역할과 묶여있기에 그러한 주장을 하지 않았을까.


10장_정의와 공동선
주 / 해제 / 찾아보기

이처럼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허용하자는 주장은 어느 순간부터 인간으로 인정할 것인가에 대한 도덕적·종교적 논란으로부터 중립적이지 않다. 연구를 허용하자는 주장은 그러한 논란에 대해 배아 줄기세포연구에서 파괴되는 착상전 배아는 아직 인간이 아니라는 답을 전제로하고 있기 때문이다.
370p

정의로운 사회는 단순히 공리를 극대화하거나 선택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삶의 의미를 함께 고민하고, 그 과정에서 생길 수밖에 없는 이견을 기꺼이 수용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380p
소감, 그리고 이유:
마이클 샌델이 생각하고 있는 정의는 자유주의 (극단적인 자유주의, 공리주의 등 모두를 포함)와는 다르나, 극대화된 자유주의와 공리주의 중간이나, 어떻게 보면 중간도 아닌 살짝 떨어진 곳에 있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하나의 원칙으로 말할 수 없고 모든 내용을 항상 고민하고 토론해야 하므로 어쩌면 쉽지 않아 보인다. 또한 각 개인의 성찰과 성숙, 적극적 참여가 필요하다. 참 어렵다. 그런데 어려워서 포기하거나 무관심한 게 아니라 더더욱 고민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쓰고 보니 우리가 독서를 해야 할 필요성과 일치하는데????

정의는 올바른 분배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올비른 가치 측정의 문제이기도 하다.
381p

이들은 대부분 공동체주의자라는 호칭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특정 공동체가 규정하는 것은 무엇이든 정의가 될 수 있다는 상대주의적 견해를 주장하는 듯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는 한가지 중요한 면을 시사한다. 공동체가 주는 부담은 억압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자유주의자들이 말하는 자유는 카스트나 계급 신분이나 서열, 관습이나 전통, 타고난 지위로 사람들의 운명이 결정되도록 하는 정치론에 대한 해결로 발전했다. 그렇다면 공동체의 도덕적 중요성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인간의 자유를 인정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단 말일까?
420p, 김선욱 교수, 해제

자유주의란 자유를 중심적 가치로 삼는 입장을 말하며, 자유란 주로 선택의 자유를 말한다. 자유주의자란 근대에 들어서면서 등장한 사회계약론자들을 포함하며, 이 책에서 많이 다루고 있는 자유지상주의자 로버트 노직과 평등을 강조하는 자유주의자 존 롤스 로널드 드워킨 등도 여기에 포함된다. 공리주의자인 벤담과 밀 또한 마찬가지다.
421p, 김선욱 교수, 해제

샌델과 같은 현대의 공동체주의자들은 이러한 원래의 공동체주의에 반대하며, 공동체의 중심성을 인정하더라도 보편적 가치 혹은 전 세계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가치가 존재할 수 있다고 믿는다. 보편적 가치의 존재를 줄곧 주장해 온 대표적인 학자가 이마누엘 칸트이며, 존 롤스는 칸트의 정신을 이어받아 현대의 평등적 자유 노선을 자신의 <정의론>을 통해 개진했다. 자유주의가 아니면서도 그런 가치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말은, 샌델 교수가 롤스에 대한 비판과 수용을 동시에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422p, 김선욱 교수, 해제

개인은 공동체와 전통이 주는 부담에서 완전히 벗어날수 없으며 나아가 그에 적극적으로 응대하는 것이 필요한 존재이다.
이를 설명하는 근거가 인간은 이야기하는 존재, 혹은 서사적 존재라는주장이다. 개인은 공동체가 역사적으로 이루어 온 것에 대해 부담을 지고 있다. 이는 다른 말로 우리가 하는 선택이 역사적으로 완전히 중립적일 수 없다는 의미다. 우리의 생각과 우리의 존재는 가치와 역사, 전통 등으로 이미 제약을 받고 있기 때문에, 자유주의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그런 것으로부터 완전히 부담을 덜어 버린 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예 가능하지 않은 것이다.
430p, 김선욱 교수,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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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서툰 말보다 진하게 남는 음악이 있습니다.
때론, 어떤 노래를 들을 때마다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무해한 시간, 이야기가 필요한 당신에게 전합니다.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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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서로를 돌고 돈다
인간관계의 고민은 서로가 서로 사이에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하는 날들로 인해 생긴다
지구와 달의 거리가 가장 가까운 밤에
맨발바닥에 모래가 서걱대는 소리를 들으며
땅이 아주 가깝게 발바닥에 달라붙어 있는 것을 느낀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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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은 백 년 후는커녕 십 년 후,
아니 바로 다음 주의 일도 계획하지 못했다. 수몰사태 이후 사람은 자신이 가진 것만큼만 미래를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 P271

"어느 시대에도 서점이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듣지는 못했으니 억울한 것도 없어요."
- P277

"그쪽에 살고 있잖아요. 이쪽을 구경하면서 시간을 보내지말라고요. 캐러멜로 달래질 수 있는 슬픔도 아니라고요."
- P278

완전한 고요와 평화라니. 지금까지 읽은 소설 속 인물 중가장 욕망이 크다. 그 평화와 고요를 쟁취하기 위해 얼마나 고단한 싸움을 해야 할까.
- P288

서점 옆에는 아틀리에가 있었다. 이젤과, 어지럽게 놓인 붓과 물감, 완성한 그림과 완성하지 못한 그림이 뒤섞여 있었다. 영원히 팔리지 않을 책들이 있는 서점과 영원히 완성되지 않을 그림들이 있는 아틀리에 앞에서 수경은 불가능한 세계를 바라는 자신의 소설 속 인물들을 떠올렸다. 여자의 말대로 인물들은 완전한 고요와 평화를 원했다. 다만 싸우지 않고 얻길 바랐다. 
- P289

수경은 그 무덤의 주인들이 누구인지 알것 같았다. 그쪽에서 파헤치고 있을 때 이곳에서는 묻고 있었다. 양쪽의 욕망은 닮은 듯 다르다.
- P290

여덟 편의 소설은 상실의 자리를 그리고 있지만 결코 황폐하지 않았다. 그 자리를 살아가는 인물과 그들의 삶을 그리는 작가의 시선이 항상 그 너머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었다. 정선임의 소설에는 무엇을 잃었든 정확하게 슬퍼하고다음으로 갈 수 있다는 의지가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정선임은 이 의지를 소설만의 것으로 남겨두지 않았다. 우리가 우리였던 시간과 존재한다는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부름, 맞잡은 두 손과 따뜻한 바람, 응시하는 눈, 고작 그것뿐이지만 고개를 들게 만드는 것, 그리고 다행이었지, 하는 중얼거림까지 읽는 이에게도 믿음의 증표를 하나 둘, 여러 번 나눠주었으니 말이다. 
- P310

 이미 잃어버렸다 해도 잃지 않았다고 미련하게 믿으며, 잃어버리는 일이 예정되어 있다 하더라도 잃지 않으려고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오래도록 쓰고 싶다. 계속 쓰겠다. 다시 쓰겠다. 애쓰겠다.
어디에 있든 한 사람도, 한 마리도 춥지 않았으면 좋겠다.
- P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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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대상을 가장 많이 생각하고 가장 많이 말하는거라면,

나는 너를 다섯 번 생각했다
- P52

나도 너처럼 습관적으로 한숨 쉬지만
네가 얼굴 뾰루지랑 새치를 걱정하면서도
솟아오르는 웃음을 터트리면 좋겠어

어쩌면 삶에 의미가 있을지도 몰라
사는 걸 꽤 좋아하면 좋겠어
- P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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