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분명한 차이점은 좋았던 시절에 받았던 보너스는 회사의 수익에서 나온 반면, 구제 금융 보너스는 납세자들로부터 왔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분노한 이유가, 그들이 보너스를 받을 자격 자체가 없기 때문이었다고 한다면, 보너스로 받은 돈이 어디에서 왔는가는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한가지 실마리는 있다. 그들의 보너스가 납세자로부터 나온 이유는 그 기업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불만의 핵심이다. 미국 국민들이 그들의 보너스(그리고 구제 금융)에 반대한 진짜이유는 탐욕을 포상했기 때문이 아니라 실패를 포상했기 때문이다.
- P36

각 경우에서 우리가 느끼는 압박감에 주목하지만, 압박감의 차이를 느낄 수 없게 되면 각 경우에서 옳은 일에 대한 우리의 판단을 재고하게 된다. 우리는 때로 도덕적 추론을 타인을 설득하는 수단으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도덕적 추론은 자신의 도덕적 신념을 분별하는 수단이자, 우리가 어떤 신념을 왜 믿는지 이해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 P47

이러한 긴장에 직면했을 때, 옳은 행위에 대한 판단을 재고하거나 애초에 옹호하던 원칙을 재검토할 수도 있다.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면,
자신의 판단과 원칙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판단에 비추어 원칙을 재조정하기도 하고, 원칙에 비추어 판단을 재조정하기도 한다. 이처럼 행동의 세계에서 이성의 영역으로, 다시 이성의 영역에서 행동의 세계로 마음을 돌리는 것이 바로 도덕적 사고의 근간을 형성한다.

- P53

 이 책의 목적은 누가 누구에게 영향을 미쳤는지 알려 주는 정치 사상사를 다루는 데 있는 것이아니라, 독자들로 하여금 정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정립하고 비판적으로 검토하도록 만들어, 자신이 무엇을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알도록 하는 데 있다.
- P55

공리주의에 대한 두 번째 반박은 바로이런 의문에서 나온다. 이 반박에 따르면, 모든 가치는 공통된 하나의단위로 평가될 수 없다.
이 반박을 살펴보기 위해, 공리주의 논리를 적용해 비용-편익 분석을 하는 방식을 살펴보자. 이 방식은 정부와 기업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는 의사 결정 방법이다. 비용-편익 분석은 복잡한 사회 문제에서 합리적이고 엄밀한 선택을 하기 위해 모든 비용과 이익을 돈으로 환산해서 비교한다.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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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번째로 내가 죽은 날 
일곱번째로 내가 살아난 날 
- P149

오분전에 한 다짐은 십 년 전에 한 다짐과 같고
- P149

한숨도 못 잔 얼굴로 눈을 비비는 동료 하나가
인간이 너무 징글징글한 것 같다고 말하길래
너도 그래 하고 답하고 말았어요
- P154

나는 그래요
상처 가득한 손등을 바라보며 죽어도 되겠네
피범벅인 손을 빵인 줄 알고 먹으며 맛있다 맛있다 되뇌며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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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미덕 논변은 탐욕은 악덕이며 주 정부가 나서서 억제해야 한다는 판단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이 미덕이고 무엇이 악덕인지 누가 판단한단 말인가? 
- P26

이처럼 가격 폭리에 대한 우리의 반응을 잘 살펴보면 이중적임을 알수 있다. 자격 없는 사람이 이득을 얻으면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며 다른 사람의 불행한 처지를 이용하는 탐욕에 대해서는 포상이 아니라 벌을 줘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법을 통해 미덕과 악덕을 심판하려 할 때는 우려를 나타낸다.
- P27

오늘날 정의와 관련된 대부분의 논란은 번영의 열매나 고난의 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그리고시민의 기본권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가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제에서는 복지와 자유를 앞세우는 사고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경제적 배분의 옳고 그름에 관한 주장은 어떤 사람들이 어떤 이유로 도덕적 자격을 갖추었는지 따지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질문으로 흔히 다시 돌아가게 된다.
-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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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은 썩어가는 과정을 반복하는 거구나
당연한 걸 늘 까먹고 말아서 이렇게 쉽게 멍들어버리는거구나
- P16

침묵과 침묵 사이에서 말 못한 사연은 끈적하게 상처에 달라붙었다

너무 간지러워 긁고 또 긁었다
이것을 부스럼이라 부를지 부질없음이라 부를지
- P17

영혼의 즙이란 줄줄 새어나오는 거였어
한낮에도 이렇게 깜깜할 수 있는 거였어

서랍에서는 너무 많은 인기척이 느껴지고
그런데도 나는 무서움을 잘근잘근 씹어본다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을 해본다
- P20

산에 자주 오르는 사람은
계곡이 나타난다고 한들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거기에 기다리던 사람이 있다
그렇다 한들 만나러 가지 않는다
언젠가 한때 정을 나누고 서로에게 의지했던 사이였지만
그이는 계곡에 빠져 죽은 혼이 되어 있을 뿐이라
더는 마주할 수가 없고
- P42

그 옛날 무수골에 들른 왕은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모든 근심과 걱정을 다 내려놓고 가겠다고 말했지만 
아마 전부를 내려놓진 못했을 것이다.
- P43

매년 무수골 입구에는 작고 흰 버섯이 피어나는데
그 이름은 희귀종 눈물귀신버섯
그걸 보기 위해 사람이 몰리는 여름마다
꼭 익사자들이 생겨나 계곡은 충만해진다
- P44

그리하여 오늘 죽은 자와 내일 죽을 자와
아니 죽지 않을 자 모두 
참 다정한 귀신이 되려 노력하는 걸 보면서
머리카락을 늘어뜨린다
- P46

아침 일찍 건널목 앞에 선다
녹색녹색적색 읊조리며 신호등을 뚫어지게 본다
오늘도 하루가 무사히 지나가기를
- P52

반짝반짝 빛나는 돌멩이 위를
걱정도 없이 슬픔도 없이
내디딘다

온전한
나의 수요일이다
- P54

반짝거리는 금빛 손잡이는 녹이 슬었고
현실주의자라고 여긴 자들은 낭만주의자에 불과했고
암막 커튼에 가려진 추악한 사건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 P59

후후 불어 배고픔을 삼키려는 찰나
냄비 아래에 놓인 작은 책에서
귀신이 비집고 나온 것입니다

나의 나타샤
나는 그렇게 부르기로 했습니다
- P62

사실 나는 하나도 미안하지 않아
- P64

가을에는 당당히 코를 풀면 된다
참았던 화를 좀 냈다고 해서 주눅들지 않아도 된다

가을에는 오히려 사나운 호랑이쯤으로 변신해 
산속에 억울한 마음을 훌훌 버리면 된다
- P66

시간은 척척 앞으로 향해 가는 것 같지만
자꾸 뒤로 감기는 것이고
인간은 착각에 착각을 거듭하곤
틀에 박힌 생각을 오븐에 구워 창문을 만들어낸다
- P75

덥석 순간을 베어 물자
다디단 몽상이 지나갔고 내일이 지나간다
- P75

사랑은 먹어도 먹어도 채워지지 않지
오늘 태어난 예수도 그랬을걸
만백성의 사랑쯤이야 우스웠을걸
- P75

위스키에 부어 넣은 약속과 보드카에 섞은 한숨을 마셔요
잔에 따른 미래가 일렁이면

괴괴하고 묘묘한 전술력 마지막 단계까지 단숨에 오르는것입니다
- P96

선명한 어둠은 갑작스레 눈앞을 가로막고
햇볕에 선 모두가 죽어야만 하는 이유를 이해하느라
- P97

그 표면엔 내가 달라붙어 있지, 눈이 세 개 달린 모습으로,
그렇담 넌 요괴로구나. 이마에 달라붙은 배꼽을 본다. 나는살았을까 죽었을까.
- P103

오늘은 다정함을 사라지게 두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 것

그럼 저도 계속해서 하루치의 목숨을 살려보겠습니다
- P128

이제야 아주 명징해져요 폭력에 이유란 건 없어요 거기에 대항할 마지막 임무였어요 내가 청록색 괴물이 되는 일은 말이죠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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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해야 할까

끝이 난 시점
거기엔
경계선이 있고
넘어서기에 딱 좋고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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