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얼핏 들은 소문이라 확실하지는 않아. 소문의 출처는 도미칸 씨가 아니라 바람에 날리는 먼지처럼 어디선가 날아든 얘기니까 그리 알고 들어 줘."
- P257

문고 만드는 직인- 이라고 할 만큼 대단한 기술자는 못되지만 재료인 종이를 구입하는 곳, 제작 기술, 붉은 술 문고를 장식할 그림을 그려 줄 사람을 구할 수 있느냐의 여부.
"머리로만 생각하면 암만 시간이 흘러도 지금 이대로겠지. 마음 굳게 먹고 한번 해보지 않겠어?"
- P263

이건 시련이다. 하지만 좋은 기회다.
- P266

사람을 죽이는 것은 늘 사람의 손이다. 그리고 거기에는 반드시 목적이 있다.
- P335

에도 시대 서민 여성들의 이름은 2음절로 짓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타마‘, ‘키쿠‘, ‘하나‘, ‘나쓰‘ 등.
한자로 표기하자면 玉, 菊, 花, 夏처럼 외자가 됩니다. 여기에 접두사 ‘오‘를 붙여 ‘오타마‘, ‘오키쿠‘, ‘오하나‘, ‘오나쓰‘로 부르지요.
- P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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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억양도 다양하다. 사료, 북어, 관심, 미용 등 원하는 게 무엇인지에 따라 다른 억양으로 소리냄으로써 자신의 욕망을 구분하여 표현한다.
- P202

감성과 느낌의 세계에 복희가 산다면 웅이는 이성과 규칙의 세계에 산다. 
- P203

웅이의 인생은 도구와 상호작용하며 흐른다.
-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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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해 볼 생각이 없는 건가?"
신임 나리는 이목구비가 단정하다. 그러나라고 할까 그래서라고 할까, 시원하게 생긴 눈이 차갑게 보인다.
- P167

더는 어쩔 도리가 없다. 기타이치는 화가 나기보다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자신도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슬퍼졌다.
- P193

"내칠지 모른다가 아니라 그걸 각오하고 장래를 생각해야지"
그렇게 비정하리만치 단호한 어조로 말한 사람은 도미칸이었다. 
- P196

무력한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다. 자신이 그 ‘누구나‘에 속해 있다는 사실이 못 견디게 초조했다.
-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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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하지 않는 인터뷰어는 달인일 확률이 높다. 기억의 달인이거나 왜곡의 달인이거나.
- P176

그런 너를 보고 듣고 맡고 만지고 먹고 기억하는 나. 문학의 이유는그 모든 타자들의 총합이다.
- P181

과자를 먹더라도 계획적으로 소량만 먹는다. 꼬깔콘을 뜯은 뒤 개인접시에 딱 열개만 덜어서 젓가락으로 집어먹는 딸을 보며 복희는 생각한다.
‘날씬하다는 건 성격이 안 좋다는 거구나..…‘
- P185

돌아와보면 복희는 또 새로운 풀에 몰두해 있다. 이제 들어가자고 슬아는 말한다. 복희가 대답한다.
"네가 걷다가 고양이한테 인사하는 것처럼 나도 이 풀들을 보는 거야. 고양이나 얘네나 똑같이 귀하잖아."
- P188

"네가 너무 아름다운 걸 써서 그래."
유명 작가의 삶 같은 건 코딱지만큼도 부럽지 않지만 복희는실감한다. 글쓰기의 세계가 얼마나 영롱한지를. 오랫동안 그 곁에서 고구마 마탕이나 해주고 싶다고 복희는 생각한다.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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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만 잘 챙겨준다면 가장이 집안에서 어떤 잘난 척을 하든 상관없다. 남이 훼손할 수 없는 기쁨과자유가 자신에게 있음을 복희는 안다.
- P142

말수가 적은 게 아니라 눈물을 참는 것이었던 다운을 생각하다가 슬아의 마음이 아파진다. 그는 일렁이는 마음으로 다운의 문자메시지를 여러 번 다시 읽는다. 세상에 없는 다운의 엄마를 생각하며 읽고, 세상에 있는 복희를 생각하며 읽는다. 다운이 겪은 상실을 언젠가는 슬아 또한 겪게 될 것이다. 그럼 슬아는 다운에게 물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도대체 그동안 이 슬픔을 어떻게 참았느냐고.
- P148

미란이는 슬픈 와중에도 미리 생각해둔 메뉴가 있다.
"저 복희표 떡볶이 먹고 싶어요"
- P152

"폴 발레리가 그랬어요."
복희는 폴 발레리가 누군지 모르지만 묻는다.
"뭐라고 했는데요?"
"작품을 완성할 수는 없대요. 단지 어느 시점에서 포기하는 것뿐이래요......."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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