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가는 느낌이 좋아
북플기간 안되어 못올린 좋은구절 한번에..
이 세상은 알 수 없는 은유로 가득해
10 (오래된 영화)
어둠 속에서 이야기는 생겨나고
종이 한장의 무게란
거의 눈송이 하나만큼의 무게이겠으나
13 (밤이 검은 건)
세상의 모든 이야기가 무겁다지만
이야기를 품은 인간의 무게만 할까
14 (밤이 검은 건)
이제는 작은 것을 말하고 싶어요
20 (꽃 없는 묘비. 우크라이나에게)
그런데 이상하게 감동적인 거 말고
정직하게 좋은 시
쓰고 싶었는데요
31 (희망이 시간을 시간이 미래를)
내가 포착한 에리카와
그 포착을 빠져나가는 에리카 사이
39 (에리카라는 이름의 나라)
세상이 흔들리는데 우리도 같이 흔들려서 세상이 똑바로
보이는거라고
42 (한강)
하늘에 이를 대고 올려다보면
세상이 거꾸로 쏟아지는 느낌이야
50 (그레텔과 그레털)
세상은 계속 복잡하고 어지러울 거란다
그렇다고 세상이 아름답지 않은 것도 아니란다
55 (넓어지는 세계)
너는 내 손을 잡고 문득 흔들었지
우리가 각자 삶의 외로운
구경꾼이자 싸움꾼이었을 때
64 (우연한 열매)
미완성의식사
불협화음의 목소리
끝나지 않는 서사를 사랑하리
71 (우리는 베를린에서)
어째서 신은
텅 빈새장을 이렇게나 많이 걸어두었을까
81 (키키 스미스, 일요일)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기 위해선 한줌의 어둠, 약간의 슬
픔이 필요해
86 (둥근 탁자)
창가에 매달려 있는 여자는 사실
비내린 거리를 내려다보는 게 아니라
자기의 전 생애를 발끝에 걸어보고 있는 거야
91 (밤은 신의 놀이)
우리는 알지
마음이 얼마나 연약한가에 대해
101 (다 먹은 옥수수와 말랑말랑한 마음 같은 것)
액자 속에는 이제 사라진 빙하와
지나간 풍요와 낙관의 시대,
완전히 변해버린 우리 자신이 있고
한번도 가본 적 없는 길을 가고 있지.
106 (천사와 악마)
무엇도 먹히려고 있는 것은 아닐 텐데
무엇이든 먹어서 우리는 살아 있고
116 (미래의 콩)
슬픔이란 아이러니한 장르야. 책방에 불을켠 우리는 슬
픔을 촛농과 웃음으로 녹이기를 반복하지.
122 (이야기 백화점)
세상의 불행은
불운한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게 만들고
세상은 불의로 인해 굴러가지
137 (호두의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