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친구, 만성적인 지독한 거짓말쟁이, 하지만 선한 의도를 가진 유쾌한 사람이자 내 삶의 어려운시기 이삼 년 동안의 진정한 친구. 나는 과거로부터 이 습관적인거짓말쟁이, 우리의 지금까지-행복한 결혼생활에 발생한 현재의 위기에 도움을 얻기 위해 끌어올 수 있는 이 선례를 발견한 것이 무척 기뻤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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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나는 당선될 줄알았다니까!"
- 사후 판단 편향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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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뜻이 아니라서 처형할 수 없다는 점에 대해 테레자에게 양해를 구하려는 듯 그의 목소리는 친절했다.
이 친절함이 그녀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그녀는 나무껍질 쪽으로 얼굴을 돌리고 울음을 터뜨렸다.
- P248

여기 오면서 그녀를 따라다녔던 불안감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녀는 어릴 적부터 책에서 은밀한 동지애의 징후를 보았다. 이런 책꽂이를 가진 사람이라면 그녀에게 나쁜 짓을 할 리가 없었다.
- P254

대개의 경우 사람들은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미래로도망친다. 그들은 시간의 축 위에 선이 하나 있고 그 너머에는 현재의 고통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상상한다. 그러나 테레자는 자기 앞에 이 선이 있다고 보지않았다. 뒤돌아보는 시선만이 그녀에게 위안이 될 뿐이었다. 
- P274

그녀는 다시 물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무한히 슬퍼졌다. 그녀는 자신이 보고 있는 것이 이별이라는 것을 알았다. 여러 색깔을 거느리며 사라지는 인생에 대한 작별.
- P285

그리고 그는 근본적인 문제는 그들이 알았는지 몰랐는지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문제는 몰랐다고 해서 그들이 과연 결백한가에 있다. 권좌에 앉은 바보가, 단지 그가 바보라는 사실 하나로 모든 책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 P292

"난 몰랐어! 그렇다고 믿었어."라는 바로 그 말 속에 돌이킬 수 없는 그의 잘못이 있는 것은 아닐까?
- P292

그들은 토마시가 한 번도 본 적 없던 이상한 미소를 그에게 지어 보였다. 은밀한 공범자끼리 나누는 어정쩡한웃음 그것은 창녀촌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남자가 지을만한 웃음 같은 것이었다. 그들은 조금은 부끄러워하지만 동시에 그 부끄러움이 피장파장이라는 점 때문에 즐거워한다. 그들 사이에는 일종의 연대감 같은 것이 형성된다.
- P299

어떤 사람들은 비굴함의 인플레이션이 그들 자신의 행동도 평범한 것으로 만들며 그 실추된명예를 돌려주기 때문에 즐거워했다. 
- P301

 혹시 그 결정 뒤에는 보다 심오한 무엇, 자기 자신의 이성적 사고로도 포착되지 않는 그 무엇이 숨어 있던 것이 아니었을까?
- P320

토마시는 정치범은 구할 수 없었지만 테레자는 행복하게 해 줄 수있었다.  - P359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보내는 것보다 생매장당한 까마귀를 꺼내 주는 것이 훨씬 중요하지요."
- P359

내 소설의 인물들은 실현되지 않은 나 자신의 가능성들이다. 그런 까닭에 나는 그들 모두를 사랑하며 동시에 그 모두가 한결같이 나를 두렵게 한다. 그들은 하나같이 내가 우회하기만 했던 경계선을 뛰어넘었다. 나는 바로 이 경계선(그 경계선을 넘어가면 나의 자아가 끝난다.)에 매혹을 느낀다. 
- P361

역사도 개인의 삶과 마찬가지다. 체코인들에게 역사는 하나뿐이다. 토마시의 인생처럼 그 역시 두 번째 수정 기회 없이 어느 날 완료될 것이다.
- P363

 보헤미아 역사와 유럽 역사는 인류의 치명적 체험 부재가 그려 낸 두 밑그림이다. 역사란 개인의 삶 만큼이나 가벼운, 참을수 없을 정도로 가벼운, 깃털처럼 가벼운, 바람에 날리는 먼지처럼 가벼운, 내일이면 사라질 그 무엇처럼 가벼운것이다.
- P364

예전에 동료들이 그가 비겁하다고 생각하고 그를 경멸했을 때, 그들은 모두 그에게 웃어 보였다. 그를 더 이상 경멸할 수 없고 심지어 존경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된지금, 그들은 토마시를 피하는 것이다.
- P380

그는 휴가를 가고 싶었다. 모든 명령, 모든 "es muss sein!"과 결별하는 완벽한 휴가를.
- P382

저주와 특권, 행운과 불운, 사람들은 이런 대립이 얼마나 서로 교체 가능한지를, 인간 존재에 있어서 양극단 간의 폭이 얼마나 좁은지를 이보다 더 구체적으로 느낄 수는 없었다.
- P398

저주와 특권이 더도 덜도 아닌 같은 것이라면 고상한 것과 천한 것 사이의 차이점은 없어질 테고, 신의 아들이 똥 때문에 심판 받는다면 인간 존재는 그 의미를 잃고 참을 수 없는 가벼움 그자체가 될것이다. 스탈린의 아들이 고압 전류가 흐르는 철조망에 몸을 던진 것은 의미가 사라진 세계의 무한한 가벼움 때문에 한심하게 치솟은 천칭 접시 위에 자기 몸을 올려놓기 위해서였다.
  - P398

둘 중 하나다. 인간은 신의 모습에 따라 창조되었고 따라서 신도 창자를 지녔거나, 아니면 신은 창자를 지니지 않았고 인간도 신을 닮지 않았거나.
- P400

행진 대열이 내건 묵시적 슬로건은 "공산주의 만세!"가 아니라 "인생 만세!"였다. 공산주의 정치의 힘과 모략은 이 슬로건을 독점하는 데 있었다. 공산주의 사상에 철저히 무관심한 사람들조차도 공산주의 행렬로 내모는 것은 바로 이 멍청한 동어반복("인생 만세!")이었다.
- P407

사비나가 테레자에게 자기 그림의 의미를 이런 식으로 설명했다. 앞은 이해 가능한 거짓말이고 그 뒤로 가야 이해 불가능한 진실이 투명하게드러난다.
- P417

사람들이 그녀의 삶을 가지고 만들어 내려고 했던 키치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그녀는 처절히 노력해야만 했다. 
- P418

그리고 그다음도 또 계속될 것이다. 잊히기 전에 우리는 키치로 변할 것이다. 키치란 존재와 망각 사이에 있는 환승역이다.
- P461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니체가 바로 그런 니체이며,
마찬가지로 내가 사랑하는 테레자는 죽을병에 걸린 개의 머리를 무릎에 얹고 쓰다듬는 테레자다. 나는 나란히선 두 사람의 모습을 본다. 이들 두 사람은 인류, ‘자연의 주인이자 소유자‘가 행진을 계속하는 길로부터 벗어나있다.
- P479

그녀가 한 말은 슬펐지만 그런데도 왠지 모르게 그들은 행복했다. 그들이 행복한 것은 슬픔을 무릅써서가 아니라 슬픔 덕분이었던 것이다. 두 사람은 손을 잡고 걸었고, 두 사람 눈앞에는 똑같은 이미지가 떠올랐다. 그들이지나온 십 년의 삶을 몸으로 구현하는 절름발이 개.
- P484

그러자 테레자는 속삭였다. "두려워하지 마, 두려워하지 마. 거기에서는 아프지 않을 거야.
그곳에서는 다람쥐와 산토끼 꿈을 꿀 테고, 암소들도 있고, 메피스토도 있을 거야. 두려워하지 마…..…"
- P498

춤을 추면서 그녀는 토마시에게 말했다. "토마시, 당신 인생에서 내가 모든 악의 원인이야. 당신이 여기까지온 것은 나 때문이야.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을 정도로 밑바닥까지 당신을 끌어내린 것이 바로 나야."
- P515

그들은 피아노와 바이올린 소리에 맞춰 스텝을 밟으며 오고 갔다. 테레자는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안개 속을 헤치고 두 사람을 싣고 갔던 비행기 속에서처럼 그녀는 지금 그때와 똑같은 이상한 행복, 이상한 슬픔을느꼈다. 이 슬픔은 우리가 종착역에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 행복은 우리가 함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슬픔은 형식이었고, 행복이 내용이었다. 행복은 슬픔의 공간을 채웠다.
- P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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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한 낯선 사람들 가운데서 자신이 작고 보잘것 없는 존재임을 느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동일한 열망을 나누는 사람들이었다. 모두가 더 나은 삶이라는 희망을 품고 이곳에 찾아왔으리라. 
- P236

"다른 사람이 반대한다고 해서 네가 가고자 하는 길을 포기하지는 마. 너 자신에게 한 약속을 지켜야 해. 넌 의지가 굳은 아이야. 나는 네 능력과 힘을 믿는단다. 끈질기게밀고 나가야만 해. 삶이 네 몫으로 중요한 일을 마련해놓았어."
- P249

"육식 동물은 자연에 유익하다. 약하거나 병든 개체를먹어치워 주니까."
듣고 있던 딸은 울음을 터뜨렸다. 사라는 딸을 달래느라 이런 자연의 법칙은 인간 세계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해주었다. 그때 사라는 자신이 울타리 안쪽 안전한곳, 문명사회에 속했다고 믿고 있었다. 착각이었다.
- P258

신은 약속을 어기지 않는다. 첸나이에가면 그들을 기다리는 사촌들이 있다. 내일이면 새로운삶이 시작된다.
- P273

‘그들은 그게 불가능한 일이라는 걸 몰랐다. 그래서 그 일을 해냈다.‘
불현듯 마크 트웨인의 문장이 생각났다. 줄리아가 평소 좋아하던 구절이었는데 오늘 유독 와닿았다.
- P274

꿈은 간혹 현실이 된다. 이제 줄리아는 아홉 살이 아니다. 아버지와 베스파를 탈 수도 없다. 그렇지만 그는 안다.
미래를 만드는 것은 가능성과 약속이라는 사실을. 이제 미래는 자신의 것이라는 사실을.
- P281

나는 그저 자신, 사라,
삶에 치이고 상처받은 한 여자다. 하지만 나는 살아가겠다. 상처투성이로, 찢기고 베인 자국을 모두 간직한 채로 살아남으리라. 흉터를 감추지 않겠다. 앞서 나의 삶이 가짜였던 만큼 새로 시작할 삶은 진짜로 살겠다.
- P292

상점을 나서면서 사라는 세계 저편, 인도에서 자기 머리카락을 내어준 사람을 그려보았다. 머리카락을 참을성있게 고르고 손질했을 시칠리아의 장인들을 떠올렸다. 그러자 온 세상이 그의 회복에 협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생명을 구하는 자가 온 세상을 구한다."
탈무드의 구절이 떠올랐다. 오늘, 온 세상이 그를 구하러 나섰다.
- P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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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를 외치며 행진하는 군중은 유럽과 그 역사의 이미지로 보였다. 유럽은 하나의 대장정이다. 혁명에서 혁명으로, 전투에서 전투로 이어지며 항상 앞으로 나아가는 장정.
- P169

아니다. 그녀의 드라마는 무거움의 드라마가 아니라 가벼움의 드라마였다. 그녀를 짓눌렀던 것은 짐이 아니라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었다.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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