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서점들이 추천하는 책들이 별볼일 없다는 게 아니다. 밤낮으로 고생하는 MD들도 있고, 그분들의 노고 또한 익히 알고 있다. 문제는 책 시장이 소수에 의해 획일적으로 돌아간다는 거다.
- P13

한 권의 베스트셀러가 10만 부씩 팔리는 사회보다도, 열 권의 책이 1만 부씩 팔리는 사회가 좋다고 본다. 히라카와 가쓰미의 소비를 그만두다라는 책에서 공감한 구절이다. 한 권의 10만 부가 아닌 열 권의 1만 부가 나오기 위해서는, 그만큼 다양한 서점이 필요하다.
- P15

소규모 서점의 가장 큰 가치는 운영자의 권한과 자율이다. 경제성과 효율의 관점을 벗어나 운영자의 주관과 가치관을 서점의 운영에 반영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서점의 수만큼 책 소개의 다양성이 확보되는 거다.
- P15

다만 소규모 서점이 어려운 이유는 따로 있다. 출판사나 총판에서 책을 공급받는 매입 가격과 소비자 정가 사이의 비율, 즉 공급률의 차등이다. 똑같은 책을 들여와 팔아도 인터넷 서점보다 공급률이 크게 불리하기때문에 소규모 서점의 경쟁력이 떨어진다.
- P21

공급률 차등 문제를 좀 더 설명해 준다면?
개인적으로 파악하기로 소규모 서점들이 적용받는 공급률이 인터넷 서점과 비교하면 10% 이상 높은 거로 알고 있다. 똑같은 책을 10% 이상 비싸게 들여와서 파는 거다. 살아남기 힘들 수밖에 없다.
- P23

사람들이 원하는 콘텐츠는 공급률 문제가 아니라작은 서점의 낭만일 테니까.
- P29

퇴사는 나의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고민이었고, 나를 설득하는 것도 힘든데, 주변 사람들까지 설득해야 한다는 게 굉장히 벅찬 일이었다.
- P33

책 팔아서 먹고살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먹고살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책 팔아서 온전히 먹고사는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서점 운영의 목표이기도 하다. 서점은 재능기부센터가 아니다. 책을 판매하는 상업 공간이다. 그러므로 먹고살 수 있어야 한다. 나부터 책 팔아서 잘 먹고 잘 살아야 더 많은 서점이 생겨날 수 있을 거다. 
- P37

모객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모객의 과정 또한 서점다운 모습이길 바란다.
다만 위와 같은 부가 활동을, 서점 본연의 역할 수행 가운데 현명하게 녹여내는 서점들도 있다. 부가 수익 창출과 서점 기능 수행을 균형 있게 감당해내더라. 분명 배울 점이 있다. 책이 팔리지 않는 시대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면 잘 풀어내는 것도 능력이겠지.
- P38

큐레이터의 역량에 따라 책이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된다.
예를 들어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중심으로 큐레이션을 한다고 할 때 다른 맨부커상 수상작들과 소개할수도 있겠지만, 인간의 폭력성을 다루는 책들을 선별해 묶어낼 수도 있고, 말 그대로 채식을 주제로 한 책들을 함께 묶을 수도 있다. 큐레이션의 의도에 따라 함께 소개하는 책의 종류를 얼마든지 자유롭게 선택할수 있다. 책 소개의 다양성과 효과가 배가 되는 것이다.
- P43

기본적으로 사람 사는 이야기로 주제를 풀어가기 때문에 다른 분야보다 비교적 쉽게 읽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학을 계기로 더욱많은 사람들이 책을 친밀하게 느끼길 바란다.
- P44

안 팔려도 들여놓는 책이 있다면?
오픈할 때부터 한 권도 안 팔린 게 대부분이다(웃음).
하지만 서가의 모든 책들은 한 권 한 권 소개하고 싶은이유가 있는 책들이다. 팔리든 안 팔리든 반품 안 한다.
사랑의 역사, 스토너, 실비아 플라스의 일기 등 모두 애정으로 들여놓았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독자와 만날 기회를 주고 싶다.
- P44

책을 소개받는다고 구매를 결정하는 게 일단 아니었고, 설령 구매를 생각했다 하더라도 실제 서점에 방문하기까지는 시간이 한 달은 걸리더라.
소규모 서점이 사람을 움직인다는 건 어쩌면 어려운게 당연하다. 일단 책을 읽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나마 책을 읽는 대다수는 인터넷 서점을 이용한다.
- P45

여전히 책을 읽는 소수의 사람들, 그중에서도 인터넷이 아니라 오프라인 서점을 찾으며, 더욱이 구태여 대형도 아닌 소규모 서점을 찾을 이가 얼마나 될까? 하물며 굳이 먼 걸음으로 해방촌 언덕 위의 서점까지 와줄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되겠나?
- P51

실제 매출과 SNS상의 반응은 무관함을 많이 느낀다.
아무리 좋아요가 많이 눌려도 매장에 손님은 잘 안 보인다(웃음). 다만 동시에 느껴지는 건, 누적되는 잠재적인 효과다. 몇 달 동안 SNS로만 서점 소식을 듣던 손님이, 어느 날 문득 매장으로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 그럴때면 SNS가 어쩔 수 없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 P53

돈은 안 되지만 의미 있는 일이니까 해 보자고 일방적인 협조를 요구하면 정색하고 대답하고 있다. 서점 또한 상업 공간이며,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돈이 안 되더라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끌고 가는 일도 분명 있지만, 어디까지나 자발적인 선택이다. 외부에서 강요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 P55

서점을 찾아오는 여정 자체에서 풍요를 느끼는 게 아닐까? 솔직히 인터넷으로 사도 똑같은 책 아니겠나. 그런데도 굳이 서점으로 오는 건, 인터넷 도서 주문 클릭하는 것과 해방촌의 작은 서점을 찾는 발걸음이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 그냥 내 생각이다(웃음).
- P57

궁극적으로 만들고 싶은 서점의 모습은 무엇인가?
익숙한 서점이 되고 싶다. 서점을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지 손님들 스스로 익숙하게 아는 서점, 일방적인 가이드를 따르기보다 각자의 방식으로 서점을 해석하고이용하게 되길 바란다.
- P59

서점을 열기 전후 본인의 삶에서 가장 달라진 부분은?
삶이 더 진하게 느껴진다. 과장된 표현처럼 들릴 텐데 느끼는 게 정말 그렇다. 회사 다닐 때와 비교하면 무채색으로 흐르던 삶이 선명한 색들로 채워지는 느낌이다. 때론 위태로울지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사실이 만족을 주는 것 같다. 힘든 일이야 물론 많지만 후회는 하나도 없다. 아직까진 (웃음).
- P61

서점은 기본적으로 독자를 기다리는 공간이다. 나를 위한 공간을 원한다면 집에 있는 것이 현명하다. 이것만 미리 알고 있어도큰 도움이 될 것이다.
- P61

서점이 정말 하고 싶은 건지, 서점이나 한번 해보고 싶은 건지 잘 고민 해보길 바란다. 잠깐 서점 시늉만 하다가, 책이 당장에 안 팔린다며 이것저것 가져다 놓기 시작하면 그걸로 끝이라고 생각한다. 소품은 소품숍이훨씬 잘 판다. 술은 술집이 훨씬 더 잘 판다. 책을 잘 팔고 싶은 사람이 서점을 하는 게 맞다고 본다.
- P61

언제까지 서점을 할 생각인가?
회사 다니면서 모아뒀던 돈, 몽땅 까먹기 전까지는 일단 계속 가볼 생각이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장기적인 목표는 없다. 하루하루 잘 사는 게 목표다. 하루 목표도 이루기 힘들다.
- P63

책 팔아서 먹고살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런 얘기 할 거면 나 밥 좀 사 먹게 책 한 권만 사 달라고 답하겠다.
- P73

미디어가 소규모 서점을 다루는 방식에 대한 생각은?
취재 대상의 팔로워나 인지도에 편승해 보려는 기획물이 많아지는 걸 느낀다. 특정 대상을 밀어주기 위해 기획되는 취재도 뻔히 보이고 취재를 받는 과정에서 이용당한다는 기분마저 든다. 서점 운영자들 사이에서최근 들어 공유되는 생각이다. 
- P75

인터뷰할 때마다 공급률 문제를 꼭 한 번씩언급하는데, 한 번도 기사로 나가질 않더라. 굳이 그런 골치 아픈 내용까지 내보낼 필요 없는 것이겠지. 공급률 문제보단 서점의 낭만이 팔기 쉬운 소재일 테니까.
- P76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책 사진은 열 올리며 찍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기가 그지없다. 몇 구절 찍어 올리면 자랑이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솔직히 그건 쓰레기다.
마음에 와닿는 구절이 있다면 마음에 담아야 할 텐데,
감동이 마음에 닿기도 전에 이미지로 전환해 버린다.
쓰레기 같은 감상만 남는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면 마음이 울컥 슬퍼진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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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책방지기를 꿈꾸는 분들이 읽기에 적절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갑자기 책방을 운영하겠다고 뜬구름을잡을 수 있으니 보호자의 독서 지도가 필요합니다.
※ 서울 변두리의 작은 책방 겸 카페를 운영하는 책방지기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삼년차였던 2021년 일년 동안 쓴 이야기를전합니다. 책방을 시작하는 마음보다 책방을 이어가길 원하는 마음을 책 속에 담았습니다.
- P3

책방에서 행복을 찾고 싶은 나는
오늘도 책방 문을 연다.

「고양이 같다』어떤 인터뷰에서 내가 운영하는 책방을 다섯 자로말해달라길래 ‘고양이 같다‘고 했다. 좁디좁아 불편하게 몸을 구기고 들어가야 해서 좁은 공간을 좋아하는 고양이가 좋아할 것 같고, 들키지 않고 숨어 있기 좋을곳이라 고양이가 좋아할 것 같다. 가까이 다가가지 않으면 볼 수 없는 매력을 가진 고양이 같다. 손님들도 고양이 같다. 여럿 보다 혼자 오고, 조용하다가도 좋아하는 것 앞에서 극성스러움을 보인다. 그러니 이 책방을 다섯자로 말하면 ‘고양이 같다‘라는 말이 가장 적절하다. 즉흥적으로 생각한 것이지만 참 그럴싸한 것아닌가.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하는 삶을 사세요."라고 자주 말한다. 인생의 목표에 따라 다르겠지만, 마음대로 살고 싶다. 마음대로 살기 위해서 오늘을 사는 것인지 모든다. 내가 팔고 싶은 것만 팔기 위해 대형서점이 아닌 작은 책방을 운영하는 것이 아닐까. 내가 좋아하는 것을 잔뜩 가져다 놓기 위해 ‘독립‘된 책방을 운영하는 것이 아닐까.
- P19

변하지 않은 것들 사이에 변하는 것들이 슬며시 스며들어 조금씩 달라지긴 했어도 내 고집으로 이곳을 이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손님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줄어든다고 느낄 때, 오래 그 자리에 머물기를 응원하던 어느 책방의 폐업 소식을 접할 때, 때때로 불안정한 내 모습에 걱정이 한가득이다. 평범한 독립서점은 잊힐 수밖에 없고, 새로운 책방에 밀려날 수 밖에 없다. 독립서점은 계속 늘어나고 독립출판물도늘어나게 되면서 점차 내 자리에 대해 불안함이 많아졌다. 
- P20

나 혼자만 잘된다고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모든 책방이 다 함께 잘 되었으면 좋겠다. 모두 개성 넘치는 모습을 오래 간직했으면 좋겠다. 고양이처럼 각자의 골목을 지키고 사람들과 공존하며, 햇살의 따사로움에 보드라운 기지개를 켜며 살 수 있는내일을 꿈꾼다. 밥은 여기서 먹고 물은 저기서 마시고 잠은 거기서 자는 고양이처럼  취향에 따라 이곳저곳 책방을 골라 다니는 사람들과의 만남을 그린다.
- P21

친숙하게 느꼈으면 좋겠고, 작은 책방의 일상을 만나길 바랐고, 모르던 사람들이 책방의 존재를 알았으면 했다. 그래서 #서울독립서점 #동네책방 #책방겸카페 해시태그를 잔뜩 붙인다. 
- P23

초반에는 책방 겸 카페로의 장점이 많았다. 카페인줄 알고 왔다가 책방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책을 구매한 손님이 있었고, 책을 사러 왔다가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길게 머물다 가는 손님이 있었다. 이런 장점이 많았던 곳인데 사업자가 일반음식점으로 되어있다는 이유로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영업하거나 하지 못하거나 강제적으로 바뀌어야 할 때가 많아 단점이 점차 생겼다. 
- P25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긴 했어도 팔고 싶고 좋아하는 것만 팔겠다는 나만의 철학을 오롯이 지켜낸것이 카페 메뉴다. 모든 것이 다 있다고 좋은 것만은아니고 가장 좋은 것, 추천하고 싶은 것이 비싼 것이 아니라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거라는 것은 참 행복하다.
- P29

커피와 어울리는 책은 어떤 책일까, 와인을 마실 때는 어떤 책을 안주 삼을까, 위스키 한 모금에서 느끼지는 힘과 이야기를 어떤 시로 적을까 생각할 때, 사소하지만 사사롭지 않은 생각들을 이곳에 쌓아 간다. 커피를 팔고 와인을 팔고 위스키를 팔지만 어쩌면 취향을팔고 있는지 모르겠다. 
- P30

내가 원하는 삶은 어떤 삶일까. 이런 질문들에 그저 소란스럽지 않고 소소한 행복만 있으면된다고 답하는 내 마음을 굳이 흔들어 놓는 사람들이참 많았다. 온종일 지루하지 않게 좋아하는 것만 하고사는 삶, 그런 사소한 행복을 원할 뿐인데….
- P33

여러 독립서점에서 운영하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로 먼저 시작했지만, 이후에 쿠팡과 카카오스토어까지 다양한 채널을 열었다. 여러 채널을 열어 놓은 이유는 다양한 소비자의 취향에 골고루 응대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오프라인 책방을 운영하면서 온라인을 동시에 집중하기는 어려웠다. 온라인 위주로 판매가 되면 오프라인 매장의 의미를 잃을까 싶기도 했다. 온·오프라인이 적당히 균형을 맞춰 이어지길 바랐다. 
- P39

책은 도서정가제가 있어서 할인으로 경쟁할 수 없는데 쿠폰을 발행한다고 사람들이 책을 쉽게 소비하지 않는다. 책방을 한 번이라도 방문해 보았거나, 이전에 온라인 주문을 한 번이라도 해서 이미호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곳에서 선뜻 책을 구매하기가 어렵다. 
- P42

어디서든 쉽게 ‘책‘을 쇼핑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책을 권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야 할 테지만 비슷비슷한 다른 곳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손 편지를 넣고, 예쁘게 정성스러운 포장을 하려고 한다. 
- P42

점심 즈음 한 통의 메일이 왔다. 모 출판사에서 도착한 메일이었다. 기다리던 작가의 신간 소식과 함께 그 신간이 동네서점 에디션으로 출간되니 주문을 하라는 것이다. 메일을 보자마자 할 일을 잠시 미룬 채 서둘러 주문하고 곧바로 온라인 스토어와 블로그, 그리고 SNS에 예약주문을 받는다는 글을 올렸다. 한 시간이 채 안 되어서 벌써 주문이 들어온다.
- P45

정말인지 내 마음은 책방을 처음 오픈했을 때와 달라졌다. 많이 변했다. 변해가는 마음을 느끼기 싫지만 그 마음은 현실이다. 부정할 수 없다. 책을 팔면 수익금이 얼마인가. 내가 월세를 벌려면 몇 권의 책을팔아야 할까 계산기를 두드리며 계산적으로 되는 내가싫고, 통장 잔액이 부족해 돈을 어떻게 벌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하는 것이 싫다. 하지만 그게 현실인 것은 어쩔수 없다. 무명 작가의 독립출판 도서를 한 권이라도 더팔아주고 수익을 나눠 주고 싶던 첫 마음과 달리 유통사 혹은 출판사에서 배송할 수 있는 책 수량을 맞추기위해 주문한 매절 도서들을 한 권이라도 더 팔아야 마이너스를 채울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싫어도 슬픈 현실이다.
- P46

그나마 본인 읽을 책이 아니라 선물용 책을 골라 달라고하면 수월하다. 받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취향을 가졌는지 물어보고 적당한 것을 골라주면 되니까.
혹은 "이 책은 오직 동네서점에서만 파는 동네서점 에디션인데 지금 어떤 책보다 특별해요."라고 말하며 책을 권할 때도 있다. 그럴 때 대체로 독자들은 그 책을 집어 든다. 열심히 설명하지 않아도 유명 작가의 동네서점 에디션은 확실히 인기가 높았다.
- P49

책을 입고 받는 기준은 딱히 없지만 책방은 여행과 고양이를 테마로 하므로 여행책과 고양이 책을 좋아한다. 그 외에 에세이, 소설, 시 등 다양한 장르를 취급한다. 주로 그때그때 흥미롭거나 끌리는 책들이 책방에 들어오는데, 디자인과 느낌을 많이 중요하게 생각한다. 독특하면 아예 독특한 책이 좋고, 심플하면 아예심플한 것이 좋으며, 감성적이면서도 잔잔한 이야기가 좋다. 우울한 책을 좋아하지 않지만 우울한 책이어도 끌리는 책이면 그건 또 좋다. 
- P53

다행히 독립출판 도서는 출간 시기가 중요하지 않다. 신간 도서라서 잘 팔리고 오래된 책이어서 안 팔리지 않는다. 오래 가지고 있으면 언젠가는 팔리는 것이 독립출판이다. 사람들이 그책을 ‘몰라서‘ 사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 알게 되면 구매로 연결되는 것이 독립출판이어서 그 매력을 알리기위해 최선을 다해 본다. 출판된 지 오래된 책이어도 한번 더 소개될 수 있게 책을 꾸준히 들여다본다.
- P55

누군가에게는 낯선 책이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신선한‘ 책이며 품고 싶은 책이 바로 독립출판 도서다. 독립서점에서만 만날 수있는 특별한 책이기도 하다.
- P56

그래서 독립출판 정기구독과 별개로 이달의 감성북 정기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달의 감성북은 독립출판 도서와 단행본을 적절히 섞어서 보내주는 정기구독 서비스다. 시작하자마자 세 명의 구독자가 생겼다. 뜻밖에도 세 명의 구독자는 모두 후기를 남겨 주었다. 어떤 책을 첫 책으로 할까 고민했는데 그 고민에 답변을 남겨 준 것처럼 첫 책을 다들 마음에 들어 했다.
- P59

하지만 고양이를 사랑하고 동네를 사랑하며 사람과의 관계를 좋아하는 동네 책방에서 시작한 친환경의 작은 움직임은 책 한 권 팔아서 남는 고작 얼마 되지않는 수입을 나눌 수 있을 만큼 중요한 문제였다. "더많이 일하고 덜 버는 것이 내 취미야."라며 "책방에 와서 직접 책을 사는 사람들은 그 나름 동네 책방의 서비스를 받지만 택배로 책을 사는 사람에게 동네 책방을이용하는 것이 왜 좋은지를 알려주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무료 배송과 할인, 각종 사은품을 포기하고 유료택배와 할인도 많지 않은 동네 책방에서 굳이 책을 사주는 고마운 사람들에게 전하는 작은 정성일 뿐이다.
- P65

꿈을 꾸는 사람들이 꿈에 다가갈 수 있게 적당한 참고 도서가 넘치는 것도 독립서점의 매력이다. 
- P74

비용이 부담되어도 부지런히 참여하는 이유는 내가 직접 만든 책이 많기 때문이다.
북 마켓에서는 ‘내가 만든 것‘을 파는 게 가장 경쟁력이좋다.
- P77

독립출판은 글을 쓰고 책을 만들기만 하면 될 것 같지만, 실은 글을 쓰고 책을 만드는 것은 독립출판 과정의 일부일 뿐이다. 이외에도 해야 할 일은 많다. 내 책이 소개되기 위해서 여러 독립서점의 문을 두드려야하고, 독립서점에 입고된 책이 독자에게 전해질 수 있도록 열심히 온·오프라인으로 홍보를 해야 한다. 그리고 북 마켓이 열리는 소식을 들으면 놓치지 않고 참가신청을 하고, 독자에게 책을 팔아야 한다. 독자를 만나는 것만큼이나 현장에서 함께 셀러가 된 다른 독립출판 저자나 책방과 관계를 맺는 것도 중요하다. 독립서점도 마찬가지다. 문만 열어둔다고 책방이 잘 이어가지 않는다. 책방을 채울 책을 찾고 작가나 다른 책방과의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북 마켓이나 북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것은 꽤 이득이 된다.
모든 일이 그렇듯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하고싶지 않은 일을 해야 한다. 
- P81

그런데 때로는 평소에 하지 않아서 잘 모르던 취향을 이로 인해 발견할 수도 있다. 내가 독립서점을 운영하게 된 것도 그 앞의 과정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행작가로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독립출판을 했고, 독립출판을 하면서 독립서점의 꿈을 꾸며 한 걸음씩 지금에 가까워졌다. 그래서 지금 독립출판을 꿈꾸고 독립서점을 꿈꾸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 평소에 글을 쓰는 것을 즐기거나 일기를 자주 쓰거나 오래전부터 만들어 놓았던 어떤 콘텐츠가 있다면 그것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펼쳐낼 수 있을 테니 독립출판의 꿈을 꾼다. 그리고 책읽는 것을 좋아하거나 평소 책방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으로 직접 꾸미고 만든 책방을 꿈꾼다.
- P82

오래전부터 독립출판을 소개하는 채널을 갖고 싶었다. 블로그나 유튜브를 하는 것도 좋지만 새로운 채널을 만들고 싶었다. 그때 이메일 뉴스레터를 떠올렸고 「월간 독립출판」이라는 이름으로 뉴스레터를 매월 한 편씩 발행하기로 했다. 월간 독립출판을 통해 독립출판을 소개하는 책방 중에서 이곳을 사람들이 좋게 기억하길 바랐다. 
- P87

심야 책방 행사는 일 년에 두 번, 서점조합연합회에서 공지하고 참여하고 싶은 책방의 신청을 받는다. 정해진 기간의 매월 마지막 금요일에는 문화행사를 만들어야 하고, 당일은 무조건 저녁까지 영업해야 하는 행사다. 
- P91

어쩌면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을 함께 하며 시야가 넓어지고 생각이 깊어지기 때문 아닐까. 모임장으로의 내 역할은 그저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의견을 정리하는 것뿐이었는데, 참가자들은 스스로 성장하고 있었다.
그리고 공동집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 P95

책방을 운영하면서 금전적으로 허덕이지 않으며 대외적으로 그럴싸한 프로그램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지원사업‘ 덕이기도 하다. 잘만 찾으면 일 년에도몇 가지 지원사업을 통해 지원금을 받아 책방에서 하고 싶은 행사를 할 수 있었다. 「심야 책방」, 「작은 서점 지원사업」, 「우리 동네책방 배움터」 등 다양한 지원사업이 많았고, 시청이나 구청, 혹은 기업 등에서 하는 지원사업들도 있었다.
- P99

내가 생각하는 수익은 결국 ‘사람‘이었다. 책방은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공간이고, 책을 통해 사람과 소통하는 공간이기에 사람을 얻으면 이익도 얻는 것이라 여겼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을 얻고 싶은가를 생각하며 기획했고 다행히 기획이 흥미로워서 프로젝트에 선정되었다. 
- P101

알고 보면 동네 곳곳에 책방이 있고 대부분동네 책방들은 골목 안쪽에 머문다. 여기서 고작 십분만 걸어도 동네 책방을 만날 수 있고, 오 분 정도 더 걸으면 또 다른 동네 책방이 나온다. 버스나 지하철로 몇 정거장이면 더 많은 동네 책방이 나온다. 알고 보면 집근처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동네 책방인데, 작가들조차 동네 책방을 모르는데 누가 동네 책방에 오는 것일까. ‘도서정가제가 동네 책방을 살립니다‘라고 호소문을 올리던 작가들은 적어도 동네 책방을 찾을까.
- P132

책방을 운영하기 시작할 때, A군(알바생 1.5호)은 책방 운영자의 상황이 아니라 책방 이용자의 관점에서 책방을 꾸려야 한다고 잔소리했다. 지나가다가도 배너 광고를 보고 편하게 들어오게 해야 하고, 들어와서도 시선이 잘 가는 곳이 어딘지 살펴야 하며, 어느 자리가 가장 앉고 싶은 자리인지, 불편한 점은 없는지 이용자의 처지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만약 내가 이곳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된다면 과연 이 작은 책방에 용기 내어 들어올 수 있을까, 어떤 자리가 가장 앉고 싶은 자리일까, 책장의 어떤 부분에 시선이 먼저 갈까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 P133

여기 일하면서도 손님에게 그랬다. 정말 팔리지 않는 책인데, 내가 너무 좋아하는 책을 집어 온 손님이 있을 때면 마치 운명의 상대를 마주한 것 같은 감정을 느꼈다. 그래서 왜 그 책을 선택했는지 물었다. 나도 이책을 너무 좋아한다며 다른 어떤 책과도 잘 어울리니그 책을 읽고 꼭 다음 책으로 이런 책을 읽어보라는 등 신이 나서 대화했다. 어찌 보니 진상 주인일 수도 있겠다. 어떤 면에서 고양이 같다. 관심 없는 것은 흥미를느끼지 않고, 모르는 사람에게 쉽게 다가가지 않지만, 좋아하는 것 앞에서는 적극적이니 말이다. 
- P134

"아담한 크기에 거친 질감의 종이가 좋았어요."
"어떻게 20년 전의 감정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었죠?"
내가 독자들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의 질문을 받고는 신이 났다. "이 책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종이 재질에 특히 신경을 썼어요. 그래서 제작 비용이 예산보나 두 배 넘게 올랐지만, 저는 만족해요.", "2004년부터블로그를 했어요. 그 당시 거의 매일 블로그에 한 줄이라도 올렸던 것 같아요. 그때 써놓은 글을 정리하고 다듬기만 해서 당시의 감정을 최대한 옮길 수 있었어요.
내가 쓴 글이지만 시간이 지나 이해가 안 되는 글도 많았는데 이해가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그냥 넣었어요."
책 소개를 할 수 있는 자리에서 하고 싶던 말이었다.
  - P138

만약 책방지기가 아니었다면,
나는 지금 어땠을까.
- P145

※ 당신의 ‘꿈‘이나 ‘고민‘을 적어 책방에 우편으로 보내주세요.
우체통에 넣고 가거나 직접 가져다주어도 좋아요. 편지가 쌓일 때마다 편지를 보낸  사람들과 온·오프라인 모임을 만들어 편지 속 당신의 꿈과 고민을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 P149

오늘만 살고 있지만 어쩌면 당신이 먼 훗날 꿈꾸는 내일을 미리 사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P152

행복해하고 싶고 행복을 찾고 싶어 책방을 찾는다.
행복이 무엇인지 알 수 없어도 책방에는 행복이 있다고 믿는다. 누군가도 나와 같은 생각으로 행복을 찾아 동네 책방을 찾길 바란다. 누군가는 이 책을 읽고 책방에 가면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믿었으면 좋겠다.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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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안에서 우러나오는 대로 살고자 했을 뿐이다.
그것이 왜 그토록 어려웠을까?
- P7

하지만 모든 사람은 그 자신일 뿐 아니라 세상의 현상들이 교차하는 유일하고 매우 특별하며 모든 면에서 중요하고 경이로운 지점이다. 세상의 현상들은 이 지점에서 ‘반복 없이 단 한 번만 교차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인간의 이야기는 중요하고 영원하며 신성하다. 또 그렇기 때문에 살아서 자연의 의지를 따르는 한, 인간은 누구든 경이로운 존재이며 주목받을가치가 있다. 각각의 인간 안에서 영혼은 형상이 되고, 각각의 피조물은 괴로워하며, 각각의 구원자가 나타나 십자가에 못 박힌다.
- P8

모든 인간의 삶은 자신을 찾아가는 길이고, 그 길을 가려는 시도이며, 그 길에 대한 암시다. 이제까지 어떤 인간도 온전히 자기 자신이었던 적은 없었다. 하지만 어떤 이는 어리석게, 어떤 이는 똑똑하게 각자 최선을 다해 자신의 본모습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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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을 거야. 꽃들은 보살핌을 받고 있어 물을 충분히 마셨어." 그 말이 노라의 마음속에서 메아리쳤다.
괜찮을 거야. 꽃들은 보살핌을 받고 있어・・・・・・ . 
- P371

대문자 일인칭 현재 시제로.
그녀에게 가능한 모든 인생의 씨앗이자 시작인 진실. 예전에는저주였으나 이제는 축복이 된 진실.
다중 우주의 잠재력과 힘을 간직한 간단한 문장이었다.
나는 살아 있다.
- P385

"절망의 반대편에서 인생은 시작된다"라고 사르트르는 썼다.
이제 비는 그쳤다.
- P389

간호사가 나간 뒤 노라는 창문 너머로 오후의 미풍을 따라 부드럽게 움직이는 나무들과 베드퍼드 순환 도로를 따라 천천히 움직이는 러시아워 차량을 지켜보았다. 그저 나무와 차와 평범한 건물에 불과했지만 또한 아주 중요한 것이기도 했다.
삶이었다.
조금 뒤에 노라는 SNS에 올렸던 자살 글을 지우고, 순간적으로 감상에 젖어 다른 글을 썼다. 제목은 ‘내가 배운 것들(한때 온갖 삶을 살았으나 지금은 보잘것없는 삶을 사는 사람이 쓰는 글)‘이었다.
- P390

내가 배운 것들 (한때 온갖 삶을 살았으나지금은 보잘것없는 삶을 사는 사람이 쓰는 글)

자신이 살지 못하는 삶을 아쉬워하기란 쉽다. 다른 적성을 키웠더라면, 다른 제안을 승낙했더라면 하고 바라기는 쉽다. 더 열심히 일할걸, 더 많이 사랑할걸, 재테크를 더 철저히 할걸, 더 인기가 있었더라면 좋았을걸, 밴드활동을 계속할걸, 오스트레일리아로 갈걸, 커피 마시자는 제안을 받아들일걸, 망할 요가를 더 많이 할걸.
사귀지 않은 친구들, 하지 않는 일, 결혼하지 않은 배우자, 낳지 않은 자녀를 그리워하는 데는 아무 노력도 필요 없다. 다른 사람의 눈을 통해 날 보고, 그들이 원하는 온갖 다른 모습이 내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건 어렵지 않다. 후회하고 계속 후회하고 시간이 바닥날 때까지 한도 끝도 없이 후회하기는 쉽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살지 못해서 아쉬워하는 삶이 아니다. 후회 그 자체다. 바로 이 후회가 우리를 쪼글쪼글 시들게 하고,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을 원수처럼 느껴지게 한다.
또 다른 삶을 사는 우리가 지금의 나보다 더 나을지 나쁠지는 알 수 없다. 우리가 살지 못한 삶들이 진행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의 삶도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는 거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 P391

우리는 그저 눈을 감은 채 앞에 있는 와인을 음미하고, 연주되는 음악을 듣기만 하면 된다. 우리는 다른 삶에서처럼 온전히 그리고 완전히 살아 있으며, 동일한 범주의 감정에 접근할 수 있다.
- P392

삶에서 고통과 절망과 슬픔과 마음의 상처와 고난과 외로움과 우울함이 사라지는 기적이 일어날까? 아니다.
그래도 난 살고 싶을까?
그렇다. 그렇다.
천 번이라도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
- P393

내가 그토록 가고 싶었던 곳이 내가 도망치고 싶었던 바로 그곳임을 깨닫는 것은 꽤 충격적이다. 감옥은 장소가 아니라 관점이었다. 노라에게 가장 이상했던 사실은 지금까지 경험한 극도로 다양한 자신의 모습 중에서 가장 급격한 변화는 예전과 똑같은 삶 안에서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녀가 시작했다가 끝냈던 삶.
- P401

어제와 똑같은 디지털 피아노와 책이 있었다. 반려묘가 사라진 슬픔과 실직의 고통도 그대로였다.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알 수없다‘는 사실 또한 그대로였다.
- P401

노라는 자신이 블랙홀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녀는 화산이었다. 그리고 화산처럼 그녀는 자신에게서 달아날 수 없었다. 거기 남아서 그 황무지를 돌봐야 했다.
자기 자신 안에 숲을 가꿀 수 있었다.
- P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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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라는 자신이 삶을 끝내려고 했던 이유가 불행해서가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불행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것이 우울증의 기본이며 두려움과 절망의 차이점이기도 하다. 두려움은 지하실로 들어가게 되어 문이 닫힐까 봐 걱정하는것이다. 반면 절망은 문이 닫히고 잠겨버린 뒤에 느끼는 감정이다.
- P308

"그건 네가 살아볼 수 있는 삶이 여전히 많다는 뜻이야. 사실 한없이 많지. 네 가능성은 절대 바닥날 수 없단다"
"하지만 살아보고 싶은 마음은 바닥날 수 있죠."
- P311

노라는 애쉬가 찾아왔던 밤이 기억났다. 애쉬는 길에서 죽은고양이를 들고 비를 맞으며 그녀의 아파트까지 가주고, 슬픔에 취해 우는 노라를 대신해 작은 뒷마당에 고양이를 묻어주었다. 그걸 세상에서 가장 낭만적인 일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달리기를하던 중에 40분이라는 시간을 내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주고, 그 대가로 물 한 잔만 받아 마신 것은 확실히 친절을 베풀었다고 할 수 있다.
- P314

 행복해지기 위해서 포도밭을 소유하거나 캘리포니아 석양을 봐야 할 필요는 없다. 심지어 넓은 집과 완벽한 가정도 필요치 않다. 그저 잠재력만 있으면 된다. 그리고 노라는 잠재력 덩어리였다. 왜 전에는 이걸 몰랐는지 노라는 의아했다.
- P3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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