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때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에서 노라는 ‘등거리‘라는 단어를떠올렸다. 안전한 교실에 속한 단어 등거리 노라가 마지막 힘을 쥐어짜는데도 거의 제자리에 머무는 동안 너무도 중립적이고 수학적인 그 단어가 강박적인 만트라가 되어 머릿속을 계속 맴돌았다. 등거리 등거리 등거리 어느 쪽 강둑하고도 더 가깝지 않았다. 노라는 평생 그런 느낌으로 살았다. - P272
중간에 끼어서 안간힘을 쓰고, 허우적거리며 그저 살아남으려고 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어느 길에 헌신해야 후회가 없을지 - P273
"인생은 언제나 행동하는 거란다." 강에 뛰어들었던 조가 친구들에 의해 끌려 나오는 모습을 노라와 함께 지켜보며 엘름 부인이말했다. - P274
"디지털 피아노는 네 방으로 옮겨갔고, 넌 그걸 친구처럼 환영했지. 그리고 꾸준히 연습했어. 용돈으로 피아노 독학 교재와 <초심자를 위한 모차르트> <피아노로 연주하는 비틀스>를 샀지. 피아노가 좋았으니까. 오빠에게 인정받고 싶기도 했고." - P276
이 도서관에 들어온 이후로 지금까지 노라가 선택했던 삶은 사실 모두 다른 사람의 꿈이었다. 결혼해서 펍을 운영하는 것은 댄의 꿈이었다. 오스트레일리아로 떠나는 것은 이지의 꿈이었고, 같이 가지 못한 후회는 자신에 대한 슬픔이라기보다 단짝에 대한 죄책감이었다. 올림픽 수영 메달리스트가 되는 것은 아빠의 꿈이었다. 노라가 어릴 때 북극에 관심이 있었고, 빙하학자가 되고 싶었던 건 사실이지만 그 꿈마저도 학교 도서관에서 엘름 부인과 나눈 대화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그리고 라비린스는 늘 오빠의 꿈이었다. - P276
어쩌면 그녀를 위한 완벽한 삶은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어딘가에 틀림없이 살 가치가 있는 인생이 있을 것이다. 진정으로 살아볼 가치가 있는 인생을 발견하려면 더 큰 그물을 던져야 한다는걸 노라는 깨달았다. - P277
"우리가 정돈해 놓은 체스판을 보렴." 엘름 부인이 부드럽게 말해다. "게임이 시작되기 전인 지금은 얼마나 질서 있고 안전하고 평화로워 보이니. 아주 아름답지. 하지만 동시에 지루하고 죽어 있어.. 그러다 네가 체스판의 말을 움직이는 순간 상황은 변하지. 좀 더 무질서해져. 내가 말을 한 번씩 움직일 때마다 그 무질서는 점점 쌓이는 거야." - P278
엘름 부인은 예전에 했던 말을 반복했다. "절대 사소한 것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지 마라." 나중에 알고 보니 이는 유용한 조언이었다. - P279
"연민은 도덕성의 근본이다"라고 아서 쇼펜하우어는 덜 냉소적이던 시절에 말했다. 어쩌면 연민은 삶의 근본일지 모른다. - P282
마음 쓰지 마십시오, 괜찮습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길을 가세요. 여러분 없는 우리는 상상도 할 수 없네요.
* 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 밥 딜런의 노래 제목• You can go your own way. 플리트우드 맥의 <Go your own way> 가사• God only knows what we be without you. 비치 보이스의 <God only knows)의 가사. - P287
이 우주에서 개와 함께 살고있는데 왜 다른 우주를 원해? - P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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