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사회』는 2010년 가을 독일에서 출간되었고, 출간되자마자 열광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그것은 이 책이 시대의 뇌관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 P5

이러한 예상 밖의 성공은 무엇보다도 이 책이 소진증후군, 우울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등과 같은 정신 질환의 역사적 위치를 보여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시대마다 그 시대에 고유한 주요 질병이 있다" 라는 문장으로 이 책은 시작한다. 그리고 앞에서 말한 심리 장애를 오늘날 성과사회의 근저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반적인 패러다임 전환의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사람들이 주목한 것은 성과사회의 주체가 스스로를 착취하고 있으며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라는 이 책의 테제였다. 자기 착취는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기본 원리로서 타자 착취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고 더 많은 성과를 올린다. 그러한 착취는 자유롭다는 느낌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완전히 망가질 때까지 자기 자신을 자발적으로 착취하는 것이다.
- P6

시대마다 그 시대에 고유한 주요 질병이 있다.
- P11

이들은 전염성 질병이 아니라 경색성 질병이며 면역학적 타자의 부정성이 아니라 긍정성의 과잉으로 인한 질병이다. 따라서 타자의 부정성을 물리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면역학적 기술로는 결코 다스려지지 않는다.
- P12

면역 방어의 대상은 타자성 자체이다.
아무런 적대적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은 타자도 아무런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 타자도 이질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제거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 P12

우리는치명적일 수 있는 훨씬 더 큰 폭력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약간의 폭력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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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고전음악이나 회화 등 이전의 예술활동과는 달리, 공동작업을 기본으로 하는 영화를 산업적인 마인드로 파악하고 영화 텍스트를 ‘영화상품‘이라고 부르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 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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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수필을 읽으면서단순하게 깔깔거리며 웃는 재미를 넘어, 다른 사람의 삶을 진중하게 바라볼 때 함께 울고 웃고 아파하면서 내면의 상처를 해소하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됩니다. 우리는 그렇게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며 ‘진짜 재미를 느끼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 책을 집필하며 철저하게 ‘재미‘를 추구했습니다. 깊지도 넓지도 않지만 술술 넘어가는 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흔한 언어유희나 정돈된 논리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서 같이 울고 웃을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써 내려갔습니다.
- P5

하지만 저는 ‘재미‘뿐 아니라 이 안에 꼭 담고 싶은 것이 있었습니다.
‘의미‘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재미만 가득한 책은 사실 재미가 없습니다. 배를 채우기에 급급한 인스턴트(instant) 음식 같다고나 할까요?
식감도 풍미도 즐기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글에 의미가 담길 때 비로소 독자의 삶에 양분이 되고 동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단한 내용도 필력도 없지만 가능한 한 작은 의미 한 조각 담아 보려 노력했습니다. 자그마한 여운이 남는 그런 책이길 바랍니다.
- P6

언제부터인가 사람들 사이에서 기독교 신앙은 거대 담론을 논하고 비장비를 기본으로 하는 엄숙하고 진지한 신앙 체계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신자들의 입술을 통해 주로 터져 나오는 발언들을 들어 보면, "주님을 위해 죽겠다.", "내 인생을 드리겠다.", "이 교회에 뼈를 묻겠다." 이런 종류의 것들이 참 많습니다. 물론 자신의 진심과 진정성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현이지만, 이런 식으로는 기독교 신앙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온전히 설명하거나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신재철 목사님께서 이번에 비장함과 거대 담론을 기본으로 하는 기독교신앙에 제동을 걸고 일상의 소중함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지극히 평범한 삶 속에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전면에 내세운 따뜻하고 정겨운 책을 출간했습니다. 평생을 살아도 한 번도 경험하기 어려운 이야기가 아닌, 아침에 눈을 뜨면 매일 만나게 되는 보통의 하루 속에 담긴 하나님의 일하심과 음성을 듣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마음을 다해 권합니다.
- P10

저자는 목사의 신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목사님이 쓴 ‘교회 이야기이지만, 결코 신앙을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한 사람의 크리스천으로서 어떻게 삶을 살아 내는 것이 옳은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게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웃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속상하기도 하면서, 한 사람의 크리스천으로서 너무나 평범한 일상을 삶의 예배로 드리는 것이 그리 거창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코 무겁지 않으나, 믿는 자로서의 삶에 대한 성찰을 주는 책입니다.
- P13

아마도 상대의 최고점과 최저점, 그리고 변곡점을 알면 한 사람을 알 수 있다고 여겼던 것 같다.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좋았던 기억은?"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기억은?"
"당신의 삶을 변화시켰던 사건은?"
원활한 진행을 위해 시간제한을 두지만 대부분 시간을 지키지 못한다.
- P42

평소에 말도 없던 녀석이 인생을 펼쳐 놓기 시작하면 반가움보다는 몸이 뒤틀리는 고문이 된다. 원활함을 위해 세워진 진행자가 아무리 신호를 줘도 ‘직진‘이다. 간결하게 자신을 소개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말 잘하는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
- P43

 하지만 어른이 되어 보니 차라리 선짓국 포기가 낫지 않았는가도 싶다. 영적 생활, 신앙생활, 제자의 삶은 선짓국보다 더 크고 많은 희생과 헌신을 요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이 40이 넘어서도 내 기도는 선짓국을 포기할 그때와 같은 아쉬움을 고백한다.
"주님, 뭔가 자꾸 안 해야 거룩해지는 건가요?"
- P87

어려운 분, 힘드신 분, 조금이라도 돕겠다는 생각으로 만났던 어른들이었다. 그런데 매번 결과가 이랬다. 나도 가난하지만 가난한 사람이 착하다는 동화 같은 이야기를 나는 믿지 않는다. 나도 나이를 먹어 가지만 나이를 먹음이 어른스러움을 보장하지 못한다. 
- P211

만화책이 승리했다. 승합차는 앞으로 필요하면 하나님께서 주실 날이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만화책은 지금 못 사면 만화방 교회 프로젝트가 어그러질 것 같았다. 그리고 만화는 우리 교회의 소중한 선교도구가 될 것이라는 확신도 들었다. ‘만화로 선교하는 게 맞나? 확신은 있는데 고개는 왜 갸웃거려질까? 여하튼 그런 확신으로 우리 교회는 책장을 짜고 2천 권이 넘는 만화를 채우게 되었다. 그리고 개척 교회 목사에게 큰 꿈이 생겼다.
‘대한민국에서 만화책 가장 많이 가진 교회가 되리라!‘
- P229

"여러분, 저는 새벽기도 할 자신이 없습니다. 새벽기도 없는 교회가 싫으시다면 떠나셔도 괜찮습니다."
얼마 되지 않는 성도들에게 어렵게 이야기를 꺼냈다. 목사의 새벽기도포기가 어떤 사람에게는 큰 충격이 될 수 있고 실망이 될 수도 있기에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내게 큰 두려움이었다. 하지만 모든 성도는나의 고단함에 수긍해 주었고 두려움으로부터 자유 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오히려 새벽기도 안 하는 불경건한 목사를 통해 누군가는 안도하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웃픈‘ 상황이다. 전임 사역을 시작하며 쉬어 본 적없던 새벽기도를 개척하면서 쉬는 특이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새벽기도도 안 하는 목사, 이래서 되겠는가?‘ 한편의 불안함은 있다. 하지만 일단 이렇게 달려 보자.
- P264

 기한이 정해져 있었기에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는 두려움이 나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성도들도 견딜 힘이 필요했다. 첫 가을 학기를 마무리하며 책을 덮을때, 우리에게는 두 마음이 들었다.
"끝났다"
"다음 학기가 기대된다."
- P266

유튜브 "좋은인터뷰" 채널은 그렇게 시작되어, 지금은 약 70명의그리스도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찬양 사역자뿐 아니라 다양한기독인의 삶을 담아 보려 노력하는 중이다. 목회와 병행하며 운영하다 보니 시간적 제한과 부산이라는 지역적 한계도 있지만,
소소하게 채널을 운영하며 즐거움을 누리며 살아간다.
- P275

권사님 가정은 대가족이다. 딸 셋, 사위 둘. 거기에 손자 손녀들까지주일이면 온 식구가 예배드린 후 한 집에 모여 시간을 보냈는데, 최근놀이 종목이 화투였던 것이다. 권사님, 집사님의 화투에서도 ‘개평‘과
‘데라‘는 빠질 수 없었나 보다. 그렇게 모여진 ‘데라‘는 가족들의 동의로 매 주일 감사헌금이 되었다. ‘주일헌금‘ ‘선교헌금‘ ‘건축헌금‘ 어느헌금 항목으로 넣을까 고민이 깊었을 것 같다. 애매하니 감사헌금이되지 않았을까?
조금은 황당할 수 있는 사연이지만, 나는 푸근함을 느낀다. 그리고 감사하다. 무엇을 하든 교회를 잊지 않는 그 모습이 이쁘다고나 할까? 그렇게 화투판에서도 일꾼을 훈련시키는 하나님을 상상하니, 조금 웃기다. ‘데라‘로 드린 감사헌금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 P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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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은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이라는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일어나는가‘ 하는 시기의 문제다. 
- P15

미적 관심과 구별되는 과학적 관심을 보여주는 특별한 증거는 숨어 있는 보잘것없는 것들에게 마음을 쓰는 일이다.
- P28

우리는 이곳에서 더듬으며 찾고 있다네.
그 상형문자들이 의미하는 바를,
보이는 것에 담긴 보이지 않는 것의 의미를.
- P43

암울한 현실일 수도 있는 것들이 아버지에게는 오히려 인생에 활력을 가득 불어넣고, 아버지가 크고 대범하게 살도록 만들었다. 나는 평생 광대 신발을 신은 허무주의자 같은 아버지의 발자국을 따라 걸으려 노력해왔다. 우리의 무의미함을 직시하고, 그런 무의미함 때문에 오히려 행복을 향해 뒤뚱뒤뚱 나아가려고 말이다.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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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유지의 비극을 초래한 원인이 무엇일까? 공유지에 동물을 1마리 더할 때마다 목동에게는 직접적 이익이 돌아갔지만 발생한 비용은 공유지를 사용하는 모든 사람이 공동으로 부담해야 했다. 따라서 개인이 이익을 가장 극대화하는 행동은 단기적으로 볼 때 공유지에 동물을 추가하는 것이었다.
많은 목동들이 이런  단기적 전략을 따랐기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전체 집단이 사용하던 공유지의 파괴라는 비용을 치러야 했다.
- P621

이런 행동이 궁극적으로 더 풍부한 연료나 더 깨끗한 공기라는 이득을 증진할지 몰라도이런 이득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 P627

안타깝게도 자신이 속한 집단 구성원들을 좋아하고 외부인을 싫어하는 경항은 세계적으로 나타난다.(LeVine & Campbell. 1972) 실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집단 사람들에 비해 외집단 사람들이 덜 인간적이라고 여기고, ‘그들‘에게는 더 단순한 감정적 반응만 있고 ‘우리‘에게는 더 복잡하고풍부한 인간적 감정이 있다고 간주한다. (Cortes et al., 2005) 모순적이지만 자신이 속한 집단이 다른 집단을 확대해왔다는 의식 (영국인의 호주 원주민 학살과 배인 미국인의 미국 원주민 학살을 떠올려보라)이 높아지면 이러한 편향은 훨씬 심해진다.(Castano & Giner-Sorolla, 2006)
- P638

그리하여 제각각이던 수많은 단서들이 하나로 맞춰져 성별, 문화, 기능 장애에 해당하는 사회적 행동, 사회심리학의 발견과 연구 방법들을 일상에 적용하는 법 등 ‘핵심‘ 내용들을 형성하는 과정을 보게 될 것이다. 이 퍼즐을 맞추는 과정에서 사회적 행동에 내재하는 본질적 동기와 함께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일 사람과 사회적 상황의 상호작용을 다시 살펴보려 한다.
- P662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주는 행위를 통해 더 행복하고 건강해진다.(Brown et al. 2003: Dunn, Aknin & Norton, 2013)
- P664

흥미로운 사실 몇 가지를 아는 것으로 사회심리학 공부를 끝내는 대신, 서로 연결된 이론적 원리들을 알고 떠나야 한다. 그것이 앞으로 직장과 가족 내에서, 거리에서, 여행하면서 겪을 사회적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기초가 되어줄 것이다.
- P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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