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수필을 읽으면서단순하게 깔깔거리며 웃는 재미를 넘어, 다른 사람의 삶을 진중하게 바라볼 때 함께 울고 웃고 아파하면서 내면의 상처를 해소하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됩니다. 우리는 그렇게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며 ‘진짜 재미를 느끼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이 책을 집필하며 철저하게 ‘재미‘를 추구했습니다. 깊지도 넓지도 않지만 술술 넘어가는 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흔한 언어유희나 정돈된 논리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서 같이 울고 웃을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써 내려갔습니다. - P5
하지만 저는 ‘재미‘뿐 아니라 이 안에 꼭 담고 싶은 것이 있었습니다. ‘의미‘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재미만 가득한 책은 사실 재미가 없습니다. 배를 채우기에 급급한 인스턴트(instant) 음식 같다고나 할까요? 식감도 풍미도 즐기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글에 의미가 담길 때 비로소 독자의 삶에 양분이 되고 동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단한 내용도 필력도 없지만 가능한 한 작은 의미 한 조각 담아 보려 노력했습니다. 자그마한 여운이 남는 그런 책이길 바랍니다. - P6
언제부터인가 사람들 사이에서 기독교 신앙은 거대 담론을 논하고 비장비를 기본으로 하는 엄숙하고 진지한 신앙 체계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신자들의 입술을 통해 주로 터져 나오는 발언들을 들어 보면, "주님을 위해 죽겠다.", "내 인생을 드리겠다.", "이 교회에 뼈를 묻겠다." 이런 종류의 것들이 참 많습니다. 물론 자신의 진심과 진정성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현이지만, 이런 식으로는 기독교 신앙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온전히 설명하거나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신재철 목사님께서 이번에 비장함과 거대 담론을 기본으로 하는 기독교신앙에 제동을 걸고 일상의 소중함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지극히 평범한 삶 속에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전면에 내세운 따뜻하고 정겨운 책을 출간했습니다. 평생을 살아도 한 번도 경험하기 어려운 이야기가 아닌, 아침에 눈을 뜨면 매일 만나게 되는 보통의 하루 속에 담긴 하나님의 일하심과 음성을 듣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마음을 다해 권합니다. - P10
저자는 목사의 신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목사님이 쓴 ‘교회 이야기이지만, 결코 신앙을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한 사람의 크리스천으로서 어떻게 삶을 살아 내는 것이 옳은 것인지를 함께 고민하게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웃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속상하기도 하면서, 한 사람의 크리스천으로서 너무나 평범한 일상을 삶의 예배로 드리는 것이 그리 거창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코 무겁지 않으나, 믿는 자로서의 삶에 대한 성찰을 주는 책입니다. - P13
아마도 상대의 최고점과 최저점, 그리고 변곡점을 알면 한 사람을 알 수 있다고 여겼던 것 같다.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좋았던 기억은?"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기억은?" "당신의 삶을 변화시켰던 사건은?" 원활한 진행을 위해 시간제한을 두지만 대부분 시간을 지키지 못한다. - P42
평소에 말도 없던 녀석이 인생을 펼쳐 놓기 시작하면 반가움보다는 몸이 뒤틀리는 고문이 된다. 원활함을 위해 세워진 진행자가 아무리 신호를 줘도 ‘직진‘이다. 간결하게 자신을 소개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말 잘하는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 - P43
하지만 어른이 되어 보니 차라리 선짓국 포기가 낫지 않았는가도 싶다. 영적 생활, 신앙생활, 제자의 삶은 선짓국보다 더 크고 많은 희생과 헌신을 요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이 40이 넘어서도 내 기도는 선짓국을 포기할 그때와 같은 아쉬움을 고백한다. "주님, 뭔가 자꾸 안 해야 거룩해지는 건가요?" - P87
어려운 분, 힘드신 분, 조금이라도 돕겠다는 생각으로 만났던 어른들이었다. 그런데 매번 결과가 이랬다. 나도 가난하지만 가난한 사람이 착하다는 동화 같은 이야기를 나는 믿지 않는다. 나도 나이를 먹어 가지만 나이를 먹음이 어른스러움을 보장하지 못한다. - P211
만화책이 승리했다. 승합차는 앞으로 필요하면 하나님께서 주실 날이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만화책은 지금 못 사면 만화방 교회 프로젝트가 어그러질 것 같았다. 그리고 만화는 우리 교회의 소중한 선교도구가 될 것이라는 확신도 들었다. ‘만화로 선교하는 게 맞나? 확신은 있는데 고개는 왜 갸웃거려질까? 여하튼 그런 확신으로 우리 교회는 책장을 짜고 2천 권이 넘는 만화를 채우게 되었다. 그리고 개척 교회 목사에게 큰 꿈이 생겼다. ‘대한민국에서 만화책 가장 많이 가진 교회가 되리라!‘ - P229
"여러분, 저는 새벽기도 할 자신이 없습니다. 새벽기도 없는 교회가 싫으시다면 떠나셔도 괜찮습니다." 얼마 되지 않는 성도들에게 어렵게 이야기를 꺼냈다. 목사의 새벽기도포기가 어떤 사람에게는 큰 충격이 될 수 있고 실망이 될 수도 있기에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내게 큰 두려움이었다. 하지만 모든 성도는나의 고단함에 수긍해 주었고 두려움으로부터 자유 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오히려 새벽기도 안 하는 불경건한 목사를 통해 누군가는 안도하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웃픈‘ 상황이다. 전임 사역을 시작하며 쉬어 본 적없던 새벽기도를 개척하면서 쉬는 특이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새벽기도도 안 하는 목사, 이래서 되겠는가?‘ 한편의 불안함은 있다. 하지만 일단 이렇게 달려 보자. - P264
기한이 정해져 있었기에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는 두려움이 나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성도들도 견딜 힘이 필요했다. 첫 가을 학기를 마무리하며 책을 덮을때, 우리에게는 두 마음이 들었다. "끝났다" "다음 학기가 기대된다." - P266
유튜브 "좋은인터뷰" 채널은 그렇게 시작되어, 지금은 약 70명의그리스도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찬양 사역자뿐 아니라 다양한기독인의 삶을 담아 보려 노력하는 중이다. 목회와 병행하며 운영하다 보니 시간적 제한과 부산이라는 지역적 한계도 있지만, 소소하게 채널을 운영하며 즐거움을 누리며 살아간다. - P275
권사님 가정은 대가족이다. 딸 셋, 사위 둘. 거기에 손자 손녀들까지주일이면 온 식구가 예배드린 후 한 집에 모여 시간을 보냈는데, 최근놀이 종목이 화투였던 것이다. 권사님, 집사님의 화투에서도 ‘개평‘과 ‘데라‘는 빠질 수 없었나 보다. 그렇게 모여진 ‘데라‘는 가족들의 동의로 매 주일 감사헌금이 되었다. ‘주일헌금‘ ‘선교헌금‘ ‘건축헌금‘ 어느헌금 항목으로 넣을까 고민이 깊었을 것 같다. 애매하니 감사헌금이되지 않았을까? 조금은 황당할 수 있는 사연이지만, 나는 푸근함을 느낀다. 그리고 감사하다. 무엇을 하든 교회를 잊지 않는 그 모습이 이쁘다고나 할까? 그렇게 화투판에서도 일꾼을 훈련시키는 하나님을 상상하니, 조금 웃기다. ‘데라‘로 드린 감사헌금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 P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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