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는 사실이 뒤죽박죽 섞여 있는 것이고, 지식은 뒤죽박죽 섞인 사실을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지혜는 뒤얽힌 사실들을 풀어내어 이해하고, 결정적으로 그 사실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 P7

 시급한 것을 중요한 것으로 착각하고, 말이 많은 것을생각이 깊은 것으로 착각하며, 인기가 많은 것을 좋은 것으로 착각한다. 한 현대 철학자의 말마따나 우리는 ‘잘못된 삶‘을 살고 있다.
- P7

철학과 기차는 서로 잘 어울린다. 기차 안에서 나는 생각을 할수 있다. 
- P9

하지만 철학과 기차에는 퀴퀴한 느낌이 있다. 둘 다 한때는 우리 삶의 중요한 일부였으나 이제는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유물이되었다. 오늘날 다른 선택지가 있는데도 일부러 기차를 타는 사람은 별로 없으며, 부모님이 말리는데도 일부러 철학을 공부하는사람은 아무도 없다. 철학은 기차 타기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이뭘 모르던 시절에나 하던 것이다.
- P10

하지만 철학은 새로운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게 도와주고, 바로 거기에 큰 가치가 있다.
- P11

오늘날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철학을 가르치지 않는다. 철학에대해 가르친다. 학생들에게 철학적으로 사색하는 법을 가르치지않는다. 철학은 다른 과목과는 다르다. 철학은 지식 체계가 아니라 하나의 사고방식, 이 세상에 존재하는 방식이다. ‘무엇을‘이나
‘왜‘가 아니라 ‘어떻게‘다.
- P12

요약하면 내 선택 기준은 다음과 같다.
이 사상가들이 지혜를 사랑했고, 그 사랑에 전염성이 있는가?
- P14

"결국 인생은 우리 모두를 철학자로 만든다." 프랑스 사상가모리스 리즐링이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보고 생각한다. "왜 기다려야하지?" 왜 삶이 골칫거리가 될 때까지 기다리지? 오늘, 바로 지금, 아직 시간이 있을때 인생이 이끄는 대로 나도 철학자가 되면 안 되나?
- P15

태양이 훈련 교관 같은 다정함으로 내게 침대에서 나오라고 지시한다. 악마는 밤에 나타나지 않는다. 아침에 공격한다. 우리는 잠에서 깨어났을 때 가장 취약하다. 바로 그때가내가 누구인지, 어떻게 여기 있는지에 대한 기억이 돌아오는 때이기 때문이다.
- P22

나는 내 책상의 대략 절반 정도를 지배하며, 솔직히 말하자면 그것조차도 힘에 부친다. 나는 평생 명함, 잡지 구독알림, 고양이털, 3일 된 참치 샌드위치, 고양이, 자질구레한 불교장신구, 커피 머그잔, <필로소피 나우> 과월호, 개, 세금 보고 서류, 다시 고양이, 그리고 내가 가장 가까운 바다에서 25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산다는 점을 고려하면 왜 내 책상 위에 있는지 알수 없는 모래의 반란을 물리치는 중이다.
-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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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우주가 무엇을 위해 있고, 또 왜 이곳에 있는지를 누군가가 정확하게 알아낸다면,
그 순간 이 우주는 당장 사라져버리고 그 대신 더욱 기괴하고 더욱 설명 불가능한 우주로 대체된다고 주장하는 이론이 있다.
- P235

가령, 초지성적이며 범차원적인 어떤 종족은 한때 ‘깊은 생각‘이라는이름의 거대한 슈퍼컴퓨터를 만들어,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궁극적인 해답은 무엇인지 계산하는 작업에 종지부를 찍고자 했다.
그 후로 칠백오십만 년 동안 깊은 생각은 계산과 추정을 거듭하더니,
‘마침내 그 해답이 ‘42‘ 라고 공표했다. 그리고 그 해답의 질문 자체가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서는 자신보다도 훨씬 더 큰 컴퓨터를 새로 하나만들어야 한다고 선언했다.
그 컴퓨터는 지구라고 이름 지어졌는데, 이것은 덩치가 너무 커서 종종진짜 행성으로 오인되었다. 특히 그 표면을 어슬렁대는 이상한 원숭이같은 존재들은 자신들이 초대형 컴퓨터 프로그램의 일부라는 사실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그 오해를 전적으로 믿었다.
-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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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윤재의 절친한 동무이자 동지였다. 죽은 친구의 아내와 결혼해 살았던 아버지의 심리를, 죽은 친구와늘 비교당하면서도 화 한번 내지 않았던 아버지의 심리를, 나는 지금까지도 이해하지 못한다.
- P168

어머니의 옛 시동생 가족들이 아버지의 영정을 향해절을 올리는 모습을 나는 어쩐지 처연한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저들에게 내 아버지는 평생 함께할 줄 알았던 형수를 빼앗아간 사람만은 아닐 터였다. 형의 친구이고 동지였으며, 운명이 조금만 달랐다면 형과 친구의 처지가 뒤바뀔 수도 있었다. 어쩌면 이건 어디에나 있을 우리네 아픈 현대사의 비극적 한 장면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아버지가 대단한 것도 그렇다고 이상한 것도 아니다. 그저 현대사의 비극이 어떤 지점을 비틀어, 뒤엉킨 사람들의 인연이 총출동한 흔하디흔한 자리일 뿐이다.
- P169

"아니요. 그것은 신념이 아니요. 사람의 도리제 그짝은순겡을 그만둔 것으로 사람의 도리를 다했소. 글먼 된 것이오. 긍게 다시는 찾아오지 말고 자개 앞가림이나 합시로잘사씨요."
- P180

 나도 아버지를 보았다. 고등학생 때따라가지 못했던 두 사람의 대화를 쉰 가까운 지금도 나는 따라갈 수 없었다. 질 게 뻔한 싸움을 하는 이십대의아버지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목숨을 살려주었던 사람을위해 목숨을 걸려 했던 이십대의 그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 P181

우익 세상에서 공화당 삼선 의원을 지낸 제자는 은사의 당부를 잊지 않고 여러차례 아버지의 편의를 봐주었다. 교도소장의 방에서 특별면회를 할 수 있었던 것도 그이의 도움 덕이었다. 워낙 혹독한 전쟁을 경험한 그 시절에는 이런 인간미가 흔했던 것인지, 아니면 소선생이 워낙 좋은 선생이라 좋은 제자를둔 것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그런 시절이 있었다.
- P186

그러나 묻지 않은 이유는 그 때문이 아니었다. 알고 싶지 않았다. 알면 내 빚이 될까봐. 아버지는 누군가의목숨을 살리기도 했지만 누군가의 덕으로 살기도 했다.
- P187

 아직 사회주의를모를 때의 아버지, 열댓의 아버지는 자기 앞에 놓여 있는질곡의 인생을 알지 못한 채 해맑게 웃고 있었다. 사진 속소년 둘은 입산해 빨치산이 되었고, 그중 한 사람은 산에서 목숨을 잃었다. 형들을 쫓아다니던 동생은 형을 잃고남의 나라에서 제 다리도 잃었다. 사진과 오늘 사이에 놓인 시간이 무겁게 압축되어 가슴을 짓눌렀다.
- P195

여기 사람들은 자꾸만 또 온다고 한다. 한번만 와도 되는데 한번으로는 끝내지지 않는 마음이겠지. 미움이든우정이든 은혜든, 질기고 질긴 마음들이 얽히고설켜 끊어지지 않는 그 마음들이, 나는 무겁고 무섭고, 그리고 부러웠다.
- P197

죽음이란 고통으로부터해방되는 것, 아버지는 보통 사람보다 더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으니 해방의 기쁨 또한 그만큼 크지 않을까. 다시는 눈 뜰 수 없는 아버지의 얼굴을 보면서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 P198

역시 세상은 모르는 일투성이다. 제대로 살아본 적도없는 작은아버지가 죽을 준비를 저렇게 야무지게 하고 있는지 몰랐다.
- P215

아버지는 누가 등쳐먹는 호구가 아니라 자원한 호구였다. 학수 또한 모르지 않을 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기탱천한 연기를 서슴지 않은학수의 마음을, 나는 알고 있지만 표현해본 적이 없었다.
- P222

죽음으로 비로소 아버지는 빨치산이 아니라 나의 아버지로, 친밀했던 어린 날의 아버지로 부활한 듯했다. 죽음은 그러니까 끝은 아니구나, 나는 생각했다. 삶은죽음을 통해 누군가의 기억 속에 부활하는 거라고. 그러니까 화해나 용서 또한 가능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 P231

 천수관음보살만 팔이 천개인 것이 아니다. 사람에게도 천개의 얼굴이 있다. 나는 아버지의 몇개의 얼굴을보았을까? 내 평생 알아온 얼굴보다 장례식장에서 알게된 얼굴이 더 많은 것도 같았다. 
- P249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의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그래서 아버지는 고작 사년의 세월에 박제된 채 살았던 것이다. 아버지는 더 오랜 세월을 구례에서구례 사람으로, 구례 사람의 이웃으로 살았다. 
- P252

아버지 유골을 손에 쥔 채 나는 울었다. 아버지가 만들어준 이상한 인연 둘이 말없이 내 곁을 지켰다. 그들의 그림자가 점점 길어져 나를 감쌌다. 오래 손에 쥐고 있었던탓인지 유골이 차츰 따스해졌다. 그게 나의 아버지, 빨치산이 아닌, 빨갱이도 아닌, 나의 아버지.
-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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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시골 태생이긴 하지만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었다. 노동자와 농민이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웠지만 정작자신은 노동과 친하지 않았던 것이다. 아버지에게 노동은혁명보다 고통스러웠다. 
- P67

오크향은 달콤했고 목 넘김은 황홀했다. 마셔보지 않았더라면 나는 영원히 술과 맞지 않는 사람인 줄 알았을것이다. 한계란 그런 것이다. 아버지는 해방 전후의 한계와 여전히 맞서 싸우는 중이었고, 그사이 세상은 훌쩍 그한계를 뛰어넘었다.
- P70

큰집 마당에 홀로 서서 나는 예감했다. 오빠와 나의 시간들이 끝났다는 것을. 무슨 일인지도 모르는데 이상하게미안하고 무참했다. 나는 조심스레 내 발자국을 그대로밟으며 큰집을 나왔다. 순백의 마당에 더는 무슨 자국이라도 남기면 안 될 것 같았다.
- P80

자기 상태가 괜찮다는 것인지, 죽음이란 것도 괜찮다는것인지, 살아남은 자들은 그래도 살아질 테니 괜찮다는것인지 알 수 없는 채로 불현듯 눈물이 솟구쳤다. 그 눈물의 의미도 나는 알 수 없었다. 
- P85

오빠는 자기 인생의 마지막 조문을 마치고 자신의 죽음을 향해 걸어가는 중이었다.
- P85

나는 아버지와 달리 오죽해서 아버지를 찾는 마음을 믿지 않았다. 사람은힘들 때 가장 믿거나 가장 만만한 사람을 찾는다. 어느쪽이든 결과는 마찬가지다. 힘들 때 도움받은 그 마음을 평생 간직하는 사람은 열에 하나도 되지 않는다. 대개는 도움을 준 사람보다 도움을 받은 사람이 그 은혜를 먼저 잊어버린다. 굳이 뭘 바라고 도운 것은 아니나 잊어버린 그마음이 서운해서 도움 준 사람들은 상처를 받는다. 대다수의 사람은 그렇다. 그러나 사회주의자 아버지는 그렇다한들 상처받지 않았다. 
- P102

"민족이고 사상이고, 인심만 안 잃으면 난세에도 목심은 부지허는 것이여."
자신도 고씨처럼 인심을 잃지 않았으니 빨갱이라도 고향서 살 수 있다는 의미인 듯했다. 
- P134

긍게 사람이제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내가 목소리를 높일 때마다 아버지는 말했다. 긍게 사람이제 사람이니 실수를 하고 사람이니 배신을 하고 사람이니 살인도하고 사람이니 용서도 한다는 것이다.  - P138

"우리 아버지를 알아요?"
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아는데요?"
흔하디흔한 삼선 슬리퍼를 시멘트 바닥에 문지르며 아이가 머뭇거렸다.
·담배 친군디요."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 여든 넘은 아버지의담배 친구라니.
- P139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는게 아버지식의 위로였다. 그 위로가 때로는 누군가에게상처를 주기도 했지만 대체로는 잘 먹혔다.
- P141

친구를 볼 때마다 손가락 때문에 조심스러웠던 나는아버지 말에 밥을 먹다 말고 사레가 들렸다. 친구는 느닷없이 박장대소했다. 나중에 그 친구가 그랬다. 자신을 불쌍히 여기지 않고 다른 사람과 똑같이 대한 게 우리 아버지가 처음이라고. 어쩐지 아버지 말에 지금까지의 모든설움이 씻겨 내리는 것 같았다고.
- P141

몸을 일으킨 여자가 바람 없는 날 떨어지는 벚꽃잎처럼 고요히 다가왔다. 그러고는 가만히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부지를 빼박았다...……."
아버지 닮은 아이라도 낳고 싶었는지 여자는 아버지를보듯 나를 보았다. 깊고 그윽하고 다정하게, 그리고 무엇보다 서글프게.
- P162

구례라는 곳은 어쩌면 저런기이하고 오랜 인연들이 거미줄처럼 촘촘하게 엮인 작은감옥일지도 모른다.
- P163

공교롭게도 아버지의 옛 처제가 막 나간 문으로 이번에는 어머니의 옛 시동생이 아내는 물론 아이들 셋을 데리고 나타났다. 속 모르는 사람이 보고 개판이라고 욕을해도 할 말이 없을 집안사였다.
- P165

‘아이고, 먼 놈의 남자가 형광등 한나도 못 갈아 낀대?
윤재는 그 옛날에도 혼차서 뚝딱 해치우등만, 멋 하나 윤재보담 낫을 것이 읎당게. 인물이 낫기를 해, 다정하기를해. 아이, 니가 전등 쪼까 비춰봐라."
"윤재가 누군데?"
- P166

 만담을 주고받듯 창호지 바른 방문을사이에 두고 콩닥콩닥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지만 전남편말하는 어머니에게서도 아내의 전남편 칭찬 듣는 아버지에게서도 분노는 손톱만큼도 느껴지지 않았다.
우리 집은 그런 집이었다. 걸핏하면 어머니는 우리 윤재, 했고, 아버지는 윤재가 우리 윤재먼 나는 넘의 상욱이나, 농담으로 받아쳤다. 나는 그런 말을 꺼내는 어머니도,
화를 내지 않는 아버지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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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죽었다.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평생을 정책하고 살아온 아버지가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진지 일색의삶을 마감한 것이다.
- P7

물론 본인은전봇대에 머리를 박는 그 순간에도 전봇대가 앞을 가로막고 서 있다고는 믿지 않았을 것이다. 민중의 한걸음 한걸음이 쌓여 인류의 역사를 바꾼다는 진지한 마음으로 아버지는 진지하게 한발을 내디뎠을 것이다. 다만 거기 전봇대가 서 있었을 뿐이다. 무심하게 하필이면 거기. 이런젠장.
- P16

"의식도 없는디 그거이 먼 사람이다요. 안 할라요."
쿨한 사회주의자의 쿨한 답변에 쿨한 서울 의사는 쿨하게 돌아섰다. 
- P28

고통스러운 기억을 신이 나서 말할 수도있다는 것을 마흔 넘어서야 이해했다. 고통도 슬픔도 지나간 것, 다시 올 수 없는 것, 전기고문의 고통을 견딘 그날은 아버지의 기억 속에서 찬란한 젊음의 순간이었을 것이다.
- P27

나중에야 알았다. 그에게 동생이 하나뿐이었다는 걸일찍 어머니를 잃어 그가 업어 키운 아들 같은 동생이었다는 걸, 그 동생이 아버지 바로 곁에서 총에 맞아 죽었다는 걸, 자기 몫까지 잘 살라는 동생의 유언을 그에게 전해준 사람이 내 아버지였다는 걸. 그날 이후 아버지는 그에게 동생 대신이었다. 그러니 나는 동생이 살아 있었다면용돈 쥐여주며 귀여워했을 조카였던 셈이다. 그 마음 생깐 것이 늙어서야 마음에 걸렸다. 그래봤자 그때 그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나도 모르게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마음의 상처를 준 사람이 그만은 아닐 것이다. 인간이란 이렇게나 미욱하다. 아버지도 그랬다.
- P28

누구에게나 사정이 있다. 아버지에게는 아버지의 사정이 나에게는 나의 사정이 작은아버지에게는 작은아버지의 사정이. 어떤 사정은 자신밖에는 알지 못하고, 또 어떤 사정은 자기 자신조차 알지 못한다. 
- P33

"신우형, 복례누이, 복희누이, 상욱아. 총을 쏠 때마다 손이 떨려 방아쇠를 당길 수가 없네. 총구를 하늘로 겨눠도 재수 없으면 떨어지는 내 총알에 누군가 죽을지 모르는 일 아닌가. 그 누구도 내 총에 죽는 일만 없기를 날마다 기도한다네. 부디 살아서 돌아오시게. 살아서 꼭 살아서, 다시 만나세."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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