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알면 놀라겠지만, 이야기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게쌓여나갔다. 에피소드별로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하나의 에피소드를 마치고 나면 다음 회가 어떻게 될지는 나 자신도 모른다는 의미다. 줄거리가 종잡을 수 없이 꼬여가다가 어느 순간 어떤 사건이 이전에 일어났던일에 뭔가 실마리를 제공해주는 듯이 보이면 나 스스로도 다른 사람들과마찬가지로 놀랐다.
- P10

저 멀리 시대에 뒤처진 은하계 서쪽 소용돌이의 끝,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그 변두리지역에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작은 노란색 항성이 하나 있다.
이 항성에서 대략 구천팔백만 마일 떨어진 곳에 시시하기 그지없는 작은 청록색 행성이공전하고 있는데, 이 행성에 사는 원숭이 후손인 생명체들은 어찌나 원시적인지 아직도 전자 시계가 꽤나 대단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하고 있을 정도다.
이 행성에는 문제가 하나 있는데 아니, 있었는데, 이 행성에 사는 사람들 대다수가 대부분의 시간 동안 불행했다는 것이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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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일이 끝나자 돼지와 개들만 남고 나머지 동물들은 모두 한덩어리가 되어 슬금슬금 물러갔다. 몸은 떨렸고, 마음은 침통했다. 그들은 스노볼과 공모했던 동물들의 반역이 더 충격적인지, 방금 그들이 목격한 잔인한 처벌이 더 충격적인지 알 수 없었다. 
- P77

키리경희감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언덕 아래를 내려다보던 클로버의 눈에 눈물이 그득 고였다. 만약 그녀가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었다면, 여러해 전에 그들이 인간을 전복시키려는 행동에 착수했을 때 목표로 했던 것은 결코 이런 게 아니었다고 말했을 것이다. 이런 공포와 학살의장면은 메이저 영감이 처음 그들에게 반란을 일으키라고 선동하던 날밤에는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그녀 나름의 꿈은 이런 것이었다.
모두가 굶주림과 채찍에서 해방되고, 모두가 평등하고, 모두가 자기능력에 따라 노동을 하는 사회, 메이저의 연설이 있던 날 밤 그녀가다리를 오므려 새끼 오리들을 감싸 보호해주었듯 강자가 약자를 보호하는 그런 동물 사회였다.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그녀는 왜 사태가이렇게까지 됐는지 알 수 없었다- 아무도 감히 속에 든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사납게 으르렁거리는 개들이 사방을 휩쓸고 다닐 뿐만 아니라, 친구들이 충격적인 범죄 사실을 자백한 후 조각조각 찢겨 죽는참상을 목격해야 하는 그런 때가 온 것이었다. 
- P79

비록 두려웠지만 몇몇 동물들은 도저히 항의하지 않고는 참을 수가없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들이 늘 그렇듯 "네 발은 좋고, 두발은 나쁘다"를 외쳐대기 시작했다. 그들은 수분간 계속 외쳐댔고 토론은 결국 막혀버렸다.
- P80

벤저민은 이번만은 자신의 규율을 깨뜨리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벽에 쓰인 글을 그녀에게 읽어주었다. 거기에는 단 하나의 계명만이존재했다. 그것은 다음과 같았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몇몇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 평등하다.
- P117

그들은 돼지들과 방문해온 인간들 중 어느 쪽이 더무서운 존재인지 알 수 없어 땅에서 얼굴을 들지 않은 채 부지런히 일을 했다.
- P118

 "여러분에게 여러분과 다투는 하층 동물들이 있다면 우리에게도 우리와 다투는하층 계급이 있소!" 그의 ‘재치 있는 말‘은 좌중을 박장대소하게 만들었다. 필킹턴 씨는 다시 한 번 돼지들에게 자신이 동물농장에서 관찰했던, 적은 식량 배급과 긴 작업 시간 전반적으로 방종한 분위기가아니라는 점에 대해 치하를 아끼지 않았다.
- P128

 그러고 보니 돼지들의 얼굴에 무슨 변화가일어났는지 이제 알 수 있었다. 밖에서 지켜보던 동물들의 시선은 돼지에게서 인간으로, 인간에게서 돼지로, 또다시 돼지에게서 인간으로왔다갔다 분주했다. 그러나 누가 돼지이고 누가 사람인지 구별하기란이미 불가능했다.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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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동물들은 목초 수확을 위해 목초지로 행진해 나아갔다.
저녁에 동물들이 돌아오니 우유는 사라져버리고 없었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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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rge Orwell본명은 메리 아서 블레어이다. 1903년 인도 벵골에서 영국 하급관리의 아들로 태어났다. 열네 살이 되던 해 이튼 학교에 입학해장학생으로 교육받았고, 졸업 후 1922년 버마(지금의 미얀마)에서 왕실 경찰로 근무했다. 그러나 식민 체제와 제국주의에 대한혐오감을 견디지 못해 5년 만에 경찰직을 그만두고, 어린 시절부터 소망했던 작가가 되고자 파리와 런던으로 작가 수업을 떠난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노숙자와 부랑인, 접시닦이 등 사회에서소외된 채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 자전소설 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1933)을 발표했다. 오웰은 자신의 노숙자 체험이 중산계층인 가족과 친지들에게 알려지는 것을 원치 않아 본명 대신 ‘조지 오웰이라는 필명으로 책을 출간했다. 이 작품이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그는 작가로서 입지를 다진다. 1936년스페인 내전 발발 소식을 접한 오웰은 통일노동자당 산하의 의용군에 입대한다. 참전 경험은 오웰의 생애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고 이때부터 그는 작품에 본격적으로 정치적 견해를 드러내기시작한다.
1945년에 조지 오웰은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에 대한 정치 우화동물농장을 출간하며 큰 명성을 얻는다. 혁명 이념은 저버린 채자본주의 체제에 동화되어 가는 소비에트 공화국의 타락 과정을신랄하게 비판한 이 작품은 20세기 가장 중요한 정치 풍자소설로꼽힌다. 1949년에는 세계 디스토피아 소설 3대 걸작 중 하나인『1984』를 완성했고 그다음 해인 1950년 1월, 마흔일곱의 나이에 지병인 폐결핵으로 숨을 거두었다.
- P1

자, 그렇다면 동무들, 우리 삶의 본질은 무엇이오? 우리 모두 이를직시해봅시다. 우리의 삶은 비참하고, 고되며, 짧소 우리는 세상에 나와서 겨우 목숨을 부지할 만큼의 먹이만 얻어먹고 일할 수 있는 자는누구라도 마지막 남은 힘이 다할 때까지 일하도록 강요받고 있소. 그러다가 아무짝에도 쓸모없어지면 그 즉시 너무도 잔인하게 도살당하는 것이오. 영국에 사는 한 살이 넘은 동물치고 행복이나 여가의 말뜻을 아는 자는 하나도 없을 거요. 영국의 동물에게는 자유가 없소. 동물의 삶에는 노예의 비참함이 전부란 말이오. 이건 아주 명백한 사실이오.
- P12

그리고 동무들, 여러분의 결심이 절대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기억하시오. 여러분은 어떠한 논쟁에도 현혹되어서는 안 됩니다. 인간과 동물은 공동의 이해를 가지고 있다느니, 한쪽의 번영이 곧 다른한쪽의 번영이라느니 말해도 이에 절대 귀를 기울이지 마시오. 
- P15

메이저 영감의 연설은 이 농장의 제법 영리한 동물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삶의 관점을 제시해주었다. 
- P20

몰리는 이에 동의는 했지만 별로 이해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 P22

돼지들의 가장 충성스러운 제자는 쌍두마차를 끄는 복서와 클로버였다. 이들은 스스로 뭔가를 생각하는 것을 무척 힘들어했다. 그러나일단 돼지를 스승으로 삼자, 무엇이든 듣기만 하면 잘 받아들여 다른동물들에게 전했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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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을 거의 안 해본 나로서는 체력이 큰 문제다. 더구나 고산병과의 사투는 다녀온 사람들의 무용담에서 익히 알고 있다. 두려움 없이망설임 없이 후회 없이, 중간에 포기란 없다. 극한에 도전하는 나의 한계를 끝까지 넘어야 한다. 
- P166

어느덧 시간은 흘러 만다라 산장에 도착이다. 무사히 도착했다는안도의 숨을 돌리고 있을 때 한눈에 풍경이 들어온다. 푸른 잔디와 예쁜 데크 그리고 맑은 공기에 숨을 크게 내뿜는다. 차 한 잔의 여유가 나를 맑게 해준다. 가이드가 손 씻는 물에서부터 저녁 식사 그리고 잠자리까지 소소하게 챙긴다. 그 시간 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된다.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다.
- P166

17년 동안 킬리만자로를 오르면서 무슨 생각을했을까? 인고의 고통과 칼바람에 찢어진 얼굴을 보면서 그 누가 그들에게 하찮은 직업이라고 손가락질을 할 수 있는가? 킬리만자로가 있기에 오늘도 묵묵히 오른다. 삶의 터전 위에서 생명을 이어간다.
- P168

버킷리스트가 꿈이 아닌 현실이 된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감동의순간이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아름답다. 꿈틀거리는 생명력이 경이롭다. 내가 살아있음이 행복하다.
- P177

그들의 눈빛은 평화로웠고, 그들의 숨소리는 잔잔한 호숫가 물결이었고, 그들의 행동은 점잖았고, 그들의 환경은 한없이 넉넉했다. 그들만의 세상에 인간들은 범접할 수 없어보인다. 혹여, 관심이라는 명목하에 방해하지는 않을지 염려스럽다.
- P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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