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각한다. 전쟁 중에도 사랑을 하고, 폐허가 된 땅에서도 예술은 고통 속에 꽃을 피운다. 음악이 주는 힘은 놀랍고도 놀라워서 고통을 잊게 하고 상처를 아물게 하며 우리를 위로하고 달래는 치유의 능력이 생각보다 크다. 이 비관적인 어둠의 터널을 지나면서 음악마저 없었다면 우리는 무엇으로 위로를 받았을까. 그 힘으로 또 하루를 버티고, 웃고, 힘을 내서 다시 내일을 살아간다. 예술이란 그런 것이다. 어떤 이에게, 내가 좋아하는 음악가의 연주를 들을 수 있는 그 하루는 코로나로 힘든 수개월을 살아남게 하는 힘이다.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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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2세로서, 디아스포라의 삶을 살고 있는 저자 서경식은 디아스포라의 눈으로 세계를 바라보고 그들의 삶과 생각을 전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경계인의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일본에 가서 실재하는 존재로서 그들을 마주 대하며 역사와 운명의 수레바퀴에 치인 개인의 삶, 그 처연함에대하여 마음으로 느꼈다.
- P178

수천 년의 시간이 흘렀어도 인간의 본능과 욕구는 크게 변하지 않은 듯하고 음모와 모략이 판치는 이전투구의 삶 속에서살아남은 자가 이기는 것이라는 승자독식의 결과론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다. 역사 속에서 교훈을 얻는다고 하지만 그렇게얻어 낸 교훈 역시 지금의 불공정하고 정의롭지 못한 사회를 더욱 견고히 하는 데 쓰일 뿐이니 지식인의 독서가 과연 세상을바꿀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질문 앞에서 나는 회의할 뿐이다.
- P183

오오, 이 책이야말로 ‘고전이란 읽어야 한다는 소문은 무성하지만 정작 끝까지 읽은 사람은 별로 없는 책이라는 정의에딱 부합하는 그런 책이 아니던가. 학교 다닐 때부터 이 책에 대한 해설은 얼마나 많이 들었으며 인용된 구절만도 얼마인가 그러나 내겐 아무리 애를 써도 읽을 수 없던 책, 한 줄, 한 장도 주해가 없이는 넘어갈 수 없는 난공불락의 책, 문자를 보고 있어도 내용이 전혀 그려지지 않는 책. 대체 어떻게 읽어야 하느냐고하소연을 늘어놓았더니 단테 신곡 강의〉라는 책을 권한다. - P185

마침 텔레비전에서는 일타 강사가 이 책을 읽어 주고 있었다. 그래서 책방 북클럽에서 이 책을 읽어 보기로 했다. 혼자 읽기 어려운 책, 도전하기 힘든 책은 독서 모임에서 함께 읽으면좋다. 소화능력에 따라 분량을 조절하면서 오랜 기간에 걸쳐 조금씩 읽으면 되기 때문이다. 간혹 중간을 놓치더라도 대신 읽어 온 이들의 발제와 토론을 들으면 모임 뒤라도 책을 쉽게 읽을수 있다.  -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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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포라‘는 원래 이산을 의미하는 그리스어로 팔레스타인 땅을 떠나 세계 각지에 거주하는 이산 유대인과 그 공동체를 가리켰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본래 살던 땅을 떠나거주하는 이들을 지칭하는 용어로 좀 더 폭넓게 사용한다.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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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책을 말해야 오늘 밤을 살아남을 수 있다면 나는 천일 동안 쉼 없이 책의 이름을 대고는 기어이 살아남을 것이다.
그 가운데는 폭풍같이 휘몰아쳐 내 감정을 흩어 놓은 것도, 도끼처럼 내 생각을 쪼개 버린 것도, 읽을 때는 한없이 비밀스러웠으나 읽고 나선 미련 없이 던져 버린 것도 있을 테다. 그 천권의 책을 한 줄로 세워 일일이 무게와 경중을 잰다면 어떨까?
- P158

도서관은 사후 세계이고, 한 사람이 읽은 모든 글이 보관된 낡은 캠핑카는 천국이다. 이 천국은 대체 무엇일까? 우리가 몇 시간씩, 몇 주씩, 평생토록 책을 읽으며 갈망하는 것은 무엇일까? 오후의 완연한 햇살 아래 아늑한 의자에 앉아 아끼는 책을 영원히 읽을 수 있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희생할 수 있겠는가?
오드리 니페네거 지음, 권예리 옮김, <심야 이동도서관), 이숨 인용 - P161

잠이 오지 않는 밤이면 나비와 공주, 책방 고양이 두 마리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심야 산책을 하며 이 천 권의 이름을 잊어버리지 않게 외우고 또 외워 본다.
- P162

아이슬란드에서 작가는 대략 최고의 직업이다.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자기네 작가들을 무척 사랑한다. 이것은 일종의 자아도취다. 아이슬란드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이 작가 아니면 시민이기 때문이다.  - P166

그때껏 읽어 왔던 많은 책의 이야기가 쌓이고 쌓이다가 중요한 어느 순간, 뒤통수를 탁 후려치는 책을 만나게 되는 것이리라. 이것은 마치 구름 속에 가려진 햇빛이 반짝 나왔을 때, 하필 그 순간 밤새 내린 빗물에 흙더미가 씻겨 내려 숨겨진 보석의 반짝거림을 만나는 것과 같은, 그런 운명적인 찰나와도 같이리라. 그렇게 그 책은 내 인생의 소중한 한 권이 되었지만, 사실 그 한 권의 뒤에는 수많은 독서의 체험이 깔려 있다.
- P170

각성의 토대 위에서 내가 살던 지역에 ‘작은 도서관을 시작했다. 책을 좋아하고 책이 결국 사람을, 사회를 변화시킬 거리는 믿음을 갖고 있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었다.  - P172

 때로 한 권의 책은 사람의 삶을 바꾼다. 그 한 권을 만나고 싶어 오늘도 우리는 목마른 사슴이 물을 찾듯 서가 앞을 서성이고 또 서성인다.
-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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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책을 말해야 오늘 밤을 살아남을 수 있다면 나는 천일 동안 쉼 없이 책의 이름을 대고는 기어이 살아남을 것이다.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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