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사후에 내리는 모든 판단에 대한 확신을 지금보다 훨씬 더 줄여야 한다. ‘내 그럴 줄 알았지‘ 라는 말이 튀어나오려고 할 때 ‘내가 진짜 알았을까?‘ 라고 솔직하게 자문을 해봐야 한다. ‘어떻게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어?‘ 라고아랫사람을 문책하기 전에 ‘정말 나는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있었을까? 라고 다시 자문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 P105

다시 말해 사람들이 회상해낸 자신의 과거 모습은 과거의 실제 모습을 닮았다기보다는 현재의 자기 모습을 더 닮는다는 것이다.
- P108

"나는 그러지 않았는데‘, ‘우리 땐 안 그랬는데‘ 라는 말은 입 밖으로 내뱉어지는 순간 부모와 자식, 상사와 부하 직원 간의 관계를 얼어붙게 만든다. 그러나 실상 이런 말처럼 근거 없는 표현도 없다. 자녀에게, 젊은 학생들에게, 아랫사람에게 ‘우리 땐 안 그랬는데‘, ‘저 나이 때 난 그러지 않았는데‘ 라는 말이 튀어나오려고 하면 ‘정말 그랬을까?‘ 하고 스스로에게 다시 한번 물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 P109

현재 프레임은 과거를 현재와 유사한 것으로 부활시키기도 하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현재와 전혀 다른 과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특히 어떤 사건이나 특정 시점을 계기로 스스로 발전하고 변화해야 한다는 기대감이 높은 경우에 그렇다.
- P110

이제 더 이상 날카로운 이빨을 지닐 수 없게 된 존재들은 과거 자신의 이빨이 얼마나 날카롭고 강했는지 떠올리며 현재를 보호하려 하고, 그 과정에서 과거는 실제보다 더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부활하게 된다.
- P112

결국 10만 원이라는 돈이 자산에서 줄어들었다는 객관적인 사실은 동일하지만 그 지출을 이름이 서로 다른 두 항목에서 이루어진 지출로 여기느냐, 아니면 하나의 이름을 가진 항목에서 지출된것으로 여기느냐에 따라 돈 씀씀이가 결정되는 것이다. 따라서 만일 그 공연을 보는 것이 자신에게 정말로 의미 있고 행복하게 해주는 일이라면, 티켓을 잃어버린 경우에 티켓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하기보다는 현금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하는 것이 지혜로운 프레임 방법이다.
- P150

만일 당신이 스포츠 센터 이용권을 끊어놓고도 자주 이용하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 스포츠 센터로 달려가 30 개의 낱장으로 만들어 줄 것을 요청하라. 의지부족으로 스포츠 센터에 자주 못 가기도하지만, 그보다는 이용권이 패스로 되어 있어 몇 번씩 빠지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 P153

이런 사실이 실감나지 않는다면 같은 넥타이를 루마니아 돈 ‘레이‘로 지불한다고 가정해보자. 미화 1달러가 2만 4500 레이쯤 되니까 200달러짜리 넥타이는 490만 레이쯤 된다. 아무리 실질적인 돈의 가치가 같다는 것을 알아도 490만 레이를 주고 선뜻 넥타이를 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돈의 단위가 돈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 P155

한마디로 돈의 형태가 바뀌자 지출의 규모가 달라진 것이다.
"신용카드 소비‘ 라는 공식이 우리 의식 속에 강하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신용카드를 보기만 해도 소비 행동이 유발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놀라운 연구 결과라 하겠다.
- P157

이 연구는 우리가 내린 모험적 선택 혹은 안전 위주의 선택이 객관적으로 최선의 것이어서가 아니라 프레임 때문에 내려진 선택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주어진 대안들 중에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를 고민하기 전에, 그 문제가 이득으로 프레임되어 있는지 손실로 프레임되어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 P166

그 이유는 동일한 양의 이득으로 오는 만족보다는, 동일한 양의 손실이 주는 심리적 충격이 더 크기 때문이다. 카네만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손실은 이득보다 2.5배 정도 더 큰 영향력을 갖는다고 한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손실 혐오(loss aversion)‘라고 한다.
- P167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스파게티 값은 이미 지불한 상태, 즉 경제학 용어를 빌리자면 "매몰 비용 (Sunk Cost)‘ 이다. 6000원에 산 스파게티를 먹는다고 해서 그 중 일부의 돈이 돌아온다든지, 3000원에 산 스파게티를 먹으면 손해를 본다든지 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아깝다는 이유만으로 제값에 산 걸 먹어야만 된다고 생각한다. 손실에 대한 원초적 거부다.
아깝다는 이유만으로 어떤 일을 계속하거나 투자를 계속하는것은 손실에 대한 원초적인 두려움이 유발하는 전형적인 비합리성이다. 아깝다는 이유만으로 남은 음식을 억지로 먹어본 적이 있다면, 식후에 밀려오는 자괴감과 늘어나는 뱃살 때문에 후회한 적도 분명 있을 것이다. 손실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이 가져다주는 폐해인 것이다.
- P170

지혜로운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현재 상태로 주어져 있는 대안을 ‘중립적인 대안‘으로 리프레임해볼 필요가 있다. 단 한번이라도 현재 사용하고 있는 물건이나 서비스, 심지어 기존의 직업까지도 처음 접하는 중립적인 대안으로 리프레임해서 본다면 아마도많은 선택들이 달라질 것이다.
- P172

참고로 판매하려는 가격과 구매하려는 가격의 차이를 ‘소유 효과 (Endowment Effect)‘ 라고 한다.
일단 무엇이든 내 소유가 되고 나면 그 물건은 나에겐 현재 상태가 되기 때문에 그것의 심리적 가치는 상승하게 된다. 그래서 쓰지 않고 방치하던 물건도 남이 달라면 아까워지는 것이고, 중고물건을 놓고 소유자와 구매자 사이에 흥정을 하면서 갈등이 생길수밖에 없는 것이다. ‘내 것‘의 프레임으로 보는 사람과 아직은 내것이 아닌 중립적인 프레임으로 보는 사람이 계산해내는 값어치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 P177

해당 주민들에게 ‘토지‘는 그냥 토지가 아니라 ‘내 토지인 것이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건강의 위협도 일반적인 위협이 아니라, 직접적인 ‘내 건강‘의 위협이고 내 생태계의 위협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지역 주민들이나 정책 입안자들의 눈에는 그냥 ‘토지‘ 이고 그냥 ‘생태계 이며 그냥 ‘건강‘인 것이다. 따라서 해당 주민들의 보상 요구를 단순한 지역 이기주의로 몰아세워 비난만 하는 것은, 프레임의 차이가 만들어내는 심리적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경솔한 행동일 수 있음을 기억하라.
- P178

어떻게 이런 모순된 결과가 나왔을까? 배심원의 입장으로 돌아가 보자. ‘어느 부모에게 양육을 맡기서는 안 되는가?‘ 라는 질문을 받게 되면 장점보다 단점을 찾는 프레임이 활성화된다. 그러니 부모 2>가 눈에 띈다. 출장도 잦고, 사회생활도 활발하니 자녀와 같이 보내는 시간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느 부모에게 양육권을 주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을받게 되면 단점 대신 ‘장점‘을 찾는 프레임이 활성화된다. 당연히부모 2>가 눈에 띈다. 수입이 많고, 아이와의 사이도 매우 친밀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으므로 부모 2>가 양육권을 갖는 것이 더나아 보인다.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사람인데 프레임에 따라 양육에 적합하게 보이기도 하고, 부적합하게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 P180

처음 후불제로 물건을 주문할 때는, 나중에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환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일단 주문한 물건이 손에 들어오면 고객의 프레임은 ‘꼭 구입할 만한 가치가 있느냐?‘에서 ‘굳이 돌려보낼 결정적인 하자가 있느냐?‘의 프레임으로 돌변한다.
- P181

삶의 상황들은 일방적으로 주어지지만,
그 상황에 대한 프레임은 철저하게 우리 자신이 선택해야 할 몫이다.
더 나아가 최선의 프레임을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인격성의 최후 보루이자 도덕적 의무다.
- P184

목사이자 신학자인 찰스 스윈돌(Charles Swindol)은 삶에 있어서 객관적 사실은 인생을 통틀어 겨우 10%에 불과하고, 나머지90%는 그 일들에 대한 우리의 반응이라고 주장했다.  - P185

새해 결심이 늘 작심삼일로 끝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결심을 하는 순간에는 상위 수준으로 생각하다가, 막상 실천을 시작하고 보면 어느새 하위 수준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이것이평균적인 사람들의 특징이다. 그런데 왜 평균만 되려고 하는가?
정말로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가까운 미래나 현재의 일도 늘 상위 수준으로 프레임해야 한다. 일상적인 행위 하나하나를 마치 그것을 먼 미래에 하게 될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의미 중심으로 프레임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 P187

그러나 자녀의 배우자감이 어떤 사람인지, 혹은 신입사원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면 "당장 내일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 P187

하고 싶었지만 주저했던 일이 있다면 이제라도 과감하게 실행해야 한다. 가정형편 때문에 가족여행을 미루고 있다면 지금 당장 돈이 적게 드는 가까운 곳이라도 떠나는 것이 좋다. - P188

자기 방어에 집착하지 말고 자기 밖의 세상을 향해 접근하라. 다른 사람들에게 다가갈 때, 새로운 일을 접했을 때 늘 접근의 프레임을 견지하라. 그것이 두려울 땐 기억하라. 접근함으로 인한 후회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지만 안주함으로 인한 후회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진다는 것을!
- P189

‘지금 여기‘ 프레임을 가져라.
사람들은 현재를 ‘준비기‘ 라고 프레임하는 습관이 있다. 현재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준비하고 일방적으로 희생되어야 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즐기고 만끽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참고 견뎌야 하는 대상이라고 믿는다. 
- P189

영어의 Savoring 이라는 말은 ‘현재 순간을 포착해서 마음껏즐기는 행위‘를 의미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프레임은 준비기로써 희생하는 현재가 아니라 ‘Savoring‘ 대상으로써의 현재다.  - P190

사람들이 만족을 느끼는 최상의 상태는 비교 프레임이 적용되지 않을 때다. 즐거운 식사자리, 가족들과 보내는 휴가, 친구와의 유쾌한 수다. 책 읽는 기쁨, 좋아하는 취미생활... 이런 것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만족감을 준다. 이런 일들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러나 여기에 비교의 프레임이 침투하기 시작하면 진정한 만족의 상태가 사라진다. 남들은 외식도 자주 하던데, 대학생이라면 어려운 고전부터 읽어야 한다는데, 저 집은 동남아로 가족여행가는데, 이런 비교 프레임에서는 남들보다 많아야만 좋은 것이 된다.
- P191

정호승 시인의 말처럼 남들과의 비교는 자신의 삶을 ‘고단한 전시적 인생‘으로 바꿔버린다.
- P192

그렇다면 생산적이고 지혜로운 비교는 없을까? 저자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들과의 횡적인 비교보다는 과거 자신과의 비교 혹은 미래의 자신과의 종적인 비교가 하나의 대안이 된다.
과거의 자신보다 현재의 자신이 얼마나 향상되어 가고 있는지,
자신이 꿈꾸고 있는 미래의 모습에 얼마나 근접해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간상의 비교가, 남들과 비교하는 것보다 훨씬 더 생산적이라는 결론이다.
- P192

만일 기억에 담아둘 만한 이야기가 없다면 소설가 마샤 뮐러(Marcia Muller)의 방법을 이용해 볼 것을 권한다. 뮐러는 2001년<뉴욕타임지>에 기고하던 ‘글 쓰는 법에 대한 작가들의 조언‘ 이라는 연재물에서 자신의 소설 속 주인공인 샤론 매콘과 자신이 어떻게 닮아가게 되었는지, 더 정확하게는 자신이 어떻게 매콘처럼 변하게 되었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뮐러의 미스터리 소설에서 매콘은 탐정으로 나오는데 뮐러는 자신이 꿈꾸는 이상적인 자기 모습을 매콘의 캐릭터에 그대로 구현했다. 그러고는 의도적으로 매콘처럼 행동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이다.
- P195

만일 그런 대상이 없다면 뮐러처럼 자신이 가장 되고 싶은 이상적인 자기를 만들어보고 그 사람의이야기를 계속해서 자신에게 들려줘라. 반복적으로 들려주는 상상 속의 이야기가 현실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 P197

본받고 싶은 인물의 사진을 걸어놓거나 가지고 다니는 것도 한방법이다. 자신이 닮고 싶은 롤 모델의 사진을 걸어놓는 행위가 그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도록 만드는 프레임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 P198

저자 연구팀이 수행한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위해 소비한 경우보다는, 다른 사람과 공유하기 위한 소비를 했을 때 더 강한 행복감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편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신을 위해 소비해야겠지만, 정녕 한차원 높은 행복을 경험하고 싶다면 다른 사람들을 위해 소비하도록 하라. 누군가를 위해 돈을 지불하는 것을 단순한 인사치레나 의례적인 선물로 프레임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위한 행복 비타민이라고 프레임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 P199

우리 삶에서 정말 중요한 건 ‘어디서‘ 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와‘의 문제인 것이다.
이제 이 프레임으로 우리 삶의 모든 영역을 들여다보도록 하자.
‘어디서‘의 문제로 주눅 드는 시시한 삶은 미련 없이 버려라.
- P202

우리가 천재라고 알고있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타고난 천재성이 아니라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집중과 반복의 산물임을 기억하라. 프레임을 바꾸기 위한 리프레임 작업이 바로 이와 같다. 한번의 결심으로 프레임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것이 습관으로 자리 잡을 때까지 리프레임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해야 한다. 프레임은 단순한 마음먹기가 아니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근육을 늘리듯이,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새로운 프레임을 습득해야 한다.
- P204

나는 가끔 ‘심리학자로서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를단 하나만 고른다면 무엇을 선택하겠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곤 한다. 심리학자로서 일종의 18번을 묻는 것이다. 그때마다 나는 망설임 없이 ‘프레임‘을 선택한다. 프레임 이야말로 우리 마음에 깔린 기본 원리이면서 동시에 행복과 불행, 합리와 비합리, 성공과 실패, 그리고 사람들 사이의 상생과 갈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믿어왔기 때문이다. 프레임을 이해하는 것은 일종의 ‘마음 설명서‘를 이해하는 것과 같다. - 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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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흔이 되어서도 내 자신이 이럴 줄은 몰랐다. 젊은 날의 나는 마흔이 되면 지금보다 훨씬 더 고상해질 줄 알았다. 마흔이 되기만 하면 어떤 마법에 걸린 것처럼 저절로 인생을 알게 되고,
다른 사람들에게 더 관대해지고, 무엇보다 더 지혜로운 사람이 될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마흔을 먹고 나서도 나는 그때처럼 여전히 싱거운 농담을 즐기고, 노는 것을 좋아하며, 무시당하면 발끈하는 옛 성품 그대로다.
- P6

심리학은 우리 마음이 얼마나 많은 착각과 오류, 오만과 편견,
실수와 오해로 가득 차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이런 허점들이 프레임이라고 하는 마음의 창에 의해서 생겨남을 증명하고 있다. 건물 어느 곳에 창을 내더라도 그 창만큼의 세상을 보게 되듯이, 우리도 프레임이라는 마음의 창을 통해서 보게 되는 세상만을 볼 뿐이다.  - P7

미국에서 널리 회자되는 유머 중 하나다. 위의 경우처럼 동일한 행동도 어떻게 프레임하느냐 - 담배를 피우면서 기도하는 행동으로 프레임하느냐, 기도하면서 담배 피우는 행동으로 프레임하느냐 - 에 따라 우리가 삶에서 얻어내는 결과물이 결정적으로 달라진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 프레임을 알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P22

"나는 지금 지구의 한 모퉁이를 청소하고 있다네!"
이것이 바로 행복한 사람이 갖고 있는 프레임이다. 이 환경미화원 아저씨는 자신의 일을 ‘돈벌이‘나 거리 청소‘가 아니라 지구를 청소하는 일로 프레임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구를 청소하고 있다는 프레임은 단순한 돈벌이나 거리 청소의 프레임보다는 훨씬 상위 수준이고 의미 중심의 프레임이다. 행복한 사람은 바로이런 의미 중심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 P23

그렇다면 상위 수준과 하위 수준 프레임을 나누는 결정적인 차이는 무엇일까? 바로 상위 프레임에서는 ‘Why‘를 묻지만 하위 프레임에서는 ‘How‘를 묻는다는 점이다. 상위 프레임은 왜 이 일이 필요한지 그 이유와 의미, 목표를 묻는다. 비전을 묻고 이상을 세운다. 그러나 하위 수준의 프레임에서는 그 일을 하기가 쉬운지 어려운지,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성공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등 구체적인 절차부터 묻는다. - P24

접근 프레임은 보상에 주목하기 때문에 어떤 일의 결과로 얻게 될 보상의 크기에 집중하고 그것에 열광한다. 그러나 회피 프레임은 실패 가능성에 주목한다. 자칫 잘못하다간 실수할 수 있다는 데 주목하고, 보상의 크기보다는 처벌의 크기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 P30

어떤 문제에 봉착했을 때 그 해결점을 찾지 못하는 이유는 처음부터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제대로 프레임하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 P39

우리가 살면서 부딪히는 문제들은 ‘잘 구조화되지 않은 문제가 대부분이다. 세상 자체가 애매함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만일 우리가 경험하고 부딪히는 사건들에 단 하나의 분명한 답만이 존재한다면 프레임도 지혜도 필요 없을 것이다.
- P55

객관적으로 보자면 더 낮은 성취를 거둔 동메달리스트가 더 높은 성취를 거둔 은메달리스트보다 더 행복해했다는 얘기다. 이는C+를 피하고 간신히 B-를 받은 학생이, 아깝게 A-를 놓치고 B+를 받은 학생보다 더 만족스러워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물리적으로 동일한 시각 자극들이 주변의 자극에 의해 다르게 해석되듯, 성취의 크기도 다른 성취(단지 상상 속의 성취였다 할지라도)와의 비교를 통해 달리 해석된다.
이처럼 공간상의 비교, 시간상의 비교, 심지어 상상 속의 비교에 의해서도 현실은 주관적으로 재구성된다. 그만큼 우리의 현실은 본질적 애매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 P64

삶의 문제라는 것이 단 하나의 정답만 존재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기에 감성지능과 사회지능 두 개념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 수 있었다.
- P71

자기라는 프레임에 갇힌 우리는 우리의 의사 전달이 항상 정확하고 객관적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우리가 전달한 말과 메모, 문자메시지와 이메일은 오직 우리 자신의 프레임 속에서만 자명한 것일 뿐, 다른 사람의 프레임에서 보자면 지극히 애매하게 여겨지기 마련이다. 이러한 의사불통으로 인해 생겨나는 오해와 갈등에 대해 사람들은 서로 상대방의 무감각과 무능력, 배려 없음을 탓한다.
- P79

우리는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야지!‘ 라며 상대방을 추궁하지만 실상 개떡같이 말하면 개떡같이 들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 P80

나는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보고 있기 때문에, 내 주관적 경험과 객관적 현실 사이에는 어떤 왜곡도 없다고 믿는 이런 경향성을 철학과 심리학에서는 소박한 실재론(Naive realism)‘이라고 한다. 이런 경향 때문에 사람들은 ‘내가 선택한 것을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선택할 것‘이라고 믿게 된다.
- P80

자기 프레임을 과도하게 쓰다 보면 ‘나는 남들을 잘 알고 있는데 남들은 나를 잘 모른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자신은 결코 치우침 없이 객관적으로 다른 사람을 바라보지만, 다른 사람들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끊임없이 오해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타인에 의해 끊임없이 오해받고 왜곡당하고 있지만 ‘나는 너를 잘알고 있다‘고 믿는다.
- P91

자기 자신이 정직한가, 부지런한가, 외향적인가라고 물었을 때 나오는 가장 빈번한 대답은 ‘그때그때 다르다‘ 이다. 살다보면 정직할 때도 있고 선의의 거짓말을 할 때도 있고 또한 부지런할 때도 있지만 지독하게 게으름을 부릴 때도 있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성격에 대해 같은 질문을 던지면 대부분 자신있게 하나의 답을 내놓는다. 정직하거나 부정직하다. 게으르거나 부지런하다. 외향적이거나 내성적이라는 식으로 하나의 성향을 선택해서 상대방을 표현한다.
- P94

현재에만 존재하는 결과론적인 지식이 과거에도 존재했던 것처럼 착각하고는 ‘내 그럴 줄 알았지, 난 처음부터 그렇게 될 줄 알았어!‘
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런 심리 현상을 ‘사후 과잉 확신 (hindsightbias)‘ 이라고 하는데, 저자는 이런 현상을 선견지명 효과에 빗대어후견지명 (brindsight) 효과‘ 라고 부른다.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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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팀장클럽 중 인재팀장 북토크 모임의 첫번 째 책이다.

일단 이 책을 선정하신 은하팀장님의 선택에 그저 감사를. 책이 너무 흥미로웠다.

저자는 다음소프트 부사장 (지금은 바이브 컴퍼니로 이름이 바뀌었으나, 어쩐지 다음소프트가 더 익숙해서)인데, 이 분이 책을 많이 쓰셨다는 걸 이번에서야 알게 되었다. 송길영 부사장이 워낙 삼프로, 세바시 등등에 많이 나와 강연과 인터뷰를 했는데, 요즘 베스트셀러나 신간 소식은 안보고 맘에 내키는 책만 읽다 보니... 책이 있다는 건 네이버 팀장클럽 덕에 알았다.

책의 내용은 앞으로는 변화하는 사회에 내가 변화를 수용하고, 감수성을 키우고 기록하고 배우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무조건 행동하는 게 아니라, 먼저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해야 한다. 그냥 행동하면 그 모습이 나의 메세지가 되고, 내가 된다. 나의 기록들, 자료들이 나의 총합이다라는 조언을 하고 있다. 그래서 제목이 그냥하지 말라 가 되었는데.. 처음에 나는이 제목을 보고 하지 말아라의 조언인줄만 알았다. 알고 보니, 생각하고 하라는 것이었다.

최근에 읽은 빅데이터 관련하여 얼마 전 리뷰를 남겼던 '모두 거짓말을 한다'가 빅데이터의 효용과 빅데에터의 시대에 대한 입문이었다면,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우리의 데이트를 가지고 활용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게 했다고 하면, 현재 이 책은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라는 좀 더 구체적인 사회 변화와 우리의 과제가 담겨 있다. 이 책에서 빅데이터의 정의를 사람들이 쌓은 흔적이라는 한 표현이 새로웠다. 여러 사람들이 어떤 말을 하는 지, 어떻게 함의가 달라지는 지 파악하고 싶었다는 저자의 표현에서 빅데이터가 먼 다른 사람의 내용이 아닌 나의 내용으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직장인으로서의 변화와 과제, 왜 세대에 대한 차이가 있는지 등을 읽으면서 상당히 공감이 가고, 때로는 무섭고, 반성도 했다.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그 동안 감시나 조언이 본인의 업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할일이 없고, 그 동안 필요 없는 일을 한거라는 게 투명해진다는 것도 이런 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일하는 방식이 바뀌면, 조직은 새로운 방식으로 산출된 결과를 조합하여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도 생각이 많아졌다. 당장 나의 역할은 어떤 것인가. 일단 내 건강이 좋지 않아서 무리를 하면 안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 안하고 그냥 있거나, 아무 생각 없이 할 수도 없다. 바뀌어지는 방식과 분위기에서 내 개인으로서, 팀장으로서, 협업과 같이 성장을 원하는 전사적인 관리자로서 고민과 실행이 있어야 겠다.

직장의 구성 변화만 그런 것만은 아니다. 사회 구성에 대한 변화는 당연하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했다. 행정업무의 아웃소싱이나, 반려산업이 가족의 의미가 희미해져 그렇다는 건 사실 생각치 못한 부분이었다. 당연하지만, 그럼에도가족의 기능과 효도 시스템이 외주화 도었다는 건 무언가 씁쓸하다. 그러나 이 책을 끝까지 읽게 되면 분화된 건 맞는데, 또한 상호연대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걸 알게 된다. 흘러가는 분위기를 수용하되 감수성은 잊지말고,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체하고 배우며, 고민하고 꾸준히 실천하고, 상호 연대하는 길. 살아가는 건 여전히 힘들구나. 그러나 나 역시 그렇게 살고 싶다.


< 마음에 남은 구절, 내 맘대로 pick >

환경 변화에 적응하고자 하는 개인의 변화는 생명체가 생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치열한 과정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를 자세히 관찰하면 어떤 방향으로 적응해야 할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이것입니다. 저는 사람들이 남긴 흔적을 그러모아서 그 속에 담긴 사람들의 마음을 읽습니다.

(프롤로그 중)

- P10

그 후 '빅데이터'라는 단어는 우리 사회에서 하나의 유행어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신의 생각을 여러 곳에 알렸고, 그렇게 쌓인 데이터는 한 명 한 명의 욕망을 기술하는 근거가 되었으며, 그 욕망의 합은 우리 사회가 합의를 이루어가는 소중한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러한 욕망의 상호작용을 바라보면서, 저는 서로에 대한 오해와 억측이 얼마나 많은 갈등을 만들어내고 있는지도 조금씩 보았습니다.

(프롤로그 중)

- P12

일어날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운명론이거나 정해진 결과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가 그것을 선호하고, 그것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모둠살이가 숙명인 인간종의 구성원 한명 한 명이 원하는 지점, 각자의 욕망이 합의되는 지점, 바로 그곳에서 일어날 일은 일어납니다.

- P14

빅데이터가 사람들이 쌓은 흔적이라면 그 흔적이 왜 만들어졌고, 무엇을 말하고 싶었는지 찾아보고자 했습니다. 특히 한 명 한 명이 아니라 복수의 사람들이 어떤 말을 하고, 함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파악하고싶었습니다.

- P21

이처럼 그때는 틀렸고 지금은 맞는 것이 얼마나 많을지 생각해봅니다. 더 확장하면 지금 보기엔 당연한데 나중에는 당연하지 않을 것이 얼마나 많을지도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 P25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이 모든 변화를 여러분은 잘 받아들이고 있는지요? 여러분의 감수성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삶에 대한 이해도가 달라질 테고, 몸담은 산업의 전망도 달라질 것입니다.

- P27

코로나19가 일으킨 삶의 변화를 돌아봄으로써 알게 된 건,

코로나19 때문에 생긴 변화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오래된 문제들이이번에 격정적으로 노출됐을 뿐이었습니다.

- P52

그런 이유로 예전 같았으면 '굳이 거기까지 할 필요가?' 했던 것들이 이제는 당연해지고있습니다. 예전에는 디테일에 대한 요구가 적었지만 지금은 당연해집니다. 그 당연한 섬세함이 풍요로운 삶을 만드는 전제조건이되기 때문입니다.

- P54

지난10년간 한국사회는 혼자서 무언가를 잘 꾸려가는 사회로 분화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변화를 이해하고 나면 나 또한 혼자 잘지낼 수 있도록 독립성과 유연성을 갖추고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충분히 유추할 수 있겠죠.

나아가 이 흐름이 계속된다면 1인 사회로의 분화를 넘어 가족의 해체까지 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P58

딜리버리 서비스를 비롯해 각종 가사노동이나 행정업무 아웃소싱 서비스가 성업 중이고, 반려산업도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미 가족의 의미가 희미해졌기 때문에 이런 산업이 뜨는 것일 수도 있겠고요. 좋든 싫든 가족이 내삶의 안전판이자 나를 지지해주는 존재였다면, 가족의 기능이 외주화되고 관계는 단속적으로 변하면서 가족이 차지하던 절대적인 의미가 축소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 P59

효도 시스템을 외주화할 만큼 엄청난 부를 쌓든지, 아니면 독자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체력과 정신력을 키워야겠죠. 이 점을 먼저 깨닫고 꾸준히 독서하고 운동하는 생활습관을 가진 어르신들처럼 말입니다. 자신의 생산성과 사회적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일상의 혁신을 계속 해나가야 합니다. 기술과 세상이 바뀌는 속도에 뒤처지지 않도록 스스로 업데이트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 P60

2017년부터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에 관한 언급이 쭉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흔히 자동화라 하면 공장에서 기계적인 로봇이 조립을 대신하는 자동화를 연상하기 쉬운데, 이제는 논리적인로봇이 주도하는 사무직 자동화가 뜨고 있습니다. 과거 1980년대초반의 사무자동화, 즉 OA(office automation)를 생각하는 분들은 오늘날의 RPA가 어디까지 진화했는지 상상도 못하실 겁니다.

- P73

RPA도 사람이 하던 업무 중에서 OCR optical character recognition 로 정보를 읽어내거나 텍스트를 바이트로 끌어낸 다음 그 안의 로직을 규칙화해서 자동화하는 작업이 확장된 것입니다.

- P74

스마트팩토리가 만들어지면서 인건비가 싼 해외에 공장을 지었던 기업들이 다시 자국으로 돌아오는 리쇼어링reshoring 사례가늘고 있습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글로벌 밸류체인의 취약점이노출되면서 자기 나라로 돌아가는 시도가 여기저기서 보이고 있죠. 그런데 이것이 고용을 담보하지 않습니다. 완전자동화 시스템및 인프라가 사람 없는 공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새로운 기회 또는 위기에서 어떻게 좋은 점은 취하고 그렇지 않은 점은 피해갈 수 있는지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입니다.

- P75

지금까지 우리는 변화의 3가지 상수를 살펴보았습니다.

첫째, 분화하는 사회, 우리는 혼자 살고 좀 더 작아진 집단으로가고 있습니다.

둘째, 장수하는 인간, 우리는 과거보다 훨씬 오래 살고 젊게 삽니다.

셋째, 비대면의 확산, 이는 기술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대면을 꺼리기 때문에 강화됩니다.

- P76

기억해야 할 변화의 상수 3가지 :

당신은 혼자 삽니다.

당신은 오래 삽니다.

당신 없이도 사람들은 잘 삽니다.

- P78

집에서 혼자 또는 부부끼리 먹으니 안주와 주종 선택에 자신의취향이 한껏 발휘됩니다. 이 때문인지 와인이 급격히 뜨고 있습니다. 와인만큼 취향이 섬세하게 나뉘는 주종도 드물죠. 게다가 사진으로 찍으려면 병이 예뻐야 하거든요. 와인과 크래프트비어는되지만 기존의 소주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 P80

저는 직업상 다양한 영역에 계신 분들을 만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사람들이 제게 하는 질문이 반복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한동안 줄창 MZ 세대에 대해 묻더니, 그다음에는 커뮤니케이션과 브랜딩에 대해 물었습니다. 지금은 업무를 둘러싼 하소연을 많이 듣습니다. 거칠게 요약하면 상사들은 '젊은 직원들은 왜일을 안 하는지 고민이고, 그 젊은 직원들은 상사가 무능해서 싫다'고 합니다.

그래서 알았습니다. '아, 공통질문이 있구나.'

저는 운 좋게도 다른 사람보다 먼저 질문을 받았고, 심지어 똑똑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물어보는 사람의 머리가 좋다는 말이 아니라, 고민이 깊었다는 것입니다. 자기 일과 세상에 대해 오래 고민한 끝에 나오는 핵심을 찌르는 질문에는 아무렇게나 대답할 수없죠. 저 또한 깊이 숙고하고, 사방의 전문가들에게 물었습니다.

- P81

즉 제 비결(?)은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이종heterogeneous 간의 지혜를 모으는 사고를 한 것입니다. 질문은 현업에서 일하는 분들이 줬고, 그에 대한 해법은 다양한 주제를 공부하는 학자들에게 들으면서요. 저는 질문을 전달했을 뿐입니다. 각자 다른영역에서 깊은 사고를 하는 독립적 인간들이 모여서 함께 고민하는 작업이 가장 소중합니다. 그러니 교류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공부해야 하고요. 공부하지 않으면 질문을 받았을 때 '내 생각은 말야' '나 때는 말야' 하면서 뻔한 말을 늘어놓거나, '인생이 다 그런 거 아니겠어?' 같은 말로 모호하게 둘러댈 수밖에 없습니다.

- P82

다만 초반에는 이 질문이 변화의 신호인지 단순한 소음인지 알기 어려울 수는 있습니다. 그때의 방법은, 많이 읽는 겁니다. 책이든 뭐든 꾸준히 많이요. 읽다 보면 패턴이 반복되는 게 보입니다. 신호가 증폭되는 게 있고 감소하는 게 있는데, 그걸 보면 됩니다. 구글트렌드 등 검색엔진의 키워드 분석 툴이 이런 역할을 하기도하고요. 누군가에게는 원하는 대답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당장 미국 주식을 살지 말지 누가 찍어주면 좋겠다는 사람에게 몇 년 동안 책읽으라 하면 좋아할까요? 그러니 급한 대로 '1000권 읽고 깨달은 것들' 같은 다이제스트 책을 읽습니다. 그러나 성취란 다이제스트로 얻어지는 게 아닙니다. 1000권을 읽는 와중에 그 노력을통해 각성하는 거지, 1000권에 담긴 정보가 저절로 각성을 주지는 않습니다. 성취란 목표가 아니라 과정에서 얻어지는 훈장임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 P83

환경이 바뀌면 과거의 계획은 무의미해집니다. 변화가 일어다는 것은, 삶에 대한 우리의 정의와 그에 따른 준비를 돌아보아야 하는 상태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 P90

테크놀로지에 대한 정의 중제가 좋아하는 것은 "당신이 태어난 다음에 나온 것 Technology is anything invented after you were born, everything else is just stuff" 이라는말입니다. 컴퓨터과학자 앨런 케이 Alan Kay 의 말인데, 한마디로 내가 새로 배워야 하는 신기한 게 테크놀로지라는 거예요.

- P92

일하는 방식도 이처럼 바뀔 테니, 조직은 새로운 방식으로 산출된 결과를 어떻게 조합해서 전체 큰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 P93

우리가 주목해야 할 중요한 변화의 시금석 하나는 격렬한 변화에 힘들게 적응하려 노력하면서 기존의 믿음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다는 것입니다. 단적으로 드러나는 것이 재택근무를 둘러싼 직원과 관리자의 인식 차이입니다.

- P98

자신의 업무가 직원들이 하는 일을 감시감독 지도편달하는 것이라 규정하는 분들은 현재의 변화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지근거리에 있으면 감시할 수 있는데, 각자 흩어져 보이지 않으면 확인할 수 없으니 일종의 조바심 내지 공포심이 생깁니다. 직원이 일을 잘하고 있는지 못 미더운데, 막상 일을 잘하면 관리자인 내가 필요 없어질까 걱정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직원이 열심히 일하고 있어야겠지만 내가 독려할 여지가 있도록 조금은 느슨하게 하기를 바라는 애매한 상태에 빠지는 것입니다.

- P99

시스템이 바뀌어도 사람이 바뀌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같은 변화 앞에서도 사람마다 수용성이 다릅니다. 서로의 욕망이 다르기 때문이에요. 환경 변화가 상수라면 우리의 욕망은 변수가 되기 때문에 같은 변화라도 그 결과는 각기 다른 양태로 나오는것입니다. 변화에 맞는 새로운 규칙을 합의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

- P100

코로나가 부른 변화를 많은 분들은 '비대면'이라고 하지만,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선택적 대면'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똑같이 회사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라도 부장님과 함께하는수직적인 형태의 회식은 싫지만, 팀원들끼리 격의 없이 어울리는수평적인 모임은 좋다는 속내가 나와버린 것입니다. 이 경우에는코로나 바이러스가 폭탄주를 돌리고 건배사를 강요하는 부장님을 제거하기 위한 핑계로 쓰인 거죠.

- P106

우리 삶은 다양한 변화를 언제나 겪고 있으므로 관찰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그를 통해 우리의 업을 현재의 변화에 맞춰가야 합니다.

- P107

이처럼 많은 이유로 우리의 삶이 바뀌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기존 방식에 잘 적응했던 분들이 당황합니다. 새로 커리어를 시작하는 분들이라면 이 변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일지 모르지만, 전환기 또는 성숙기에 접어든 분들에게는 기존의 커리어 경쟁력이 와해됐을 때 어떻게 새로운 경쟁력을 얻을지가 새로운 숙제로 남게됩니다.

- P111

위 게시글의 교훈은, 일을 하자는 것입니다. 더 정확히는, 나의 생산성을 입증하기 위해 앞으로 어떤 일을 어떻게 할지 생각하라는 거예요. 바이러스와 세계대전을 벌이는 와중에 우리 각자는생존을 위한 분투도 치열하게 치러내고 있습니다. 자영업자도 직장인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의 관성이 깨졌기 때문이죠. 관성이있으면 실행하면 되는데, 이제는 관성이 무너졌으므로 실행하기건에 생각을 해야 합니다.

- P112

개개인의 역량에 따라 부가가치가 천차만별로 달라집니다. 그러므로 이제는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잘해야 하는데, 이 구조를 따라가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바로 성장기에 개발시대의 논리를 교육받은 기성세대죠. 여전히 한국은 OECD 국가 중 노동시간으로 수위를 다툽니다. 이미 경제성장의 기울기가 완만해졌는데도 아직도 급격한 성장에 맞는 과거의 방식을 놓지못하고 열심히 하라고 합니다.

- P118

변화는 중립적이어서 그 자체가 좋거나 나쁜 것읃 아닙니다. 내가 준비를 해놨으면 기회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위기가 될 뿐입니다. 그렇다면 사회 변화를 불평하는 것보다는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변화의 속도가 빨라진다면 각자는 더 먼저 가 있으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옛날은 좋고 지금이 나쁘다고 한탄할 게 아니라, 그저 내가 준비할 수 있을지, 우리가 지혜로운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게 옳을 듯합니다.

- P120~121

합의의 기준을 '공존'으로 두어 모색해보면 어떨까요? 인간은 군집생활을 통해 적응해온 종입니다. 따라서 상대에 대한 배려가 우리 종이 생존하는 데 가장 중요한 형질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됩니다. 전체가 공존하기 위해 각자에 대한 배려를 키운다는 전제가 현명한 합의를 가능케 할 것입니다.

- P123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은 분들은 과거의 경험보다 현재의 경험이 더 크기에 업데이트가 그다지 필요 없겠죠. 반면 기존의 규칙에 잘 적응했던 분들은 새로운 규칙을 재설정하는 현행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 P129

이분처럼 기술에 대한 수용성이 있으면 생존 가능하고, 그렇지않으면 도태되는 것입니다. 똑같은 일이 다른 영역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기술의 수용성이 생존과 연결된 사회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새로운 변화를 배우지 않을 도리가 없죠. 그래서 누구든 무엇이든 배우게 됩니다.

- P132

아울러 공통의 합의를 이끌어낼 쉬운 설명 또한 필수입니다.

거대한 혁신이 이루어지려면 협업이 필요한데, 협업이라는 건 정서적 공감만으로는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전체 인류가 의사소통을 통해 각자 가지고 있는 지성과 지식을 합쳐야 하므로 논리적 설득이 요구됩니다.

- P136

제가 봤을 때 정말 훌륭한 사람은, 어려운 얘기를 쉽게 하는 사람이에요. 많은 산업 또는 학문의 전문가들이 그들 사이에 통용되는 나름의 언어를 만들고, 그들끼리는 쉽지만 일반인은 이해하기 어려운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을 합니다. 그리고 정말 나쁜 사람은 쉬운 얘기를 어렵게 합니다. 상대방의 무지 혹은 정보의 격차가 자신의 헤게모니를 키워주기 때문에 일부러 못 알아듣게 말하는 거에요.

- P139

요즘 말로 한다면 패스트 팔로워 fast follower 전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생긴 부작용은, 새로운 것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걸 한다면 일단 주저함이 생깁니다. 그런 문화에서 교육받았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수행할 때 자신감이 떨어집니다.

시도한다 해도 사회의 수용성이 낮고요.

- P143

수용성이 높아진세계에서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방식을 체득하지 못하면 생존이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과거의 방식에서 빠르게 탈출을 도모해야합니다. 수용성의 서늘한 이면입니다.

- P146

내가 조심하는 만큼 상대방의 일탈에도 자비가 없습니다.

자기검열과 타인검열이 물고 물리면서, 규칙을 준수하지 않는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용인받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 P161

나의 삶이 늘 관리된다는 강박 같은 것이 생기고 통제에 대한 순응성이 높아지다 보면 감시사회로 진입하게 될 위험도 있습니다. 어디를 가든 OR코드를 찍게 됐을 때 실제 이런 비판이 나오기도 했고요. 규칙을 만드는 정교함이라든지 합의의 기준이 충분히 토론되지 않으면 맹목적으로 따르게 되기 쉬워요. 이것이 말하자면 투명성의 위험성입니다.

- P161

단계별로 증거가 남기 시작하면, 과정의 충실함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 투명성을 기반으로 성실함의 가치가 재정의될 것입니다. 무임승차자가 사라지고 일의 단계가 줄어들겠죠. 그러면 중간의 무임승차자는 어디로 갈까요? 그리고 처음 기안한 김 사원에 대한 보상체계는 어떻게 조정될까요? 최근 많은 조직에서 공평보다 공정을 요구하는 흐름이 왜 형성되었을까요?

- P167

둘째, 세상이 변화하는 동안 내 경쟁력의 현행화를 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그만큼 일에 대한 나의 전문성이 떨어졌다는 뜻이니까요.

- P169

사회 분화, 장수, 비대면의 확산 등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변화로 일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알던 기존의 근무, 근로, 직장, 직업등에 대해 새롭게 정의해봐야 합니다. 어떻게 일해야 하고 나는어떤 역할을 맡고 있으며, 내 삶의 지향점은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그에 따라 새로운 문화를 수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힌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게 될 것입니다.

- P174~175

당시 케네디 대통령은 "쉬워서가 아니라 어렵기 때문에 이 목표를 세웠다"고 했습니다. 이것이 문샷 씽킹입니다. 이처럼 우리도 점진적 개선이 아니라 불필요한 건 다 없애거나 새로운 건을 수용해서 프로세스를 완전히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 P175

안다고 해도, 높아진 사회적 감수성에 공감하지 못한다면 아는게 아닙니다. 변화에 적응한 게 아니에요. '우리도 텀블러 같은 거만들까?' 하는 식의 마인드로는 어림없습니다. 일단 너무 늦었고(이제?), 그것도 시늉만 하는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이건 홍보수단이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할 준칙 같은 거예요. 전략 차원에서 기업의 모든 행위를 새 기준에 맞춰 재정의해야 합니다.

- P181

행복에 대한 다양한 학문적 정의 중에 '주관적 안녕감subjective well-being'이 있습니다. 외부적 관찰이나 정의가 아니라 각자의 평가나 감상을 통해서만 행복을 설명할 수 있다는 개념입니다. 행복에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는 거죠. 충분히 수긍이 가는 말입니다.

- P187

상사가 아니라 동료가 되면 가장 무서운 게 뭔지 아십니까? 상대가 일하지 않는 것에 분노한다는 것입니다. 최근 데이터에서 상사와 관련해 '무능'이라는 말이 가장 많이 나오는 이유죠. 예전에는 상사가 일 안 한다고 뭐라 하지는 않았어요.

- P196

이렇게 하여 모두 다 일하는 사회로 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공정성 이슈가 나오고, 집단평가가 아니라 개인평가로 선회합니다. 이제 회사에서 가장 배척되는 사람은 다 된 밥상에 숟가락 얹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 P197

로봇이 우리가 기대한 만큼 진화해간다면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산업 자체가 없어지는 건 아닐 테니 소수는 자기 업을 지킬 것입니다. 나머지는 대체되고요. 이미 많은 경쟁이 산업 경쟁이라기보다는 개인경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때 각자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 P206

온갖 국룰이 생겨난 이유는 타인으로부터 내 평판과 효율을 극대화하고 싶어서입니다. 평범하게 살고 싶으니까. 그러나 이 기준이 너무 높습니다. 평범한 게 판교 신혼부부라면 출발부터 불행을 잉태한 거죠. 기준이 높은데 그게 기준이라뇨. 심지어 그걸 모아놨어요. 국어, 영어, 수학을 다 잘할 수는 없잖아요.

무엇보다 평균, 중간을 추구한다는 국룰 자체에 문제가 있습니다. 서글프게도 중간의 인간은 대체됩니다. AI는 중간을 학습해요. 그런데 우리 인간이 지금 중간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 P214

어정쩡한 중간이 기계에 대체되는 세상에서는 조직 또한 완성된 사람들이 모이는 형태로 변화할 것입니다. 내가 누군가 재목을키우는 게 아니라 이미 검증되고 완성된 사람들, 프로페셔널이 모인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마치 영화 <어벤져스> 처럼 말이죠.

실제로 많은 회사들이 공채가 아니라 직무로 뽑고 있습니다. 훌륭한 사람을 뽑으면 관리할 필요가 없거든요. 그 유명한 스티브잡스가 한 말이죠. 훌륭한 이들은 스스로 관리하지, 남의 관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뭘 해야 하는지 아는 순간 어떻게해야 할지 스스로 알아내기 때문에 관리할 필요가 없습니다. 비전만 있으면 됩니다. 리더십은 그것을 찾는 작업이고요.

- P222

"어떤 일 하셨어요?" "OO 기업에서 15년 일했습니다." 그러면 상대방이 알아서 경력 15년이라고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거기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했고, 그 프로젝트에서 나의 기여는 무엇이며 어떤 점을 배웠는지 묻습니다.

- P226

Brand is the Message.

Content is the Message.

Network is the Message.

Lifestyle is the Message.

Your Every Move is the Message.

- P232

이제는 스스로의 흔적을 남기고 성장의 기록을 채록하는 것이곧 나의 프로파일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무엇을 해야할까요? 첫째, 직접 하셔야 하고요. 둘째,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그 성장 과정이 나의 자산으로 환금될 것입니다. 일종의 사회문화적 자본이니까요. 그리고 그게 나의 업이 될 테니까요.

- P235

I, sum of records.

- P236

진정성이 가능하려면 철학적으로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의미소비 시대에는 상품이 사상이 되고, 사상이 상품이 됩니다. 철학이 팔리는 것이지 물질이 팔리는 게 아니에요.

- P258

결국 우리는 고민의 총량을 파는 것입니다. 하나하나에 다 의미와 상징을 새겨넣고, 그런 다음 상대에게 넌지시 얘기해주는 거예요.

요즘은 실력 있는 작은 가게들이 많습니다. 간판도 요란하지 않지만 업에 대한 소신과 고민으로 상징성을 얻은 곳들입니다. 그 상징성 하나하나에 주인장의 정신이 깃들어 있겠죠. 그의 인생이포함돼 있는 것입니다.

고민의 총량이란 내가 했던 시도의 총합이므로, 내 전문성 및 숙고의 결과를 파는 것입니다. 이는 시간의 축적도 있지만 이해와 지식의 종합도 되기 때문에, 그만큼의 해박함을 어떻게 만들어갈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게 결여돼 있으면 노동을 팔아야 하는데, 노동은 AI가 가져갈 테니까요. 우리가 해야 하는 건 원류로서의 오리지널리티를 만드는 작업이지, 예전처럼 여기 우리 제품이있다고 알리는 데 몰두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죠.

- P265

자신이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면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 생각해보았습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 무엇인가? 그일을 어떻게 나만의 것으로 만들어갈 것인가? 이처럼 적응을 위한 노력이 내재화된 삶을 산다면, 더이상 적용과 일상을 분리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덕과 업이 일치되는 것입니다.

- P268

내 일이 전문화됐다 해도 전체와의 상호연관성이 희미해지면 그 결과물이 어떨지 파악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엔가 또 소외됩니다. 분업화되는 일은 언젠가 프로세스화되고, 그러면 자동화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자기 역할을 통합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전체 시야를가지고 내가 하는 일을 하나의 업으로 승화시킬 만큼 수련과 관점을 높이는 작업이 요구됩니다.

- P269

매일같이 일을 하면 내 안에 근육이 남습니다. 이 생활근육이 말하자면 성장의 지표입니다. 근육을 키우기 위한 운동, 성장을 위한 삶을 사는 게 아니에요. 내가 삶에 꾸준히 적응한 결과가 성장이라는 생활근육으로올라오는 것입니다.

-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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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독서모임 책이다. 동화가 추천될줄은 몰랐다. 동화라기 보다는 어린이 문학이라고 해야할까. 다음 모임시 코로나 확진자가 많아 온라인으로 바뀌었는데, 이 책이 너무 좋아서 온라인상 토론으로 얘기가 줄어들까봐 아쉽다. 아무래도 온라인은 집중력이 떨어진다.


책은 힘든 세상이라도 살아야하는 이유를 때로는 아름답게 때로는 슬프게 말해준다.그래도 어린이 문학인데 이렇게 많은 죽음과 이별이 나올줄은 몰랐다. 그렇게 생명은 생명으로 아름다운 연대를 만들고, 아기 펭귄은 알지도 본적도 없는 이들의 도움을 받아 바다에 가게 된다. 독서모임에서 영주 역시 이 책을 표현한다면 연결과 연대라고 했다. 나는 연대를 좋아한다. 정확하게는 선택적 연대를 하고 있다. 그런 나의 조건적인 연대에서, 이 책의 연결과 연대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어 고맙고 미안했다.

아이들에게 어떻게 보면 이렇게 죽음도, 이별도 많이 나오는 동화를 읽혀도 되는 지 조금은 걱정스럽다. 나의 초등학교 입학 적, 저학년, 고학년 시절을 생각해 보았다. 충분히 읽어도 될 것 같다. 때로는 행복한 내용보다 이별도, 죽음도 조금씩 그러나 슬픔보다는 연대로 표현되는 세상을 보여주는 것도 나을 것 같다. 더 나이가 먹어서, 혹은 지금의 내 나이에서 더 느껴지는 바가 많을 법한 책이다. 동화지만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아니 어쩌면 많은 동화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전혀 느껴 지는 바가 없을 까 하진 않는다. 각각의 나이에서 발견하는 의미가 있을 거라 믿는다. 내가 어린 시절 읽었던 책의 목록이 아주 조금 생각 나는데, 초등학교 2학년이 되어 읽어 본다는 상상을 해보니 충분히 슬프지만 우정을 생각하고, 이제 친구를 만드는 걸 생각 해 볼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막연하게나마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지 않을까 한다.


이 책은 코뿔소, 코끼리, 펭귄 동물들이 나온다. 동물들이 나오는데 사람들 사회에서 만나는 내가 어떻게 하지 못하는 좌절을 보여주고, 무기력을 느끼게 하다가도, 친구를 만나고,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한다. 동물들의 이야기지만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렇다고 동물들의 이야기가 아닌 것은 아니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단 한 번도 코뿔소라는 동물을 진지하게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코뿔소의 종류가 정말 많지 않고, 인간에 의해 정말로 뿔이 잘려서 멸종의 위기를 겪고 있었으며, 이런 사냥을 양성화 하여 오히려 보존하겠다는 내용도, 그런 양성화가 오히려 문제가 된다는 내용도 발견할 수 있었다. 동물원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그리고 얼마전 보았던 슈카의 유튜브에서 소와 말의 사랑이야기, 그 동물들의 사랑이야기를 빙자한 인간의 합리적인 잔혹성를 시청했다. 왜 소고기의 등급이 요즘 많이 높아졌는지가 알고 보니 인간의 나름의 합리성, 그러나 잔혹성에 의한 결과였다. (그러나 나는 어제도 소고기를 먹었고, 오늘 저녁도 먹을 예정이다. 백혈구생성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이런 글을 쓰면서도 바로 먹을 수 있다니...) 댓글을 보니 인간 보다 조금 만 더 높은 외계인이 있어 인간을 이렇게 취급한다 해도 할 말이 없다는 내용 부터 여러 내용이 있다. 일본 만화 간츠가 생각이 났다.


사람은 아니지만 나오는 동물들, 등장인물들이 너무나 애틋하다. 주인공 노든서부터, 동물원에서 태어나고 동물원에서 자랐지만 누구보다 막혀 있지 않은 사고의 앙가부. 앙가부가 노든의 잠못이루는 밤을 위해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하며 긴긴밤을 견디게 해주고, 그 이야기가 아가 펭귄에게 연결이 된다. 그 이 전의 어떤 모자름도 없던 노든의 아내와 딸. 그리고 치쿠의 오른쪽 눈이 되어 주고, 죽어가면서도 알을 보호하고 치쿠를 보내주는 윔보. 자기 할말만 하고 뻔뻔스럽지만 알을 소중하게 여기고, 너무나 귀여운 수다쟁이 치쿠. 그리고 하나하나 노든에게 배워가는 아가 펭귄. 이 아가 펭귄의 이름을 노든이 지어주지 않아 안타까웠는데, 노든의 생각은 그게 아마 싫어하는 인간의 시스템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생각했을 수도 있다.


나는 어떤 연대를 만들어가며 이 웅덩이 같은 삶을 견딜 수 있을까. 때론 어느 시기가 오면 삶의 질과 수명 사이에서 선택을 하는 시기가 오지 않을까 생각들기도 한다. 그러나 살아남아야지. 그렇게 연대를 해야지. 애리냥이 이 책의 내용을 알고 추천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픈 우리들에게 생각을 하게했다. 많이 아프게 된지 이제 갓 일년이 넘었다. 시간이 갈수록 사실 몸이 힘들어진다. 그래도 목표를 세우고 사람들을 만나고 진심을나누려고 한다. 이 웅덩이 같은 삶을 어떻게 견딜까 했는데, 애리냥이 이 책을 소개해 주었다.


많은 생각이 들고, 슬프고, 따스하다.

그리고 이 책을 12월에 누군가에게라도 나누어야 겠다.



노든의 마지막에 대해서는 모르는 이가 없었다. 온 세상이 노든을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노든의 처음에 대해서는 아무도몰랐다. 슬픈 것은 노든 자신도 그의 처음을 기억하지 못한다는것이다.

- P10

무리가 따르던 할머니 코끼리는 이렇게 말했다.

"눈이 멀어 이곳에 오는 애도 있고, 절뚝거리며 이곳에 오는 애도 있고, 귀 한쪽이 잘린 채 이곳으로 모는 매도 있어, 눈이 보이지 않으면 눈이 보이는 코끼리와 살을 맞대고 걸으면 되고, 다리가 불편하면 다리가 튼튼한 코끼리에게 기대서 걸으면 돼. 같이있으면 그런 건 큰 문제가 아니야. 코가 자라지 않는 것도 별문제는 아니지, 코가 긴 코끼리는 많으니까. 무리 옆에 있으면 돼.

그게 순리야."

- P12

하지만 코끼리는 무모하지 않았다. 그래서 쉽게 화를 내지 않았다. 화를 내면 그것은 곧 싸움으로 번졌고, 싸움은 죽음을 부르는 일이었다. 코끼리는 스스로의 목숨도, 남의 목숨도 함부로 여기지 않았다. 그것이 코끼리들의 지혜였다. 노든은 현명한 코끼리들이 좋았다.

- P13

사람들은 겉에 드러난 것만을 보고 믿는다. 하지만 코끼리들은 바보가 아니다. 사람들은 이런 테스트로 코끼리를 시험했지만, 코끼리는 언제나 심사숙고 끝에 스스로의 앞날을 직접 선택했다.

- P14

그는 코끼리답게, 지혜롭고 현명하게 생각하려고 했다. 무모한 선택을 해서는 안 된다. 더 멀리 보고 더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 그렇게 되뇌었다. 마음을 다잡은 노든은 할머니 코끼리에게고아원에 남겠다고 말했다. 할머니 코끼리가 기뻐해 줄 것이라고생각했지만, 기대와 다른 대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너에게는 궁금한 것들이 있잖아. 네 눈을 보면 알아. 지금 가지 않으면 영영 못 가. 직접 가서 그 답을 찾아내지 않으면 영영 모를 거야. 더 넓은 세상으로 가. 네가 떠나는 건 슬픈 일이지만 우리는 괜찮을 거야. 우리가 너를 만나서 다행이었던 것처럼, 바깥세상에 있을 또 다른 누군가도 너를 만나서 다행이라고 여기게 될 거야."

- P15

나는 언젠가 노든에게, 그때 고아원을 나오기로 한 선택을 후회한 적이 있느냐고 물어보았다.

"훌륭한 코끼리는 후회를 많이 하지. 덕분에 다음 날은 전날보다 더 나은 코끼리가 될 수 있는 거야. 나도 예전 일들을 수없이 돌이켜 보고는 해, 그러면 후회스러운 일들이 떠오르지. 하지만 말이야, 내가 절대로 후회하지 않는 것들도 있어. 그때 바깥세상으로 나온 것도 후회하지 않는 몇 안 되는 일들 중 하나야."

- P18

혼자서는 코뿔소가 될 수 없었다. 노든이 코끼리로 살 수 있었던 것은 코끼리들이 있었기 때문이고, 코뿔소가 되기 위해서는다른 코뿔소들이 있어야만 했다. 다른 코뿔소들은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노든을 코뿔소답게 만들었다.

- P22

하늘의 별을 바라보느라 노든은 알이 살짝 움직이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조금씩 알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작은 부리가 껍질을 깨고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렇게 내가 태어났다.

- P76

살아남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데도 내가 끝까지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는 치쿠와 윔보 때문이라고 했다.

"네가 어떤 기분일지 알아. 내가 그렇게 살아왔거든. 나는 항상 남겨지는 쪽이었지. 내가 바보 같지만 않았어도, 용감하게 가족을 지킨 내 아내를 구할 수 있었을지도 몰라. 내가 다리를 절지만 않았어도, 마음씨 고운 앙가부를 살릴 수 있었을지도 몰라.

내가 조금만 더 일찍 알아차렸으면, 유쾌한 치쿠는 죽지 않았을지도 몰라. 이런 생각들이 항상 나를 괴롭게 해. 차라리 살아남은 게 내가 아니었으면, 하고 말이야."

- P80~81

"그런데 포기할 수가 없어. 왜냐면 그들 덕분에 살아남은 거잖아. 그들의 몫까지 살아야 하는 거잖아. 그러니까 안간힘을 써서,

죽을힘을 다해서 살아남아야 해."

- P81

하지만 노든은 한 존재가 다른 존재에게 해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내게 주었다.

- P83

하지만 나는 내가 본 적도 없는 치쿠와 윔보의 몫까지 살기 위해 살아 냈다기보다는 나 스스로가 살고 싶어서 악착같이 살아났다. 그들의 몫까지 산다는 노든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게 된 것은 그 후로도 꽤 시간이 지나고 나서의 일이다.

- P83

적막을 깨고 별안간 노든이 웃음을 터뜨렸다.

"치쿠랑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나서."

겨우 설명을 덧붙이더니 노든은 참지 못하고 계속 웃었다. 한방 웃음이 멈추고 나서야 노든은 나머지 설명을 계속해 나갔다.

"그때도 나는 복수에 대한 생각밖에 없었어. 그런데 웬 이상한 퓅긴이 들러붙어서, 나에 대한 배려라고는 코끼리 눈곱만큼도 없이 한참을 말 한마디 않고 걷다가, 느닷없이 자기 사정만 늘어놓는 거야. 정말 제멋대로였어. 내 생각은 한 번도 물어보지도 않고,

자기 맘대로 나랑 같이 바다를 찾아야 한다고 했지."

- P87

"그치만 나한테는 노든밖에 없단 말이에요."

"나도 그래."

눈을 떨구고 있던 노든이 대답했다.

그때 노든의 대답이 얼마나 기적적인 것이었는지, 나는 알지못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이 다른 우리가 서로밖에 없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그때는 몰랐었다.

- P94

이제 와 생각해 보면 모든 것이 기적이었다. 윔보와 치쿠가 버려진 알을 품어 준 것부터, 전쟁 속에서 윔보가 온몸으로 알을지켜 내 준 것, 치쿠가 노든을 만나 동물원에서 도망 나온 것. 마지막 순간까지 치쿠가 알을 품어 준 것, 그리고 그 마지막 순간에 노든이 있어 주었던 것………. 모든 것이 기적이라는 단어로밖에는 설명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때 내가 마주한 '수영'이라는 것이 그나마 기적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일이었다.

- P94

나는 절벽 위에서 한참 동안 파란 세상을 내려다보았다. 바다는 너무나 거대했지만, 우리는 너무나 작았다. 바다는 이루 말할수 없이 아름다웠지만, 우리는 엄망진창이었다.

나는 세상에 마지막 하나 남은 흰바위코뿔소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가족을 위해 목숨을 걸고 뛰어나간 노든의 아내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아직 죽지 않은 연인을 뒤로하고 알을 데리고 도망쳐 나오던 치쿠의 심정을, 그리고 치쿠와 눈을 마주쳤던 윔보의 마음을, 혼자 탈출하면 무슨재미가 있겠느냐던 앙가부의 마음을, 코끼리들과 작별을 결심하던 노든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 P124

두려웠다. 하지만 나는 내가 저 바닷물 속으로 곧 들어갈 것을, 모험을 떠나게 될 것을, 홀로 수많은 긴긴밤을 견더 내리라는것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긴긴밤 하늘에 반짝이는 별처럼 빛나는 무언가를 찾을 것이다.

어쩌면 언젠가 다시 노든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내 냄새, 말투, 걸음걸이만으로 노든은 나를 알아보고 내게 다가와 줄 것이다. 코뿔소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다른 팽귄들은 무서워서 도망가겠지만, 나는 노든을 알아볼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코와 부를 맞대고 다시 인사할 것이다.

- P125

어떻게 해도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지만, 그래도 정의해 보자면 이것은 늙은 코뿔소와 어린 펭귄의 로드무비이다. 둘의 걸음에는 고통이, 슬픔과 분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뜨겁게 붙잡아야만 하는 희망과 오늘이 있다.

길 뒤에, 듬성하고 촘촘한 둘의 기우뚱한 발자국에, 이 모든 것이 아로새겨져 있다. (심사평 중)

- P140

우리 삶에는 우리가 자초한 불행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불행도 있다. 코끼리 고아원 밖으로 나간 것은 노든의 선택이지만, 느닷없이 찾아온 사냥꾼들과 벼락처럼 떨어진 전쟁은 노든의 선택이 아니다. 전자는 내 몫으로 여기고 견딘다 해도 반복되는 후자의 고통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완벽한 저녁이 깨진 이후 노든은 복수심으로 스스로를 불태우지만 앙가부와 치쿠와 알을 통해 깨닫게 된다. 사는 것보다 죽기가 더 쉬운 세상 속에서 끝까지 살아남아야 하는 이유를. (심사평 중)

- P141~142

[긴긴밤] 속 주인공들은 우리의 삶이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 준다. 내 삶은 내 것이지만, 또 나만의 것은 아니기에 우리는 안간힘을 써서, 죽을힘을 다해서 살아남아야 한다. 다리가 튼튼한 코끼리가 다리가 불편한 코끼리의 기댈 곳이 되어 주는 것저럼, 자연에서 살아가는 게 서툰 노든을 아내가 도와준 것처럼, 윔보가 오른쪽 눈이 잘 보이지 않는 치쿠를 위해 항상 치쿠의 오른쪽에 서 있었던 것처럼, 앙가부가 노든의 이야기를 듣고 또 들어준 것처럼. 이 작지만 위대한 사랑의 연대는 이어지고 이어져 불운한 검은 반점을 가진 채 버려진 작은 알에 도착한다.

작은 알은 모두의 사랑을 먹고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살아남아 세상으로 나온다. 윔보와 치쿠의 생명 줄을 잡고 태어난 아기 펭귄은 늙은 코뿔소와 함께 바다를 향해 걸으며 자신의 근원을 살아야 하는 이유를 듣는다. (심사평 중)

- P142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나를 향해 있던 모든 이의 긴긴밤을그 눈물과 고통과 연대와 사랑을 이제 어린 펭귄은 자기 몫의 두려움을 끌어안고 바닷속으로 뛰어들 것이다. 홀로 수많은 긴긴밤을 견뎌 낼 것이며, 긴긴밤 하늘에 반짝이는 별처럼 빛나는 무언가를 찾을 것이다. (심사평 중)

- P144

힘들고 무서워도 도망가지 않고 소리 지르고 울면서 똥을 뿌리는 것이 최선임을, 다리나 눈이 불편한 친구를 놀리는 것이 아니라 그의 불편한 다리와 눈 옆에 자연스레 서는 것이 순리임을, 그렇게 나와 친구를 지키는 것이 더러운 웅덩이를 별빛같이 만드는 일임을 알고 서로에게 기대어 오늘을 버티고 내일로 힘차게 나아가기를. 그러다 보면 언젠가 우리는 다시 인사하게 될 것이다. 코와 부리를 맞대고 눈과 눈으로, 마음과 마음으로, 영혼과 영혼으로.

(심사평 중)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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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별로 증거가 남기 시작하면, 과정의 충실함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 투명성을 기반으로 성실함의 가치가 재정의될 것입니다. 무임승차자가 사라지고 일의 단계가 줄어들겠죠. 그러면 중간의 무임승차자는 어디로 갈까요? 그리고 처음 기안한 김 사원에 대한 보상체계는 어떻게 조정될까요? 최근 많은 조직에서 공평보다 공정을 요구하는 흐름이 왜 형성되었을까요?
- P167

둘째, 세상이 변화하는 동안 내 경쟁력의 현행화를 꾀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그만큼 일에 대한 나의 전문성이 떨어졌다는 뜻이니까요.  - P169

사회 분화, 장수, 비대면의 확산 등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변화로 일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알던 기존의 근무, 근로, 직장, 직업등에 대해 새롭게 정의해봐야 합니다. 어떻게 일해야 하고 나는어떤 역할을 맡고 있으며, 내 삶의 지향점은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그에 따라 새로운 문화를 수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힌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게 될 것입니다. - P174

당시 케네디 대통령은 "쉬워서가 아니라 어렵기 때문에 이 목표를 세웠다"고 했습니다. 이것이 문샷 씽킹입니다. 이처럼 우리도 점진적 개선이 아니라 불필요한 건 다 없애거나 새로운 건을 수용해서 프로세스를 완전히 바꿀 수 있지 않을까요?
- P175

안다고 해도, 높아진 사회적 감수성에 공감하지 못한다면 아는게 아닙니다. 변화에 적응한 게 아니에요. ‘우리도 텀블러 같은 거만들까?‘ 하는 식의 마인드로는 어림없습니다. 일단 너무 늦었고(이제?), 그것도 시늉만 하는 것이기에 그렇습니다. 이건 홍보수단이 아니라 당연히 해야 할 준칙 같은 거예요. 전략 차원에서 기업의 모든 행위를 새 기준에 맞춰 재정의해야 합니다.
- P181

행복에 대한 다양한 학문적 정의 중에 ‘주관적 안녕감subjective well-being‘이 있습니다. 외부적 관찰이나 정의가 아니라 각자의 평가나 감상을 통해서만 행복을 설명할 수 있다는 개념입니다. 행복에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는 거죠. 충분히 수긍이 가는 말입니다.
- P187

상사가 아니라 동료가 되면 가장 무서운 게 뭔지 아십니까? 상대가 일하지 않는 것에 분노한다는 것입니다. 최근 데이터에서 상사와 관련해 ‘무능‘이라는 말이 가장 많이 나오는 이유죠. 예전에는 상사가 일 안 한다고 뭐라 하지는 않았어요.  - P196

이렇게 하여 모두 다 일하는 사회로 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공정성 이슈가 나오고, 집단평가가 아니라 개인평가로 선회합니다. 이제 회사에서 가장 배척되는 사람은 다 된 밥상에 숟가락 얹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 P197

로봇이 우리가 기대한 만큼 진화해간다면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일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산업 자체가 없어지는 건 아닐 테니 소수는 자기 업을 지킬 것입니다. 나머지는 대체되고요. 이미 많은 경쟁이 산업 경쟁이라기보다는 개인경쟁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때 각자가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 P206

온갖 국룰이 생겨난 이유는 타인으로부터 내 평판과 효율을 극대화하고 싶어서입니다. 평범하게 살고 싶으니까. 그러나 이 기준이 너무 높습니다. 평범한 게 판교 신혼부부라면 출발부터 불행을 잉태한 거죠. 기준이 높은데 그게 기준이라뇨. 심지어 그걸 모아놨어요. 국어, 영어, 수학을 다 잘할 수는 없잖아요.
무엇보다 평균, 중간을 추구한다는 국룰 자체에 문제가 있습니다. 서글프게도 중간의 인간은 대체됩니다. AI는 중간을 학습해요. 그런데 우리 인간이 지금 중간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 P214

어정쩡한 중간이 기계에 대체되는 세상에서는 조직 또한 완성된 사람들이 모이는 형태로 변화할 것입니다. 내가 누군가 재목을키우는 게 아니라 이미 검증되고 완성된 사람들, 프로페셔널이 모인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마치 영화 <어벤져스> 처럼 말이죠.
실제로 많은 회사들이 공채가 아니라 직무로 뽑고 있습니다. 훌륭한 사람을 뽑으면 관리할 필요가 없거든요. 그 유명한 스티브잡스가 한 말이죠. 훌륭한 이들은 스스로 관리하지, 남의 관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뭘 해야 하는지 아는 순간 어떻게해야 할지 스스로 알아내기 때문에 관리할 필요가 없습니다. 비전만 있으면 됩니다. 리더십은 그것을 찾는 작업이고요.
- P222

 "어떤 일 하셨어요?" "OO 기업에서 15년 일했습니다." 그러면 상대방이 알아서 경력 15년이라고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거기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했고, 그 프로젝트에서 나의 기여는 무엇이며 어떤 점을 배웠는지 묻습니다.
- P226

Brand is the Message.
Content is the Message.
Network is the Message.
Lifestyle is the Message.
Your Every Move is the Message.
- P232

이제는 스스로의 흔적을 남기고 성장의 기록을 채록하는 것이곧 나의 프로파일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무엇을 해야할까요? 첫째, 직접 하셔야 하고요. 둘째,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그 성장 과정이 나의 자산으로 환금될 것입니다. 일종의 사회문화적 자본이니까요. 그리고 그게 나의 업이 될 테니까요.
- P235

I, sum of records.
- P236

진정성이 가능하려면 철학적으로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의미소비 시대에는 상품이 사상이 되고, 사상이 상품이 됩니다. 철학이 팔리는 것이지 물질이 팔리는 게 아니에요.
- P258

결국 우리는 고민의 총량을 파는 것입니다. 하나하나에 다 의미와 상징을 새겨넣고, 그런 다음 상대에게 넌지시 얘기해주는 거예요.
요즘은 실력 있는 작은 가게들이 많습니다. 간판도 요란하지 않지만 업에 대한 소신과 고민으로 상징성을 얻은 곳들입니다. 그 상징성 하나하나에 주인장의 정신이 깃들어 있겠죠. 그의 인생이포함돼 있는 것입니다.
고민의 총량이란 내가 했던 시도의 총합이므로, 내 전문성 및 숙고의 결과를 파는 것입니다. 이는 시간의 축적도 있지만 이해와 지식의 종합도 되기 때문에, 그만큼의 해박함을 어떻게 만들어갈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게 결여돼 있으면 노동을 팔아야 하는데, 노동은 AI가 가져갈 테니까요. 우리가 해야 하는 건 원류로서의 오리지널리티를 만드는 작업이지, 예전처럼 여기 우리 제품이있다고 알리는 데 몰두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죠.
- P265

자신이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면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 생각해보았습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 무엇인가? 그일을 어떻게 나만의 것으로 만들어갈 것인가?
이처럼 적응을 위한 노력이 내재화된 삶을 산다면, 더이상 적용과 일상을 분리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덕과 업이 일치되는 것입니다.
- P268

내 일이 전문화됐다 해도 전체와의 상호연관성이 희미해지면 그 결과물이 어떨지 파악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엔가 또 소외됩니다. 분업화되는 일은 언젠가 프로세스화되고, 그러면 자동화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자기 역할을 통합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전체 시야를가지고 내가 하는 일을 하나의 업으로 승화시킬 만큼 수련과 관점을 높이는 작업이 요구됩니다.
- P269

매일같이 일을 하면 내 안에 근육이 남습니다. 이 생활근육이 말하자면 성장의 지표입니다. 근육을 키우기 위한 운동, 성장을 위한 삶을 사는 게 아니에요. 내가 삶에 꾸준히 적응한 결과가 성장이라는 생활근육으로올라오는 것입니다.
-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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