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좋아하는 것들에 자신의 냄새를 가득 묻히곤 하는데, 그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아마도 자기 자신인가 봅니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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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맞을 때면 오래된 시구를 인용하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들은 것은 거의 기억하고, 온종일 귀를 기울이지만, 가끔은 그 모든것을 조리있게 하나로 맞춰낼 방법을 알 수 없다. 그럴 때면 나는진실한 울림이 있는 듯한 단어나 구절에 매달린다.
- P5

선생님이 하시는 맹세가 가장 중요합니다. 가끔은, 할 수 있는이 그것밖에 없을 때도 있지요.
- P8

렘베티카에 맞춰 춤을 출 때면 음악이 만들어내는 원 안으로 걸어 들어가고, 음악의 리듬은 울타리가 있는 동그란 우리가 된다. 거기서 당신은 한때 그 노래를 살았던 남자 혹은 여자를 앞에 두고 춤을 춘다. 춤을 통해 당신은 음악이 뿜어내는 그들의 슬픔에 경의를표한다.
- P11

동쪽, 그가 걸어가고 있는 쪽에서 하늘은 피 흐르는 상처에 바른 드레싱 색을 띠고 있다. 자신을 둘러싼 방대함 안에서 그의 모습만이 홀연히 등장하고,
이는 그 자신보다는 내게 더 분명하게 느껴진다.
- P27

그러나 마을이 더 강력한 더스트에도 버틸 수 있는지, 이 마법 같은 식물들이 어떤 원리로 더스트를 견디는지 아는 사람은 없었다. 프림 빌리지는 거대한 기적이었지만, 기적이라는 말은 근원을 알 수 없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이곳은 불안정한 기반 위에 세워진 도피처였다. - P204

뭐가 옳은 건지는 나로서는 알 수 없었다. 다만 나는 사람들이 너무 쉽게 세계를 말하는 것이 이상했다. 프림 빌리지 바깥의 사람들을 구해야 한다는, 인류 전체의 재건을 생각해야 한다는 말만큼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우리는 세상으로부터 버려졌다.
그들은 우리를 착취하고 내팽개쳤다. 그 사실만은 절대로 잊을수 없었다. 그런데 왜 버려진 우리가 세계를 재건해야 할까.
- P215

"제조에 필요한 재료와 무게, 과정을 정확히 기록하는 것이 과학의 원칙이지. 하지만 이건 달라. 감추는 것이 널 구할 테니까.
지금은 그런 시대야, 원칙이 네 약점이 되고, 편법이 네 무기가되지, 이 비참한 시대가 끝날 때까지는, 네 머릿속에 제조법이완벽하게 들어가 있어야 해, 남이 볼 수 있는 기록은 절대 남기지 마. 아무리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숨기는 게 좋아."
- P221

"돔을 없애는 거야. 그냥 모두가 밖에서 살아가게 하는 거지.
불완전한 채로, 그럼 그게 진짜 대안인가? 물론 그렇지는 않겠지, 똑같은 문제가 다시 생길 거야. 그래도 아무것도 하지 않을수는 없어. 뭔가를 해야 해. 현상 유지란 없어. 예정된 종말뿐이지. 말도 안 되는 일을 계속해서 벌이는 것 자체가 우리를 그나마 나은 곳으로 이동시키는 거야."
- P227

돌이켜보면, 이별이 찾아오기 전에 아주 짧은 순간, 평화가 지속된 날들이 있었다. 일주일쯤이었을까. 아니면 열흘쯤 그 이후로 프림 빌리지에 들이닥친 수많은 일들에 비하면 너무나 일시적인 평화였지만 결코 잊을 수 없는 날들이었다.
- P233

푸르게 빛나는 먼지들이 공기중에 천천히 흩날렸다. 나는 숲을 푸른빛으로 물들이는 그 식물들을 보며 고통은 늘 아름다움과 같이 온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아니면 아름다움이 고통과 들함께 오는 것이거나. 이 마을에 삶과 죽음을 동시에 가져다준 이식물이 나에게 알려준 진실은 그랬다. 어느 쪽이든, 나는 더이상 눈앞의 아름다운 풍경에 마냥 감탄할 수는 없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 P234

프림 빌리지를 처음 찾아왔을 때, 나는 영원함 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 나와 아마라는 당장 오늘 버틸 곳, 내일 머무를 곳이 필요했다. 그렇게 매일을 쌓아가면 이곳도 지속될 것이라고,
우리의 도피처는 파괴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 P237

"지금부터는 실험을 해야 해. 내가 가르쳐준 것, 그리고 우리가 마을에서 해온 것들을 기억해. 이번에는 우리가 가는 곳 전부가 이 숲이고 온실인 거야. 돔 안이 아니라 바깥을 바꾸는 거야. 최대한 멀리 가. 가서 또다른 프림 빌리지를 만들어. 알겠지?"
- P242

나는 천천히 시트에 몸을 붙였다. 울음을 그칠 수가 없었다.
내가 마음을 모두 주었던 이 프림 빌리지는 영원히 지속될 수없는 것이었다. 오래전부터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 끝이 결코 오지 않기만을 바랐었다. 하지만 이곳을 떠나도 여기에 내 마음이 아주 오래도록, 어쩌면 평생 동안 붙잡혀 있으리라는 것을나는 그때 이미 알고 있었다.
- P244

실패할수도 있지만, 어쩌면 대부분은 실패하겠지만, 그래도 일단 가보지 않으면 발견하지 못할 놀라운 진실을 그 길에서 찾게 될지도모른다고, 아영은 그렇게 생각했다.
- P257

"그들은 자가 중식 나노봇의 입자 크기를 줄이는 실험을 하고있었어요. 그러면 분자 단위에서 모든 것을 통제하고, 또 재조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분명히 경고하는 이들이 있었는데, 듣지 않았고."
- P292

그러나 이곳의 사람들은 어떤 신념 없이 그저 내일을밀었다. 그들은 이 마을의 끝을 상상하지 않았다. 한 달 뒤의 창고 보수 일정을, 다음해 작물 재배 계획을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했다. 레이첼의 온실이 마을에 희망의 감각을, 죽음과의 거리감을 제공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것의 실체가 불안정한 거래에 불과할지라도 그랬다.
- P299

지수는 자신이 조금씩사람들이 가진 어떤 활력에 물드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수년 뒤의 미래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 내일의 삶만을 생각하는, 그러나 그 내일이 반드시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 데에서 오는매일의 활기에.
- P302

- 네가 말레이시아까지 온 이유는 뭐였어?
-쓸데없는 걸 물으려고 이 강아지를 개조한 건 아닌 줄 알았는데.
-이런 거 물으려고 개조한 것 맞아..
- P315

"내가 너에게 개량종을 넘겨주면, 프림 빌리지는 해체되겠지.
사람들은 모두 떠나고, 이 온실은 유지되지 않겠지. 그러면 우리는 여기 더이상 남지 못하게 되고, 언젠가 너도 나를 떠나겠지.
이곳 밖에서 너는 유일한 정비사가 아니니까. 그래서…… 네게 개량종을 주지 않은 건, 나에게 주어진 유일한 선택지였어."
- P339

"그제야 언니가 사실은 아무것도 잊지 않았다는 걸 알았지요.
저는 언니가 떠나버릴까봐 언제나 두려웠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도요. 아마라는 단지 아마라의 방식으로 자신을 지켰을 뿐이라는 걸 이제야 이해했죠. 아마라에게는 그 시절을 떠올리는 고통이 더 컸는지도 몰라요. 그리움과 고통은 언제나 함께 오고,
모두가 그것을 견뎌낼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래도 당신을 만나서, 아마라와 그 이야기를 다시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 P346

"우리만이 아니었군요. 모두가 잊지 않았어요"
"맞아요. 당신들이 약속을 지켰고, 세계를 구한 거예요."
- P363

식물 인지 편향은 동물로서의 인간이 가진 모래된 습성입니다. 우리는 동물을 과대평가하고 식물을 과소평가합니다. 동물들의 개별성에 비해 식물들의 집단적 고유성을폄하합니다. 식물들의 삶에 가득한 경쟁과 분투를 보지 않습니다. 문질러 지운 듯 흐릿한 식물 풍경을 바라볼 뿐입니다. 우리는 피라미드형 생물관에 종속되어 있습니다. 식물과 미생물.
곤충들은 피라미드를 떠받치는 바닥일 뿐이고, 비인간 동물들이 그 위에 있고, 인간은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완전히 반대로 알고 있는 셈이지요. 인간을 비롯한 동물들은 식물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지만, 식물들은 동물이 없어도 얼마든지 종의 번영을 추구할 수 있으니까요. 인간은 언제나 지구라는 생대에 잠시 초대된 손님에 불과했습니다. 그마저도 언제든 쫓겨날 수 있는 위태로운 시위였지요..
- P365

문득 아영은 레이첼의 눈빛이 어릴 적 정원에서 보았던 지수의 눈빛과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 후회와 그리움이 섞인, 하지만 고통이라고만은 단언할 수 없는 어떤 복잡한 감정이 그 시선 속에 있었다. 생의 어떤 한순간이 평생을 견디게 하고, 살아가게하고, 동시에 아프게 만드는 것인지도 몰랐다. - P378

해 지는 저녁, 하나둘 불을 밝히는 노란 창문과 우산처럼 드리운 식물들, 허공을 채우는 푸른빛의 먼지. 지구의 끝도 우주의끝도 아닌, 단지 어느 숲속의 유리 온실, 그리고 그곳에서 밤이깊도록 유리벽 사이를 오갔을 어떤 온기 어린 이야기들을.
- P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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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제 돌아갈 수 없어. 너도 알고 있잖아, 그렇지? 숲 밖으로 나가도 안개는 언제든 찾아올 거야. 평생 도망치며 살 수는없어. 나오미 너는 그럴 수 있지만, 난 그럴 수 없어. 내가 마지막으로 진실을 확인하게 해줘"  - P18

"그럴 땐 역시 ‘생물 다양성‘이지. 생물 다양성이 우릴 구원할거야. 더스트 종식 이후 가장 먼저 재건된 지역도 생물 다양성이잘 보존된 지역이었다. 뭐 이런 얘기라도 써놔야지. 더스트 폴이또 터질 수도 있다고 겁도 좀 주고"
- P30

수연의 반응은 조심스러웠다. 노인들을 주로 상대하는 수연은 다른 지역에 비해 온유에 사는 공헌자 노인들이 좀더 품위 있고, 친절하고, 대하기가 까다롭지 않은 고객들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것이 그들이 정말로 존경받을 만한 사람들인지를 말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들이 전부 나쁜사람이라고 말하기도 어렵다고 수연은 덧붙였다.
- P63

더스트 시대에는 이타적인 사람들일수록 살아남기 어려웠어.
우리는 살아남은 사람들의 후손이니까. 우리 부모나 조부모 세대 중 선량하게만 살아온 사람들은 찾기 힘들겠지. 다들 조금씩은 다른 사람의 죽음을 딛고 살아남았어. 그런데 그중에서도 나서서 남들을 짓밟았던 이들이 공헌자로 존경을 받고 있다고, 그게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거든. - P63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해가 될 것 같다가도 혼란스러워지곤했다. 당장 목순이 걸려 있다면, 죽음 앞에서 누구나 이기적인선택을 할 텐데, 이런 생각이 드는 것도 수연의 말대로 아영 자신이 ‘이타적이지 않은 사람들의 후손‘이어서 그런 것일까. 생각이 꼬리를 묻다보면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까지 거슬러 올라갔고, 결국은 더스트 이후에 태어난 모든 사람에게는 원죄가 있는 것인가 하는, 심오한 생각에 빠져들었다.
- P64

"이건 아이들 앞에서 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구나. 어쨌든 그들이 있어서 인류의 명맥이 이어지긴 했으니까. 세계가 망했으면 좋겠다니, 지금 생각해보면 속 편한 소리지. 정말로 세계가망한 와중에 살아남은 사람으로서는 할 자격이 없는 말이야."
- P75

"할머니는 타운의 어른들이 위선자라고 말했지만, 어른들만그런 건 아니에요. 아이들도 다 조금씩 비겁하거든요. 여기 아이들은 제가 내년이면 여길 떠난다는 걸 알아서 저를 더 쉽게 괴롭혀요. 도와주는 애들도 없고요. 정작 그러면서 타운 어른들에 대한 비난은 잘 거들죠. 그래서 전 사람은 누구나, 모두 엉망진창이라고 생각했어요. 자기 위치에 따라 좋은 사람인 척할 뿐이라고요." - P76

"나도 어느 순간 깨달았지, 싫은 놈들이 망해버려야지, 세계가 다 망할 필요는 없다고, 그때부터 나는 오래 살아서, 절대 망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단다. 그 대신 싫은 놈들이 망하는 꼴을 꼭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지."
- P77

"아영, 원래 위대한 이야기는 다 실패를 무릅쓰고 시작되는 거예요. 고작 그 정도로 망설여서야 되겠어요?"
- P98

"그래도 그 눈에 띄는 호버카는 어떻게든 좀 숨기는 게 좋을거다. 사냥꾼들에게 들켜 죽는 게 아니면 우리가 훔쳐갈 거니까."
- P121

나는 곱슬머리를 노려보다가 침묵 끝에 고개를 끄덕였다. 완전히 물정 모르는 어린애로 보인 게 분명했다. 그렇지만 우리에게 악의를 가진 게 아니라는 건 알 수 있었다. 그들은 음식도 약품도 나눠주지 않았지만, 어쨌든 최선의 호의를 베풀고 있었다.
떠돌이가 떠돌이에게 베풀 수 있는 최대한의 호의를.
- P127

하루는 대니와 야닌, 밀리어,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돔밖을 떠돌다가 폐쇄된 연구소 마을을 찾아냈다. 나는 하루와 대니가 아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보다.
는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을 함께 견딘 사이에 가까웠던 것이다.
나는 내가 알지 못하는, 둘 사이의 어떤 복잡한 감정들을 생각하다가, 내가 아마라에게 가진 양가적인 마음을 떠올렸다. 나는아마라에게 미안했고, 고마웠고, 가끔은 아마라가 미웠다. 아마도 대니와 하루 사이에도 그런 마음들이 쌓여 있을 것이다.
- P175

"눈에 보이는 건 떠돌이들이 이미 건져가고 폐품만 남은 곳을목적지로 삼지. 프림 빌리지에 대해 누군가 눈치채면 곤란하니까. 그런 폐허를 걷다보면 아주 이상한 생각이 들어. 타인의 무덤을 파헤쳐서 이곳의 삶을 쌓아올리고 있다는 생각, 더스트 폴이후로 세상은 예전보다도 더 모순으로 가득해진 것 같아."
- P186

그 표정을 보면서, 나는 막연히 생각했다. 나에게 좋은 사람이타인에게는 아닐 수도 있다고, 어쩌면 지수 씨가, 나와 레이첼에게 그런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 P193

 하루는 마치 어른처럼 괜찮아. 이런 일들은 예전에도있었어" 하고 말했지만, 나는 이런 균열들이 결국 이 마을에 낫지 않는 흉터를 남길까봐, 그리고 이곳을 마침내 파괴해버릴까봐 두려웠다.
-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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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밤책장
2021년, 서른 두번 째 책. (2021년 10월 읽음)
지혜북스 & 우세계 (지은이)
달밤책장, 2017



8월 말 여름휴가 대체로 간 책방 투어 중 강화도 서점 ‘시점‘에서 고른 책이다. 독립출판물을 한 권이라도 사고 싶은 마음에 무엇을 살까 하다가 글씨체가 이쁘고 표지가 심플하여 골랐는데, 책방지기님께서 우세계 작가분의 다른 책을 추천 하셔서 (순식간에 영업 당함. 나쁜 의미로 쓴 말 아니고 좋은 의미로 쓴 말이다. 정말 !) 또 한 권도 같이 골랐다. 이날 시점에서 고른 책이 꽤 되었다. 왜 그렇게 사고 싶은 책은 많은지. 혼자서 책 선발 리그전을 해서 고르고 골라 몇 권의 책을 골랐다.



달밤책장은 두 명의 독립출판을 꿈꾸는 진솔하고 대책없는 귀여운 지기님 둘이 7게월 동안 부여에서 책 판매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여정을 담은 책이다. 에이커스 책방의 ‘책방을 꾸리는 중입니다‘ 를 읽으면서 서점을 하는 그 이면을 응원과 재미 안타까움 따뜻함으로 읽었다고 하면, 이 책은 또 나름의 다른 서사가 있다. 그렇게 굿즈를 준비하고 이벤트를 준비하고... 책방을 하던지, 야외 프로젝트를 하던지 어떤 거 하나 무난 한 것이 없다.



분명 읽으면 읽을 수록 고생이 심한 이야기인데 이상하게도 웃움이 난다. 생각 보다 이 두어 분 상당히 낙관적이다. 다른 사람들이라면 일찌감치 포기했을 수도 있는데, 그저 성실함으로 묵묵히 버티면서 그 과정중에 드러나는 두 분의 색깔이 참 귀엽고 대책없다. 귀엽고 대책없다는 말이 딱 드러맞는다. 읽다가 분명 씁쓸한 포인트가 되어야 하는데 한 문장 한 문장이 낙관적이고 웃음을 짓게 한다.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솓고 기회가 된다면 얼굴 뵙고 함께 하고 싶단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으며 독립출판물의 대여 시스템도 가능하구나 (물론 현실적으로 이 책에서는 실패했다고 보아야 한다) 하는 생각도 들고, 생각 보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책을 만든다는 것, 이벤트를 한다는 것들이 얼마나 바쁘고 힘들고 실패하기 쉬운 일인지.. 알면서도 다시 한 번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을 다 제쳐두고서 이 책에 있는 작가분들의 따뜻함. 그리고 회원이 되어준 3호님 부터 그 이후 분들, 관련자들. 어쩜 다들 이쁘고 좋은지 모르겠다. 꼭 한 번 정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철 없는 말일 수 있지만, 나도 이런 프로젝트, 이런 책방 좋은 사람들과 한 번 해보고 싶다. 철 없는 말이 아니라 일단 꿈으로 하나 잡고 있어야지. 사실 몇 년전부터 생각했던 이야기인데, 대책없는 걸 하고 싶지 않아 일단 꿈만 꾸고 있다.

마음에 남은 구절, 내 맘대로 pick. ​

「 회사에서는 의지와 상관없이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되면서 나의 모난 부분을 깎아냈다.
면, 밖에서는 스스로 원하는 것을 찾아가면서 나와 결이 비슷하거나 에너지가 맞아서 서로를 키우고 증폭시켜주는 관계가 많아지는느낌이다. 2호도 그중 하나고.
- P 9」​

「 진눈깨비 날리는 아침에 따뜻한 쌍화탕으로 손을 녹이며 버스를 기다리고, 내려서 20분 정도 더 길어, 기어코 그 집을 보러 갔다. 느낌 있다. 4월에 찍은 로드뷰로 화사한 조리예 사진을 봤는데, 우중충한 추운 날 내가 끓인 실물도 느낌이 있다. 이렇게 날이흐린데 느낌이 좋으면 화창한 봄에 얼마나 좋을까? 의도치 않게 기대가 생겼다. 그리고 2호는 영업 당했다.
- P 10」

「 나는 그렇게 1호가 던진 달밤 야시장을 또다시 ‘가볍게 줍줍했다. 생각보다 장단이 맞는 1호와 한다면 재밌을 것 같기도 했고, 여태 해왔던 다른 행사들처럼 가볍게 단기간으로 진행되는 행사라생각했다. 가볍게. 이놈의 가볍게가 문제다. 가볍게가. 알고 보니 4월부터 10월까지 장장 7개월 동안 길게 이어지는 행사였다.
- P 14」

「 지인과 통화하다가 부여집 계약 이야기가 나와서 그분 차로 한께 가기로 했다. 2호와는 처음 보는 사이라서 내려가는 차 안에서서로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했더니 뒷자리에 앉아서 잘 잔다. 수더분한 녀석, 새 책 작업이 많이 힘들었나 보다. 내가 그랬듯 둘도 보면 반할 것 같아서 둘에게 들어가서 보고 너무 큰 리액션은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계약 전에 본심을 들키면 안 되니까. 둘은 목소리를 낮추고 웃음은 됐지만 긍정의 코멘트를 계속 쏟아냈다.
- P 18」​

「 하지만 나쁜 남자처럼 이 나쁜 집은 단점을 뛰어넘는매력이 너무 컸다. 결국 계약을 하기로 했다.
- P 22」​

「 연락이 오지도 않았는데 우리는 무슨 생각인지 엽서를 전문업체에 맡겨 인쇄하기로 했다. 그 때문에 일러스트를 조금씩 다듬었다. 뒷장은 같은 디자인만 가능하다기에 카피 문구를 하나 통일해넣자는 의견이 모였다. ‘여기가 어디유‘, ‘부여유‘, ‘책이유‘... 이상한 말들을 내뱉기 시작했다. 1호와 작업을 하면서 좋은 점이 있다면이렇게 개드립을 서로 양심 없이 날릴 수 있다는 것이다.
- P 29」

「 본론으로 들어가 독립출판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했고 들고간 다양한 제작자분들의 독립출판물들을 보여줬다. 역시나 신기해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자체 제작한 엽서와 스티커도 보여주면서반응이 나쁘지 않아 살짝 붙을 수도 있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방심하면 안 된다. 무수한 취업 면접에서도 분위기는 좋았지만, 결과가 다 좋은 것은 아니었으니까.
- P 31」​

「 1호가 엑셀을 잘 다루기에 가능한 시뮬레이션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이해할 수 있었다. 논란을 넘어 감동이네 엑셀 이거.
- P 32」​

「 1호는 내게 형돈이와 대준이 같은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게 도대체 어떤 관계냐고 1호에게물었다. 우리 둘 어쩌다 이렇게까지 와버리게 되었는지 생각할수록어이 없으면서 신기하다.
- P 33」

「 교육장에 도착해서는 앞자리에 앉았다가 행여나 인간표본이 될까 봐 뒷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다행이었다. 결국, 앞자리에 앉아 계신 아주머니 한 분이 앞에 불려 나가서 인간표본이 되었다.
- P 40」

「 심지어 저녁까지 먹고 간 것인데 6시 내 고향 리포터라도 빙의된 듯 부여도 아닌 타지역에 가서 계속 음식을 입에 넣어대고 있었다. 예비 부여 야시장 매대 운영자로서 부끄러움도 잠시, 신랄한 맛평가가 이어졌다. 이건 맛있고 저건 맛있어.
- P 43」​

「 다이소 가려고 차 타고 논산까지 가다니. 나 창피해서 누구한테 말도 못 해.
아무튼, 논산 다이소에서 결국 원하던 책꽂이를 사고 신나서 부여로 돌아오는 길에 마음을 울리는 글 하나를 보게 되었다.
˝눈길 걷다 보면 꽃길 열릴 거야.˝
- P 45」

「 상품은 총 5팀으로 상품 매대가 현저하게 적었다. 음식 매대가주를 이루는 이런 곳에서 과연 책이 팔릴까. 반대로 책이 안 팔리는데 과연 대여하려는 사람들이 나타날까. 답을 왠지 알 것 같았지만그 답이 아니길 바랐다. 기적은 있게, 하지만 예측이 전혀 되지 않는 상황이었기에 첫날 매출은 0, 회원모집 역시 0일 거로 생각했다. 기대가 없어야 실망도 없는 법.
- P 46」​

「 미리 양해 메일을 다 돌렸어야 했는데 게으름에 뭉그적거리다 결국 이렇게 제 명에 못 사는구나 싶었다. 죄인은 어딜 가도 괴인이다.
- P 47」

「 모창가수 김건모와 음식에 가려져 책에 다들 관심이 없을 줄알았는데 고맙게도 책에 관심을 주는 몇몇 분들이 있었다. 그중에는 누가 봐도 관계자가 시켜서 사러 온 듯한 분위기를 내는 분도 있었다. 만 원을 꼭 채워서 사가야 한다면서, 누구야, 누가 만 원 매출올려주라고 시킨 거야. 내가 그러면 고마워할 줄 알고!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너무 고맙고요. 네, 동정 역시 돈입니다. 매출 0을 기록할 줄 알았는데 덕분에 0은 아니었다. 역시 걱정을 해야 격정이 안 생긴다.
- P 47」

「 효율이 중요했던 임금노동자 시절에는 업무 메일을 꽤 잘 쓴다고 생각했다. 사무는 사무적으로 했으니까. 일할 때 감정이 섞이면노이즈가 많아지고 증폭된다. 사적인 친분 교류나 감정적 터치 보다는 공동의 성취와 팀워크로 관계를 맺는 것이 좋았다. 매니만 지키면 감정 상할 일도 없고, 그런데 이건 역할 대 역할이 아니라 개인 대 개인의 커뮤니케이션으로 느껴졌다.
- P 51」

「 첫 회원은 가까운 곳에서 나타났다. 부여시장 건물 2층 청년몰에서 그림가게‘를 하시는 분인데 독립출판물 매대가 들어온다고 하서 궁금했다며 첫 주부터 놀러 오신 분이다. 회원모집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셋째 주에도 오셔서 이것저것 구매하시고 두 번째 달밤편지를 못 받았다며 찾으서서 우리에게 감동을 주셨는데 떠나기 전그림책을 집에서 조용히 보고 싶다며 회원가입을 하셨다. ㅜ_ㅠ아무리 책의 탈을 썼지만 감동의 이모티콘을 안 쓸 수가 없다) 그리고매주 들르셔서 새로 나온 것들이 있는지 매대를 찬찬히 살피고 신중히 책을 고르는 모습에 우리는 큰 위안을 얻었다. 2호는 의기소침해질 때마다 ˝3호 님 오셨으면 좋겠다.˝를 입에 달고 살았다.
- P 54」​

「 그날도 어김없이 사업추진단 팀장님이 매출 체크를 하러 오셨는데 금액을 듣고민망해하셨다. 일찍이 우리에게 ˝돈 벌러 오신 거 아니잖아요. 봉사하러 오셨잖아요.˝ 라는 명언을 남기셨는데 이번엔 뭐라도 팔아주고싶어 하셨다. 뻘쭘함, 낯가림, 부끄러움을 모두 내려놓고 우리는 동시에 ˝회원 가입하세요.˝를 외쳤다
- P 56」​

「 그런데 대뜸 나타나셔서 회원가입을 하신다니, 우리의 행복한 척 해봤자 자연스레 묻어나는 구질구질한 인스타 포스팅에 측은지심이 발동하신것 같다. 그러면 어떤가. 우리는 돈으로 하는 어떠한 동정도 다 받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
- P 57」

「 퇴사 후 ˝그간 나의 베풂은 돈위에 서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일 년의 백수기간만큼허세를 뺀 나의 마음은 좀 더 쭈글쭈글하고 찌질해져서 본래의 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뭐라도 하나 사 준 너의 그 마음 고맙게 받을게. 까먹는 삶은 인색함을 인정하게 하기도 했지만 고맙다는 말에 담는 내 마음의 크기를 키우기도 했다.
- P 61」

「 대단한 사명이 있지도 않고 자유창작인으로 먹고 살 궁리를 하려고 시작한 프로젝트지만, 우리에게 의미를 부여해주는 분들을 만나면 좋긴 좋다. 이 시대에는 대의만으로는 개인이 행복할 수 없고, 올바른사익이 때로는 대의보다 더 공익으로 발전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P 61」

「 (달밤 책장은 대여 시스템 외에도 극소량 매입도 진행하고 있다) 첫날은 작가님들에게 말을 꺼내지 않고 소장용으로 책들을 샀다. 가서 말을 꺼내는 것도 부럽고 민망해 1호가 오면 같이얘기해야지 하고 있었다. 거 힘든 것도 같이하고 부끄러운 것도 같이 좀 합시다.
- P 68」​

「 애초에 별생각이 없었다. 둘이 같은 목표나 목적을 먼저 정하고 기획한 것도아니고 한 명이 장고하여 기획하고 상대가 절대적 지지를 바탕으로동의한 것도 아니다. 그냥 별생각 없이 공고가 보여서 던졌고 그냥별생각 없이 받았다. 다만, 그 후에 성실함과 책임감으로 꾸역꾸역별생각 없이 던지고 받았던 것들에 살을 채워 나간 것뿐이다.
- P 72」

「 만 18~30세의 청년들이면 외국으로 워홀을갈 수 있다. 아르바이트로 농장에 가서 일들도 한다고 한다. (가본적이 있어야 알지) 나는 부여로 워홀을 왔나보다. 처음 부여로 왔을때 대문 옆 큰 나무가 하나 있었는데, 그게 바로 문제의 뽕나무다.
- P 84」​

「 나무가 크니 열매가 많아도 너무 많다. 그래도 그때는 솔직히조금 재밌었다. 서로 힘들다고 말은 하지만 눈이 웃고 있었던 것 같다. 기분 탓인가? 플라스틱 통에 한가득 담아 첫날은 부엌에 서서오디 감별사처럼 벌레 먹은 오디를 골라내고 씻은 다음 물기를 제거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그때부터 솔직히 개고생이 느껴졌는데 우리 둑은 그걸 애써 모르는 척 현실부정을 하며 웃고 있었다.
- P 85」​

「 쓰는 만큼 또 벌어보겠다고 둘이서 나름 앉아서 열심히 설명했다. 그리고 돈도 안 받고 책을 팔았다. 책을 사 간 분이 헐레벌떡 뛰어오셔서 왜 돈 안 받은 거 얘길 하지 않았냐고 돈도 안주고 책 받아 간 거 알고 욕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면서 다시 돌아왔다고 하셨다.
‘뭘 알아야지 욕을 하지요...‘
- P 93」​

「 2호가 당월에아간 철학관에서 7월에는 돈을 번다고 했다. 서동연꽃축제는 7월이었다. 그래서 돈을 벌 줄 알았다. 다단계에 끌려 들어가도 이상하지않을 의식의 흐름이었다.
- P 95」​

「 매출이 바닥을 쳐도, 비가 와도 야시장 전체가 취소되는 날이 아니면 우리는 꼬박꼬박 빠지지 않고 나갔다. (연꽃축제 기간에만 빼고) 성실함이 우리의 무기다. 무기긴 무긴데 무기 같지 않아서 문제지만 무기긴 하다. 우리도 사람인지라 가기 싫고 쉬고 싶은 날도 많았다. 하지만 우리가 악착같이 나가는 이유는회원님들이 대여와 반납을 하러 왔을 때 우리 매대가 없으면 안 되는 이유가 컸다.
- P 101」​

「 하지만 이초에 잘 짜인 계획하에 이루어지는 회원가입이 아니다 보니 회원분들의 기간 연장이 이어지지 않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분명 필장히고마운 부분인데 언제까지 안쓰럽고 불쌍하단 이유만으로 주변의도움을 받을 텐가. 그건 아니었다. 쉽게 생각하고 시작했던 일이 잘풀리지 않자 복잡해지고 있었다. 웃고 떠들다가도 갑갑한 운영 현실이다. 그나마 1호와 둘이 해결되지 않을 일이지만 이야기를 하면서 속풀이라도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안 그랬으면 저 들판에 나가서 김혜자처럼 춤이라도 춰야 했을 것이다.
- P 104」​

「 그래도 인스타 보고 찾아오셨다는 손님이나, 인스타에서 봤다는 분도 계시니까 홍보가 맞긴 하다.
아무래도 서울에 있을 때 보다는 SNS에서 행복한 적을 하거나, 앓거나를 많이 하는데 반응을 보다 보면 취향은 넣어두고 무조건 좋아요를 눌러주시는 분들이 있다. 댓글로 쏠쏠한 재미를 주시기도하고, 사이버 친구님들 덕분에 부여가 섬이 아니라 육지인 걸 느끼고 있어요!
- P 107」​

「 각자의 세계 안에서 작업을 하는 것은 오롯이 혼자의 영역이다.
조건 없는 지지를 보내주는 가족이나 친구도 물론 고맙지만, 좀 더서로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과 보내는 일상적인 시간이필요하다. 회원을 넘어 친구가 되어준 두 분과 함께 보낸 시간은 이곳에서 만난 부여유다. (그나저나 이거 2호가 썼으면 훨씐 더 재미있을 것 같은데, 이번 뽑기는 망했어. 저희는 뽑기로 챕터를 정합니다. 하하)
- P 114」

「 내리막길이라 굴러갑니다
제목은 얼마 전 누군가로부터 달밤 책장은 잘 운영되고 있느냐는 안부 문자에 대한 나의 답장이다. 구르는 대로 굴러가던 달밤 책장의 마지막도 어느새 코앞으로 다가왔다. 난생 엄청난 의무감으로 시작한 것도, 원대한 뜻을 가지고 시작했던 프로젝도 아닌 정말 뭣도 모르고 시작해서 용감한 프로젝트였다. 원래 사람이 모르면 용감하다. 그리고 뭘 몰라야 세상 살아가는 데 이롭다.
- P 117」​

「 현재 달밤 책장의 손익상황은 손익은 없고 상황만 있다. 이윤을도표로 한 사업이라 치면 망한 거나 다름없다. 버는 돈이 거의 없기이 오히려 생활비는 별어둔 돈에서 까먹고 있다. 그런데도 왜 이걸하느냐, 누구는 열정과 낭만이 가득한 꿈을 위해 해나간다는 대답이 나올 거라 기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하기로 한 것이기에,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내리막길 속도에 맞춰 굴러 내려가고 있을 뿐이다.
비록 내리막이라 꿈과 열정, 낭만은 없지만, 현실적으로 둘 다 성실은 합니다.
- P 121」​

「 그냥 눈앞에 놓인 작은 일을 끝내는 것. 그것의 의미나 발전 가능성이나 더 나은 모습, 더 큰 재미를 굳이 상상하지 않는 것. 미래를 현재의 동력으로 당겨 쓰지 않는 것, 잘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하는 게 잘 하는 거야. 2년 전 인생 선배가 해주신 말씀을 달밤 책장을 지내 오면서 몸으로 익히게 되었다.
- P 133」​

「 달받책장을 7개월 동안 해오며 함께 무언가를 해 나가는 것이 마나 많은 의견과 감정이 뒤섞이는 것인지 다시금 알게 되었다.
자에서 팀 작업을 하는 것과는 또 달랐다. 상대방을 너무 배려해서 생기는 문제점도 알게 되었고,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도알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 둘 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보다 개인이로 작업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란 것 또한 알게 되었다. 어떠한 일이든 그 안에서 배우는 것이 반드시 있다. 당장 눈앞에 보이진 않아도시간이 흘러 그것들이 경험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실제로 그래왔기 때문에 알 수 있다. 힘들었던 시간을 해치고 묵묵히 걸어 나가면 비록 피부에 상처는 날지언정 결국 길을 찾고 상처는 아문다. 여태껏 그래왔다. 달밤 책장은 결과가 어떻든 과정에서 배워나간 것이 많은 좋은 경험으로 남게 될 것이다. 앞으로 어떠한 시작을 하건 좋은 밑바탕 역할을 해 줄 거라는 것을 어렴풋이 알 수 있다. 무속인은 아니지만 난 얼굴 경영 수업도 받은 사람이니께.
- P 137」​

「 드디어 달밤 책장의 간판을 떼는 마지막 날이 왔다. 언제나처럼 익숙한 하루를 시작으로 마지막 날도 우리는평소처럼 야시장으로 향했다. 마지막 날이라 눈물이 그럼그럼 맞했을 거라는 문장은 우리의 마지막에 해당하지 않는다. 누구도 울지많았다.
- P 142」​

「 마지막 날은 지나갔고, 아직 할 일은 남아있다.
- P 147」​

「 책방에서 하는 마켓인데 책은 커녕 나는 아무 짝에 쓸 데 없는 장난감을, 1호는 감을 갖고 왔다. 그렇다. 그 먹는 감이다. 실로놀라운 마켓이었는데 저녁 시간에는 이내님의 공연도 이어졌다. 달밤책장이 끝나고 처음 갖는 서울에서의 즐거운 마켓. 와 내 책 안파니까 이렇게 재밌네.
- P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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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9 11: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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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 안의 잠의 원리, 수면의학 - 잠의 원리를 알면 쾌면이 보인다!
우치다 스나오 지음, 황소연 옮김 / 전나무숲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예전 건대 독서모임에서 다른 회원의 추천으로 진행되었던 책이다. 그 때에 흥미로운 주제라고 생각했지만 한참 바쁠때라 약간은 대충 책을 읽었고, 그 때 모임에 갔었는지 기억이 흐릿하다. 다만 예전부터 수면에 대한 관심은 많았다. 워낙 꿈도 많이 꾸고, 한 때는 가위도 눌릭적이 많았고, 잠도 워낙 부족하고....

그러던 중 이번에 스마트워치를 사면서 나의 수면 분석이 나왔는데 생각 보다 싶은 잠이 거의 없었다.
내가 아프게 된 원인이 영양부족, 수면부족, 스트레스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아프면서 카페인도 가능한 안마시고 일에 대한 스트레스도 줄이고 잠도 늘렸다고 생각했었개 때문에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분명 최근 20여년 동안 중 지금이 제일 많이 자고 푹 자는 것 같은데도 말이다.

마침 이번 인천독서모임에서 내가 책을 추천 진행하는 차례라, 이 책을 제안하였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책을 읽었다. 책 자체는 몰랐던 내용도 있지만, 유투브가 좀 더 실질적인 정보를 많이 주지 않을 까 생각이 들었다. 책 자체는 읽어 볼만 한데 아무래도 재미있게 쓴 책은 아니다. 그래도 많은 정보를 얻었다. 최근에 개정판이 나왔는데 내용이 추가 되진 않았을 것 같다. 다만 우리나라 작가가 썼다면 근처 수면클리닉이 어디있고, 수면클리닉에서 무엇을 검사하고 이런 추가적인 정보가 더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아래는 어제 내 수면 패턴이다. 앞으로 독서모임때까지 내 수면 패턴을 캡쳐해서 예시로 얘기를 나눈다면 좀 더 흥미롭게 이 주제에 대해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스마트워치를 하면서 알게 된 건 내가 코를 많이 곤다는 거다. 갤럭시 워치는 친절하게도 내 코고는 소리까지 녹음을 해주었다. 녹음 된 내 코고는 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 그 상처 받음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것도 자주 코 곤다고 나오니 어느 새 그냥 익숙해져버렸다... 이런...

<마음에 남은 구절, 내 맘대로 pick>

주관적인 수면 기록, 객관적인 수면 측정과 함께 모든 실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모즐리(Maudsley) 성격검사도 실시했다. 저명한 심리학자인 한스 아이크(Hans Eysenck, 1916~1997)가 작성한 모즐리 성격검사는 내향성 외향성과 신경증 경향이 강함→약함‘ 등의 두 가지 성격 지표를 알아보는 심리 테스트다. 검사 결과, 신경증 경향(쉽게 불안감을 느끼는 성격 경향이 강한 학생일수록 객관적인 취침 시각보다 더 늦게 잠들었다는 주관적인 수면 보고 사례가많았다. 요컨대 실제 시간보다 본인은 잠을 덜 잤다고 주장한 것이다.
- P 77

대부분의 정신 질환은 수면 문제를 동반한다. 일반적으로 환자들은 정신장애보다는 수면장애와 관련된 증상을 더 빨리, 더 쉽게 느끼기 때문에 정신질환이 아닌 수면 문제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 보면수면장애를 호소하는 환자들 가운데 정신 질환을 가진 사례도 적지 않다.
- P 78

하지만 수면제만으로는 우울증을 고칠 수 없다. 과도한 업무량을 줄이는 등 생활을 개선하고, 적당히 휴식하고, 항우울제를 복용해야 하며, 필요에 따라서는 수면제를 복용하는 쪽이 바람직하다.
- P 81

최근에는 잠자리에서 습관처럼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사람이 많은데, 이런 행동도 수면을 방해한다. 스마트폰 화면을 본다는 것은 잠자기 직전에강렬한 청색광(blue-light)을 응시한다는 의미다. 광선 중에서도 파장이 4504노미터(m) 전후인 청색광은 뇌 활동을 활발하게 각성시키거나 생체시계에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취침 전에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청색광에 노출되면 각성 수준이 상승하고 동시에 수면 시간대가 지연되어서 불면을 유발하기 쉽다(5153쪽).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자기 전에 휴대용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야 한다면 청색광을 차단하는 안경으로 조금이니마 피해를 줄였으면 한다.
부적절한 수면위생의 대표 주자로 스마트폰 중독이 거론되고 있는 만큼 좀더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 P 84

알코올은 입면 시간을 단축시킨다는 점 외에는 수면에 바람직한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알코올과 수면의 관계는 바로 뒤에서 자세히 소개한다 (186쪽), 또 취침 직전에 많은 양의 카페인을 섭취하는 습관도 수면을 방해한다.
담배도 마찬가지다. 흡연자 가운데는 침실로 향하기 전에 예외 없이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는데, 니코틴은 각성을 야기하는 대표적인 물질로 숙면을 방해할 따름이다.
- P 85

잠자는 시간대가 일정하지 않으면 부적절한 수면위생으로 불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교대근무자는 업무 특성상 수면 시간이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불규칙한 밤샘 작업으로 수면 시간대가 일정하지 않을 때도 많다.
이들 가운데는 뒤에서 설명할 ‘하루주기리듬 수면-각성장애 (er148쪽)가 있을 가능성도 있다. 만약 규칙적인 시간대에 자려고 마음을 먹으면 충분히 잠들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불규칙한 수면 시간을 고집함으로써 생기는 불면증의 경우 부적절한 수면위생으로 유발되는 불면으로 진단한다.
- P 85

한편 과음 습관이 아니라도 알코올은 수면에 다각도로 영향을 끼친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술을 마시고 나서 비교적 쉽게 잠에 빠진다. 바로 이것이 애주가가 예찬하는 나이트캡의 효과다. 하지만 알코올은 대사 속도가 빠르기때문에 수면 후반부로 갈수록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말하자면 알코올 섭취로 인해 수면 전반부에 억제되었던 렘수면이 반동으로 증가하고 얕은잠이 거듭 나타나는 것이다.
실제로 과음한 다음 날, 평소보다 이른 아침에 눈이 떠진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취침 직전의 음주가 아닌, 저녁식사에 곁들이는 반주는 수면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알코올은 꽤 긴 시간 동안 수면에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술을 마신 날에는 많은 사람들이 평소보다 더 심하게 코를 곤다. 이는 알코올의 이완 작용으로 인해 인두 주변 근육의 긴장도가 떨어져서 기도를 좁히기 때문이다. 원래 수면 중 무호흡이 있는 사람은 술을 마시면 증상이 더악화된다. 또 보통 때는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사람이더라도 술을 마신뒤에는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 P 87

수면제의 부작용으로 어지럼증이나 주간졸림, 집중력 저하, 약물에 대한 정신적 의존과 습관성을 지적할 수 있다.
- P 94

· 수면 전 의식(preㅡbed ritual)‘을 실천한다(예: 반신욕하기, 허브티 마시기).
• 깨끗하고 안락한 침실을 만든다.
• 매일 아침 일정한 시간에 일어난다.
• 졸릴 때만 자리에 눕는다.
잠이 오지 않으면 자리에서 일어나서 다른 일을 하다가 잠이 오면 침대에 다시 눕는다.
침대는 취침용으로만 사용한다.
낮잠을 자지 않는다.
- P 97

이완 훈련(Relaxation Training)은 몸을 되도록 이완시켜서 신체의 각성 수준을 떨어뜨리는 긴장 완화 기법으로, 불면증 치료에서는 점진적 근육 이완법이나 복식호흡법 등이 주로 사용된다. 점진적 근육 이완법은 신체 근육 중에서비교적 힘을 주기 쉬운 부분(다리)을 5초 정도 긴장시켰다가 이완시키는 과정을 반복하는데, 이 과정을 점차 몸 전체로 확대해나가며 긴장을 푸는 방법이다. 이런 점진적 근육 이완법은 자다가 깨도 다시 잠들 수 있게 도와준다.
- P 99

흔히 낮에 운동을 하면 밤에 꿀잠을 자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운동과 수면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이 다양한 연구를 통해밝혀졌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적당한 운동은 서파수면을 증가시키고 수면을 안정시키며 렘수면을 감소시킨다고 한다.
- P 99

운동이 수면을 촉진하는 메커니즘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가설이 있다.
먼저 신체 회복의 측면에서, 운동에 따른 신체 피로를 회복하기 위해 수면이 촉진된다는 관점이 있다[Kirstine Adam and lan Oswald, 1983), 심리적인측면에서 운동이 불안감을 덜어준다는 가설도 있으며, 운동이 우울감을 개선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운동의 항우울 효과와 관련해서는 최근 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고(James Gamble et all, 2008), 실제로 운동의 우울증 치료 효과를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연구 논문도 속속 발표되고 있CHBenson Hoffman et al., 2011, Madhuka Trivedi et al., 2011).
- P 105

건강한 수면을 위한 12가지 지침
일본 후생노동성에서는 2001년에 건강한 수면을 위한 12가지 지침을 발표했다. 이는 실증적인 연구 조사를 토대로 한 보고서로, 발표된 지 10년이 훨씬 지난지금도 수면의 기본 원칙으로 통하고 있다. 12가지 지침의 중요 포인트를 정리해 본다.

제 1지침, 수면의 양에 얽매이지 말자적정 수면 시간은 개인차가 크며, 연령이나 시대에 따라서도 평균 수면 시간은달라진다. 자신에게 필요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고 아침에 일어났을 때 피로감을크게 느끼지 않는다면 수면의 양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무엇보다 몇 시간을 반드시 자야 한다‘는 집착에서 벗어나자.

제2지침 낮잠은 오후 3시 이전에 20~30분만!
낮잠을 자면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낮잠을 피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낮잠이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너무 늦지 않은 오후 시간에 20~30분 정도의 낮잠은 체력을 회복하고동을 촉진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하지0 2~3시간 정도로 낮잠을 너무 오래 자거나, 오후 늦은 시간에 낮잠을 자면 야간 수면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앞서한 서파수면의 양만큼 그다음 날 밤의 서파수면이 줄었다는 실험 결과를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어원 파인버그 교수의 연구실에서도 저녁다. 따라서 대체로 오후 3시 이전에 낮잠을 자두면 좋을 듯하다.

제3지 충분히 잠이 올 때 침대에 눕는다.
침대에 누워서 잠이 안 온다고 걱정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 점차 침실의울하고 괴로운 시간을 보내는 장소‘라는 공식이 만들어져서 침대에 눕는 일 자게을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신에게 적당한 취침 시간을 찾는 일도 때우중가 불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잠이 오지 않으면 차라리 자리에서 일어나 기분요하다.

제4지침 매일 같은 시각에 일어난다.
매일 같은 시각에to lontant어젯밤에 못 잔 잠을 오늘 아침의 늦잠으로 보충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늦게 일어나면 수면시간대가 점점 뒤로 밀려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수면 문제에 빠지기 쉽다. 전날 푹 자지 못했더라도 같은 시각에 기상함으로써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들인다.

제5지침 빛을 현명하게 활용한다.
빛이 수면ㅡ각성 리듬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앞에서 소개했다. 이른 아침에 밝은 빛을 쬐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자리잡기 쉽고, 시차증의 경우 현지 시간에 더 빨리 적응할 수 있다. 고령자는 낮에 햇빛을 쬐면 밤에 멜라토닌이 충분히 분비된다. 반대로 늦은 밤에 밝은 빛에 노출되면 멜라토닌의 분비가 억제되거나, 수면 시간이 뒤로 밀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사실을 떠올리며 건강한 수면에빛을 적절하게 활용했으면 한다.

제 6지침 얕은 잠을 잘 때는 오히려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난다.
수면 클리닉에서 불면증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침실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는 고령자를 만날 때가 있다. 예컨대, 밤 9시 이전에 자리에 누웠다가 아침 6시나 7시 즈음에 가까스로 일어나는 식이다. 9~10시간이나 꼼짝 않고 누워 있는 것이다. 이 가운데 실제 수면 시간은 기껏해야 6~7시간뿐이다. 그렇다면 침대에서 3~4시간을 불안하거나 불편한 상태로 보내는 셈이다.
이런 불편한 시간은 본인이 또렷하게 의식할 수 있으므로, 충분히 자고 있지만잠을 못 잔다고 애써 걱정하게 된다. 따라서 침대에 누워 있는 시간을 제한하는일도 수면의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제7지침_수면을 방해하는 물질은 피하고 긴장을 완화한다.
자기 전에 커피를 마시지 않고 담배나 자극적인나만의 힐링타임음식을 피하는 일은 굳이 거론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저녁 시간에는 적당한 온도의 물에 반신욕을하거나 가벼운 스트레칭 등 자신만의 긴장 완화법으로 그 날의 스트레스를 충분히 해소한 후 잠자리에 들도록 한다.

제8지침, 세끼 식사와 운동은 규칙적으로!
규칙적인 식사 습관은 규칙적인 생체리듬을 만든다. 또 꾸준한 운동 습관은 수면의 질을 향상시킨다.
다만 자기 직전에 고강도 운동을 하면 수면을 방해규칙적인 식사할 수 있으니 취침 전에는 운동을 피하자.

제9지침 수면 전 음주는 불면의 씨앗이다.
알코을이 수면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앞에서 거듭 설명했다. 특히 잠을 자려고 술을 마시는 일은 중독이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제10지침 수면 중 심한 코골이나 호흡 정지, 다리에 불쾌감이 느껴지면 세심히 관찰한다.
수면무호흡증 (116쪽), 수면 관련 운동장애(191쪽)의 증상이 보이면 수면 시간동안의 문제를 세심히 관찰하고 전문의를 찾도록 한다.

제11지침_충분히 잤는데도 주간졸림이 심각할 때는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다.
이는 수면무호흡증이 있어 야간 수면의 질이 나쁘거나, 과다수면증의 주요 증상일 수 있으니 전문의를 찾아서 정확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제12지침 수면제 복용은 반드시 의사의 처방과 지시를 따른다.
수면제 복용은 환자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서복용법을 철저하게 지켜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 P 107-110

● 수면 시간이 충분한데도 잠을 자지 못하는 상태를 통틀어서 ‘불면증‘이라고부른다.
● 불면증 가운데 임상 현장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것은 ‘정신생리성 불면증‘
이다.
● 불면의 원인이 우울장애나 불안장애 등의 정신 질환에서 비롯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수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정신생리성 불면증을 치료할 때는 수면제 복용과 함께 불면증의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가 높다.
● 꾸준히 운동을 하면 불면 증상 개선에 크게 도움이 된다.
- P 115

표 3-8 수면 관련 호흡장애의 분류(ICSD-2)
중추성 수면무호흡증 : 뇌의 호흡중추장애로 주면 중에 무호흡이 생기는 질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 기도가 막혀서 수면 중에 무호흡이 생기는 질환·
수면 관련 저환기 저산소혈증 증후군 : 정형외과 질환이나 비만으로 수면 중에 호흡 저하가 생기는 질환•
신체 질환에서 비롯된 수면 관련 저환기 저산소혈증 : 대체로 내과적 질환으로 인해 수면 중에 저호흡이나 저산소 상태가 나타나는 질환
기타 수면 관련 호흡장애 : 위에 포함되지 않은 수면 관련 호흡 문제
- P 116

입면환각(hypnogogic hallucination)은 수면이 시작될 때 환각, 특히 생생한환시를 체험하는 증상이다. 보통 꿈은 렘수면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렘수면은 잠들고 나서 90분 정도 경과한 시점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잠이 들자마자 꿈을 꾸는 일은 성인의 정상 수면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런데 기면병 환자의 경우, 입면과 함께 곧바로 렘수면이 나타난다. 실제로 수면다원검사를 해보면 기면병 환자는 수면 개시부터 렘수면이 관찰되는데, 이를 입면기 수면 (SOREMP; Sleep Onset REM Period)‘ 이라고 부른다.
입면환각은 대개 공포와 두려움을 동반하는데, 목이 졸리거나 거인에게 짓눌리는 등 기괴한 장면을 경험하는 환자도 있다.
- P 137

수면 단계에서는 근육이 거의 활동하지 않아 근전도가 매우 낮게 나타잠이 들자마자 렘수면이 나타나는 기면병의 경우 입면기에 뇌가 충분의 활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렘수면의 영향으로 근육이 이완되어서 마음몸을 음직이지 못하는 상태를 종종 경험하게 된다. 이처럼 의식은 깨어만 의지대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일시적인 마비 현상을 수면마비(sleepralysis라고 한다.
- P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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