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왝왝이가 그곳에 있었다
제15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이로아 (지은이) 문학동네 2025-02-10, 176쪽, 청소년소설
#문학소매점_설렘 #설렘_3월
🐊 작년 말과 올 초에도 잊을만하면 들리는 사고와 재난. 그 슬픔과 아픔에 마음이 아프다하면서도, 나는 정말 그래야하는데 혹시 그조차도 배운듯이 생긴 건 아닌지 되돌아보곤 한다. 너무 쉽게 모든 걸 공감한다고 하고 고민할 순간도 없이 이해한다는 건, 어쩌면 너의 슬픔과 아픔을 알지 못한다고 쉽게 말하는 것만큼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때로는 있다. 슬픔을 애도하는 건 어떤 것일까. 우리는 과연 타인의 아픔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존재일까.
🐊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의 마음을 전부 다 안다는 게 가능하기나 할까. 과학적이거나 사회적으로 적절히 둘러댈 답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지 않아 보인다. 아니 그럴 수 없어 보인다. 그러나 고통을 당하는 타인과의 친밀도와 자신의 직간접 경험과 삶을 살아가며 두루두루 만났던 기억나지 않는 모든 요소들이 복잡하게 섞여, 자신만의 공감을 할 수 있는 힘이 때마다 다르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그 고통을 헤아리려고 애쓰는 마음은 내가 살아온 삶을 전부 돌아보는 일 만큼 값지게 느낀다. 온전히 공감하는 건 불가하다라도 연민은 유의미한 것. 그래서 너무 쉬워 보이는 공감과 이해는 낯설고 때에 따라선 폭력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 연서가 느낀 아픔을 더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군다는 이유로 연서는 호정이의 친구가 될 수 없다고 한다. 연서가 이해되면서도 호정이를 몰라주는 게 짠하고 섭섭하다. 연서를 배려하는 사람들이 가질 자의식이 이중적으로 느끼면서도 진심이 더 많을 걸 알기에 조심스럽다. 연서가 수연과 친하지 않았던 자들의 슬픔에 왜 짜증이 나고 혼자 겉도는 지 답답하면서도 묘하게 알 것도 같다. 관련 없는 듯한 혜민의 태도가 오히려 편안하게 느껴지는 것도, 정민의 애도가 불편한 것도, 아빠와 엇나가는 관계도 어느 정도의 이해와 몰이해, 그리고 그 바탕에 존재하는 죄책감까지 뭐 하나 쉬운 감정이 없다.
🐊 그렇다고 타인에 대해 슬퍼하는 마음을 과연 어느 수준까지 진심인지 따질 수 있을까? 따지는 게 맞는 걸까? 연서는 슬퍼할 자격에 대해 사실 알고 있다. 그런 식으로 자격을 따진다면 세상은 쓸쓸해질거라 말한다. 오히려 슬퍼하는 것보다 잊어가는 것에 생각해 본다. 애도하는 마음을 안고 사는 건 너무 어렵다. 우리는 이런 고통을 잊어야 하는 걸까? 아니 이미 너무 쉽게 잊고 살아가는 아닐까. 나는, 사실 그렇다. 쉽게 말한다. 쉽게 잊는다. 쉽게 나아간다. 그리고 그걸 덮기 위해 강한 마음이라 단언한다. 연서만 위선적인 게 아니다.
🐊 청소년 소설에서 애도하는 마음과 남겨진 자의 슬픔, 연대를 곱씹고 삼켜보는 시간. 청소년과 어른의 구분은 애매하기도, 필요한지도 의아하다. 그래도 자신의 세상을 넓히는 시절 이 시간을 갖는다는 건 다행스럽다. 어른에게도. 아이같은 어른에게도. 소설은 내가 주저리 써 놓은 것과는 달리 어둡지 않다. 이 책을 같이 얘기하는 단체대화방에서는 청소년 소설이라는 점에서 자제된 부분을 아쉬워하는 의견이 있었다. 완독 전이라 읽지 않고 넘어갔는데 이제 다른 분들의 감상이 궁금하다. 잊지 말아야지. 왝왝이가 거기 있었다는 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