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어릴 적 학급문고나 학교 도서관에 항상 있었던 책인데 제목이 끌리지 않아 지나쳐만 갔던 책이다. 이번에 독서모임에서 추천이 되지 못했다면 앞으로 읽을 기회가 있었을까?
결론적으로 이 책은 매우 흥미롭고 무수하게 지루한 상반된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내가 흥미로움을 느끼는 포인트 중 큰 부분은 호불호가 갈릴 때이다. 호불호가 사람마다 갈리는 부분 뿐 아니라, 내 안에서도 동의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서로 교차해서, 책을 읽고 난 후에도 할 말이 생기는 그런 호불호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동시에 무수함 지루함을 끊임 없이 주었다. 책을 읽으면서도 분명 이 책을 완독한 이가 별로 없을 거라는 강한 확신이 들 정도였다. 굉장히 두꺼운 책인데 처음부터 끝까지 기승전결 없이 그냥 비슷한 이야기가 흘러 지나간다. 만약 그 때 내가 병원에 있지 않았다면 이 책을 완독하는 게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당시 적당히 컨디션도 좋고, 읽을환경도 좋고, 마침 혼자였고, 마스크도 벗을 수 있고, 다른 할 만한게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심지어 당시 불면증이 엄청 심했는데 유트브의 월든 읽어주는 걸 들으니 잠도 잘 오는 정도였다.
한참 증기기관차가 나오던 한참 성장하는 시기에 자연친화주의 적인 헨리 데이빗 소로우는 어쩌면 4차원이고 어쩌면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일 수도 있었다. 지금에 와서야 이 성장 만능주의에서 주목을 받고 있지만, 그 당시에는 월든 호수에 집 짓고 자연주의적인 삶을 산다니 이해가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독서모임에서도 친구네 땅에 집 짓고 목재도 마음대로 쓰고, 살만하니까 시도가 가능했다는 상당히 객관적인 비판이 있었다. 그럼에도 이 힘든 지금의 시기, 그렇게 한 번 정도는 내려놓고 사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끔 한다. 자연주의니 환경이니 문명에 대한 비판이냐 그런 커다란 얘기를 떠나서, 여가에 대해 죄책감 없이 가질 수 있는 마음, 일과 삶의 조화 정도, 딱 그 정도의 생각이라면 허락되는 삶이 아닐까.
월든 호수가 궁금해져 인터넷을 찾아 보았다.
여러 블로그에 설명을 보니 생각보다 작은 호수이고 관광지가 되었다고 한다. 아마 예전에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글을 쓰던 그 한적하고 평화로운 호수는 아니지만 한 번 쯤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인상적인 구절
시 한 줄을 장식하는 것이 나의 꿈은 아니다.
내가 월든 호수에 사는 것보다 신과 천국에 더 가까이 갈 수는 없다.
나는 나의 호수의 돌 깔린 기슭이며그 위를 스쳐가는 산들바람이다.
내 손바닥에는호수의 물과 모래가 담겨 있으며,
호수의 가장 깊은 곳은 내 생각 드높은 곳에 떠 있다.
5p
지금 남부와 북부에는 인간을 노예로 만들려고 눈을 번뜩이는 악랄한 노예 주인들이 수없이 많다. 남부의 노예 감독 밑에서 일하는 것도 힘들지만 북부의 노예 감독 밑에서 일하는 것은 더욱 힘들다. 그러나 가장힘든 것은 당신이 당신 자신의 노예 감독일 때이다.
22p
여론, 즉 대중의 평가는 우리 자신에 의한 자체 평가에 비교하면 대단한 폭군이 되지 못한다. 자기가 자신에게 내리는 평가가 곧 그의 생애를 결정하든지, 아니면 최소한 그것에 대한 지표가 되는 것이다.
22p
생각해보면 모든 변화는 기적이라고할 수 있으며, 그 기적은 시시각각으로 일어나고 있다. 공자는 ˝아는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곧 참되게 아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 한 사람이 상상 속의 사실을 오성悟性 속의 사실로 바꾸어놓을 때 모든 사람들은 드디어 그 기초 위에 자기의 인생을 세울 것으로 나는 내다본다.
28p
대부분의 사치품들과 이른바 생활 편의품들 중의 많은 것들은 꼭 필요한 물건들이 아닐 뿐만 아니라 인간 향상에도 방해가 되고 있다.
32p
생활필수품을 마련한 다음에는 여분의 것을 더 장만하기보다는다른 할 일이 있는 것이다. 바로 먹고사는 것을 마련하는 투박한 일에서 여가를 얻어 인생의 모험을 떠나는 것이다.
33p
나 역시 하나의 바구니, 올이 섬세한 바구니 하나를 엮어놓았으나 그것을 남이 살 만한 것으로 만들지는 못했다. 하지만 내 경우에 그 바구니는 역시 엮을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하며, 그것을 남이 살 가치가 있는것으로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는 대신 어떻게 하면 팔지 않아도 될 것인가를 연구했다.
39p
사람들이 찬양하고 성공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삶은 단지 한 종류의 삶에 지나지 않는다. 왜 우리는 다른 여러 종류의 삶을 희생하면서까지 한 가지 삶을 과대평가하는 것일까?
40p
내가 마을의 여자 재봉사에게 가서 이러이러한 옷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하면 그 여자는 정색을 하며 ˝요즘에는 사람들이 그런 옷을 맞추지않아요.˝ 하고 말한다. 그녀는 마치 ‘운명의 세 여신‘ 같은 초월적인 권위를 인용하는 것처럼 사람들‘ 이라는 말을 전혀 강조하지 않는다. 내말이 진심일 리 없고 또 내가 그처럼 경박할 리 없다는 그녀의 믿음 때문에 나는 내가 원하는 옷을 맞추어 입기가 힘든 것이다. 이런 말을 들으면 나는 잠시 생각에 잠기게 된다. 나 스스로에게 한마디 한마디를 강조해보면서 그 뜻을 이해하려고 하며, 사람들‘과 ‘나‘는 어느 정도의 혈연관계가 있고, 또 나에게 그처럼 영향을 주는 일에 그 사람들이 어떤권위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아보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나도 사람들‘ 이라는 말에 힘을 주지 않고 그 여자처럼 신비스러운 어조로 다음과 같이 말해주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사람들이그런 옷을 맞추지 않았지만 요즘은 맞추지요.˝라고 말이다.
47p
집을 마련하고 나서 농부는 그 집 때문에 더 부자가 된 것이 아니라 실은 더 가난하게 되었는지 모르며, 그가 집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집이 그를 소유하게 되었는지 모른다.
59p
나는 한때 책상 위에 귀한 석회석 세 조각을 놓아두고 있었는데, 매일 한 번씩 이것들의 먼지를 털어주어야 한다는 것을알고는 기겁을 했다. 내 마음속에 있는 가구의 먼지도 아직 다 털어내지못하고 있는데, 나는 싫은 생각이 들어 이 돌들을 창밖으로 내동댕이쳐버렸다. 그러니 내가 어떻게 가구 딸린 집에 살 수 있겠는가? 차라리 나는 들에 나가 앉아있고 싶다. 사람들이 땅을 파헤치지 않는 한 풀잎 위에는 먼지 하나 앉지 않는다.
62p
우리는 현세를 위해서는 가족의 저택을 마련하고 내세를 위해서는 가족 묘지를 마련했다.
64p
식민지 초기의 뉴잉글랜드 지방에서는 유복한 지도층 인사들도 그런 식으로 자신들의 첫 번째 집을 지었는데, 그 이유는 두 가지가 있었다. 첫째는 집을 짓는 데 시간을 허비하여 다음 추수 전에 식량이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하자는 것이었으며, 둘째는 고국에서 데려온 수많은 가난한 노동자들에게 위화감을 주지 않으려는 것이었다.
66p
피라미드에 대해서 말할 것 같으면, 그처럼 많은 사람들이 어떤 야심만만한 멍청이의 무덤을 만드느라고 자신들의 전 인생을 허비하도록 강요되었다는 사실 말고는 별로 놀라울 것이 없다. 차라리 그 작자를 나일강물에 처박아 죽인 후, 그 시체를 개들에게 내주는 것이 더 현명하고 당당했으리라. 이들 무덤 일꾼들이나 그 속에 묻힌 자를 위해서 무슨 변명거리를 생각해볼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럴 시간이 없다.
92p
내가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얽매임이 없는 자유이고,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더라도 나는 행복하게 살아나갈 수 있으므로 값비싼양탄자나 다른 호화 가구들, 맛있는 요리 또는 그리스식이나 고딕 양식의 주택 등을 살 돈을 마련하는 데에 내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109p
사람들 사이에 흔히 있을 수 있는 유일한 협력은 극히 부분적이고 피상적인 것이다. 진정한 협력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적기 때문에 마치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는 화음처럼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신념이 있는사람이라면 어디서나 똑같은 신념으로 협력을 하려들 것이며, 신념이 없는 사람은 그가 누구와 함께 일하는 대부분의 세상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대충 살아가려고 할 것이다. 협조한다는 것은 가장 높은 의미에서든 가장 낮은 의미에서든 생을 같이하는 것을 뜻한다.
112p
사회가 내게 요구하는 선행을 하기 위하여 의식적으로 나의 고유한직분을 버려서는 안 될 것 같다. 비록 그것이 우주를 파멸로부터 구하는일일지라도 말이다. 그리고 나는 그와 비슷한, 그러나 그보다는 비할 수없이 큰 ‘어떤 흔들리지 않는 정신‘이 어디엔가 있어 그것만이 우주를 지탱해주고 있다고 믿고 있다.
113p
우여곡절 끝에 당신이 어떤 자선 행동을 하게 되었다면,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알지 못하도록 하라. 그것은 알 가치가 없는 것이다.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한 다음에는 묵묵히 구두끈을 매라. 숨을 돌린 다음에는 당신이 하고 싶은 어떤 자유로운 일에 착수하라.
121p
그러니 그대들도 덧없는 것들에 마음을 두지 말지어다. 칼리프들이 망한 다음에도 티그리스 강은 바그다드를 뚫고 길이 흐르리라. 그대가 가진 것이 많거든 대추야자나무처럼 아낌없이 주라. 그러나 가진것이 없거든 삼나무처럼 자유인이 될지어다.
《굴리스탄》 《화원 또는 장미원)으로 번역되는 페르시아 최고의 문학작품하나.
122p
장소와 시간은 둘 다 바뀌어서, 나는 나를 가장 매혹시켜온 우주의 어떤 지역과 역사의 어떤 시대에 더욱 접근해서 살게 되었다. 내가 사는곳은, 밤이면 천문학자들이 관측하는 수많은 곳들처럼 사람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었다. 우리는 우주의 먼 한구석에, ‘카시오페이아의 의자별자리 너머에, 세속의 잡음과 번거로움을 떠난 희귀하고 즐거운 장소가 있을 것이라고 흔히 상상한다. 나는 나의 집이 실제로 그와 같이 우주의 멀리 떨어진, 그러면서도 항상 새롭고 더럽혀지지 않은 장소에 위치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만약 플레이아데스 성좌, 히아데스 성좌, 알데바란 성이나 견우성 가까이에 사는 것이 보람 있는 일이라면 나는 실제로 그런 곳에 살고 있었다. 내가 버려두고 온 생활로부터 그 별들의 거리만큼이나 멀리 떨어져 있어, 가장 가까운 이웃에게도 멀고도 작은 모습으로 반짝이고 있었으므로 오직 달이 뜨지 않는 밤에나 그의 눈에 띄었을 것이다. 내가 자리 잡고 앉은 곳은 우주의 그러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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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숲 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의도적으로 살아보기 위해서였으며,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 만을 직면해보려는 것이었으며, 인생이 가르치는 바를 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던 것이며, 그리하여 마침내 죽음을 맞이했을 때 내가 헛된 삶을 살았구나 하고 깨닫는 일이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나는 삶이 아닌 것은 살지 않으려고 했으니, 삶은 그처럼 소중한 것이다. 그리고 정말 불가피하게 되지 않는 한 체념의 철학을 따르기는 원치 않았다.
139p
왜 우리들은 이렇게 쫓기듯이 인생을 낭비해가면서 살아야 하는가?
우리는 배가 고프기도 전에 굶어 죽을 각오를 하고 있다. 사람들은 제때의 한 바늘이 나중에 아홉 바늘의 수고를 막아준다고 하면서, 내일의 아홉 바늘 수고를 막기 위해 오늘 천 바늘을 꿰매고 있다.
143p
(이 구절 정말 공감했다 ! 내가 계속 그랬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한 권의 책을 읽고 자기 인생의 새로운기원을 마련했던가! 우리의 기적들을 설명해주고 새로운 기적들을 계시해줄 책이 어쩌면 우리를 위하여 존재할 가능성은 크다.
165p
필요하다면 강에 다리 하나를 덜 놓고, 그래서 조금 돌아서 가는 일이 있더라도 그 비용으로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보다 어두운 무지의 심연 위에구름다리 하나라도 놓도록 하자.
169p
자연은(해와 바람과 비 그리고 여름과 겨울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순수하고 자애로워서 우리에게 무궁무진한 건강과 환희를 안겨 준다. 그리고 우리 인류에게 무한한 동정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만약 어떤 사람이 정당한 이유로 슬퍼한다면 온 자연이 함께 슬퍼해줄 것이다.
209p
내 집에는 세 개의 의자가 있다. 하나는 고독을 위한 것이고 둘은 우정을 위한 것이며 셋은 사교를 위한 것이다.
212p
그는 여러 가지 제도를 어떤 학자보다도 더 잘 변호할 수 있었는데, 자기와 관련된 측면을 중심으로 그 제도를 설명하면서 그것이 널리 퍼진 참다운 이유를 지적할 수 있었기 때문이며, 또한 다른 이유들을 찾아 이리저리 숙고해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226p
이 나무꾼의 존재는 인생의 최하층에도 천재적인 인물들이 존재할지모른다는 것을 암시했다. 이 사람들은 비록 평생 비천하고 무식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지라도 항상 독창적인 관점에서 사물을 보며, 그러지않으면 차라리 전혀 견해가 없는 사람처럼 행동한다.
그리고 그들의 생각은 비록 어두컴컴하고 흙탕물 같을망정 바닥을알 수 없는 깊이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이 그 깊이를 알 수 없다고 하는월든 호수와 같다고나 할까.
228p
이 콩의 결실을 내가 다 거둬들이는 것은 아니다. 이 콩들의 일부는 우드척을 위해서 자라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251p
콩코드의 모든 강과 호수 들은 적어도 두 가지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데, 하나는 멀리서 본 색깔이며 다른 하나는 가까이에서 본, 좀 더 본래의 색깔에 가까운 색깔이다. 첫 번째 색깔은 빛에 많이 좌우되며 하늘의책을 따른다. 여름날 청명한 날씨에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서는 청색으로 보인다. 특히 물결이 일고 있을 때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멀리 떨어져서 볼 때는 모두 똑같은 색깔이다. 폭풍우가 부는 날씨에는 때로는어두운 청회색을 띤다.
265p
어쩌면 우리는 그의 마음의 깊이와 감추어진 바닥을 알기 위해서는그의 마음의 호수가 어떻게 기울고 있으며, 그 인접 지역이나 환경이 어떠한지를 알기만 해도 될 것이다. 만약 그의 호수가 고산 준봉과 아킬레우스의 고향처럼 험준한 기슭에 둘러싸여 있으며, 그 산봉우리들이 그의 가슴 위에 우뚝 서서 그의 가슴에 모습을 비추고 있다면, 그것은 그의내부에도 이에 상응하는 깊이가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리라.
432p
얼음은 흥미로운 명상의 대상이다.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프레시 호수 옆의 얼음 창고에는 5년이나 된 얼음이 있었다고 하는데 갓 잘라냈을 때와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어찌하여 한 통의 물은 금세물맛이 변하는데 일단 얼면 언제까지나 싱싱한 것일까? 흔히 하는 말에따르면 이것이 바로 애정과 지성의 차이점이라고 한다.
440p
지구는 책장처럼 차곡차곡 층층으로 쌓여 주로 지질학자와 고고학자 들의 연구 대상이나 되는 단순한 죽은 역사의 조각이 아니다. 그것은 살아있는 시이며 꽃과 열매에 앞서 피어나는 나무의 잎 같은 것이다.
456p
저 밖에는 봄이 와 있는데 우리는 겨울 안에서 머무적거리고 있다. 흔쾌한 봄날 아침 인간의 모든 죄는 용서를 받는다. 그런 날은 모든 악덕에 대한 일시 휴전의 날이다. 그러한 태양이 내리비치는 동안은 가장 사악한 죄인도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순수함을되찾는다면 우리 이웃 안에도 순수함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464p
이렇게 해서 내 숲 생활의 첫 번째 해는 끝이 났다. 그다음 해도 첫해와 큰 차이는 없었다. 1847년 9월 6일 나는 드디어 월든을 떠났다
470p
˝그대의 눈을 안으로 돌려보라, 그러면 그대의 마음속에여태껏 발견 못 하던 천 개의 지역을 찾아내리라.
그곳을 답사하라. 그리고자기 자신이라는 우주학의 전문가가 되라.˝
472p
왜 우리는 성공하려고 그처럼 필사적으로 서두르며, 그처럼 무모하게 일을 추진하는 것일까? 어떤 사람이 자기의 또래들과 보조를 맞추지않는다면, 그것은 아마 그가 그들과는 다른 고수鼓手의 북소리를 듣고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듣는 음악에 맞추어 걸어가도록 내버려두라. 그 북소리의 박자가 어떻든, 또 그 소리가 얼마나먼 곳에서 들리든 말이다. 그가 꼭 사과나무나 떡갈나무와 같은 속도로 성숙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그가 남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자신의 봄을 여름으로 바꾸어야 한단 말인가? 우리의 천성에 맞는 여러 여건이 아직 갖추어지지 않았다면 대신 끌어다댈 수 있는 현실은 무엇인가? 우리는 헛된 현실이라는 암초에 우리의 배를 난파시켜서는 안 되겠다. 우리가 애를 써서 머리 위에 청색 유리로 된 하늘을 만들어본들 무슨 소용이있겠는가? 그것이 완성된다 하더라도 우리는 분명 그런 것은 없다는 듯이 그 훨씬 너머로 정기에 가득 찬 진짜 하늘을 바라볼 것인데.
482p
당신의 인생이 빈곤하다라도 그것을 사랑하라. 당신이 비록 구빈원의 신세를 지고 있더라도 그곳에서 유쾌하고 고무적이며 멋진 시간들을 가질 수 있다. 지는 해는 부자의 저택이나 마찬가지로 양로원의 창에도 밝게 비친다. 봄이 오면 양로원 문 앞의 눈도 역시 녹는다. 인생을 차분하게 바라보는 사람은 그런곳에 살더라도 마치 궁전에 사는 것처럼 만족한 마음과 유쾌한 생각을가질 수 있을 것이다.
485p
우리의 눈을 감기는 빛은 우리에겐 어두움에 불과하다. 우리가 깨어 기다리는 날만이 동이 트는 것이다. 동이 틀 날은 또 있다. 태양은 단지 아침에 뜨는 별에 지나지않는다.
493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