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또 한권의 책과 함께 오래된 친구가 입원하는 내게 건네 준 위로와 응원의 선물이었다. 병원 근처에서 골랐다고 하는데, 그 병원 근처 큰 서점은 없었던 것 같고, 동네 서점이 있었던가. 모르겠다. 무언가 포장이 깔끔했었다. 책을 그리 좋아하지 않은 것 같은 마이프렌 (그 친구가 나를 부르는 호칭이며, 어쩌면 그 친구는 다른 친구들도 이렇게 부르는 지도 모르겠다)이 이 책을 고른 기준은 무엇이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여행을 좋아하고 때로는 혼자 하는 여행도 했던 내가 코로나와 입원으로 더 이상 여행이 쉽지 않았기에 선택했을거라는 막연한 추측을 했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책의 내용을 떠나서 나에게 적합한 리스트를 고민했을 거란 생각에 이미 책은 애틋해졌다.

작가는 예상외로 의대생이었다. 조금 늦은 나이에 입학하여 학교에 적응하기 힘들어 하는 의대생으로 저자는 본인의 나이 많음에 힘들어하는 기력이 책 내내 가득 했으나, 책을 읽는 나에게는 마음 둘 곳 없는 친한 후배나 동생, 혹은 마음 약한 친구 같은 느낌이었다. 이 책은 그래서 단순한 유럽여행이 아니라 혼자 떠나 유럽여행이고, 혼자 무언가를 다시 해보는 작가의 미흡하지만 성장 에세이다. 그러다 보니 여행이라는 에세이에와는 달리 책의 어느 정도 부분은 의대를 다니며 힘들었던 이야기들이 앞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리고 여행을 다녀온 후 작가의 지금의 현실에서 다시 작가 본인 스스로를 돌아보는 형식이다.

또 하나의 특징적인 건 어느 나라에 가서 어떤 여행을 했고 그 다음은 어떻고 식의 과정을 밟아가지 않는 다는 것이다. 크게 세 장으로 나누어 작가의 느낌과 생각, 결심을 같은 카테고리로 묶는다. 여행에 중점을 둔 에세이기는 하나, 여행을 도구로 삼은 본인의 성장을 담은 에세이 이기도 하다. 그런 부분에서 작가에게 응원을 내비치며 때로는 공감도 한다. 이 부분은 나 같은 성향의 사람은 그럴 수 있지만, 또 다른 성향의 사람들에게는 낮설어서가 아닌 성향적으로 싫은 분들도 계시지 않을까 한다.

책을 읽으며 한번도 영국에 가보고 싶단 생각은 안했는데 문득 런던, 로즈힐을 가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무언가 영국을 가는 건 너무 고전적이라 생각했는데, 쉬운 사람인 나로서는 몇 문장과 구절을 보고 설레이고 말았다. 그리고 애플파이. 홈메이드 애플파이를 먹고 싶단 생각도 들었다. 생각해보니 내가 먹어본 애플파이는 맥도날드의 저가 애플파이를 시작으로 파리바게뜨 같은 홈메이드의 따끈따끈 한 것과는 매우 거리가 먼 것들이었다. 베이커리 카페에서라도 꼭 애플파이를 먹고야 말겠다라는 소소한 결심을 했다. 나도 엇비슷한 경험이 있었는데, 에스토니아에서 혼자 핫케익을 시켜 먹었는데, 그 양과 맛에 거의 감동을 받으며 천천히 음미하고, 그 이후로도 핫케익에 대한 애틋함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그 보다 더 예전 10년 넘게도 지난 도쿄에서 먹었던 바나나파르페도 비슷하다. 원래 디저트나 간식에는 그렇게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없었는데, 여행지에서 만난 그 한끼에는 추억과 그 때의 마음이 고스란이 담겨 있나 보다.

그럼에도 이 책의 수많은 오타들은 책에 몰입하는 데 때로 방해를 주며, 소설이 아닌 에세이에 친구들에게 섭섭했던 세세한 사건의 흐름과 이름 그리고 그 당시의 작가의 마음으로 보는 건 어쩐지 불편함을 주었다. 그 친구들이 보면 이 건 소설이 아니니까 상당히 불쾌할 수도 있고 최소한 섭섭할 수 있겠구나 라는 마음. 그리고 그 마음을 넘어서 어쩌면 작가는아직 본인도 모르는 남아있는 마음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안타까움. 그리고 작가가 서른이라고 하지만 아직도 어리구나 하는 아쉬움. 그리고 나도 내 마음이 온전하지 못한데 무엇을 논하리요 하는 민망함.

아래 목차를 남겨본다. 목차만 보더라도 마음이 좋아질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책은 추후 다시 읽어 보고 코로나 이후 어떤 곳은 꼭 가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언가 이런 흔들리면서 다시 단단해지고, 다시 흔들릴 수 있는 사람. 또 단단해질 수 있는 사람. 그런 분이 의사 선생님이 되어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 건 환자의 마음일 수도 있긴 하지만. 그리고 또 한 번 단단해진 시즌 2 느낌의 작가님을 기대해 본다.


목차
들어가는 글 | 되찾은 방학
제 1 장 다시 오지 않을, 그날
1. 처음이라는 의미
2. 내 앞에 열린 새로운 길
3. 의대 본과 1학년
4. 학술대회
5. 그래! 떠나는 거야!
6. 내게도 날개가 있을까?
제 2 장 유럽, 길 위에 서다
1. 로맨틱한 파리
2. 프랑스의 작은 마을
3. 젊은 런던
4. 혼자 남겨진 런던
5. 무서운 브뤼셀
6. 아, 살고 싶다. 독일!
7. 그리운 비엔나
8. 한번이면 좋고, 체코
제 3 장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1. 대한항공 마지막 탑승객
2. 아름다운 세느강 위에서의 첫날 밤
3. 오랜만에 나이트 라이프
4. 지금은 해리포터의 옥스포드
5. 그와의 만남
6. 그와의 이별
7. 위로의 동행, 체스키 크롬로프
제 4 장 세상을 배우다. 나를 만나다
1. 런던에서 만난 세익스피어
2. 영국의 의대 박물관
3. 나의 꿈, 네덜란드
4. 잘츠부르크에서 만난 모차르트
5. 어울리고 싶은 뮌헨
6. 안녕, 프랑크푸르트
제 5 장 혼자인 사람들을 위하여
1.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2. 내 삶의 의미를 찾아
3. 소중한 내 인생
4. 혼자, 그리고 함께
5. 아직도 혼자여서 망설이는 당신에게
6.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할 수 없다.
마치는 글 | 다시 날아올라!


인상적인 구절

방학한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에서 시험을 여러 개를 치러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6p

‘언령‘이라고 들어봤을까. 말에 깃들어 있다고 믿어지는 영적인 힘을 말한다. 말에는 힘이 있다. 내가 내뱉은 말이 언젠가 내 귀에 들어와 나를 일으킬 수도, 또는 넘어뜨릴 수도 있다. 37p

어느 누구도 나의 하루를 대신 살아 줄 수는 없지만, 함께 해줄 수는 있다. 41p

물이 흐르면 자연히 도랑이 생긴다‘라는 말이 있다. 어쩌다 흐른 물이 또흐르고 흐르다 보면 물길이 생긴다. 잊고 있었던 관심사가 우연히 런던의 한모습을 보고 툭 하고 튀어나왔다. 따르다 보니 런던에서의 여행이 어느새 과거의 간지러웠던 궁금증을 채워가고 있었다. 때가 이르고 조건이 갖추어져서 자연스럽게 마음의 빈방 한쪽을 채운 것처럼, 지금 갈급한 문제도 언젠가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75p

서둘러 숙소에 들어가 비 맞은 흔적을 다 씻어 내고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고 편히 누워있었다. 아까의 쓸쓸함은 비와 함께 씻겨 내려갔는지, 컵라면 냄새로 기분이 좋아지고 있었다. 100p

한 사람의 인생은 자기 자신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가장 가까운 사람부터 스쳐지나가는 한 사람까지 그 흔적이 남는다. 각자의 인생이라는 굴레가 서로의 굴레와 만나기도하고, 겹치기도 한다. 118p

런던과 로즈힐은 과거, 현재, 미래, 어느 때에도 항상 같은 자리에 있지만, 내가 바라보는 시간에 도시를 감싸고 비추는 빛은 그때에만 보고 느낄 수 있는 장관을 만들었다. 그 시간에만 주어지는 유일무의한 특별한선물이었다. 125p

손글씨로 메뉴가 써있었다. 홈메이드 애플파이와 라떼를 시켰다. 이 카페라면 홈메이드는 무조건 맛있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161p

오스트리아는 약간 차가우면서도 약간 따뜻하다. 차가운 도시남의 외모를지녔지만, 대가족 안에서 자라서 따뜻함을 가지고 있다고나 할까. 165p

매일 걷는 길 위에서 어떤 감정이든 삶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그감정을 오롯이 누릴 수 있었으면 한다. 행복한 감정이든, 슬픈 감정이든, 그순간 자기 자신만이 느끼는 감정이고, 그 순간의 집합이 한 사람의 삶이다.

그 삶의 조각들이 나라는 사람을 이루어간다. 더는 강요받는 감정과 목표로 삶을 살지 않을 것이다. 193p

학교로 돌아가면 똑같은 문제가그 자리에 있겠지만 괜찮다. 그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여행의 어떤 한순간으로 갑자기 변한 것은 아니다. 21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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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ic Tree House 일부를 중고로 사면서, 판매자께서 같이 무료로 보내주셨던 책 들중에하나이다. 영문으로 되어 있지만 원래 알던 이야기가 대부분이었고, 역시 셜록은 셜록이라 영문이든 한글판이든 일목요연한 스토리를 따라가게 만들었다. 물론 몰랐던 이야기는 이해가 덜 가서 내 마음대로 상상했을 수도 있지만.

책 한 권에는 짧게 아래의 이야기가 있다. 목차를 아래에 끌고 왔다.



CONTENTS

A Scandalin Bohemia 1p

The Redheaded League 25p

The Adventure of the Blue Carbuncle 47p

The Adventure of the Speckled Band 69p

The Greek Interpreter 97p

The Adventure of the Six Napoleons 118p

Questions, Questions, Questions 145p

Afterword 149p

Title List 155p



셜록 홈즈는 나에게 좀 각별한 시리즈물이었다. 초등학교 4학년에 전학을 가면서 지금은 율목도서관으로 이름이 바뀌었던 인천시립도서관을 만나게 되었다. 원래 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소년중앙, 보물섬 같은 만화 잡지 부터 어린이 잡지 동화책 등등 책읽기를 좋아했는데, 시립도서관을 만나기 전까지는 도서관이라는 곳이 존재하는 지는 몰랐었다. 시립도서관에서 소년중앙, 보물섬이 있고 나중에 나나 순정만화 잡지가 있을 때 너무 설렜었다.그리고 시립도서관을 읽으면서 그 전에는 마냥 어린이용 책을 읽다가 어느 순간 초등 고학년 책으로 점프업을 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그 안에 얇은 셜록 홈즈 시리즈를 포함하여 어느 정도의 두께가 있던 (그리 두껍진 않았다. 셜록 시리즈 보다는 두꺼웠던 정도) 다른 추리소설을 읽으며 브라운 신부 시리즈나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 아.. 그리고 가스통 르루의 ‘노란방의 비밀‘을 만났다.



그러니까 셜록 시리즈는 나에게 도서관에 터를 잡게도 하고, 어린시절 추리소설에 푹 빠지게 한 그 시초였다. 그래서 이번에 읽은 책 중에 어릴 때 읽었던 단편은 고향 친구를 만난 것 같았고, 처음 접해본 단편도 친구의 친구를 소개 받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영문판이라 조금 어설프게 이해했던 책은 한 번 한글판으로 일고 싶다는 결심을 했다. 아직 이후 읽을 책이 많아 2월의 결심이 현재 7월까지 시도되진 못했지만.



그 때 도서관 아동열람실에 있었던 셜록 시리즈는 다 보았던 것 같은데, 고등학생 때나 대학생 때엔 학교 도서관에서 셜록 시리즈는 그 밖에도 많았다는 걸 알았다. 고등학생 이후 시절 부터는 학교도서관을 이용하다 보니 시립도서관의 일반열람실은 잘 가지 않았지만, 아마 거기에도 보다 많은 시리즈 물이 있었겠지. 이상하게 어른이 되고나서는 요즘의 일본 추리 소설을 제외하고는 클래식한 추리 소설은 정말 손에 꼽을 정도로만 본것같다.



The Adventure of the Speckled Band 타이틀은 어린시절 단순명료한 제목 ‘얼룩끈‘으로 책도 읽고, 만화책으로도 있었던 기억이 있다. 그 때에 이 단순한 스토리는 나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일단 얇고 가느다란 끈은 일단 의심(?)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셜록 시리즈에 여성분들이 나오면 뭔가 괜히 좋았는데, 이 스토리에도 여성분이 나와 무언가 역할을 하는 게 좋았다. 같은 책 보헤미안 스캔들이나 , 이 책에는실리지 않았으나 너도밤나무 집 (맞나??)스토리에서도 그렇고. 얼룩끈에서부터 셜록은 셜록이라는 느낌을 받았었나 보다. 어쩌면 얼룩끈이 처음 읽은 셜록 시리즈일수도 있지만, 지금으로선 기억이 전혀 나지 않기에 확인할 길은 없다.



이제와 보니 셜록홈즈의 모습이 소시오패스 기질을 보이나 아주 긍정적으로 발휘된 케이스라는 의견들도 있는데, 어느 정도는 동의 하고, 어느 정도는 모르겠다. 그러나 셜록의 논리나 냉정함,지적인 모습에 매력이 어찌 가지 않을까. 지금도 셜록은 셜록이다. 그리고 왓슨에 대해서. 왓슨은 어린 시절 별 생각치 않았던 캐릭터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내 왓슨이 있어서 셜록을 보완해준 게 아닌 가 싶다.










인상적인 구절



Yet I never understand how you get from point A to point B, though I see everything that you see. (5p)



˝You must get it back, even if you have to steal itor buy it.˝ (10p)



˝Then we must get to work,˝ said Holmes. (11p)



I only caught a brief glimpse of her, Watson, but she is a lovely woman. I can understand why the King followed his heart and not his brain. (13p)



The King had been saved from a scandal.

Butmyfriend had been fooled by a very unusualwoman: Irene Adler. (24p)



It could prove what I have told you all along- that truth is stranger than fiction. (25p)



And that the smallest of crimes are sometimes the most interesting. (25p)



It may be far more serious than you imagine. (34p)



˝Today is Saturday. I hope to have an answerfor you by Monday.˝ (34p)



˝Watson, I must askyou not to speak to me for fifty minutes.˝ (35p)



But Ialso knew that his happy moods often meant hehad solved a case. (37p)



I promise you both that tonight will be worth the trouble. (39p)



˝You will address me as ‘sir,‘ if you don‘tmind,˝ said Clay. ˝And you will say ‘please.‘ I haveroyal blood in my veins, after all.˝

˝Well, then,˝ said Jones, ˝would you please,

sir, follow me upstairs. A carriage is waiting totake Your Highness to the police station.˝ (43p)



˝It is the challenge that is important to me.˝ (46p)



But there must be hundreds of Henry Bakers in London. (49p)



Perhaps he is gambling. This maybe why his wife no longer loves him. (53p)



Perhaps he is gambling. This maybe why his wife no longer loves him (64p)



Would you care to join me?

I wouldn‘t miss it for the world. (69p)



˝I have traveledall this way because I am going mad, Mr. Holmes.

I have no one to turn to. You must help me.˝ (71p)



His behavior grew stranger with every passing day. (73p)



Do not leave out any details. (74p)



It is still mystery. (76p)



The doctor found no trac of it. (77p)



It was the right thing to do. (78p)



He is a troubled man, Mr. Holmes. (78p)



Clearly, he would prefer his daughers no to wed. (79p)



You had better stay out of my business. (81p)



˝Wel, watson.˝ Holmes bgan.˝ our investigation has become much more intersting. (81p)



I wouldn‘t want Dr. Rovlott to treat us the way he treated that metal poker. (82p)



It is a wicked world. Especially when a smart man turns to crime. I have seen enough,

Miss Stoner. (86p)



And he would know that its bite would be invisible. (94p)



The deadly creature would crawl through the vent, down the rope, and onto the victim‘s hed. (95p)



In all the years I had known him, SherlockHolmes never spoke of his family. Perhaps this iswhy I sometimes saw him as a man without feelings. (97p)



Take my older brother Mycroft. Though we were raised in the same way, his skills are much greater than mine, I assure you. (98p)



This is too much. (102p)



And that he was sure the sister would tell a different story one in which she and her brother lived to see justice done. (117p



No, we are not dealing with madness, gentlemen. (122p)



No,nothing is without meaning. (123p)



He wanted privacy, but he also wanted to see what he was doing. (126p)



˝The end hasn‘t been written yet. If you would care to visit Dr. Watson and me tomorrow evening at six o‘clock, I shall be able to give you the complete story.˝ (136p)



Holmes tells Watson, ˝You see, but you do not observe.˝ What do you suppose he means by this? Do you see or observe? (147p)



First impressions are important. (14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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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오 년째 나는 폐지 더미 속에서 일하고 있다. 이 일이야말로 나의 온전한 러브 스토리다.  - P9

나는 근사한 문장을 통째로 쪼아 사탕처럼 빨아먹고, 작은 잔에 든 리큐어처럼 홀짝대며 음미한다. 사상이 내 안에 알코올처럼 녹아들 때까지. 문장은 천천히 스며들어 나의 뇌와 심장을 적실 뿐 아니라 혈관 깊숙이 모세혈관까지 비집고 들어온다.
- P10

형언할 수 없는 기쁨과 그보다 더 큰 슬픔이 담긴 생각과 이미지를 머릿속에 차근차근 쌓아가는 습관과 광기가항시 존재해온 유서 깊은 왕국에 나는 거주한다. 단단히 동여맨한 보따리의 개념에 기꺼이 목숨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는 살고 있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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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13살 교과서에서 어린왕자를 읽고 어린 나이에도 뭔가 뭉클해져 신포동 지하상가 시작 점에 있던 볼품없었던 (비하가 아닌 그리움의 표현이다) 서점에서 한영판이 있던 책을 샀던 기억이 있는데... 이 책은 1998년 판이다. 분명히 여우가 나왔던 그 부분을 보고 눈물흘렸던 기억이 있는데, 94년도 95년도 아닌... 98년에 나온 책이라니. 집에 있는 책의 뒷표지를 보고 얼마나 의아했는지 모른다. 내 기억이 조작 된 것인가.

어찌 되었든 그 때나 지금이나 무언가 뭉클하다. 지금 더 더해진 건 무언가 설명할 수 없는 미안함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어린 시절의 또또나, 사회생활 힘들었던 시기 또순이가 괜히 저 행성에 두고 온 장미 마냥 생각나고.. 그리고 지금은 내 곁에 있는 한두냥이들이 언젠가는 저 하늘 별들을 보며 생각할 이들처럼 마음이 아파온다.

이 책이 집에 오랜 시간 있었음에도 영어로 된 글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영어 공부를 위해서 읽은 건 아니었다. 그냥 그렇게 흘려 버리기 아까운 마음들을 다른 언어로도 만나고 느끼는 게 그저 고마울 뿐이었다. 정말 귀한 글들은 다른 번역본으로도, 혹은 누군가의 설명으로도, 감상으로도 만나면 또 다른 반가움이 것만 같다.


<인상적인 구절>

*TO LEON WERTH

I ask the indulgence of the children whothis book for dedicating it to a grown-up.

I have a serious reason he is the best friend I have in the world. I have another reason; thisgrown-up understands everything, even booksabout children. I have a third reason he lives in France wherehe is hungry and cold. He needscheering up. If allthese reasons are not enough,

I will dedicate the book to the child from whomthisgrown-up grew. All grown-ups were oncechildren-although few of them remember it.

And so I correct my dedication:TO LEON WERTH WHEN HE WAS A LITTLE BOY



*To those who understand life, that would havegiven a much greater air of truth to my story.



* If I try to describe him here, it is to make surethat I shall not forget him. To forget a friend is sade.



* 바오밥도 크게 자라기 전에는 조금씩 조금씩 돋아나게지요

Before they grow so big, the baobabs start out by beining little.



* 아시다시피 사람들은 슬플 때 해 지는 것 보기를 좋아하지요.

You know - one loves the sunset, when one is so sad......



* But you cannot pluck the starts from heaven... (84p)



* In the old days it was reasonable. (88p)



*˝My flower is ephemeral,˝ the little prince said to himself, ˝and she has onlyfour thorns to defend herself against the world. And I have left her on myplanct, all alone!˝ (100p)



* It is also lonely among men. (108p)



* They have no roots, and that makes their life very difficult. (110p)



* And he was overcone with sadness. (116p)



* But if you tame me, then we shall need each other. To me, you will be unique in all the world. To you, I shall be unique in all the world... (124p)



* ˝Nothing is perfect˝ sighed the fox. (124p)



* My life is very monotonous. (124p)



* ˝It would have been better to come back at the same hour,˝ said the fox.

˝If, for example, you come at four o‘clock in the afternoon, then at threeo‘clock I shall begin to be happy. I shall feel happier and happier as the houradvances. At four o‘clock, I shall already be worrying and jumping about. (126p)



* ˝Then it has done you no good at all!˝

˝It has done me good,˝ said the fox, ˝because of the color of the wheat fields.˝ Andthen he added:

˝Go and look again atthe roses. You will understand now that yours is unique in all the world. Then come back to say goodbye to me, and I will make you a present of a secret.˝ (128p)



* What is essential is invisible. (132p)



* ˝But you must not forget it.

You become responsible, forever, for what you have tamed. You are responsiblefor your rose˝

(134p)



* ˝What makes the desert beautiful,˝ said the little prince, ˝is that somewher it hides a well ...˝

(142p)



* ˝But the eyes are blind. One must look with the heart.˝ (150p)



* But I was not reassured. I remembered the fox. One runs the risk of weepinga little, if one lets himself be tamed ... (154p)



*˝It is just as it is with the flower. If you love a flower that lives on astar, it is sweet to look at the sky at night. All the stars are a-bloom withflowers ...˝

˝Yes, I know ...˝ (160p)



* Once again I felt myself frozen by the sense of something irreparable. And I knew that I could not bear the thought of never hearing that laughter any more. For me, it was like a spring of fresh water in the desert. (160p)



* ˝In one of the stars I shall be living. In one of them I shall be laughing.

And so it will be as if all the stars were laughing, when you look at the skyat night You-only you—will have stars that can laugh!˝ (162p)



*And when your sorrow is comforted (time soothes all sorrows) you willbe content thatyouhave known me. You will always be my friend. You willwant to laugh with me.

(162p)



* ˝내가 별들 중의 하나에 살고 있을테니까요. 내가 그 별들 중의 하나에서 웃고 있을거예요. 그러니까 밤에 아저씨가 하늘을 쳐다보게 되면 별들이 모두 웃는 것처럼 보일 거예요.……… 아저씨는 단지 아저씨만이 웃을 수 있는 별들을 갖게 될 거예요.˝

그리고 그는 다시 웃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저씨의 슬픔이 가라앉을 때에는 (시간이 흐르면 자연히 모든 슬픔은 가라앉게 되므로) 나를 알았던 것을 만족스럽게 여기게 될 거예요. 아저씨는 언제나 내 친구일거예요. 나하고 웃고 싶어할테죠. (163p)



* Now my sorrow is comforted a little. That is to say not entirely. But Iknow that he did go back to his planet, because I did not find his body at daybreak. It was not such a heavy body. And at night I love to listento the stars. It is like five hundred million little bells... (170p)



* Here, then, is a great mystery. For you who also love the little prince, and for me, nothing in the universe can be the same if somewhere, we do not know where, a sheep that we never saw has-yes or no?-eaten a rose... (174p)



* 그런데 바로 여기에 커다란 신비스러움이 있다. 역시 어린 왕자를 좋아하는 당신들에게나 내게나, 우리가 보지도 못한 어떤 양이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어디에선가 장미를 먹었는가, 안 먹었는가에 따라서 우주가 달라 보이는 것이다. (175p)



* This is, to me, the loveliest and saddest I andscapein the world. (17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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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미국의 고용이 약하면? 네, 미국의 소비 역시 둔화될 것이고 이는 이머징 국가들의 제조업 역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합리적 추측을 가능하게 합니다. 그래서 전 세계 투자자들이 미국 고용 지표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죠.
- P55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 현실화되면서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것, 이를 ‘블랙스완(Black Swan)‘이라고 합니다. 검은 백조의 영어 표현인데요, 우리는 백조가 나타났다고 하면 하얀백조를 떠올리죠. 그런데 갑자기 검은 백조가 나타난 겁니다. 이렇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의 발생을 블랙스완이라고 하고, 코로나19 사태는 그런 블랙스완 중의 하나였던 것이죠.
- P57

코로나19 사태는팬데믹이라는 블랙스완이 거대한 부채라는 회색 코뿔소가 있는상황에서 닥쳐온 사건입니다.
(블랙스완은 발생할 확률은 매우 낮지만 일단 일어나면 큰 충격을 주는 위험을, 회색 코뿔소는 예상할 수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위험을 말한다. 연합뉴스 2021.1.30)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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