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완독한 에세이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가 너무 좋아 일부 구절 공유합니다. 일부라 해도 긴글 이니 주의하시고, 제 취향 pick이니 패스도, 건너뛰어가며 읽어도, 정독도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그냥 위로나 응원 뿐 아니라, 그냥 사이다나, 그냥 선의도 아니고, 나로 시작하여 타인과 사회를 보는 시선도 좋으네요. 소중한 누군가에게 빌려주고 싶은 책이니, 원하는 분께는 도어 투 도어 서비스하고 싶습니다.
----------------------------
<자신을 비참하게 만드는 법>이란 책에서는타인의 삶을 훔쳐보며 내 삶과 비교하는 것이자신을 비참하게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 이야기했다.
우리 역시 약간의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타인의 삶을 구경하고,
그 대가로 비참함을 지불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충족된 호기심으론 어떤 것도 얻을 수 없다.
그 에너지와 호기심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삶을 돌보는 데 사용해야 한다.
그러니, 타인의 삶에 기꺼이 친구는 되어주되 관객은 되지 말자.
19p
그럼에도 [노력 = 능력 = 성공]이라는 등식은[게으름 = 무능 = 가난]이라는 등식으로 자동 연산되어서 가난의 이유를 노력이 부족한 개인의 탓으로 돌리고차별과 계급을 정당화한다.
무한한 기회가 열려있는데도 가난한 것은 너의 탓이니 억울하면 출세하라고,
그래서 사람들은 가난하면 쪽팔리다.
그러니 가난해 보이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22p
히말라야를 등반하는 것도 아닌데 학교에 노스페이스나 K2쯤은 입고 가야 가오가 살고 부녀회에선 비싼 아파트처럼 보이기 위해아파트 이름을 영어로 바꿔야 한다는 촌극을 벌인다.
기회가 평등하지 않는 한, 능력주의는 허구일 수밖에 없음에도성공시대와 자기계발서가 심어놓은 왜곡된 능력주의는우리를 부자인가 아닌가 하는 결과값에 맞춰 우쭐함과 부끄러움 사이 어딘가에 놓이게 했다.
23p
가난하다 해도 삶에 최선을 다했고 떳떳하게 살아왔다면
그 삶에 자긍심과 자부심을 느껴야 한다.
세상에는 부끄러워해야 할 부가 있듯이떳떳한 가난이 있다.
24p
하지만 월급의 2배짜리 명품백만이 낭비가 아니고,
연예인 걱정만이 낭비가 아니다.
우리 삶에서 곧 사라질 존재들에게 마음의 에너지를 쏟는 것 역시 감정의 낭비다.
27p
인터넷에 떠돌았던 나라별 중산층의 기준이다.
영국(옥스포드대에서 제시한 중산층의 조건)
- 페어플레이를 할 것
- 자신의 주장과 신념을 가질 것
- 나만의 독선을 지니지 말 것
- 약자를 두둔하고 강자에 대응할 것
- 불의, 불평, 불법에 의연히 대처할 것
프랑스(퐁피두 대통령이 ‘삶의 질‘에서 정한 중산층의 기준)
-외국어를 하나 정도 구사하여 폭넓은 세계 경험을 갖출 것
-한 가지 이상의 스포츠를 즐기거나 하나 이상의 악기를 다룰 것
- 남들과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별미 하나 정도는 만들어 손님을 대접할 것
- 사회 봉사단체에 참여하여 활동할 것
- 남의 아이를 내 아이처럼 꾸짖을 수 있을 것
28p
그런데 숫자라는 건
언제나 비교하기 쉽고 서열을 매기기 용이하다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세모와 동그라미를 비교하여 서열을 매길 수는 없지만,
1과 2를 비교하여 서열을 매기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결국, 숫자의 삶이란쉴 새 없이 비교되며 서열이 매겨지는 삶인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는낮은 값어치가 매겨질까 안절부절못하고자신의 위치와 서열을 끊임없이 확인한다.
30p
이러한 일상적 혐오에 대해 모멸감》의 저자 김찬호 교수는
웬만큼 잘나지 않으면 인정받지 못하는 세상에서그 공허를 재울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타인에 대한 모멸이라 이야기했다.
그러니까 희미해진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고 열패감을 보상받기 위해,
얄팍한 우월감을 맛보기 위해 타인을 모멸한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찌질한가.
37p
그러나 더 이상 그 과거에 묶여 인생 전체를 소진해서는 안 된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자책과 원망을 소거하고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투명하게 재평가해야 한다.
대학 시절,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애썼던
자신의 노력에 자부심을 느껴야 하고,
좌절된 욕구는 어쩔 수 없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42p
우리는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보며 타인의 삶의 무게를 짐착하지만,
타인의 눈에 비친 우리의 모습이 전부가 아니듯,
우리의 눈에 비친 타인의 모습도 전부가 아니다.
우리는 각기 다른 상처와 결핍을 가졌으며, 손상되지 않은 삶은 없다.
그렇기에 당신이 알아야 할 분명한 진실은사실 누구의 삶도 그리 완벽하지는 않다는 것.
때론 그 사실이 위로가 될 것이다.
46p
물론 겸손도, 타인의 감정을 배려하는 것도 미덕이다.
그러나 그 가치는 타인의 눈치를 보며 주눅 드는 것이 아닌
타인에 대한 존중에 있을 뿐이고,
타인의 감정을 염려하느라 정작 자신의 감정은 돌보지 못한다면
그 무엇도 미덕이 될 수 없다.
그러니 당신이 지칠 만큼 눈치를 볼 필요도,
주눅 들 만큼 겸손할 필요도 없다.
57p
치킨 배달을 한다 해도 공장에서 미싱을 한다 해도
삶이란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는 것일 뿐
그 어떤 삶도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열심히 사는 것도, 열심히 배우는 것도 마음껏 하시라.
하지만 누구의 삶도 모욕할 수 없다.
우리는각자의 삶을 존중하며
살아갈 권리가 있다.
66p
알랭 드 보통은 어른이 된다는 건 냉담한 인물들,
속물들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우리의 자리를 차지하는 의미라 했다.
71p
존중이 누구나 얻을 수 있는 공공재가 된다면,
우리는 존중받으려 쩔쩔매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 존중을 공공재로 만들자.
서로에게 존중의 연료가 되어주자.
직급에 따라, 연봉에 따라, 직업에 따라, 겉모습에 따라
선별적 존중을 보내는 것이 아닌,
자신에 대해서도 타인에 대해서도 조건 없는공정한 존중을 보내는 것이다.
73p
자존감은 스스로가 믿고 존중할 내면 세계를 세우고그 신념을 바탕으로 삶을 선택하고, 행동하며, 책임을 지는
삶의 일련의 과정에서 얻어지는 내면의 힘이다.
74p
아이가 어른이 되는 [과정]을 빼앗았다.
[과정] 없이 어른이라는 [결과]만 남은 이들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 내리는 것을 두려워하기에
나이를 먹어서도 멘토를 찾아다닌다.
79p
나답게 산다는 것은 경험과 탐색 속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결정하는 법을 익히는 일이다.
79p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며
나는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떤 가치를 실현하며 살고 싶은지
무엇에 행복해지는 사람인지
나는 남과 어떻게 다른지
[자기 감각]을 찾자.
80p
프로이트가 규정한 정상의 기준이약간의 히스테리, 약간의 편집증, 약간의 강박증이듯
정상이란 완전무결한 것이 아니라
약간의 상처, 약간의 결핍, 약간의 부족함을 의미할 테다.
삶에는 여러 형태가 있으며우리는 각자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소수의 존재들일 뿐..
(사실) 당신이 어떤 가정 환경에서 자랐건
(사실) 당신이 어떤 문제와 결핍을 가졌건그 무엇이건, 다 정상이다.
+사람들은 불행을 꽁꽁 숨겨두기에 모를 뿐
세상에 보편적이지 않은 불행은 없다.
130p
그러나 가짜 해결책으로 도망칠수록 진짜 해결책에 다가서지 못하고
본질적으론 어떤 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으리라 믿고 싶지만,
미뤄놓은 숙제를 잠든 사이에 요정들이 대신 해주지 않듯이
시간이 해결해주지 않는 문제도 있다.
136p
결국은 두려웠던 문제의 실체와 마주하고
걱정을 계획으로 치환시켜야 한다.
물론 그 시간이 버겁고 힘들 수 있다.
137p
지나온 길을 돌아볼 때 필요한 건
후회가 아닌 평가이고,
앞으로의 길을 내다볼 때 필요한 건
걱정이 아닌 판단이다.
138~139p
애도란 마음의 저항 없이 충분히 슬퍼하는 일이다.
그런데 우리는 고통을 마주할 용기가 없어
억지로 외면하거나 억누르고혹은 자신의 마음을 미처 이해하지 못해
자기 자신에게 슬퍼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프로이트는 충분한 애도를 하지 못했을 때,
우울증이 발생한다고 했다.
143p
나는 힘들다는 말을 잘 하지 않는 타입이다.
남에게 힘들다고 말하지 않을뿐더러스스로도 힘들다고 잘 생각하지 않는다.
말하고 나면 더 힘들 것 같아서 늘 ‘괜찮다‘고 했다.
그런데 이렇게 힘이 들어도 힘들지 않은 척 감정을 묶어두면
자신에 대한 감각은 무뎌진다.
그 무뎌진 감각은 다른 감정들도 무디게 만들고,
스스로가 한계점에 부딪히는 것도 모른 채,
착취되는 자신을 방치하게 한다.
146p
세상에는 우리의 불안을 이용해이익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도처에 널려있고,
뭣이 중헌지를 모르면 현혹되는 법이다.
그러니 단지 열심히 살아가는 자신을 증빙하기 위해
사람들의 무리 안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불안에 쫓겨 열심히 하는 건 그만두시라.
대신 원점으로 돌아가자.
150p
내 인생이 누군가의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이 싫다면
타인의 삶 역시 보호되어야 한다.
타인의 삶은 지켜주지 않은 채,
나의 삶만 배타적 보호 구역으로 지정할 수 없는 것이고,
나에 대해서는 잊힐 권리를 주장하며,
타인에 대해서는 알 권리를 주장할 순 없다.
타인의 사생활에 호기심을 접어두는 것.
그건 내 삶을 지킬 수 있는 전제이자
우리가 인간으로서 서로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다.
156p
이해 안 돼.
님들한데 이해받으려 사는 거 아닌데요.
159p
좋은 우정이란, 친밀감을 느낄 수 있고,
한편으론 안정감이 담보될 수 있는 거리에서
애정으로 함께 하는 것이다.
161p
지금 우리에겐 두 가지 변화가 필요하다.
하나는 타인의 삶을 지나치게 관심 두고 참견하지 않는 것인데이건 일종의 감수성을 키우는 문제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타인의 반응에 지나치게 예민해지지 않는 것이다.
각자의 삶의 방식과 가치관을 인정하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자.
나 역시 완벽하지 않지만, 노력하고 있다.
165p
타인에게 상처주지 않는 것은 중요한 미덕이지만
스스로를 지켜내는 건 스스로에 대한 책임이자 권리다.
+To my enemies.
I will destroy you.
나를 또라이로 생각하니?
그래. 알면 조심해.
172p
우리 사회의 유일한 구원자는 외면하지 않는 개인이다.
207p
그럼에도 당신에게 그곳이 필요하다면 버티자.
돈 때문에 일하는 건, 비굴한 게 아니라 당연한 것이며,
버티는 건 부끄러운 것도 비참한 것도 아니다.
다만, 그런 인간들보다 자신의 삶이 소중한 것뿐이다.
210p
다이어트도, 개인의 삶의 문제도, 사회 문제도한순간에 일어나는 혁명은 없고 변화는 영원한 것이 아니다.
요요 현상을 막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지속적인 관리이듯
때론 뒷걸음에, 때론 제자리걸음에 답답하고 조바심이 날지라도편화를 위해선 지속적인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모든 일이 그랬다.
변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자질은 지치지 않는 것이다.
212p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막연한 희망이나 대안 없는 절망이 아니라
희망의 근거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221p
그래서 알지 못했을 뿐,
내가 약자가 된 순간 작은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했고,
그때마다 기꺼이 도움을 주는 누군가가 있었다.
223p
내가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건 조심성과 신중함이지, 불신이 아니다.
나는 여전히 다수의 선의를 믿는다.
다른 누군가에게세상이 선의를 베풀 만한 곳이라는 확신을 주고 싶고,
내가 어려운 순간,
누군가가 손 내밀어줄 것이라는 믿음 속에서 살고 싶다.
224p
그러니 가끔은 슬퍼도우울해도 된다.
그 시간이 없다면, 행복이 무엇인지 우리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물론 우리는 행복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나 역시 당신의 행복을 빈다.
하지만, 몇 번을 묻는다 해도 삶의 목적은 언제나 삶, 그 자체일 뿐이다.
242p
우리는 삶이 불안하다며 너무 많은 짐을 챙기지만 사실 그렇게 많은 짐이 필요하진 않다.
필요할 때 충당할 수도 있고,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는 쪽이 이득일 수도 있다.
이란 오랜 여정이다. 최대한 가볍게 살아가야 지치지 않는다.
그러니 삶을 조금 더 가볍게 하고 싶다면불안한 마음에 버리지 못했던 것들을 다시 한번 마주하고그것들을 덜어내는 용기를 갖자.
245p
그러니 주말에는 바다를 보러 가고,
퇴근길에는 다른 길로 걸어보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이제까지 내가 시도하지 않았던 일들을 감행해보자.
자신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스스로에게 예측할 수 없는 내가 되어보는 것.
우리가 오래 살 수 있는 방법은손에 있는 생명선을 팔목까지 연장하는 게 아니라새로운 풍경을 마주하는 일이다.
249p
종종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리라‘ 이야기하지만
감정의 간병인이 아닌 이상
우리는 누구도 지속적으로 행복하게 해줄 수 없고,
누구도 우리를 지속적으로 행복하게 해줄 수 없다.
타인의 행복은 사실 우리의 영향권 밖의 일이며,
행복이란 각자 책임져야 하는 거다.
그러니 자신의 행복을 방치하지 말자.
결국 우리가 해야 할 최선은애정과 사랑은 나누되
자신의 행복에 책임을 다하는 것이니.
부디 다들 알아서 행복하자.
256p
대부분의 선택에는 한정된 예산과 제한적 선택지가 주어진다.
인생을 만수르가 이마트에서 쇼핑하듯이 살 수는 없는 거다.
그렇기에 선택에서 ‘무엇을 얻느냐‘보다 중요한 건,
‘무엇을 포기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다.
259p
삶도 이와 유사하다.
계획대로 딱 들어맞게 재단되는 삶은 없다.
불필요한 일에 노력을 쏟기도 하고,
한순간의 실수를 돌리기 위해 오랜 시간을 들이기도 하며,
아무리 조심해도 예상치 못한 비용이 들 때가 있다.
인생이 언제나 딱 들어맞을 수도, 효율적일 수도 없다.
그러니 자책하고 후회하기보다는실수와 오차를 위한 여백과
바보스러움에 대한 예산을 책정하는 편이 낫다.
264p
자신을 이해한다는 것은
자기 연민에 빠져 스스로를 동정한다거나
자신의 잘못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는게 아니다.
이는 자신을 학대하는 자기비판과
불필요한 자책감을 중단하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자신에 대한 이해력과
자신에게 맞는 삶의 방식을 선택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때론 이해받지 못해 서글플지라도
적어도 자신은 스스로를 이해해야 한다.
269p
그리고 가능하다면 의미 있는 삶을 향해 한 걸음 나아가자.
비록 이 우주에서 먼지처럼 작은 존재일지라도
우리는 삶의 허무를 이겨내고 스스로의 존엄함을 지킬 수 있다.
세상이 규정하는 성패와 상관없이, 나는 그런 삶에 자부심을 느끼고 싶다.
277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