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분위기의 자연스러운 표현이 바로 시이고, 우리 스스로도시를 쓸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때가 바로 시를 읽을 때이기도 합니다. - P49
책이 좋아서천천히 소박하게 책을 읽는 사람들, 한없이 공감하지만 판단은아주 엄격하게 내리는 그런 사람들의 의견이 그들의 작품의 질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요? - P59
적어도 내게는 이런 꿈이 있어요. 심판의 날이 와서 위대한 정복자와 법률가와정치가 들이 왕관이나 월계관을 쓰고 불멸의 대리석 위에 선명하게 그 이름이 새겨지는 보상을 받을 때, 옆구리에 책을 끼고다가오는 우리를 보고 신께서 베드로에게 이렇게 말씀하시는꿈이죠. "보게나, 저들에게는 달리 보상이 필요 없어. 우리가 여기서 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네, 책 읽기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 아닌가." - P60
그것은 등장인물 캐서린 언쇼의 그 뜻이 명확하지 않은 이런 말에서 솟구쳐 오른다. "모든 것이 다 죽어 없어지고 그 혼자남는다 해도, 난 계속 살아가겠지. 하지만 모든 것이 다 그대로인데 그 혼자 사라진다면 우주 전체가 낯설고 거대한 존재가 될거야. 나와 전혀 상관없는." - P70
그렇지만 여전히 두 사람은 영국소설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여성들이다. 마치 지금까지 인간을분별하는 기준으로 알고 있던 것을 갈가리 찢어버리고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된 그 빈 공간을 현실성을 초월하는 삶의 광풍으로 채워 넣은 것만 같다. - P72
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아주 다릅니다. 여전히 싸워야 할유령이 많고 극복해야 할 편견도 많아요. 사실 여성들이 자꾸달려드는 유령을 베어버리지 않고도, 난데없이 날아오는 돌에맞지 않고도 가만히 자리에 앉아 글을 쓸 수 있게 되기까지는상당한 시간이 지나야 할 거라고 봅니다. 게다가 어떤 직업보다여성에게 가장 열려 있다는 문학에서 상황이 이러하니, 여러분들이 이제 처음으로 진입하려고 하는 여러 새로운 직업의 경우엔 어떻겠어요? - P84
자기만의 방을 갖게 되었지만 방 안은 아직 휑뎅그렁해요. 가구를들여놓고 장식을 해야 하지요. 누군가와 함께 쓸 수도 있고요. 여러분은 그 방에 어떤 가구를 들여놓고 어떤 장식을 하려 하나요? 누구와 어떤 조건에서 함께 쓸 생각인가요? 이것이야말로극히 중요한 질문입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여러분은 이제 그러한 질문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역사상 처음으로 여러분은 그질문에 어떤 답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되었어요. - P85
국가를 향한 쇠파리 잔소리꾼의 역할은 지금까지 남성만의특권이었는데 이제 여성도 그 일을 하게 되었다고 기대할 법도하다. 여성의 소설도 사회의 악과 그 개선책을 다룰 수 있는 것이다. 남녀 인물도 오직 정서적인 관계만이 아니라, 여러 집단과 사회계층과 인종 속에서 긴밀히 협업하기도 하고 충돌하기도 하는 관계로 등장할 것이다. 이는 상당히 중요한 변화다. - P101
개인적이고 정치적인 관계를넘어 시인들이 붙들고 씨름하는 더 폭넓은 질문, 우리의 운명과삶의 의미라는 문제로 관심을 돌릴 수 있는 것이다. - P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