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 우주의 법칙과 질서라고 한다면, 덕은 그러한 도의 본질이반영된 인간의 마음이다. 노자는 인간의 근본 심성이 우주의 이치와 다르지 않다고 보았다.
- P262

어린 시절에는 어떤 의미인지 와 닿지 않고 무슨 말장난인가 싶었는데, 사회 생활을 하고 경제 활동을 하고 여러 사람들과 다양한 집단들을거치면서 노자의 통찰이 새삼 날카롭다고 느낀 적이 있다. 그렇지 않던가?  - P274

무슨 말인지 알아듣겠는가? 에둘러 말하니까 한 번에 알아듣기 어려운데, 실은 이런 말이다. 너 세상 구한답시고 여기저기 얼굴 알리며 돌아다니고 있는데, 진짜 능력자들은 드러내지 않고 숨어 있다. 그리고 너 교만하고 욕심 많아 보이니까, 앞으로 조심해라.‘  - P282

다시 말해 노자가 인위적 개입의 헛됨을 깨단고 초월적 가치로 니이가고자 했다면, 공자는 인위적 개입을 통해 세상을 바꾸려는 현세적 가치를 추구한 것이다.
- P283

관직에 나아가서는 유교의 신봉자가 되고, 관직에서 물러나서는 도교의 신봉자가 된다.
-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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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즉, 브라흐만과 아트만은 하니다. 이것을 ‘범아일여(梵我一如)‘ 사상이라고 한다. 방대하고 심오한 문서인 우파니샤드>의 결론은 명확하다. - P200

 우선 실재론의 세계관에서는 세계와 자아가 분리된다. 당신이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 해도 세계는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세계와 자아의 존재는 서로 독립되어 있다. 하지만 관념론의 세계관에서는 세계와 자아가 분리되지않는다. 그렇지 않은가? 수정구슬과 그 안에 왜곡되어 담긴 세계의 이미지는 떼어지지 않는다. 즉, 자아가 사라지면 세계도 함께 사라진다.
- P209

아르주나는 세속적 의무 앞에서 이것이 무슨 의미가있느냐며 갑자기 탈속적인 태도를 취한다. 이에 대해 크리슈나는 지혜롭게 답해준다. 세속과 탈속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다. 세상이 너에게 쥐여준 의무를 행하라. 그리고 행위의 결과에 집착하지 말라.  -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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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이익에 대한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생물의 번식에 개입하지만, 자연선택의 주체로서의 자연은 어떠한 목적도 갖지 않는다. 자연은 그 자체로 펼쳐진 환경일뿐이다. 진화는 목적 없이 이루어진다.
- P141

한때는 인류 진화의 역사를 계단식의 선형적 발전의 모습으로 묘사하거나 하나의 줄기에서 출발해서 여러 가지로 나뉘는 나무의 모습으로그려냈었다. 즉, 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호모 에렉투스가 되고, 다시 네안데르탈인이 되었다가 사피엔스가 되었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들을 하나의 연결선이 아니라 다양한 종과 계통의 분화와 혼합의 복잡한 연결고리 가운데 등장한 주요 지점들로 파악한다. 계단이나나무가 아니라 여러 갈래로 나뉘고 합쳐지기를 반복하는 강의 모습과도같은 것이다.
- P152

우리가 길가메시 서사시>를 알아본 것은 고대인의 삶과 오늘날 현대인의 삶이 다르지 않음을 이해함으로써인간이라는 존재의 보편성을 생각해보기 위해서였다. 아마도 지금까지의 모든 인류는 비슷한 고민과 슬픔을 가졌으리라. 이 세계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해답은 없는 것인가?  - P166

우리가 세상의 부조리에 저항하려 할 때 가정과 학교와 사회는 친절하게 말해주었다. 질문을 멈추라. 그것은 먹고사는 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우리는 그들의 말을 따랐다. 내 안의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척했고, 세상이 혼란스럽지 않은 척했다. 모든 인류가 그러했듯 우리는 어느 곳에서는 매 맞는 코끼리였고, 어느 곳에서는 몽둥이를 든 자였다.
- P173

우리가 굳이 낯선 세계관인 《베다》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것은 나의 세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다. 
- P181

신의 유형에 따라 개인이 고민하는 주제
B유형 : 피조물로서의 나의 역할과 의무는무엇인가?
A유형 : 우주 전체와 자아의 본질은어떻게 관계 맺는가?
- P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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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완독한 문학동네시인선 100기념시집 <너의 아름다움이 온통 글이 될까봐> 일부 문장이 인상 깊어 공유합니다.
시는 어떤구절은 너무 마음이 가지만, 제게는 대부분 모를 낯설말이라 지루한 얘기를 듣는듯 했어요
긴글 주의하시고, 제 취향 pick이니 읽고 싶은 부분만 각자 자유롭게, 패스도 각자 자유롭게요.


기우뚱거리고
쏟아져도 괜찮아
낙관도 포기도 아닌 말이 마음에 닿기도 한다
- 남지은 시인 <테라스> 중에서

어린이 병원에서 일할때 한 아이와 자주 창밖을 내다보곤 했다. 비가 오지 않는날도 장화를 신고 다니는 친구였다. 우린 창가에 앉아 기차가 오가는 걸 바라보거나 비행기가 지날 때를 기다렸다. 기다리면 기자와 비행기는 어김없이 지나갔고 아이는 기뻐했다. 당연하게 일어나는 일이라 여겼던 나도 기차가 달리면,
비행기가 날면 어느새 기쁨을 느끼게 됐다. 무엇이 사람을기쁘게 할까. 
- 남지은 시인 <그리운 미래> 산문 중에서

그이의 뜰에는 돌이 하나 세워져 있었다.
나는 그 돌을 한참 마주하곤 했다.
돌에는 아무것도 새긴 게 없었다.
돌은 투박하고 늙었다.
그러나 웬일인지 나는 그 돌에 매번 설레었다.
아침 햇살이 새소리와 함께 들어설 때나바람이 꽃가루와 함께 불어올 때에돌 위에 표정이 가만하게 생겨나고신비로운 목소리가 나지막하게 들려왔다.
그리하여 푸른 모과가 열린 오늘 저녁에는그이의 뜰에 두고 가는 무슨 마음이라도 있는 듯이돌 쪽으로 자꾸만 돌아보고 돌아보는 것이었다.
- 문태준 시인 <입석 立石> 전문

가끔은 우울하냐는 질문이 새삼스럽고, 슬픔은 남몰래 귀신같이 내 몸을빌려 청승을 떨었다. 
- 서윤후 시인 <그대로 두면 그대로 되지 않는> 산문 중에서

하루하루 죽어간다고 해서 죽음을 만난 것이 아니듯이, 하루하루 살아간다고 해서 인생을 만났다고 할 수 없으니까. 아직 나는 인생을 만난 적 없으니까.
- 신용목 시인 <결정적인, 그래서 아직 오지 않은> 산문 중에서

젖은 베개를 털어 말리고 눅눅한 옷가지에 볼을 부비다
너의 아름다움이
온통 글이 될까봐 쓰다 만 편지를 세탁기에 넣고는 며칠을 묵혔다.
- 오병량 시인 <편지의 공원> 중에서

죽고 싶은 것과 살고 싶지 않은 것은 달라요
둘 사이의 공백을 견디는 게 삶이죠
- 이용한 시인 <불안들>중에서

우리의 말, 늦가을에 다시 피어나는
봄꽃처럼 얇아서 늘 조마조마하던걸
본심은 그게 아니었다는 안타까운 주름
그걸로 충분하네 이해가 오고 있네
측은하고 반갑고 또 많이 고맙네.
- 한영옥 시인 <측은하고, 반갑고> 중에서

곧 닥쳐올 무서리의 아침을, 무자비한 기습을 조마조마내다보는 꽃송이들에게 ‘내 앞에 와주어 고맙다고 중얼거리고 있는 스스로의 저의를 살핀다. 아무래도 뜨겁게 ‘고맙다‘는 말을 누군가에게 해보고 싶었던 것이리라. 본심이 아니었다고, 말이 잘못 나왔었다고 그 누군가 진심을 시원하게 털어놔주기를 바라고 있었던 것이리라. ‘고맙다‘는 말을앞질러 준비해놓고서.
- 한영옥 시인 <괜찮네, 고맙네> 산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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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우뚱거리고

쏟아져도 괜찮아
낙관도 포기도 아닌 말이 마음에 닿기도 한다

남지은 시인 <테라스> 중에서 - P75

어린이 병원에서 일할때 한 아이와 자주 창밖을 내다보곤 했다. 비가 오지 않는날도 장화를 신고 다니는 친구였다. 우린 창가에 앉아 기차가 오가는 걸 바라보거나 비행기가 지날 때를 기다렸다. 기다리면 기자와 비행기는 어김없이 지나갔고 아이는 기뻐했다. 당연하게 일어나는 일이라 여겼던 나도 기차가 달리면,
비행기가 날면 어느새 기쁨을 느끼게 됐다. 무엇이 사람을기쁘게 할까. 

남지은 시인 <그리운 미래> 산문 중에서 - P76

입석(立石)

그이의 뜰에는 돌이 하나 세워져 있었다.
나는 그 돌을 한참 마주하곤 했다.
돌에는 아무것도 새긴 게 없었다.
돌은 투박하고 늙었다.
그러나 웬일인지 나는 그 돌에 매번 설레었다.
아침 햇살이 새소리와 함께 들어설 때나바람이 꽃가루와 함께 불어올 때에돌 위에 표정이 가만하게 생겨나고신비로운 목소리가 나지막하게 들려왔다.
그리하여 푸른 모과가 열린 오늘 저녁에는그이의 뜰에 두고 가는 무슨 마음이라도 있는 듯이돌 쪽으로 자꾸만 돌아보고 돌아보는 것이었다.

문태준 시인 <입석> 전문 - P78

가끔은 우울하냐는 질문이 새삼스럽고, 슬픔은 남몰래 귀신같이 내 몸을빌려 청승을 떨었다. 

서윤후 시인 <그대로 두면 그대로 되지 않는> 산문 중에서
- P96

하루하루 죽어간다고 해서 죽음을 만난 것이 아니듯이, 하루하루 살아간다고 해서 인생을 만났다고 할 수 없으니까. 아직 나는 인생을 만난 적 없으니까.
신용목 시인 <결정적인, 그래서 아직 오지 않은> 산문 중에서
- P115

젖은 베개를 털어 말리고 눅눅한 옷가지에 볼을 부비다
너의 아름다움이
온통 글이 될까봐 쓰다 만 편지를 세탁기에 넣고는 며칠을 묵혔다.

오병량 시인 <편지의 공원> 중에서 - P127

죽고 싶은 것과 살고 싶지 않은 것은 달라요
둘 사이의 공백을 견디는 게 삶이죠

이용한 시인 <불안들>중에서 - P163

우리의 말, 늦가을에 다시 피어나는
봄꽃처럼 얇아서 늘 조마조마하던걸
본심은 그게 아니었다는 안타까운 주름
그걸로 충분하네 이해가 오고 있네
측은하고 반갑고 또 많이 고맙네.

한영옥 시인 <측은하고, 반갑고> 중에서 - P220

곧 닥쳐올 무서리의 아침을, 무자비한 기습을 조마조마내다보는 꽃송이들에게 ‘내 앞에 와주어 고맙다고 중얼거리고 있는 스스로의 저의를 살핀다. 아무래도 뜨겁게 ‘고맙다‘는 말을 누군가에게 해보고 싶었던 것이리라. 본심이 아니었다고, 말이 잘못 나왔었다고 그 누군가 진심을 시원하게 털어놔주기를 바라고 있었던 것이리라. ‘고맙다‘는 말을앞질러 준비해놓고서.

한영옥 시인 <괜찮네, 고맙네> 산문 중에서 -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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