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이 책을 선물해준 내 친구는 책 뒤 커버만 보고 여행책이나 잔잔한 에세이로 알고 샀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랬다.
세월호 이야기를 고등학생의 눈으로 소설로 한 이 책은 청소년 도서라서일까, 자극적인 그런 이야기는 없다. 대신 평범한 아이들의 일상같은 풋풋하고 어설프고 미소짓게 한다. 간혹 눈물이 나올뻔 했지만 신파는 아니다. 잘쓴 소설은 아니지만, 그 동네에 진짜 있는 친구에게 건네들은 이야기 같다. 시간이 흘러 마음에 없어진게 사실이었다. 지금 다시 아이들을, 그때의 사람들을 미안한 마음으로 생각해보고, 잊지 않아야겠다고, 그러해야겠다고 생각해본다.
사랑하던 사람들의 부재함이 주는 공허함과 부채감. 이런 것들을 많이 생각해본다. 세월호와는 전혀 다른 내 개인의 이야기지만.
간절하게 원하면 뭐든지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지만 전부 거짓말 같아. 아무리 간절하게 원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일이 많잖아. 네가 살아 돌아오지 못하는 일도 그렇고, 아직도 바다 깊은 곳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는 친구들도 그렇고, 그래 놓고는 우리들의간절함이 부족해서 그런 거라는 식으로 둘러대기 위해 만든 말이 아닌가 싶어. 그래서 더 슬퍼.
210p
덧붙여 이 소설을 너무 슬픔으로만 읽어내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슬픔을 넘어 그들이 미처 펼치지 못한 꿈들을 받아안고, 그들을 대신해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 같은 것이라도 하면 좋겠습니다.
- ‘작가의 말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