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가 있었어. 한 마리..…."
놀란 순이가 용이를 바라보자, 용이가 드문드문 말을잇습니다.
"그래서...... 강했던 거야... 새끼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럼, 육발이가...... 엄마 호랑이였어?"
- P60

무엇을 위한 전쟁인지, 내가 무엇을 위해 이국땅에 와서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는지.
- P88

지금 논바닥에는 일본군도 호랑이 마을 사람들도 없습니다. 그냥 사람들만 있을 뿐입니다.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 쓰러진 벼를일으켜 세우고 있습니다. 
- P119

어머니, 돌아갈 곳이 없다면 보이지 않는 길로 가겠습니다. 
- P145

어머니께서 쳐내지 않고 살려 주신 그 마른 나뭇가지에 복숭아가 수없이 많이 열렸듯, 제가 살리는 그 한 생명으로부터 우리 일본이 해친 것만큼 새 생명이 다시 태어나기를 바랄뿐입니다.
- P146

"상대가 빌지도 않은 용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
띄엄띄엄 말을 잇는 용이의 얼굴이 깊은 외로움을 머금고 있습니다.
"용서는 백호가 용서를 빌기 때문에 하는 게 아니라엄마별 때문에 하는 거야. 엄마별이 너무 보고 싶으니까.
엄마가 너무 소중하니까."
- P195

"순이 씨, 미안합니다. 정말 미안합니다. 당신 나라에와서 전쟁을 해서 미안합니다. 평화로운 땅을 피로 물들여서 미안합니다. 꽃처럼 아름다운 당신을 짓밟아서 미안합니다. 순결한 당신의 몸을 찢고, 그 아름다운 두 눈에 눈물 흘리게 해서 미안합니다."
- P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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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영감 수집에서 디깅이란 단순히 어떤 지식을 얻고자 조사하는 것과는 다르다. 그저 나 자신을 위해 더 애쓰는 마음을 연습하는 것이다. 이렇게 노력하는 마음의근육은 관성에 젖어 흘러가는 매일에서도 나를 선명하고 단단하게 만들고 의식들 사이를 유영하며 내 안을 들여다보는 힘을 길러준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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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귀찮아서 살 수 없겠다. 귀찮기보단 버겁다.
안녕 안녕. 남은 사람들은 뭐 정신병이 없다면 그대로 쭉사시면 됩니다. 이해하지 마세요. 이해되면 정신병자.
- P12

다섯째. 오랜만에 마시는 커피, 마포대교든 양화대교든고층의 우리 집 창문이 제일 확실하겠지만 나름의 배려.
집값과 남은 이들의 삶.
- P13

나는 그를 위해서가 아니라 힘든 티를 내고 싶었던 것뿐이었나보다.
- P18

물 한 방울도 묻지 않고 투신 실패.
- P19

나의 치매 전문 병원 체험기라고생각하며 견디고 있으련다.
- P24

나는 내가 아주 아파서 힘들었으면 좋겠어요. 아픈데 그게 내 탓이 아니고 어쩔 수 없이 아픈 삶. 나에게 삶이 얼마 남지 않아서, 자살을 선택하지 않아도 되어 오히려 평화로운. 노력으로 나을 수 없는 병에 걸린 삶이란.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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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세월이 흐를수록 호랑이는 사람을 무서워하게 되었고, 사람도 호랑이를 무서워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사람들은 호랑이 산에 함부로 오를 수 없게 되었습니다.
- P15

호랑이들은 우리가 이곳에 마을을 만들고 정착하기 훨씬 오래전부터 이 산에서 살고 있었네. 누가 주인이고, 누가 객인지 생각해 보게나. 사람에게 해가 된다고, 혹은 조금 불편하다고, 혹은 조금 이득이 생긴다고 닥치는 대로 잡아 죽이면 세상이 어찌 되겠는가? 설령 그것이 사람이 아니라 짐승일지라도 말일세. 세상은 더불어 사는 곳이네. 짐승과 더불어 살지 못하는 사람은사람과도 더불어 살 수 없는 법이야.
- P27

"와, 그렇구나. 너도 왕짜 맞혀 봤어? 기분 좋았겠다."
"불쌍해."
"불쌍하다고? 호랑이가?"
"응."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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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에 힘을 빼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시간을 잠시 보내거나 ‘오늘은 못한다‘라고 커다랗게 노트 한 쪽에 적는 것도 괜찮다. 그저 마음의 방향에 행동했어야 하는 시간을 각인시키는 것이다.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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