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살아가는 일이란, 사랑하는 사람들을 먼저 보내고 오래도록 남겨지는 일이니까. 그런 일들을 겪고도다시 일어나 밥을 먹고 홀로 길을 걸어나가야 하는 일이니까. - P239

아이들은 누구나 저들부모의 삶을 지키는 천사라고 여자는 생각했다. 누구도 그 천사들을부모의 품으로부터 가로채갈 수는 없다. 누구도.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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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는 수도원을 세운 수사의 묘도 있었다. 그는 ‘이 적막한 곳에 와줘서 고마워‘라는 노부인의 말 한마디에연고도 없는 이 작은 마을로 이사를 온 마음 여린 사람이었다.  - P151

"모두와 잘 지내지만 절대 속을 알 수 없지. 나는 한 번도 한지가다른 사람에게 싫은 내색 하는 걸 본 적이 없어. 상대에게 상처 주는게 싫으니까 그런 것 같아. 그런데도 모두가 조금씩은 그애에게 반감이 있어. 한없이 친절하지만 그게 끝이라는 거지. 반감이라기보다는서운함이라고 해야 맞는 걸까? 가끔씩 보면 사람보다는 동물이랑 더잘 통하는 것 같기도 하고."
- P156

"하지만 그건 고통스러운 일이란다. 그러니 너 자신을 조금이라도무디게 해라. 행복한 기억이라면 더더욱 조심하렴. 행복한 기억은 보물처럼 보이지만 타오르는 숯과 같아. 두 손에 쥐고 있으면 너만 다치니 털어버려라. 얘야, 그건 선물이 아니야."
- P164

나는 그 텅 빈 어둠 속에서 한때 지구는 이렇게 쓸쓸한 곳이었구나‘라고 생각한다.
지구는 그저 융기하고 침식하며, 열심히 퇴적하고 있었구나.
참 열심히, 쓸쓸히도,
- P167

사랑받고 싶은 마음, 누군가와 깊이 결합하여 분리되고 싶지 않은마음, 잊고 싶은 마음, 잊고 싶지 않은 마음, 잊히고 싶은 마음, 잊히고 싶지 않은 마음, 온전히 이해받으면서도 해부되고 싶지 않은 마음,
침묵은 나의 헐벗은 마음을 정직하게 보게 했다.
상처받고 싶지 않은 마음, 상처받아도 사랑하고 싶은 마음, 무엇보다.
도 한지를 보고 싶다는 마음을. - P174

내 적막한 마음에 함께 있어줘서 고마웠어.
한지,
네가 앞으로 살아갈 시간에 축복이 가득하길.
- P176

망각의 축복을, 순간순간마다 존재할 수 있는 힘을 낼 수 있기를.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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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해하기로 정평이난 그의 시는 소수의 특별한 애호가들, 소위 ‘행복한 소수(Happy few)‘
를 위한 예술이었다. 말라르메의 아름다움은 독자를 절망시키는 데서 시작된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를 "각성시키고, 이해시키고, 결국 우리를 "구원하는 절망이다.  - P179

모든 것이 덧없이 지나가는 시대에 대한 시인의 처방은 더디게읽고 깊게 생각하라. 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어의 상투적인 어법에서 벗어나 언어와 사물의 순수한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가져야 한다.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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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히고 희생을 강요당하던 모든 애잔한 것들과의 공명"을 담아내는 것이 그의 예술이다. 그의 공명은 내가 인문학 공부에서 가장중요하게 생각하는 ‘공감‘의 다른 표현, 좀 더 정서적 울림이 강한 표현이다.  - P168

 어떤 어머니와 할머니를 기억하는가는 바로 자신의 역사를 재구성하는 일이 아니겠는가?
나는 그 기억이 정확하기보다 풍부하기를 바란다.  - P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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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애들과 헤어진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았고 못된 짓을 하는 것같았지. 이게 옳은 일인지 잘 모르겠다는 말까지 나왔어. 그러자 다른선생님이 말했지. 그건 우리 생각일 뿐이라고, 인간적인 생각으로 개네의 행복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거야. 사랑과 애착을 구별해야 한다.
면서, 나를 위해서 야생동물들을 곁에 두려는 생각은 진실한 사랑이아니라고 했어. 헤어지던 날 걔들을 케이지에 태우고 운전을 해서 얼마쯤 떨어진 곳에 풀어놓았어. 돌아서려는데, 내 쪽을 자꾸만 보더라.
보지 말고 앞으로 가라고 말했어. 그런데도 자꾸만 뒤를 돌아보는 거야. 그애들, 뒤를 돌아보면서도 앞으로 가더라. 천천히 우리를 등지고그렇게 초원 속으로 가더라."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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