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기는 하나 마나다. 체호프는 다만 "겨우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직감하는 것으로 소설을 끝내는데, 아마도 그들 스스로 운명을 바꾸지는 않았을 거라는 뉘앙스이다. - P62
사랑은 평범한 삶을 단숨에 천국으로도, 지옥으로도 바꾸어버린다. 사랑에 빠진 사람들에게는 사소한 것이 중요해지고, 또 남에게 중요한 것이 아주 시시한 일이 되어 버린다. 안나가 딱 그랬다. - P43
"처음 알게 된 순간부터 너를 사랑했어, 조………. 이 감정은어쩔 수 없어. 넌 나한테 무척 잘해줬잖아……. 내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네가 허락하지 않아서 지금껏 말할 수가 없었어. 이제 대답을 해줘. 이 상태로는 못 견디겠어." - P706
마침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리는 로리의 뒷모습을 바라보며조는 소년 로리가 영원히 떠났음을 알게 됐다. - P722
톨스토이처럼, 빅토르 위고처럼, 프루스트처럼 쓸 수 없지만 문학을 사랑했듯이, 벨라스케스나 마크 로스코처럼 그릴 수 없지만 미술을 사랑했다. 이 무능력과 사랑이 나를 영원한 학생으로 남게 만든다. - P6
교육은 20대 초반을 전후로 일단락 지어져야 하지만 성숙을 위한 인생 공부는 죽는 날까지 계속되어야 한다. 성숙을 위한 공부나노력을 멈추는 순간 우리의 정신적인 죽음은 시작된다. - P10
보이되 보이지 않는 것, 존재하되 규정할 수 없는 것, 가장 개인적이지만 동시에 가장 보편적인 것.이것이 벨라스케스와 랭보가 말하는 사랑이다. - P35
조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 칸트와 헤겔은 미지의신이었고 주관론과 객관론은 이해할 수 없는 용어였지만 그래도 조는 열심히 들었다. 다 듣고 나서 내적 의식의 변화‘를 느끼기는 했는데 심한 두통이 그 증거일 터였다. - P6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