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를 연발하던 앤이 마릴라의 품에 뛰어들더니 뛸 듯이 기뻐하며 윤기 없는 마릴라의 뺨에 마구 입을 맞추었다. 어린아이가 먼저다가와 마릴라의 얼굴에 입을 맞춘 것은 평생 처음 있는 일이었다.
놀랍도록 따뜻한 기분이 마릴라의 가슴에 순식간에 퍼졌다. 마릴라는 앤의 충동적 입맞춤이 말할 수 없이 즐거웠지만, 아무 내색도 하지 않고 무뚝뚝하게 말했다.
- P171

"앤, 넌 무슨 일이든 그렇게 온 마음을 다 쏟는구나. 앞으로 살면서 실망할 일이 많을까 봐 걱정이다."
마릴라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 마릴라 아주머니, 뭔가를 기대하는 건 그 자체로 즐겁잖아요.
어쩌면 바라던 결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기대할 때의즐거움은 아무도 못 막을걸요.  - P174

자수정이 착한 제비꽃들의 영혼은 아닐까요?
-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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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러의 왼쪽에는연도와 뒤러의 사인이, 오른쪽에는 "뉘른베르크 출신의 나 뒤레는 스물여덟 살의 내가 가진 색깔 그대로를 그렸다" 라는 문구가써 있다. 당시에는 사인을 하는 것도, 이런 자기 선언적 문구로써 넣는 것도 흔한 일이 아니었다.

나는 누구인가?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ürer, 1471-1528 - P156

‘나는 누구인가‘는 근대적 자아의 핵심 질문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와 사회적인 평가 사이의 큰낙차는 회의와 성찰을 낳을 수밖에 없다. 도서관의 수많은 책들과 미술관의 모든 작품들은 이 단순한 질문에 대한 길고 긴 응답이다. 그러나 우리는 답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할 만큼 이에 대하 답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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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복잡하지만 몸은 잘 지내요. 감사합니다."
앤이 진지한 얼굴로 말하고는 마릴라에게 다 들리는 귓속말로 물었다.
"아주머니, 저 엉뚱한 말 하지 않았죠?"
- P160

 솔직히 나도 인정해요. 오라버니가 하자는 대로 저 애를 키우기로 한 건 잘한 것 같아요. 저 애가 점점 좋아지기도 하고,
요. 그렇다고 그걸 자꾸 들먹이며 으스댈 생각은 말아요, 매슈 오라버니.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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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년이라는 시간은 100년을 사는 인간 개인에게는 너무도 긴 시간이지만 진화에서는 매우 짧은 시간이다.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제로), 채사장> 중에서 - P268

우리가 태어나기 수백 년 전, 수천 년 전에 살았던 사람들이 남긴 기록 안에서 오늘 나의 고뇌와 욕망을 고스란히 비춰보게 되어서다. 그들은 우리와 다른 존재가 아니었다.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제로), 채사장> 중에서 - P278

우리는 왜 하필 지금 이 오래된 문서를 들춰보려는 것인가? 그것은 여기에서 당신과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권력, 부귀, 영원에 대한 욕망과 이와 함께 엄습하는 늙고, 낡고, 죽어가는 것들에 대한 회한. 오늘날 우리가 찾아 헤매는 삶의 의미에 대한 고민이 거울에 비치듯 고대인의 사유 속에서 발견된다.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제로), 채사장> 중에서 - P280

우리가 세상의 부조리에 저항하려 할 때 가정과 학교와 사회는 친절하게 말해주었다. 질문을 멈추라. 그것은 먹고사는 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우리는 그들의 말을 따랐다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제로), 채사장> 중에서 - P301

지금으로부터 2500년 전, ‘축의 시대’라 불리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영국의 종교학자 카렌 암스트롱에 따르면 축의 시대는 인류 정신사에 거대한 전환점이 된 시대였다. 인도에서는 우파니샤드와 고타마 싯다르타가 등장했고, 중국에서는 노자와 공자가 활동했으며, 고대 그리스에서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그리고 이스라엘에서는 엘리야, 예레미야, 이사야가 태어났다.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제로), 채사장> 중에서 -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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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라는 앤을 엄하게 꾸짖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앤의말 중에 몇 가지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 선뜻 입을 열지 못했다.
특히 벨 장로의 기도와 목사님의 설교에 대해서는 마릴라도 수년간속으로만 생각했지 입 밖에 내어본 적이 없었다. 마음속에만 몰래갖고 있던 비판적인 생각들이 이 솔직하고 소외당했던 아이의 입을통해 비난의 모양새로 튀어나온 기분이었다.
-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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