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사건에는 언제나 작은 여파들이 뒤따른다.  - P249

서리가 내린 맑고 추운 밤이었다. 눈 쌓인 비탈만이 온통 새까만어둠 속에서 하얀 은빛이었고, 고요한 들판 위에서 커다란 별들이반짝였다. 나뭇가지에 눈가루가 흩뿌려진 뾰족뾰족한 전나무들이검은 그림자처럼 곳곳에 솟아 있었고, 바람은 휙휙 휘파람을 불며전나무 사이를 스쳐 지나갔다.  - P255

의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의사는 말로 표현이 안 되는 무언가가있는 것처럼 앤을 쳐다봤다. 하지만 나중에 배리 부부에게 그것을말로 표현했다.
- P257

그러고는 배리 아주머니가 제게 차를 더 마실 건지 물으시더니 ‘여보, 앤에게 비스킷 좀 건네주실래요?‘라고 말씀하셨어요.
어른이 된다는 건 틀림없이 근사한 일일 거예요. 어른처럼 대접받았을 뿐인데 이렇게 기분이 좋은 걸 보면 말이에요.
- P26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당신의 1인칭 관점, 무엇인가를 보는 자, 바로 그 자리에서 세계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능력, 관조하는 무엇, 다시 말해 텅 빈 의식만이 남아 있다

- P357

세상과 인연을 끊고 진리를 찾아 내면으로 침전해나가는 이들을 인도인은 ‘노력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슈라마나라고 불렀다. 이들은 《베다》 의 엄격한 전통을 따르는 브라흐마나와 구분되었다. 이들을 각각 사문과 바라문이라고 한역해서 부르는데, 우리는 [불교] 파트에서 이들을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그때 낯설지 않기 위해 지금 이 두 단어 정도는 기억해두는 것도 괜찮겠다. 슈라마나와 브라흐마나, 즉 사문과 바라문. - P369

우리는 범아일여를 이해하기 위해 관념론과 실재론을 비교해보았고, 머릿속에 투명한 수정구슬을 떠올림으로써 자아 안에 세계가 담긴다는 의미를 체험적으로 연습해보았다. - P37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모님과 나는 언제나 우리 자신에게는 온갖 의무만을 부과하고 타인들에게는 모든 권리와,
나아가 온갖 변명까지도 인정하는 식으로 처신했다. 크리스타가 잘못을 했다면 뭔가 비밀이나 설명이나 정상을참작할 만한 상황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나였다면 호된 질책만 떨어졌을것이다.
이 사실을 다시금 확인하니 조금 화가 났다.
- P149

"도대체 제 말을 이해하지 못하시는군요! 누군가를 끝까지 믿는다는 건 그 사람에게 설명을 강요하지 않는 거라구요."
"네가 클라이스트 작품을 읽은 걸 보니 기쁘구나. 하지만 우리는 너처럼 섬세한 사람이 못돼, 우리에겐 설명이필요해."
- P152

"네 부모와 너는 내 등뒤에서 험담하느라 시간 가는 줄모르겠구나. 적어도 심심하지는 않겠어."
"너로서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우리는 네 얘기를 아예 입에 담지도 않아."
- P158

앙테크리스타의 교묘함은 그녀가 하는 비방의 은밀함에 있었다. 대개의 경우 부모님과 나는 우리에게 가해지는 비난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그저 비열한 것이겠거니 했다.
- P16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움직이는 사람만이 세상을 볼 수 있다.
조반니 로렌초 베르니니
Giovanni Lorenzo Bernini, 1598-1680

조각은 그 본성상 회화보다 본질지향적이고 영웅지향적이다. 대리석, 나무, 청동, 돌 등 오래 보존되는 값비싼 재료로 만들어지는 인물은 그 재료에 값하는 기념비적이고 고귀한 업적을 가져야 하며, 작품은 그 인물의 영원한 영웅적 본질을 표현해야 한다. 영원함을 지향하기에 고전 조각품들은 그때그때 달라지는 순간적인 감정으로부터 벗어난 영원한 무표정을 하고 있다. 그러나 베르니니의 이 작품에는 영원에서 순간으로, 정지에서 운동으로의 전환이라는 바로크 예술의중요한 특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 P23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ㅎㅎㅎㅎ


앤이 울먹였다. 다이애나도 흐느껴 울었다.
"꼭 그렇게 할게. 그리고 마음의 친구는 이제 사귀지 않을 거야사귀고 싶지 않아. 너만큼 사랑하는 친구는 만날 수 없을 거야."
"아, 다이애나. 너 나를 사랑하니?"
앤이 두 손을 모아 잡으며 소리쳤다.
"그럼, 당연히 사랑하지. 몰랐단 말이야?"
- P238

"그렇게 재잘대는 걸 보니 슬퍼서 죽을 걱정은 없겠구나, 인"
마릴라가 야박하게 말했다.
- P240

가끔 다이애나를 생각하면 아주 슬퍼져요. 하지만 아주머니, 너무 오래 슬픔에빠져 있기엔 세상이 참 흥미롭지 않나요?"
- P24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