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러의 왼쪽에는연도와 뒤러의 사인이, 오른쪽에는 "뉘른베르크 출신의 나 뒤레는 스물여덟 살의 내가 가진 색깔 그대로를 그렸다" 라는 문구가써 있다. 당시에는 사인을 하는 것도, 이런 자기 선언적 문구로써 넣는 것도 흔한 일이 아니었다.

나는 누구인가?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ürer, 1471-1528 - P156

‘나는 누구인가‘는 근대적 자아의 핵심 질문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와 사회적인 평가 사이의 큰낙차는 회의와 성찰을 낳을 수밖에 없다. 도서관의 수많은 책들과 미술관의 모든 작품들은 이 단순한 질문에 대한 길고 긴 응답이다. 그러나 우리는 답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할 만큼 이에 대하 답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 P16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은 복잡하지만 몸은 잘 지내요. 감사합니다."
앤이 진지한 얼굴로 말하고는 마릴라에게 다 들리는 귓속말로 물었다.
"아주머니, 저 엉뚱한 말 하지 않았죠?"
- P160

 솔직히 나도 인정해요. 오라버니가 하자는 대로 저 애를 키우기로 한 건 잘한 것 같아요. 저 애가 점점 좋아지기도 하고,
요. 그렇다고 그걸 자꾸 들먹이며 으스댈 생각은 말아요, 매슈 오라버니. - P16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만 년이라는 시간은 100년을 사는 인간 개인에게는 너무도 긴 시간이지만 진화에서는 매우 짧은 시간이다.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제로), 채사장> 중에서 - P268

우리가 태어나기 수백 년 전, 수천 년 전에 살았던 사람들이 남긴 기록 안에서 오늘 나의 고뇌와 욕망을 고스란히 비춰보게 되어서다. 그들은 우리와 다른 존재가 아니었다.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제로), 채사장> 중에서 - P278

우리는 왜 하필 지금 이 오래된 문서를 들춰보려는 것인가? 그것은 여기에서 당신과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권력, 부귀, 영원에 대한 욕망과 이와 함께 엄습하는 늙고, 낡고, 죽어가는 것들에 대한 회한. 오늘날 우리가 찾아 헤매는 삶의 의미에 대한 고민이 거울에 비치듯 고대인의 사유 속에서 발견된다.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제로), 채사장> 중에서 - P280

우리가 세상의 부조리에 저항하려 할 때 가정과 학교와 사회는 친절하게 말해주었다. 질문을 멈추라. 그것은 먹고사는 데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우리는 그들의 말을 따랐다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제로), 채사장> 중에서 - P301

지금으로부터 2500년 전, ‘축의 시대’라 불리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영국의 종교학자 카렌 암스트롱에 따르면 축의 시대는 인류 정신사에 거대한 전환점이 된 시대였다. 인도에서는 우파니샤드와 고타마 싯다르타가 등장했고, 중국에서는 노자와 공자가 활동했으며, 고대 그리스에서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그리고 이스라엘에서는 엘리야, 예레미야, 이사야가 태어났다.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제로), 채사장> 중에서 - P30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릴라는 앤을 엄하게 꾸짖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앤의말 중에 몇 가지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 선뜻 입을 열지 못했다.
특히 벨 장로의 기도와 목사님의 설교에 대해서는 마릴라도 수년간속으로만 생각했지 입 밖에 내어본 적이 없었다. 마음속에만 몰래갖고 있던 비판적인 생각들이 이 솔직하고 소외당했던 아이의 입을통해 비난의 모양새로 튀어나온 기분이었다.
- P15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결혼했어요.
얀 반 에이크Jan van Eyck, 1395~1441

600여 년이 지난 오늘날의 결혼은 그림이 그려졌던 당시와 그룰이 사뭇 달라졌을 뿐더러, 다양한 결혼 방식이 시험되고 있으며 가족의 형태도 달라지고 있다. 그 이유는 이 그림에서 제시하는 성역할로는 고정시킬 수 없는 새로운 요소가 충분히 성장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개인‘의 성장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그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커플이 서 있는 장소다. 이곳은 교회나 궁정 같은 중세 시대의 중요한 공적인 공간이 아니라, 부부의 사적인 생활공간이다.
148p

 20세기 초반 버지니아 울프(Adeline VirginiaWoolf, 1882~1941)는 『자기만의 방』(1929)에서 여성뿐 아니라 모든 작가에게 "돈과 자기만의 방" 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한다. 경제력과 독립된 개인의 공간은 개인을 탄생시키고 완성하는 중 요한 요소다. 앞으로 만날 17세기 페르메이르의 그림에서는 이러한 사적인 공간이 진화하는 모습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150p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은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쓸 수 있느 사람은 글을 남긴다. 개인은 자기를 기록함으로써 태어난다.
기로으 스토리의 시작이다. 그리고 스토리는 역사로 나아가는첫 단추다. 17세기 초엽부터 글을 쓸 줄 아는 개인들은 ‘일기‘와편지‘라는 아주 사적인 개인 기록물을 다양하게 남겼다. 자화상의 탄생은 이런 의미에서 문화사 전체에서 가장 이른 개인의 자기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붉은 터번을 쓴 남자의 초상화〉는반 에이크의 자화상이다. 액자의 하단에는 "반 에이크가 나를만들었다"라고 써 있다. 여기서 ‘나‘는 반 에이크 자신이다. 이런표기는 자화상이라는 단어가 없던 시절에 자화상을 설명하는 방식이었던 것이다.
151p

반 에이크가 그린 초상화 중에는 "진정한 기억" 이라고 써있는 작품이 있다. 위대한 영웅은 아니지만 내 기억 속에서 생생한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의미다. 평범한 개인은 주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는다. 역사가 기억하지 못했다고 해서 의미 없는사람이 아니다. 자화상은 한 개인이 자신을 돌아보고 그 현존 자체로 의미가 있고 기록될 가치가 있는 존재임이 인정되는 순간에 그려졌다. 우리 모두가 화가가 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지만, 반 에이크의 신념인 "내가 할 수 있는 한", 나 자신에 대한충실성으로 삶을 만들어나갈 수는 있을 것이다.
152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