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체의 적색편이와 청색편이 현상은 ‘도플러 효과’라는 이름으로 과학계에 이미 잘 알려져 있었다
이때의 우주 크기는 10-33cm 정도였다. 모든 것이 이 한 점에 뜨겁게 압축되어 있었다. 여기에 당신도, 나도, 이 책도, 의자도, 나무도, 그랜드캐니언도, 우주정거장도, 인간의 사유와 언어와 문화와 역사도 모두 함께 뭉쳐 있었다.
우리는 우주를 쉽게 말하지만, 우주는 공포스러울 정도로 거대하고 텅 비어 있다.
우주의 크기를 들여다볼 때마다 우리는 인간이라는 존재의 지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초월적 거대함 앞에서 내 일상의 사소함은 너무도 하찮게 느껴진다. 현대에 이르러서도 인류가 ‘신’을 놓지 못하는 철학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인간의 가치 때문이다. 이 거대한 세계를 창조한 신이 인간의 기원일 것이라는 상상은 나의 존재론적 하찮음을 해소해준다.
나의 세계와 나의 우주가 나의 의식에 의해 창조된 것이라면, 당신의 세계와 당신의 우주가 당신의 의식에 의해 발현된 것이라면, 우리는 세계 창조의 모든 이유와 목적이 자기 자신에게 있다고 합리적으로 선언할 수 있다.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0(제로), 채사장>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