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말했다."넌 네가 사랑하는 그 사람 때문에 미친 거야."나는 대답했다."미친 사람들만이 생의 맛을 알 수 있어."야피, 라우드 알 라야힌 Yâfii, Raoudh al rayâhîn - P7
누군가가 나를 위해 돈을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에 나는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나는 로자 아줌마가 그저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돌봐주는 줄로만 알았고, 또 우리가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나는 밤이 새도록 울고 또 울었다. 그것은 내 생애 최초의 커다란 슬픔이었다. - P10
"할아버지, 사람이 사랑 없이 살 수 있어요?""그렇단다."할아버지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갑자기 울음이 터져나왔다. - P13
최초로 원도는 죽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어머니를 의심했다. 죽은 아버지가 밟고 간 길. 어머니가 놓은 돌. 그것의 크기와 위치를 어머니의 의지를. - P226
살아내는 일분일초, 모든 행위와 생각이 모두 사는 이유다. 어떤 것은 이유고 어떤 것은 이유가 아닐 수 없다. 인간은, 그런 식으로, 드문드문 살 수 없다.살고 싶었다. 삶에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것을 모른 채로도 살았고, 살아 있으므로, 사는 데까지는 살고 싶었다. - P236
그리고 지금 여기, 당신. 지금까지 원도의 기억을 쫓아온 당신도 한 번쯤은 이렇게 생각했을 수 있다.이런 인물이라면 차라리 죽는게 낫지 않은가? - P239
나는 지금 소통의 불가능을 믿는다. 타인의 몰이해를 믿는다. 그 믿음이 나의 입구며 출구다. - P243
당신에게 내가 어떤 존재인지 안다는 것은 문을 여는 행위와 같다. 문을 열어야 내부가 보인다. 혹은 길이 보인다. 문조차열 수 없을 때, 잠긴 문고리만 악에 받쳐 비틀어야 할 때, 잠긴 문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을 때 사람들은 문을부수거나 문을 떠난다.것이다.여기, 문 앞에 원도가 있다. - P199
어머니와 그녀의 진심 따위 중요하지 않았다. 윈도가 의심하고 장민석이 이해하는 순간 그것은 사실이 되었다. - P214
질문은 더 깊은 상처를 만든다. 하지만 묻지 않는다고 상처가 아물어 흉터가 되지는 않는다. 그대로 있다. 벌건 살을 드러낸 채 끊임없이 피를 흘리며, 굳지도 아물지도 하물며 썩지도 않고, 처음 구멍 그대로 존재한다. 그 자리에서 시간은 멈췄다. - P225
하지만 산 아버지는 옳거나 그르다는 판단을 너무 쉽게 내렸고 자신의 판단을 무서울 정도로 확신했다. 확신을 강요하고 망설임 없이 처벌했다. 길고 긴 이야기다. 평생 이어질 기억이다. 덮지 말고 끝까지 보아라. 숱한 구멍 중 가장 광활한 구멍, 당신에 대한 기억이다. 다시 순서로 돌아간다. - P175
매 순간 살면서 죽어가고 있다. 삶은 어정쩡하며 모호하다. 희뿌연 단어다. 죽음의 반대는 삶이 아닌 탄생이다. 탄생은 순간이다. 그 순간을 지나면서부터 죽음에 가까워진다. - P182
‘왜‘라는 질문을 잃어버리는 순간 아이는 어른이 된다. - P183
지금까지 수천 번이나 그것을 증명했지만, 지금 와서는그게 다 무의미한 것 같았다. 그래서 노인은 지금 또다시 새롭게 증명해 보이려는 것이다. 증명은 늘 처음 하는같았고, 그럴 때 과거의 일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 P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