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도 알아요. 다 알면서 하는 거예요. 뜨거운 줄 알면서도 만지고, 위험한 줄 알면서도올라가고, 다칠 줄 알면서도 잡는 거예요. 몰라서가 아니에요. 호기심은 아예 모르는 것에 대한 마음이 아니에요.
- P153

아저씨, 살아.
잠시 머뭇거리다가 원도가 주지 않은 돈까지 꺼내주며 덧붙였다.
이걸로 국밥이라도 사 먹어. 먹으면서 다시 생각해봐.
아니, 생각하지 마. 그냥 먹어. 먹으면서 이 밤만 버텨. 생각하면 안 돼.
- P156

불행하다고 말하기에는뭔가 부족했다. 그렇다고 행복하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 모두가 인정할 만큼 불행하지 않아서 불행하다고 말할 수 없는 것, 그런데도 거추장스러운 불행이 미세하게 느껴져 끊임없이 불안하다는 것이 불행이라면 불행이었다. 
- P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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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겪은 일 중에 가장 슬픈 사건이었어. 아이도 슬퍼했었지. 그리고 우리는 암컷에게 사과를 하고 즉시 칼질을해버렸지.‘
- P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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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사랑은 유사하다. 전염성이 강하고, 한번 빠져들면 벗어나기 힘들고, 원하면 원할수록 증오가, 가지면 가질수록 불안이 커진다. 의심과 합리화로 사람을 무장시키며,
몹시도 불평등하여 가진 자만이 더 많이 가질 수 있다.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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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그 선을 섬세하게 지켜냈다. 무시하고 넘어가기도, 정색하고 덤벼들기도, 누군가에게 폭로하기도 애매한 선이었다.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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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방이 싫어질 때
태재 (지은이) 저스트스토리지 2024-06-26, 172쪽, 에세이

#독립출판 #책방이싫어질때

🍉 책방지기가 책방에서 일하며 겪는 불쾌함과 짜증이 중간맛 정도로 솔직하게 쓴 내용을, (죄송하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아마도 매운맛은 그 부정적인 마음조차 책방과 책, 독자들에 대한 애정으로 차마 못하지 않았을까. 순한맛은 솔직함을 드러내지 못해 나름의 귀엽고 냥냥거리는 부정적인 마음을 풀어헤친 게 아닐까 싶으며 읽었다.

🍉 책 앞부분서는 내 20대가 돌아봐졌다. 사람마다 그 내용은 다르니 쉽게 공감한다 말하기 어렵지만, 내 여름도 꽤나 빈곤했다. 아니 심각하게. 그리고 이어지는 글들을 읽으며, 책방 얘기지만 지금 내게도 계속 공감되는 사람과 사람사이 기본적인 예의, 배려에 관한 얘기구나 싶었다. 작가분 표현처럼 말을 왜 그렇게 하는가 하지만... 어쩌면 상대는 정말 몰라서 그랬을까도 싶다.

🍉 읽으며 대부분 재미있고, 공감가고, 같이 분노하고, 어떤 건나도 이러지 말아야겠다하며 돌아보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는 꼭 생각하시는 그런 게 아닐 수도 있다고 오해를 풀고도 싶었다 (친분도 없지만, 친분이 있다 해도 굳이 내가 그러지 않을 확률 99.8%지만..) 그리고 그런 단언조차도 이미 자세한 내막을 알기보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라 생각들었으나... 이건 결국 내 바운더리란 생각으로 전환.

🍉 실제보면 아마 안그러실듯 한데 글 속 구석구석에서 귀여움과 다정함이 느껴진다. 첨부터 예고는 되었던 (앞에서는 웃었지만 뒤에서는 째려보던 책방직원의 뒤끝 에세이.3p). 너무 뜬금없는 마무리지만, 나는 계속해서 숨어서 연민을, 무심하게 다정한 사람을 지향하겠어. 아니 왜 이 책 읽은 최종 결론이 이렇게인거냥..

🍉 마음에 남은 구절은 언제나 많지.

🌱 나가는 사람은 그걸로 끝이지만 책방에 남아야 하는 나로서는 그말들을 곱씹으며 ‘왜 말을 저렇게 하지?‘ 하며 계속 불쾌해하는 일에 힘을 쓰게 되었다.
19

🌱큰 서점의 쾌적한 분류를 편해하면서도, 작은책방의 오래된 빼곡함을 편애한다. 조금 전 분명히 본 것 같은 책도 단숨에 보이지 않는 숨겨놓지않았으나 숨겨진. 계획의 어깨를 토닥이는.
43

🌱우리도 어디로 갈지 모른 채 흐르고 있으니까. 대신 어디로든 원하는 방향이 있다면 그쪽으로 가보면 된다고, 아직 원하는 방향이 없다면 갈 수 있는 방향을 찾아보자고 말할 수는 있겠다.
50

🌱자신에게 피해를 준 것도아닌데 섣불리 점수를 매기는 말들. 점수보다는 박수를 보내면 좋겠는데. 심사를 하기보다는 신사가 되면 좋겠는데.
64

🌱 ‘너‘와 ‘나‘를 겹치면 더 두꺼운 ˝내˝가 되고 내 세상은 비로소 넓어지는 것 아닐까.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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