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앞에 있는 고양이는 아마도 눈물이라는것을 모르겠지. 다가와 그녀의 얼굴을 할짝대며 아옹소리를 냈다. 그녀가 고양이를 안고 가만히 있는 동안 흐느낌은 딸꾹질이 되었다. 
- P36

이렇게 생각하는 나는 ‘N‘이고, 미안할수록 땅을 파는 ‘F‘, 하지만내일 할 일을 말하며 또다시 기를 빼앗길 준비를 하는 ‘J‘다. 어떡하겠는가. 이것이 나 ‘ENFJ‘의 삶인 것을!
- P40

나에게 새로움이란 때로는 어쩔 수없이 당연하게 다가오는 일이기도 하고 또 다르게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순간이기도 하다. 모든 순간이 배움과 성장의 시작이라 다행이다.
- P47

내게 글을 쓴다는 건, 나의 이야기를 훔쳐보는 첫 독자가 되어 새롭게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다.
- P49

자신감을 채웠으니 이젠 나의 자존감을 돌아볼 차례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면, 오늘도 비로소 바다와도 같은 스스로에게 한 발자국 나아갔구나 싶어 내심 뿌듯하다.
- P52

때로는 철저히 깨져야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 P56

아래 직원에게만 강요하는 희생정신.
- P61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궁금한 것도 없이 그저 그런 생물로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이다. 어느 날 지나가던 그가 나의 노트북에 커피를 쏟기 전까지는 그러했다.
- P64

내가 나의 상태를 몰라주면 아무도 알아줄 수 없기 때문에 우리 뇌는 무기력을 선택하게 되거든. 
- P67

이 단어는 전파력이 강해 시선, 말투, 행동에서 어디에서나 흘러나와 서로에게 꽂힐 수 있으니 제발 우리, 이 말을 잃기로해요.

- P73

일이 너무 없으면 미안함에, 너무 많으면 피로와 불만에 내 머리와 마음속은 불안정이라는 감정으로 가득 찬다. 
- P79

넋놓고 실패의 흔적들을 걷어내기에는 그동안 노력한 나의 모습이 안타깝다. 해서 난 절망 대신 그동안 소망으로만 생각했던 어릴 적꿈을 하나씩 이루어 나가기로 선택했다. 
- P85

그렇지만 부끄럽고 마는 사람이진 않을 거야. 후회하고 반성해서 점점 더나은 사람으로 성장할 거야. 
- P94

자신도 다른 누군가에게 아직 갚지 못한 도움들이 있다고 덧붙인 말. 그 구구절절한 배려에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 P100

한쪽 발이 미끄러져도 뛴다. 반대쪽 발로 도움닫기를 하면 된다. 
- P101

유한한 인생인데 본인만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가? 
- P108

정신을 차렸을 땐 로미오의 장렬한 희생을 안쓰러워하며 안부를 전하던 그와 매일 만나고 있었다. 가을이 오고 봄이 오고 새로운 나날을 같이 채워가고 있다.
- P109

가슴 뛰고 흥분되게 만드는 일이 있지. 특히 오늘 같은 날이면 더욱 그래. "그게 뭐야?" 햇살 가득한 책방에서 책 벗과 가슴 적시는 책을 만나는 일이야. 
- P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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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싶은 게 산더미이고, 넘어야 할 산은 높은 듯한데, 길을 잘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누가 가야 할 길을 정해줬으면 좋겠다.
- P10

그러나 이제는 이혼란을 사랑한다. 받아들이고 나니, 삶이 계속 흘러가는 중거라 믿게 되었다. 하루에도 몇번씩 흔들리는나의 무질서한 마음을 열심히 살아내고 있는 거라 믿는다.
- P11

좋아하는 일에 회의감을 갖고 싶지 않은데 언제쯤이면 옳은 방향으로 가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인정받게 될까…? 이런 부조리에 나도 서서히 스며들어 가면 어쩌지, 나중엔 변해버리면 어쩌지, 머리가 아프고 겁이 난다.
- P12

집 안에 차가운 바람이 없고 따뜻하길.
그 집뿐 아니라 너희 묘생도 그러하길.
- P22

비 오는 날이면 어머니께서 만들어 주시던 부침개 덕분에 이런 날씨에는 그날의 소리가 겹친다. 창밖에서 타닥타닥 비에 부쳐지는 세상의 멜로디가 들려온다.
- P23

유모차에 누운 네 다리가 너의 애착 이불 사이로 뽀롱 나와 있는 모습을 보며, 어떤 미래를 느꼈어.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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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구조차 우주에서는 표준이 아니다. 태양계만 해도 그 질량 대부분을 태양이 가지고 있다. 태양은 수소와 헬륨이 엄청난 온도로 밀집되어 있는 플라스마 덩어리다. 플라스마란 원자가 전자와 이온 형태로 분리되어 뒤섞여 있는 것으로 일상에서는 ‘불‘이 좋은 예다. 태양계의 다른 행성들을 보아도 지구와 같은 암석 행성은 표준이 아니다.
-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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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의 비밀은 죽음과 시간에 있다. 환경에 불완전하게 적응한 수많은 생물들의 죽음과 우연히 적응하게 된 조그마한 돌연변이를 유지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 말이다. 유리한 돌연변이 형태들이 서서히 축적되기 위한 긴 시간이 바로 진화의 비밀이다. 
- P79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 하나하나가 실은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 모듬살이를 하는 일종의 생활 공동체인 셈이다. 이 공동체는 한때는 각각 독립적으로 존재하던 부분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다. 사람은 100조 개 가량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니까 사람 한 명 한 명은 수많은 생활 공동체가 모여서 만들어진 또 하나의 거대한 군집인 셈이다.
- P82

살아 있는 세포는 은하와 별의 세계만큼 복잡하고 정교한 체계를이룬다. 세포라는 이름의 이 지극히 정교한 기구는 40억 년의 긴 세월을 거치면서 힘들게 걸어온 진화의 결정이다. 우리가 먹는 음식물에 있는 영양분들은 세포라는 장치를 통해 그 모습과 성격이 계속해서 바뀐다. 오늘의 백혈구 세포가 엊그제 먹은 시금치나물이라는 이야기이다. 
- P88

이제 세포의 핵 속을 들여다보자. 거기에서 우리는 국수 공장의 폭발현장과 유사한 풍경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수많은 코일과 가닥이 서로얽히고설켜 있는데, 그것들이 DNA와 RNA라는 이름의 두 가지 핵산이다. DNA는 무엇을 해야 할지 업무 수행의 구체적 단계를 알고 있으며,
그 내용을 기술하는 코드를 갖고 이에 따라 지침을 하달한다. RNA는 DNA가 하달하는 지침들을 받아서 세포의 여기저기로 전달하는 임무를수행한다. 
- P89

다행스럽게도 뉴클레오티드의 순서를 어떻게 바꾸어야 새로운 인류를 만들 수 있을지 아직은 잘 모른다. 그렇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바람직한 특성을 인간에게 부여하기 위해서 뉴클레오티드를 우리 맘대로 조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로 하여금 정신이 번쩍 들게 하면서 동시에 불안에 떨게 하는 우리 미래의 한 단면이다.
- P91

외계 생물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지 나는 잘 모른다. 생물의 모습에 관하여 내가 갖고 있는 정보는 지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내가 갖고 있는 정보의 대부분이 지구 생물들에서 얻은 것이기 때문이다. 공상과학 소설을 쓰는 작가나 예술가 중에 외계 생물의 모습을 추측하여 제시하는 이들이 많다. 나는 그들이 제시한 것을 대부분 부정적으로 본다. 내 생각에 그들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생물의 형태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것 같다. 
- P98

그러나 생물학과 역사학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에는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타자를 이해함으로써 자신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외계 생명에 관한 단 하나의 예만 연구할 수 있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리고 그 하나가 아무리 미미한 수준의 것이라고 하더라도 우리의 생물학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확장될 것이다.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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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를 정관한다는 것이 미지 중 미지의 세계와 마주함이기 때문이다. 
- P36

인류는 영원 무한의 시공간에 파묻힌 하나의 점, 지구를 보금자리 삼아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주제에 코스모스의 크기와 나이를 헤아리고자 한다는 것은 인류의 이해 수준을 훌쩍 뛰어 넘는 무모한 도전일지도 모른다. 모든 인간사는 우주적 입장과 관점에서 바라볼 때 중요키는커녕 지극히 하찮고 자질구레하기까지 하다. 
- P36

천문학자들은 빛이 1년 동안 지나간 거리를 하나의 단위로 삼아 1광년이라고 부른다. 광년은 시간을 재는 단위가 아니라 거리를, 그것도 엄청나게 먼 거리를 재는 단위이다.
- P38

지구는 우주에서 결코 유일무이장소라고 할 수 없다. 그렇한다고 해서 우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아주 전형적인 곳은 더더욱 아니다. 행성이나 별이나 은하를 전형적인 곳이라 할 수 없는 까닭은 코스모스의 대부분이 텅 빈 공간이기 때문이다. 코스모스에서 일반적인 곳이라 할 만한 곳은 저 광대하고 냉랭하고 어디로 가나 텅 비어 있으며 끝없는 밤으로 채워진 은하 사이의 공간이다. 그 공간은 참으로 괴이하고 외로운 곳이라서 그곳에 있는 행성과 별과 은하 들이 가슴 시리도록 귀하고 아름다워 보인다.
- P38

이토록 어마어마한 수의 별들 중에서 생명이 사는행성을 아주 평범한 별인 우리의 태양만이 거느릴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코스모스의 어느 한구석에 숨은 듯이 박혀 있는 우리에게만 어찌그런 행운이 찾아올 수 있었을까? 우리의 특별한 행운을 생각하는 것보다 우주가 생명으로 그득그득 넘쳐 난다고 생각하는 편이 훨씬 더그럴듯하다. 그러나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우리는 아직 모른다.
- P41

코스모스 Cosmos는 우주의 질서를 뜻하는 그리스 어이며 카오스 Chaos 에 대응되는 개념이기도 하다. 코스모스라는 단어는 만물이 서로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내포한다. 그리고 우주가 얼마나 미묘하고 복잡하게 만들어지고 돌아가는지에 대한 인간의 경외심이 이 단어 하나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 P56

그 결과 우리는 한점 티끌 위에 살고 있고 그 티끌은 그저 그렇고 그런 별의 주변을 돌며 또 그 별은 보잘 것 없는 어느 은하의 외진 한 귀퉁이에 틀어 박혀 있음을 알게 됐다. 우리의 존재가 무한한 공간 속의 한 점이라면, 흐르는 시간 속에서도 찰나의 순간밖에 차지하지 못한다. 
- P60

생물이 없었던 시기의 어느 날, 탄소를 기본으로 하는 유기 분자들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그렇다면 최초의 생명은 그 분자들에서 어떻게 비롯될 수 있었을까? 이 최초의 유기 생물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우리와 같이 정교하고 복잡한 구조의 생물로 진화할 수있었단 말인가? 아, 그리고 그 원초의 생명이 진화하여 어느 때부터인가 인식 기능을 갖추게 됨으로써 이제는 스스로의 기원을 탐구할 수있게 됐다니! 도대체 어떻게 이런 변화가 가능했단 말인가?
- P65

우리가 지구 생명의 본질을 알려고 노력하고 외계 생물의 존재를 확인하려고 애쓰는 것은 실은 하나의 질문을 해결하기 위한 두 개의 방편이다. 그 질문은 바로 ‘우리는 과연 누구란 말인가?‘이다.
- P65

지구의 자연 환경이인류에게 훌륭한 조건을 제공하는 것같이 느껴지는 이유는 모든 생물들이 지상에서 태어나서 바로 그곳에서 오랫동안 성장해 왔기 때문이다. 초기 생물들 중에서 지구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한 종들은 모두 사라져 버렸다. 우리는 다행히 잘 적응할 수 있었던 유기물의 후손이다. 우리와 다른 세상에서 진화하고 적응해서 살아남은 물질들은 또한 자기네 환경을 극찬할 것임에 틀림이 없다.
- P66

풀피리 하나로연주되는 지구 생명의 이 외로운 음악 하나가 우리가 우주에서 기대할수 있는 유일한 음악일까? 우주 생물이 들려줄 음악은 외로운 풀피릿 소리가 아니라 푸가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우주 음악에서 화음과 불협화음이 교차하는 다성부대위법 양식의 둔주곡을 기대한다. 10억 개의 성부로 이루어진 은하 생명의 푸가를 듣는다면, 지구의 생물학자들은 그 화려함과 장엄함에 정신을 잃고 말 것이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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