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글쓰기를 지난한 참호전에 비유한다. ‘고립‘은 그의 글쓰기 제1원칙.
- P105

일단 재밌는 이야기를 쓸 것, 그 이야기로 납득할 만한결말을 제공할 것. 그가 설명한 소설 쓰기의 원칙이다.
- P112

딕은 시대를 앞서가는 사고의 소유자였다. 그의 작품을 읽으면서 ‘현실이란 무엇인가?‘처럼 한 번도 해보지않았던 질문을 하게 되었다. 
- P124

나이에 비해 인생의 서사가 뚜렷한 작가다. 
- P131

독자들이 ‘삶에서 고단한 날이 더 많지만, 그래도 태어나서 이 모든 걸 겪는게 좋구나‘ 느끼게 하는 글을 쓰고 싶다. 독자들이 "오늘을 살아내는 게 너무 버거웠는데 이슬아 책의 한 구절덕에 하루를 견딜 힘을 얻었다"고 할 때마다 ‘살고 싶어지는 글‘을 쓰고 싶다고 생각한다.
- P137

‘문학‘이라는 것이 울타리를 쳐서 구역을 설정한 것도아니고 법으로 정한 것도 아니고 물줄기가 흐르고 합쳐졌다 다시 갈라지듯 유동적인 것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해요. 물론 실체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진단하는 사람도, 저처럼 ‘그런 말은 내가 감히 하는 게 아니다‘ 하고 겨우 이런 식으로밖에 대답하지 못하는 사람도, 그 물줄기를 더 풍요롭게 하는 데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 P144

흰 수녀복을 단정하게 차려입은 그는
"비우고 비우는 이 삶이 만만치가 않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 P150

이른바 ‘힐링‘ 계열 책이지만응석을 받아주지 않는다. 책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때론버티는 것이 답‘이라는 것.
- P175

사소한 일까지 ‘상처‘라고 말하면 삶이 문제 덩어리가 돼버려요. 일상이라는 게 갈등도 있고, 기분 나쁜 일도 있고, 내 뜻대로 안 되는 것도 있는 거죠.  - P177

잠에서 깨어나 깨달았어요. 이 고통은 내가 살면서 겪는 해프닝일 뿐이고,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헤쳐 나가느냐에 따라 내 인생도, 가족들 인생도 달라질 거라는 걸.
- P183

그는 "마음 깊은 곳에 호소하는, 꿈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 같은 소설을 읽으며 독자가 깨닫지 못했던 마음속상처가 아주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고 했다.  - P198

요시모토 바나나가 생각하는 ‘좋은 소설‘이란 뭘까. 그는 과거에 ‘우리 삶에 조금이라도 구원이 되어주는 것이가장 좋은 문학‘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에는 "좋은 소설은 그 사람만의 언어로 쓰인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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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것은 곧 자기 삶이라고. 이해받지 못하는 삶을 타인에게 이해받기 위해, 재미를 위해, 혹은 그저 살아가기 위해......
작가들에겐 돈의 논리와 별개로, 펜을 놓지 못하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 P9

누구나 자신만의 이야기를갖고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살아가지만, 문득 ‘나는 어디쯤 와 있는가‘ 궁금할 때가 있다. 그런 순간에는 타인의 이야기가 도움이 된다. 어디에서 멈춰야 하는지, 길을 바꿔도 괜찮은지 참고할 수 있다. 부디 이 책이 작가지망생이나 작가를 위한 ‘글쓰기 지침서‘일 뿐 아니라 일반 독자에게도 하루를 버티고 내일을 그릴 수 있는 책으로 읽혔으면 한다.
- P10

어떤 일은 파도처럼 밀려온다. 물에 서서히 잠길 때는 알지 못하다가 홀딱 젖고 나서야 깨닫게 된다. 
- P14

가끔 길을 잃을 때마다 생각합니다. 무엇을 해야 하나, 무엇을 말해야 하나. 그것은 왜 태어났는지, 왜 사는지에 관한 실존적 질문이기도 합니다.
- P22

누구든 단번에 이해하는 건 불가능해요. 한 번 읽고, 다시 돌아와서 보고, 나중에 또 보고, 그러면서 이해가 이뤄집니다. 
- P30

그러나 대부분 자기 마음과 잘 맞는 것은 스스로 추궁하지 않죠. 그건
‘고장난 기계‘가 되는 길입니다.
- P32

어쭙잖은 단단함보다 냉소의 끝에서 길어 올린 단단함이 더욱 절실한 시대이기에.
- P88

그는 인문학의 효용 중 하나는 ‘성찰‘인데, 요즘은 성찰이 사라지고 인문학적 지식의 소유를 과시하는 방식으로 소비되는 경향을 안타까워했다.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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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풍경은 우리를 창조한다. 그 풍경이 내어주고 앗아간 모든 것은 이야기가 되어 우리 가슴에 남고, 그렇게 우리라는 존재를 형성한다.
- P14

이 남자와 눈을 마주친 첫 순간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건 그 눈에 담긴 다정함이다. 마치 상냥함이 넘쳐흐르는우물이 있을 것만 같은 눈이었다. 
- P20

이 남자의 뒤에서 걸어가고 있는데, 이 사람이 어디서 어떤 경험을 하며 살다 왔든 우리 둘은 17년간(이 남자에게는 조금 더 길거나 짧을 수 있겠지만) 서로의 존재를 전혀 모른 채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만큼은 우리 둘의 삶이 어떤 이유에서든 교차하고 있었다. 
- P24

그는 좀처럼 미래를 생각하는 일이 없었고, 과거를 돌이키는 일은 그보다도 없었으며, 후회도 아쉬움도 없이 오로지 현재의 순간만을 두 손에 소중히 담고서 작은 것 하나하나에도 경탄하는 사람이었다. 
- P29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그래서 이제 어디로 가려고?"
내가 물었다.
"어디든 상관없어." 그가 대꾸했다. "여기도 좋고 저기도 좋잖아, 안 그래?"
- P30

그러니까 아니었다. 내게는 이곳이든 저곳이든 똑같이 좋은 게 아니었다.
- P32

나를 감싼 윌의 거대한 품에 비하면 아빠, 이모부, 권위, 공중도덕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주변의 거대한 산들도, 이 일이 불러올 결과마저 무의미할 만큼 하찮아 보였다.
- P40

나는 파멸의 집요함이 어떤 것인지 너무 어린 나이에 알게 되었다. 
- P53

기억을 돌이켜 보면, 본성이 선한 오빠는 옛날부터 제각기 흘렀던 우리 가족의 개울을 하나의 강으로 통합하는 합류점이었다.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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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앨리스가 엄청 유명한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완독을 한 건 이번 책이 처음이었다. 그런 책이 아마도 많겠지. 읽었다 생각했으나 읽지 않았던 책. 나는 앨리스를 몰랐었다. 아니 얘는 왜 이렇게 겁이 없는가. 난 앨리스가 우연히, 어쩌다, 운이 없어서 그런 모험을 하게 되었다고 생각해 왔다. 오해였다. 지팔지꼰. 앨리스는 처음부터 신기한 일에 익숙해져 평범한 일은 시시하다고 느낀다. 그래서 당연히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 케이크를 먹어치우기도 한다. 그리고 커졌다 작아졌다 하는 상황을 버거워하면서도, 본인에게 일어날 일을 재미있어 하고 궁금해한다. 알고보니 앨리스는 맨탈 갑오브갑이었다.

🐰 그리고 고양이는 시크하지만 정말 필요하고 맞는 조언을 해주고 있었다. 토끼랑 하트여왕만 어릴 때 기억에 있었는데, 고양이는 은근 매력있는 캐릭터. 이걸 몰랐다. 미친 사람들이 있는 곳이 싫다는 앨리스에게 시크하게 말한다. 나도 미쳤고 너도 미쳤다고. 자신이 미친 걸 어떻게 아냐는 앨리스에게 쐐기를 박기도 한다. ˝넌 미쳤어. 안 미쳤으면 여기 올 리가 없거든.˝ 아, 나 현실에서 이런 친구 만나고 싶다.

🐰 의외로 은근 지금과 비슷한 세계관을 발견하고 놀랐다. 앨리스는 개인적인 일에 이러쿵저러쿵하는 건 아주 무례한 짓이라며 날카롭게 쏘아붙인다. 또 교훈을 항상 찾는 자에게는 어쩌면 교훈이 없을 수도 있다며 겁도 없이 대꾸한다. 예의가 없어 보일수도 있는 앨리스의 이런 발언들은 너무 선을 넘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상황에 의문을 제기하게끔 한다. 하지만... 나는 앨리스가 될 수 없다.

🐰 작년 7월에 읽은 책인데 기록으로 남기지 않았다가, 2월 모임에 앨리스를 읽는 모임이 있어서 뒤늦게 남기고 있다. 2월엔 다른 출판사 버젼으로 읽어봐야지. 사실 내게 앨리스의 이미지는 디즈니 버젼의 노란머리, 머리띠. 파란 원피스, 하얀 앞치마. 딱 그거였다. 이번 책은 일러스트가 너무 예뻤다. 그래도 내게는 앨리스는 여전히 어린 시절 그 버젼. 럭키비키의 앨리스. 2월 모임에서 더 나눌 걸 기대하며 작년 7월의 앨리스 정리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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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생에 한 번은 헌법을 읽어야할 때가 있다면 지금이 아니겠는가. 한 번도 읽을 생각을 못 해봤다. 책을 읽고 든 전체적인 소감 하나, 헌법은 내가 유일하게 알고있던 대한민국민주공화국, 국민 주권이 전부가 아니었다. 예상은 어느 정도 되었던 국민의 권리, 의무뿐 이 아니었다. 국회, 정부, 사법부, 선거관리, 경제까지 상당히 큰 범위를 아우르고 있었다. 또 다른 중요한 소감 하나 더. 내가 추천한 책이라 겨우 겨우 읽었다. 읽다가 졸기도 했다. 하... 내 눈은 읽고 있지만, 나는 읽고 있지 않았다🥲 그래도 줄을 치고 싶은 부분도 많았다...

🌦 모임에 참여한 친구 역시 헌법 전문을 처음으로 읽었다는데 탁월하게 소감을 말해 주었다. 헌법이 나 자신을, 나를 규정해주고 있었다고. 그랬다. 교육, 문화, 가정에서 배우고 익힌 경험들은 쉽게 떠올린다. 사실 그런데 그런 것들도 이제보니 헌법이 그 바탕에 있었다. 몰랐을 뿐. 헌법을 읽지는 않았지만, 헌법대로 살고 있었다는.

🌦 그리고 헌법에 대해 나누었던 질문들.

안락사는 헌법을 위반하는가?
(제12조 . 모든 국민은 신체의 자유를 가진다.)

예전 법 집행이 현재 불법이거나, 예전 법 위반이 현재 적법한 사례가 있을까? 혹은 현재 법이 추후 반대의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을 만한 사례가 있을까?
(제29조 보상과 배상)

사회보장과 사회복지는 어느 수준까지 되어야할까?
(제 34조
1.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 2. 국가는 사회보장·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진다.)

국회가 민주적 절차를 위반한 것이 위법하더라도 그로 인해 가결된 법률은 유효한가?
(제 50조)

국회의원 소환은 현재 위헌인데 개정이 필요한가?
(제 51조)

대통령 중임 제한 유지와 헌법 개정 중 본인의 의견은?
(제70조. 대통령의 임기는 5년으로 하며, 중임할 수 없다.
제 65조 탄핵심판
제 74조 국군 통수)

🌦 지금의 상황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지 헌법에 명확히 나와있다. 아주 명확히. 그리고 이번에 안 것 또. 당론과 위배되는 투표를 한 국회의원 상황에서, 국회의원의 양심적 결정과 당론을 가지고 냥낭거리는데 이것도 헌법에 명확히 나와있다. 당론을 강요하는 게 위헌이라고. 국회의원들은 헌법을 읽어봤을까.

🌦 이 책을 읽고 나니 더 답답해진 부분도 있다. 민주주의는 상당히 어려운 정치제도라는 걸 또다시 느꼈기때문이다. 민주주의가 민주주의대로 돌아가려면 구성원들이 생각하고 공부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포용하고 들어야하기때문에. 마이클 샌델 교수, 김상욱 교수님 책과 강연에서 그런 말이 많이 나오는데 이번에는 나오지 않아도 그게 느껴졌다. 그럼 너무 단순한 대답일 수 있지만, 독서를 하든 뭘 하든 반성적 사고를 해야한다는 것. 대화다운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것. 남 얘기 할것도 없다. 나는 지금 어디에서 어떻게 하고 있는가. 아직 인간도 안되었는데 갈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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