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들고 있는 브랜드를 하나의 건축물로 바라보고29쪽처럼 구조를 해체해보는 순간, ‘이야기가 텅 비어 있는 곳‘들이 보일 것입니다.
- P31

브랜드의 요소들을 잘게 쪼갠 뒤 아주 지엽적일 수 있는 하위 요소인 ‘간판‘에 그들 나름의 시그니처 이야기를 심는데 성공합니다. 특정 시간(WHEN)이라는 요소에 무게 중심을두고 설계한 그들의 미장센은 여러분이 아시는 것처럼 오랜 시간 동안 꽤 잘 동작했습니다.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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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청춘을 구별하지 않고 하나로 취급하는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레몽도 흘러간 시간에 대해서 어렴풋한, 그러나 늘 깨어있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 P14

그러나 어떤 여자들은 성숙기에 다다를 때까지도 어린아이의 얼굴을 간직한다. 아마도 이런 영원한 유년기적인 아름다움 때문에, 우리의 사랑은 시간으로부터 해방되어 지속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 P16

만약 편지의 말미에 다른 날 다른 시간이 제시되어 있지 않았더라면, 박사는 살아갈 힘을 얻지 못했으리라.
마법 지팡이가 기적을 만들듯, 박사의 모든 일정은, 이 새로운약속 시간을 목표로 다시 조직되고 재편되었다. 
- P41

사랑에 빠진 사람은 늘 해답을 발견하고는 했다.
- P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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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는 어디든지 갈 수 있다
장아미 (지은이) 자음과모음 2025-04-11, 156쪽, 한국 소설

🍉 민화를 보는 것 같은 표지와 ‘고양이‘가 들어간 제목으로 읽게 된 책. 결을 같이하는 세 편의 짧은 단편소설이 담겨있다. 난 이 책이 토종적 색을 지닌 SF물인 걸 모르고 책을 읽었다. 세 소설 중 첫 단편 은 앞 부분 다섯 장 정도를 계속 앞으로 돌려가며 읽었다. 그러자 왜 주인공 은비가 재희를 일 년에 한 번 만나는지 이해가 되었다. 세 소설의 분류를 굳이 나눈다면... 뭐랄까 무섭지 않은 귀신이나, 신이 들어간 이야기다. 한국 토종 판타지물.

🍉 <고양이는 어디든지 갈 수 있다>는 귀신들의 축제나 5일장같은 곳에 홀린 은비가 재희의 도움으로 다시 돌아오는 이야기. 재희는 이미 죽은 사람이지만 은비에게 신뢰를 주고 조용하게 상황을 잘 해결하는 인물, 아니 저세상 사람이다. 재희는 변하지 않는 소녀의 우정일 뿐. 재희는 은비를 저 세계에서 빠져나오게 할 때 자신을 믿을 수 있는지 묻는다. 만약 저 세상 인물이 자신을 믿을 수 있냐고 하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을까? 제일 친했던 친구나 가족이라도. 이 책 철학적인 책이었나.

🍉 두번째 소설 <산중호걸>도 일 년에 한 번 산중호걸이나 범이 아닌 삵, 백운의 생일에 만나는 신들의 생일파티+동기모임으로 첫 번째와 비슷. 신들은 그리스로마 신들처럼 인격체로 나오나 그들의 능력은 많이 낮아 보인다. 여기 모이는 신들은 평소 인간세계와 함께한다. 백운은 삵이지만 산고양이 같은 모습. 파티 장소인 직녀가 운영하는 뜨개방은 좀 보잘 것 없는 허름한 가게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뜨개방이라니. 신들의 모임 장소가. 잔치음식에 떡볶이도 나온다. 운겸이 죽고 도요가 그 자리를 인계한다. 신은 자연스럽게 죽는다. 음..

🍉 세 번째 소설 <능금>은 전개는 다소 다르지만 언해피 엔딩 버젼의 미녀와 야수같은 느낌. 야수인 주인공 해수는 괴물 일까, 신 일까. 여기 미녀와 야수는 상당히 현실적이기에 괴로울 수 밖에 없다. 신과 괴물의 차이는 무엇일까. 그걸 누가 나누는가. 이무기는 한 가지 실수로 용이 되지 못하는 많이 듣던 이야기. 그러면 이무기는 신 일까, 괴물 일까. 결국 인간의 관점에서 구분이 되는 건 아닌지. 괴물의 모습을 한 해수는 자신에 대해 고통스러워하고 능금은 해수의 본질이 무엇이든 연민을 느끼고 사랑한다.

🍉 이 세 편의 소설은 내게 상당히 어려웠다. 다른 독자에게는 가볍고 재미있는 소설일지도 모른다. 읽을 때 장면이 안 들어와서 두 번씩 읽으며 인물을 나누고 상황을 인지해가며 읽었다. 세 편 모두 인간과 인간이 아닌 것의 경계가 완전하지 않을 때 살며시 몰래 들어가 엿보는 이야기랄까. 그래, 나는 가보지 않은 길을 살짝 본 것에 의미를 두겠어.


🍉 나누고 싶은 구절들

🌱 ˝믿음이란 그런 거잖아. 아무런 조건도 대가도필요하지 않잖아. 고양이로 바뀌어버린 이상 이 그림도네가 밖으로 나가는 걸 막을 수 없을 거야. 거래의 상대는 인간인 너였으니까. 게다가 고양이는 어디든지 갈수 있잖아? 상대가 너를 속여 거래를 성사시켰으니 우리도 비슷한 방식으로 허점을 파고드는 거지. 자, 어서움직이자.˝
36p

🌱 나는 내가 아직도 사람이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인간으로 죽어야 한다니, 어째서일까.
94p

🌱 나는 겨우내 해수의 최후를 기다리고 있었는지몰랐다. 아버지와 이별하는 순간을 준비할 때처럼 비밀스럽고도 열렬하게.
12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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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생활이 얼마나 안심이 되는 일인지, 프라이버시가 보호되는 공간 안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공단주택에 살면서 많은 사람이 알게 되었다. 주택은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은 이제 현대 일본인에게 상식이 되어버렸다.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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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덟 살이든 여든 살이든 누구라도 읽을 수 있습니다. 모두를 위한 책이죠. 저 또한 때로는 여덟 살이기도 때로는 여든 살이기도 합니다. 저는 당신이 언제 어디를 펼쳐 읽어도괜찮은 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마음 내키는 대로 가운데부터 읽어도 좋습니다.

둘은 거친 들판을 보며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제 생각에 거친들판은 삶과 닮았습니다. 때로는 두렵지만 아름답다는 점에서.

저는 여러분이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더 많은 친절을 베풀며 용기 있게 살아가는 데에 이 책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 책을 쓰며 스스로에게 종종 묻곤 했습니다. 도대체 왜이 작업을 하는 걸까? 그러나 말이 말하듯 "인생은 일단 부딪쳐 보는 것" 입니다.

"‘우리가 어떤 일에 어떻게 대처하는가,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가진 가장 큰 자유야.

"때로는......." 말이 말했습니다.
"때로는?" 소년이 물었어요.
"때로는 그저 일어서서 계속 나아가기만 해도 용기 있고대단한 일 같아." 말이 말했습니다.

"가장 심각한 착각은."
두더지가 말했습니다.
"삶이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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