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떡볶이로부터 - 떡볶이 소설집
김동식 외 지음 / 수오서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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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라는 소재로 완성된 10편의 제각기 다른 맛을 지닌 떡볶이 소설 맛집!

누군가는 추억하고, 누군가는 복수를 꿈꾸며, 누군가는 청춘의 상처를 들춰보는 떡볶이 인생!

 

 

  저마다 다른 성격과 취향의 작가들이 모여 한 권의 떡볶이 소설집이 탄생했다. 유쾌한 추억과 기묘한 상상력을 비롯해서 씁쓸한 청춘의 비애와 애환 그리고 먹방 판타지에 이르기까지, 『당신의 떡볶이로부터』 속에는 말 그대로 떡볶이에 얽힌 10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소설집의 포문을 여는 김동식의 <컵떡볶이의 비밀>에서는 왜 늘 내 컵에만 떡볶이 개수가 하나 모자란 것인가, 이에 울컥해하는 소년이 등장한다. 다른 애들은 다 일곱 개를 주면서 왜 나에게만 떡볶이를 여섯 개 줬지? 용기를 내어 아줌마에게 항의를 해볼까, 나도 모르게 아줌마에게 뭔가 잘못한 게 있는 걸까, 듣자하니 아주머니 딸이 우리 반이라던데. 이때부터 소년은 어떻게 하면 떡볶이 하나를 더 사수할 수 있을 것인지, 보기만 해도 웃음이 피식 새어나오는 귀여운 계략을 하나씩 펼쳐나가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자면 자연스레 우리의 유년시절을 회상하게 된다. 떡보다 어묵과 양배추가 더 많이 들어가 있는 컵을 보면 왠지 모르게 억울한 느낌이 들었던 기억도 나고 말이다.

 

 

 

   이처럼 <컵떡볶이의 비밀>이 어린 시절의 유쾌한 향수를 자극한다면, <쫄깃쫄깃 탱탱의 모험>, <떡볶이 초끈이론>과 같이 전지적 떡볶이 시점이라는 재미있는 상상력 안에서 떡볶이의 생애를 통해 인간의 비애를 동시에 들여다보는 작품도 눈에 띤다. 반면, 이십 대의 마지막 끝자락에 선 청춘의 애환을 담은 <숭 구리 당당>과 60대 여성이 뒤늦게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고국으로 돌아와 떡볶이 맛집 여행을 하는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떡볶이> 같이 떡볶이 한 그릇으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작품들도 수록되어 있다.

 

 

 

형체 2가 말했다.

“아직도 살아 있군. 곧 알게 될 거다. 먹히거나 버려지거나 그 뒤로는 그저 우리처럼.”

형체 3이 말했다.

“숨어서 썩어가는 거지. 죽을 때까지, 병신들.”

소름끼치는 목소리들이었다. 어떻게 된 걸까. 저들은 대체 뭘까. 봐도 아직 뭐가 뭔지 모르겠다. / <쫄깃쫄깃 탱탱의 모험> 중에서 85p

 

 

나는 진심으로 믿는다. 사실은 인간이 아니라 파장이 생명이 아닐까. 생물과 무생물이 있는 게 아니라 모든 것이 생명의 흐름 속 어느 한 수준인 것이 아닐까. 우리는 차이를 생각하느라 공통점을 쉽게 잊는다. 다르다는 것에 집착하느라 우리가 사실은 얼마나 엇비슷한 존재인지를 망각한다. 우주의 모든 것이 생명이라는 가설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인간에게 인간만큼 가까운 별은 없다. / <떡볶이 초끈이론> 작가의 말 중에서 190p

 

 

그래서 매주 은서네 ‘튄떡’을 찾았다. 은서에게 잘해줬으면 잘해준 스스로가 대견해서 한 떡, 부담스러워서 피했으면 미안해서 또 한 떡! 떡을 잘근잘근 꼭꼭 씹을 때마다 답답한 문제가 조금씩 해결되면 좋으련만 그렇지는 않았다. 습관처럼 ‘튄떡’에 갔고, 가면 은서가 있었고, 떡볶이를 먹으면 배가 불렀다. 다들 이러고 사는 걸까. 어제처럼 오늘을, 오늘처럼 내일을, 그저 떡볶이 한 그릇으로 무사히 하루를 넘기는 것. 과연 이게 내가 바랐던 삶일까. <송 구리 당당> 중에서 302p

 

 

 

 

 

 

   무엇보다 사회 곳곳에서 느껴지는 분노와 각종 모순들을 담아낸 작품들이 인상적이다. 날개떡볶이 사장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살해당한 한수정 대리를 통해 여전히 우리 사회가 가해자에게 관대하고 정작 피해자에게는 냉혹한 현실을 고스란히 담아낸 <어느 떡볶이 청년의 순정에 대하여>가 대표적이다. 대학원 박사과정생이자 학과 조교인 K를 통해 개인이 아닌 타인을 중심으로 한 삶을 살아가고, 혹은 타인에게 그 공간의 욕망을 중심으로 살아갈 것을 강요당하는 <당신과 김말이를 중심으로>와 같은 작품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성 착취 동영상에 노출되거나 먹방 판타지에 빠진 위태로운 청춘들을 그려낸 <유라 TV> 역시 맵싸한 뒷맛을 남긴다.

 

 

 

“우리 한 대리 시집가는 날엔 그럼 국수 대신 떡볶이 먹는 건가? 히야, 그것도 괜찮네. 이봐, 철규 씨. 한 대리 빨리 좀 데려가. 얼마 안있으면 서른이라고. 그전에 쇼부 쳐야지.”

“한 대리님 대박. 그 돈 다 언제 써요?”

“내가 날개떡볶이 팔아준 게 얼만데 철규 사장님은 맨날 한 대리님만 찾더라.”

지점 사람들이 말을 보탰지만 그 누구도 나를 놀리려고 한 말은 아니었어요. 그저… 인사말 같은 거죠. 안 그래요? 다들 그렇게 사회 생활하는 거잖아요? / <어느 떡볶이 청년의 순정에 대하여> 중에서 34p

 

 

K는 자리에서 일어서는 G의 뒷모습을 모면서, 결국 그 역시 매운맛과 순한맛을, 그러니까 자신의 삶의 메뉴를 선택하며 살아온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자신을 바라보며 “아니 세상에 이게 무슨 일이야.” 하고 어쩌지 못하는 L도, 모두 진정하라고 한 손을 들고 있는 F 도, 자리에 앉아 웅성대고 있는 모두가 그랬을 것이다. 누군가는 김말이튀김이나 오징어튀김 정도를 간신히 끼워 넣을 수 있는 삶까지 간신히 올라섰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역시 이미 맵기의 정도가 정해진 떡볶이 국물에 그것을 뒤섞어 내어놓으며, ‘그냥 먹어, 이게 지도교수가 정한 이곳의 메뉴야.’ 하는 심정이 되었을 것이 분명했다. / <당신과 김말이를 중심으로> 중에서 73p

 

 

유지가 오피스텔을 구하기 전만 해도 먹방 촬영은 일주일에 세 번 정도 이뤄졌지만 집을 나간 그 주부터는 다섯 개씩 올라왔다. 미리 찍어둔 걸까. 어떻게 저렇게 자주 영상을 올리는 걸까. 게다가 저 쩝쩝거리는 소리. 효과음을 삽입한 것처럼 크게 들리는 소리가 유난히 신경에 거슬렸다. 내가 과민한 걸까. 그 소리는 마치 포르노에서 흘러나오는 소리 같았다. / <유라 TV> 중에서 121p

 

 

 

 

 

 

   한편, 묘한 맛을 느끼게 해주는 퓨전 떡볶이처럼 기이한 상상력이 발휘된 작품도 있다. ‘우리가 늘 쉽게 접하는 떡볶이를 어느 날 갑자기 먹지 못하게 된다면?’이란 설정 아래 좀비가 난무하는 대재난의 시대에서 떡볶이가 구원과 희망이 되는 광경을 그려낸 <좀비와 떡볶이>는 재미있으면서 섬뜩하다. 미래 사람인 서복이 과거 진나라 황제 시절로 즉석 떡볶이를 가져갔다가 화근을 낳고, 그것을 통해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을 그려낸 <서모라의 밤> 역시 그러하다. 작가의 말에서 “엄마가 없는 조선 시대나 더 옛날로 돌아가서 마음껏 불량식품을 먹고 싶다”는 생각에서 이 소설이 쓰였다는 말을 읽고 보니, 문득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그러고 보니 이 책, 떡볶이 소설집은 또 어떻게 탄생하게 된 것인지 그 배경까지 사뭇 궁금하다.

 

 

미친 새끼라는 얘기를 들으며 돌아서는데 알 수 없는 통쾌함을 느꼈다. 매일 반복되는 생활과 위험 속에서 내가 누구인지를 알 수 없었다. 노인들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예전 시대를 자꾸만 얘기했고, 어른들은 좀비들과 싸우면서 정착촌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이제 곧 어른이 될 우리들이 저런 모습으로 살아가야 한다는데 공포감을 느꼈다. 떡볶이에 대한 집착은 어쩌면 다가올 미래에 대한 공포감을 잊어버리고자 했던 발버둥일지도 몰랐다. / <좀비와 떡볶이> 중에서 142p

 

 

“아니다. 그건 인간의 욕심 때문이었다. 남들보다 더 잘살고, 더 맛있는 걸 먹겠다는 욕심 말이다.”

“그게 대재난과 무슨 상관인데요?”

“인간의 욕심이 전쟁과 기상이변을 일으켰고, 그것이 결국 대재난으로 이어진 거야. 그런 일을 다시 겪지 않으려면 욕심을 철저하게 버리도록 만들어야 한다.”

“말도 안 돼요.”

“그 말도 안 되는 세상을 우리가 살고 있지 않니? 지금.” / <좀비와 떡볶이> 중에서 157p

 

 

 

 

 

 

당신의 떡볶이는 어떤 맛인가요? 

 

 

   누구에게나 떡볶이에 대한 사소한 추억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학교 앞 분식점에서 말랑말랑한 밀떡과 함께 꼭 같이 먹었던 주황색 슬러시(없으면 섭섭해), 웬일로 떡볶이를 사주겠다는 친구를 따라 두어 명의 여자 친구들이 함께 따라나섰는데 알고 보니 나를 포함해 그 두어 명의 여자 친구들에게 모두 호감을 품고 있던 남자 아이가 그 친구에게 돈을 쥐어주고 떡볶이 사주라고 했다던 황당한 이야기(어린 마음에 그렇게 하면 멋있는 줄 알았나봐), 부끄러워지는 마음을 끌어안고 들어갔다 이내 세상 떠나가라 깔깔거리며 먹었던 남학교 앞 떡볶이 맛집(거긴 정말 맛집이었을까?), 야간자율학습 쉬는 시간을 틈타 담벼락 사이로 배달시켜 먹었던 후추향 가득한 떡볶이의 맵싸함까지(이때 먹은 떡볶이가 내 인생 떡볶이). 달달한 맛, 매콤한 맛, 퓨전 떡볶이의 기묘한 맛에 이르기까지 어디 하나 똑같은 데가 없는 떡볶이 맛처럼 그 속에는 저마다 다른 추억과 향수가 녹아들어 있다. 떡볶이라는 소재 하나만으로도 소설이 완성될 수 있었던 건, 그런 의미일 것이다. 때로는 달콤하며 말랑말랑하고, 때로는 혀가 얼얼하고 속이 따가운, 우리네 인생은 어쩌면 그 어디쯤에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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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마음 기르는 법
우에지마 히로시 지음, 서수지 옮김 / 뜨인돌어린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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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해도 괜찮아, 힘들어도 다시 일어설 수 있어!

기죽지 않고 단단한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

 

 

   “엄마, 이건 잘 못하겠어. 다른 거 할래.”

   아이와 놀이터에서 놀던 중에 있었던 일입니다. 평소처럼 계단을 이용해 미끄럼틀 위로 올라가지 않고 팔의 힘을 이용해 올라가야 하는 기구를 이용해보고 싶었던 아이는 몇 번 시도도 채 해보기 전에 냉큼 내려와 버렸습니다. 아이가 충분히 해낼 수 있을 만한 것이어서 저는 더 도전해보기를 권해보았지만, 아이는 자신이 잘 할 수 없다고 판단한 다음부터는 더 이상 시도하지 않으려 했습니다.

 

 

 

   내심 답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레 포기하기보다 안 되더라도 몇 번이고 더 해보려는 의지를 가졌으면 하는 게 부모의 마음이잖아요. 그렇다고 아이에게 해보라고 자꾸 채근하면 잔소리만 될 것 같아 말을 아끼게 되더라고요. 더욱이 이럴 때는 뭐라 말을 해주면 좋을지 저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사실, 실패하면 혹시 놀림을 당할까봐, 잘 하지 못하면 핀잔을 들을까봐 눈치 보느라 익숙하지 않은 것에 도전하지 않는 건 저도 마찬가지였거든요. 때문에 저처럼 아이가 벌써부터 실수를 두려워하게 된 건 아닌지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또래 사내아이들에 비해 마음이 여린 편이어서 말보다는 눈물부터 먼저 비추는 것도 걱정이었고요.

 

 

 

   이때부터 저는 어떻게 하면 아이의 마음을 단단하게 기를 수 있을까, 제가 해줄 수 있는 것들이 있다면 무엇일까 많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실수해도 괜찮아’,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사소한 실수에 연연하기보다 도전에 의미를 갖는 법’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그림책을 찾아 아이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았어요. 또 뭔가 새로운 것을 할 때마다 한 단계, 한 단계 늘려가며 성취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려 하고 있고요. 하지만 또 다른 좋은 방법이 없을지 마땅히 이렇다 할 방법이 생각나지 않던 그때, 읽어보면 좋을 법한 책이 눈에 띄었습니다. 바로 이 책, 『단단한 마음 기르는 법』이었어요.

 

 

 

 

 

 

건강하고 유연한 우리 아이의 마음 기르기 훈련

 

 

   회복탄력성이라는 말이 있지요. 금속판이 구부러졌다가 원래대로 돌아오는 힘을 가리키는 탄력성을 우리가 지닌 마음을 회복하는 능력에 비유해 부르는 말입니다. 『단단한 마음 기르는 법』의 저자 우에지마 히로시는 회복 탄력성이란 누구나 가지고 있는 능력으로, 연마할수록 더 강해진다고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서는 바른 생활 습관, 자존감, 자신감, 배려심, 인내심, 유연한 사고, 스트레스 극복, 의사소통, 긍정적인 사고 등 우리 아이들의 회복 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훈련을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먼저 단단한 마음을 기르는 첫걸음으로 기초 편에서는 우리 아이가 스스로 나의 마음을 살펴보는 법들을 소개합니다. 이를 테면 몸과 마음의 건강 점수를 올리는 방법, 밝은 마음을 갖는 방법, 이룰 수 있는 목표를 세우거나 노력한 일을 칭찬받음으로써 자신감을 키우는 방법, 낙관적인 마음가짐을 갖는 방법들을 일러주어요. 그러면서 힘든 일이나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이전보다 성장했던 경험이 있는지 써보고, 나의 몸과 마음이 건강한지 혹은 나의 자신감은 어느 정도인지 ‘마음을 재는 자’에 직접 표시하면서 점수를 매겨 보기도 하면서, 사소해보지만 일상 속에서 회복 탄력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들을 저절로 익혀봅니다.

 

 

 

○ 부모님, 선생님 보세요

아이를 칭찬하는 대신, 호되게 야단치고 힘든 경험을 하게 한다고 해서 회복 탄력성이 길러지지는 않아요. 오히려 안심할 수 있는 환경에서 다른 사람과 소통하며 배우고 성장할 때 회복 탄력성을 기를 수 있어요. / 15p

 

무기력감이 심해지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인데도 해 보기 전에 뒷걸음부터 치게 돼요. 반대로, 도전해서 성공한 경험이 여러 번 반복되면 ‘나는 뭐든지 잘할 수 있어.’라는 마음이 생겨요. 이런 마음을 ‘자신감’이라고 부르죠. 자신감이 있으면 어려운 일도 노력하여 해낼 수 있다고 여기게 돼요.

다른 사람보다 더 잘하는 일에는 누구나 자신감이 생겨요. 하지만 다른 사람과 비교해 생긴 자신감은 나보다 그 일을 잘하는 누군가가 나타나면 금방 사라져요. 내가 노력하여 무언가를 이룬 경험만이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이 되어 주어요. / 24p

 

 

○ 부모님, 선생님 보세요

아이의 성장에는 책상 앞에 앉아서 하는 공부뿐 아니라 오감을 활용한 경험이 필요해요. 이런 경험은 특히 회복 탄력성을 높이는 데에 도움이 돼요. 아이가 학교에서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고, 가정에서도 직접 몸으로 경험하는 기회를 늘릴 수 있도록 격려해 주세요. / 29p

 

 

○ 부모님, 선생님 보세요

근거 없이 ‘나는 괜찮을 거야.’라고 생각하는 대책 없는 낙관성은 멀리해야 해요. 또 낙관뿐 아니라 비관과 불안도 중요한 마음의 작용이라는 사실을 알려 주세요. / 31p

 

 

 

 

 

 

   실천 편에서는 회복 탄력성을 키우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연습해봅니다. 종이 한가운데 자기 얼굴을 그리고 친구들 혹은 가족 앞에서 자기소개를 해봄으로써 서로에게 대해 알아 가고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 경험을 해보는 것입니다. 여러 안 좋은 상황이 닥쳤을 때 스스로에게 해줄 수 있는 조언을 직접 써봄으로써 변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법도 배우고, 감정 카드 놀이를 통해 내 마음을 살피고 표현하는 법을 익혀보기도 해요. 이 중 6살인 저희 아이가 해보기에 가장 쉬운 것으로, 우리 몸이 하는 역할을 적어보면서 감사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어요. 아이가 자신의 몸을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단단한 마음 기르는 법』은 회복 탄력성을 기르는 법에 대해 이론적인 설명만을 나열하는 책이 아니에요. 자신이 직접 글로 써보거나 친구나 학부모, 교사와 함께 놀이 형식으로 공유해봄으로써 다양한 실천법을 체득할 수 있게 한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런 저런 상황에 대해 아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미리 훈련을 해보는 이러한 방식은 아이의 유연한 사고를 기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이렇게 한 장, 한 장, 읽고 쓰고, 놀이하다보면 우리 아이의 마음이 단단한 마음을 가진 아이로 한 뼘 더 성장해있지 않을까요. 참고로 별책 부록에 중요한 활동을 모은 활동지도 따로 있으니 자녀가 둘인 분들도 이 책 한 권으로 함께 활용해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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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생기는 기분
이수희 글.그림 / 민음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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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을 펼치는 순간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그림 에세이!

마냥 사랑스러울 수는 없지만 그래서 더 애틋한 나의 형제 그리고 자매에게!

 

 

  내게는 세 살 터울의 남동생이 있다. 우리는 사실 여느 형제들처럼 크게 다퉈본 적이 없이 대체로 살갑게 지낸 편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남동생은 일찍부터 학교와 지역을 대표하는 운동선수로 자라서 대부분의 시간을 전지훈련이나 지역 대회 일정을 보내느라 집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 적이 드물었던 까닭이다. 심지어 군대를 다녀오고 외지에서 생활하면서 우리는 유년기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추억을 공유할 틈도 없이 성장하게 되었다. 나는 비록 우리가 많은 시간을 함께 나누지 못했지만 서로를 할퀴는 감정싸움 없이 무난한 관계를 이루어온 것이 참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나만의 착각이었나 보다. 최근 몇 년 사이 부모님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동생이 그간 은근히 외로웠던 감정을 털어놓았던 것이다. 차라리 열렬하게 다투고, 진하게 화해하며 우리 사이에 많은 것들이 존재했더라면 어땠을까. 어쩌면 지금보다는 덜 미안하지는 않았을까. 때문에 나는 『동생이 생기는 기분』을 읽으면서 유독 동생에게, 가족 모두에게 했던 후회의 순간들을 더 많이 떠올렸던 것 같다. 되돌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지금부터라도 살가워지자고 하기에는 더더욱 머쓱한 그런 감정을 내내 곱씹으며.

 

 

 

 

 

 

동생은, 언니는, 가족은, 도대체 뭘까

 

 

 

   제7회 카카오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인 『동생이 생기는 기분』은 열 살 터울인 자매가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4컷 만화와 에세이로 담아낸 책이다. 작가는 동생이 태어나기를 기다리던 가슴 뭉클한 순간부터 다툼과 화해 혹은 애정과 애증의 순간을 오가며 한 명의 개인으로 독립해가는 과정을 담백하게 그려나간다. 그러면서 동시에 가족을 떠난 엄마를,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해 미안해했던 아버지를, 서로를 할퀴느라 상처내고만 동생을 떠올리며 쓴 짧은 에세이는 마음을 울컥하게 만든다. 덕분에 독자들은 형제나 자매 혹은 가족에게서 느꼈을 여러 감정들을 그녀의 글과 그림을 통해 겹쳐봄으로써 공감과 위안을 얻게 된다.

 

 

 

 

 

 

 

   작가는 오랫동안 외동으로 자라다 엄마의 임신 소식을 듣고 “수희가 외로웠을 텐데 잘 됐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고 한다. 왜 애를 안 낳느냐, 아이가 불쌍하지 않느냐, 외동으로 버릇없게 자랄 텐데, 아들은 하나 있어야지. 아이를 하나 낳은 것이 마치 잘못이기라도 한 것처럼 나무라듯 한 마디씩 하는 어른들의 말에 엄마가 멋쩍게 웃어 보이며 묵묵히 상처를 삼켰을 그간의 시간이 마음에 쓰인다. 어째서 다들 한 마디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걸까. 나 역시 첫째 아이를 낳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둘째는 언제 가질 거냐, 요즘 세상에 아들 다 소용없다, 딸이 있어야 엄마가 안 외롭지 같은 말은 예사로 들었다. 뱃속에 둘째 아이가 생기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첫째 아이 앞에서 동생이 태어나면 너는 찬밥 되겠다는 말까지 서슴없이 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것도 생전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말이다. 그러니 제발 예의 좀 부탁드린다. 동생이 생기는 순간이 오로지 축복이 될 수 있게, 설레는 마음만 간직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형제가 생기는 일은 마이너스에서 플러스가 되는 일이 아니다. 0에서 1이 되는 일도 아니다. 1과 1이 만나 서로 곱하고 나누는 일이다. 우리는 각자 1로 존재하면서 함께 아웅다웅 살아갈 것이다. 모든 관계가 그러하듯이, 가끔은 더하고 빼면서.

동생을 갖게 된 아이를 만난다면 “외로웠을 텐데 잘 됐다.”는 인사는 치워 두자. 대신 진심 어린 축하의 한마디 건네어 주기를. 그렇다면 그 아이는 외로웠을 과거의 아이가 아닌, 가족을 맞이하며 설레는 미래의 아이로서 웃음 지을 수 있을 것이다. / 26p

 

 

나는 엄마가 밉다. 여전히 밉고 앞으로도 미울 것이다. 그래도 때때로 커피포트를 되찾기 위해 돌아온 그날의 엄마를 생각한다. 그것이 무슨 의미였는지 시간이 흘러 깨닫게 된 것에 안도한다. 미운 사람도 한편으로는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온다. 어쩌면 가족이란 서로의 가여움을 눈치 채며 살아가는 사이일지도 모른다. / 42p

 

 

 

 

 

 

 

 

  첫 돌을 지난 동생이 자신이 하는 행동을 따라 하는 일이 늘어나자, 첫째 아이는 자신의 일인 듯 기뻐한다. 박수까지 쳐가며 이것 해봐, 저것 해봐 하고 이런 저런 행동을 시켜보며 깔깔 웃어댄다. 작가인 그녀도 동생이 처음 목을 가눴던 순간을 추억한다. 애기의 목 가누기라는 단어에서 달큰한 우유 냄새를 떠올린다. 그 작은 몸속에 존재하는 모든 근육을 가동하여 짧은 인생 최대치의 힘을 발휘해 내는 순간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거라고. 나중에 말해 주기 위해서, 네가 내 배 위에서 그렇게 멋진 일을 해냈다고. 그러면서 지금도 동생은 목을 가누었을 때처럼 인생 최초의 무언가를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과거의 나는 미처 몰랐지만, 이제 나는 안다. 이런 순간과 시간들이 쌓여서 우리 아이들을 자라게 하리라는 것을. 그 작고 커다란 모든 순간에 서로가 있었음을 기억하기를 바라면서.

 

 

 

만약 신림동에 가게 된다면 그때의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생겼다. 너는 여전히 잘 울고 잘 웃는다고. 커서 네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게 되지만 지금 너의 그림도 멋지다고. 넌 너만의 영화 취향과 책 취향이 생길 텐데 꽤 괜찮을 거라고. 앞으로 조금 착하기도, 조금 못되기도 한 사람들을 고루 만나게 될 테지만 너도 누군가에게는 그런 사람일거라고. 내가 두서없이 이런 말을 늘어놓으면 신림동의 그 아이는 웃어 주겠지. 잘 웃는 아이니까. / 102p

 

 

문득 몇 년 전 아버지가 새 지갑을 사 주겠다며 나를 억지로 끌고 가신 일이 생각난다. 차라리 돈으로 달라는, 현금에 눈먼 자식의 애원도 묵살하고 카드 지갑과 장지갑, 이렇게 두 개나 사 주셨다. 지금 떠올려 보니 그날 아버지의 이상한 고집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사업이 어려워져 갓 성인이 된 딸에게 새 지갑을 선물하지 못했던 것이 이 아저씨의 마음에 걸려 있었던 게 아닐까. 그렇게 각자의 사정으로 허튼 돈을 쓰게 되는 게 아닐까. 이 글을 적으며 책상 위의 지갑을 멋쩍게 쳐다본다. 이건 아빠의 스티커였다. 아빠의 문방구 스티커 코너였다. / 148p

 

 

우리는 사이좋은 자매가 될 수 있었다. 그럴 수 있는 순간들이 함께 자라는 과정 곳곳에서 울리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은 지났고 동생은 자랐다. 나의 사춘기가 끝났을 때 동생의 사춘기가 시작된 것처럼, 우리는 수학 시간 칠판에 그려진 평행선처럼 각자 끝없이 길게 자라고 있었다.

그래도 다시 그때처럼 전화벨이 울렸으면 좋겠다. 너의 이름을 확인한 나는 부드러운 표정을 지을 것이다. 오늘 학교는 어땠냐고, 무슨 일이 있었냐고, 언니는 오늘 이런 일이 있었다고 시시콜콜한 얘기를 나누고 싶다. / 202p

 

 

 

 

 

 

 

 

   문득 초등학생 시절, 동생이 교실 앞에 자주 찾아오던 게 생각난다. 같은 반 남학생들이 동생 특유의 머리 스타일을 보고 “황무스”라고 놀리곤 했는데, 나는 그게 싫어서 동생이 찾아오지 않길 바랐다. 때문에 눈이 한 가득 내렸던 날, 하필 운동장을 가로질러갔던 동생의 바지가 흠뻑 젖어서 내 교실까지 찾아와 눈을 슬쩍 보였을 때 따뜻한 말을 해주지 못했던 게 아직까지도 마음에 남아 있다. 왠지 오늘은, 너도 그 때를 기억하냐며 동생에게 전화를 걸고 싶다. 미안했다는 말은 차마 하지 못할 것 같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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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비즈니스 Untact Business - 100년의 비즈니스가 무너지다
박경수 지음 / 포르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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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돌파하고 새로운 시장에 맞설 뉴 비즈니스 전략을 설계하라!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감각과 언택트 비즈니스 환경을 위한 인사이트!

 

 

   코로나19가 전 세계의 패러다임을 급격히 전환시켰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시대가 나뉠 만큼 우리의 삶은 너무도 달라졌다. 특히나 비즈니스 환경에 있어서만큼은 대응 수준을 넘어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사고방식을 철저히 바꾸는 노력이 요구되었다. 이미 코로나19가 촉발시킨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거나 과소평가한 기업들은 위기를 맞았다. 100여 년 이상 미국인들의 사랑 받아온 백화점 J.C. 페니가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2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브리태니커도 마찬가지다. 우수한 인재가 없어서도 아니고 변화를 인지하지 못한 것도 아니었던 그들이 급격한 위기를 맞이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트렌드 분석가이자 경영컨설턴트인 『언택트 비즈니스』의 저자 박경수는 이 위대한 기업이 무너진 이유에 대해, 기존의 성공방정식으로 위기를 넘어설 수 있다는 안일한 생각이 몰락의 길로 들어서게 만들었다고 지적한다. 지금은 그저 변화에 적응하는 것만으로는 절대 살아남을 수 없다. 기존의 사고를 뛰어넘는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한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언택트 솔루션으로 돌파하라

 

 

 

   『언택트 비즈니스』는 코로나19로 가속화된 언택트 시대에 맞서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경영전략서다. 큰 틀에서는 코로나19가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고, 그것이 비즈니스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분석한다. 특히 디지털 비즈니스 라이프에 초점을 맞춰, 비접촉·비대면 환경이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고, 디지털 기술과 결합하여 어떤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검토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네 가지의 주요 키워드를 제시하며, 각 키워드와 연결되는 뉴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한다. 바로 ‘홈 블랙홀’, ‘핑거 클릭’, ‘취향 콘텐츠’, ‘생산성 포커스’가 그것이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그의 저서 《블랙 스완》에서 “우리는 극단의 왕국에 속하는 문제를 다루면서도 이것이 평범의 왕국에 속한 것인 양 다룬다.”고 말했다. 이제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그저 평범한 세상이 아니다. 앞으로의 변화는 누구도 예측하기 쉽지 않다. 과거에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는 이렇게 대응했으니 이번에도 이렇게 하면 될 것이란 예측은 틀리기 쉽다. 또 이런 일은 절대로 일어날 수 없다, 라는 생각 또한 마찬가지다. 검은 백조는 언제나 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변화가 일상이 된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 30p

 

 

분명한 건 코로나19라는 위기가 잠시 잘 대처했다고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코로나19가 경기를 침체시켜 교육, 의료, 금융, 정치 등의 분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야 한다. 이런 영향이 궁극적으로 삶의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지, 이에 따라 부상하거나 쇠퇴하는 비즈니스가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 이런 위기 속에서도 성장하는 비즈니스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 33p

 

 

 

   홈루덴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홈루덴스는 홈과 놀이를 뜻하는 루덴스가 합쳐진 신조어로 집에서 모든 것을 즐기려는 사람을 뜻한다. 영화·드라마 정주행, TV시청, 휴식, 커피만들기·마시기(홈카페), 인터넷 쇼핑, 독서, 홈트 등 언택트 시대의 도래에 따라 이제 집은 단순히 휴식의 공간을 뛰어넘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이에 저자는 기존의 IT 기술에 집중한 스마트홈보다 집의 역할에 집중한 홈스마트, 즉 홈 블랙홀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핵심 비즈니스 콘셉트가 될 것이라 전망한다. 이에 유튜브, 넷플릭스와 같이 동영상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OTT 서비스, 집밥의 고통을 해소해 준 가정간편식, 격리되면서 나타난 고립감과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한 마음관리 서비스, 다이어트 및 건강관리를 위한 홈트레이닝 서비스, 각종 셀프 제품과 키트를 활용한 홈 라이프 서비스 등을 소개하면서, 보다 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에 중점을 둔 서비스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콘텐츠는 무료라는 인식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앞으로 시장을 주도할 세대는 콘텐츠가 유료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앞선 조사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10대 또한 구매력이 낮지 않다. 이제는 그에 걸맞은 질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존 방송 가입을 해지하고 인터넷 플랫폼으로 사람들이 이동하는 코드커팅의 시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빈지왓칭하게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이다. / 61p

 

 

 

 

 

  두 번째 키워드, 핑거 클릭은 언택트 시대로 더욱 가속화된 온라인 기반 서비스를 의미한다. 이제는 디지털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시대인 만큼, 책에서는 우리가 디지털로 무엇을 하고 거시적으로는 각종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공유경제의 대표적인 모델이었던 우버, 에어비앤비 등이 위기를 맞은 상태에서 공유 비즈니스가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으로 프라이빗 서비스의 도입을 제시하고, 고객참여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몰입 및 경험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라이브 커머스의 중요성, 스마트 디바이스를 활용한 교육 콘텐츠 제공 서비스,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치료제에 대한 방향성도 함께 소개한다.

 

 

 

이런 공유경제는 사람들의 가치와 생활양식의 변화에 따라 급성장했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로 급격한 위기에 처했다. 그 이유는 기본적으로 공유경제가 오프라인 중심의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서비스 이용의 편리성을 제고하기 위해 스마트 디바이스를 활용하지만, 기본적으로 현재의 공유경제는 기존 오프라인 서비스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한다. 그래서 코로나로 사람들이 많이 모이거나 다수의 사람이 이용한 오프라인 중심의 공유경제가 위협 받고 있는 상황이다. / 96p

 

 

디지털 치료제는 정부의 규제로 시장이 발달하지 않아 아직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디지털 전환과 함께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우리는 집에서 자신의 질병을 치료하거나 건강관리를 위해 병원에 가지 않고도 스마트폰 앱을 통해 진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우울증, 불면증, 만성질환 등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질병부터 말이다. / 111p

 

 

 

   세 번째 키워드는 취향 콘텐츠다. 저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사람들은 취향 중심으로 자신의 삶을 설계할 것이라며, 비즈니스 면에서 취향을 다루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점점 높아질 것이라 전망한다. 특히 생활 제품, 각종 비즈니스 그리고 개인의 콘텐츠를 판매하는 구독 서비스의 활성화, 기업 브랜드와 캐릭터,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을 통한 차별화된 마케팅 등 랜선 뒤에 숨은 개인의 취향을 공략한 비즈니스의 미래를 조망한다. 끝으로 네 번째 키워드인 생산성 포커스를 통해서는 비대면 중심의 기업 활동으로 인해 생산성 이슈가 부상한 지금, 인공지능과 언택트 솔루션, 로봇 등이 기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아울러 코로나19의 불확실성, 언택트라는 특성에 맞춰 리더십, 데이터, 고객 경험, 생산성, 조직문화가 갖는 전략적 의미를 살펴본다.

 

 

 

이제 누구든 자신의 채널을 가질 수 있고, 자신의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다. 그 콘텐츠가 누구의 것이든 말이다. 이런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은 “전문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지식 콘텐츠를 전달하는 비즈니스에서 인플루언서는 새로운 혁신이 되었다. 단순히 전문가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알리는 것 외에도 어떻게 구독자나 팔로워나 커뮤니케이션할 것인가의 문제다. 지식 전달보다 공감대 형성이 우선되었다. / 169p

 

 

오프라인 사업이 디지털로 전환될 때 고객 경험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고객에게 전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 그 가치는 오프라인과 같은가, 다른가? 고객이 디지털 속에서 어떤 경험을 하게 할 수 있을까? 공간을 체험하지 못할 때, 고객들은 어디에서 디지털 경험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까? 오프라인의 고객 경험을 느끼고 싶은 고객은 어디서 그 욕구를 해결할까? 이 모든 질문이 언택트 시대에 우리가 던져봐야 할 사항이다. 단순히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융합한다는 생각을 넘어 고객 경험과 가치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 224p

 

 

 

 

 

 

   저자는 코로나19는 누군가에게는 공포이자 위기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핵심은 내가 위기의 포지션에 서는가, 아니면 기회의 포지션에 서는 가다. J.C. 페니나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처럼 능동적 타성에 빠져 위기의 포지션에 선다면 미래는 더욱 불확실해지겠지만, 넷플릭스나 아마존처럼 기존의 틀을 깨부수고 기회의 포지션에 선다면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래는 밝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또 다른 기회로 삼을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한다. 비즈니스뿐만 아니다. 급격한 변화의 시대 속에서 나는 무엇을 집중해야 하는지 이 책으로 하여금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로 삼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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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리주의 현대지성 클래식 31
존 스튜어트 밀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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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사상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던 밀의 공리주의!

일독이 아닌 재독, 삼독을 권장할 만한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철학서!

 

 

   공리주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이와 같은 말은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 ‘만족한 돼지보다는 불만족한 인간이 되는 것이 더 낫다’, ‘만족하는 바보보다는 불만족한 소크라테스가 되는 것이 더 낫다’. 비록 이전에는 공리주의의 개념과 그것이 지향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다 하더라도, 공리주의에 대해 조금만 들여다보면 많은 철학자들을 비롯해서 현대 사회를 뒷받침하는 여러 제도와 사상 등에 놀라울 정도로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더욱이 창시자인 제러미 벤담에 이어 공리주의를 전개하고 발전시키는 데 지대한 공헌을 이룬 존 스튜어트 밀은 서양 철학에서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칸트와 더불어 4대 윤리사상가로 손꼽히지만 그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대표 저서인 『자유론』을 비롯하여 『공리주의』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꼭 읽어봐야 할 대표 철학서 중에 하나임에 틀림없다. 한 번 만에 읽고 이해하기에는 다소 어렵고 난해한 구석이 있지만, 번역가의 꼼꼼한 해제와 작품해설의 도움을 받아 차근차근 접근해보자.

 

 

 

 

 

 

공리주의는 곧 행복주의다

 

 

 

   공리주의의 개념을 이해하기에 앞서 우리는 공리의 뜻을 먼저 짚어볼 필요가 있다. 흔히 공공의 이익을 가리키는 공리(公利)를 생각하기 쉬운데, 공리주의의 공리(功利)는 다른 목적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이 책의 번역가인 이종인은 작품 해설을 통해 공리주의라는 말은 이미 너무나 널리 알려져서 다들 그렇게 사용하고 있지만, 사실 공리에 해당하는 원어는 ‘utility’ 즉, 효용이라고 설명한다. 가령 우리가 경제학 개론 시간에 배웠던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에서 보듯이 어떤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약발”을 뜻한다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밀이 거듭 주장하는 인간 행위의 유일한 목적인 ‘행복’을 얻기 위해 도움이 되는 것을 뜻하는 말로, 공리를 통하여 행복으로 간다는 의미에서 공리주의를 행복주의로, 공리를 행복으로 읽어도 무방하다고 말한다.

 

 

 

 

 

 

   밀은 자신의 저서 『공리주의』를 통해 공리주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고, 공리주의와 공리주의가 아닌 것을 서로 구분하며, 공리주의를 오해하거나 잘 모르는 데서 오는 여러 가지 실제적인 반대 의견들을 반박함으로써 자신의 주장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한다. 이를 테면 공리주의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함으로써 개인의 쾌락과 사회 전체의 행복을 조화시키려는 사상이라는 점에 있어, ‘쾌락’을 ‘돼지에게나 어울리는 윤리’라고 비난하는 왜곡된 의견에 대해서는 “물질적 쾌락의 양이 아니라 정신적 쾌락의 질을 우위에 둘 것”을 주장한다.

 

 

 

   또 공리주의가 인간 행위의 규칙이요 원칙으로 정의하는 행복을 두고 ‘인간은 행복 없이도 살아갈 수 있고, 인생과 인간 행위의 합리적 목표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의견에 대해서는 “행복은 누구나 욕망하는 것이고, 행복 이외의 것은 욕망의 대상이 될 수 없고, 그리하여 사회는 개인들의 집합체이므로 일반 행복(사회 전체의 행복)이 모든 행동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행복은 선이고, 각 개인의 행복은 그 개인에게 선이며, 따라서 그 개인들을 모두 모아놓은 집단에도 선이 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렇듯 밀은 공리주의의 창시자이자 스승인 벤담이 ‘양적 공리주의’와 ‘법률에 의한 정치적 제재’를 중시한 것과 달리, 인간은 동물적인 본성 이상의 능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질적으로 높고 고상한 쾌락을 추구한다는 뜻에서 ‘질적 공리주의’를 강조한 것은 물론 ‘양심의 내부적인 제재’가 되는 인간성을 더욱 중시한다.

 

 

“어떤 행위가 행복을 증진시켜주는 것이라면 그 증진의 정도에 비례하여 옳은 행동이 되며, 만약 불행을 증진시켜주는 것이라면 그 증진의 정도에 비례하여 그른 행동이 된다.” 여기서 말하는 행복은 어떤 의도된 쾌락이며, 고통이 없는 상태이다. 반면에 불행은 쾌락 없음과 고통을 의미한다. / 21p

 

인간은 지적 감각을 상실하면 고상한 열망을 잃어버리게 된다. 왜냐하면 지적 능력을 훈련시킬 시간과 기회가 없으면 자동적으로 열망이 시들기 때문이다. 그리되면 인간은 저급한 쾌락에 몰두하게 된다. 그들이 그것을 특별히 좋아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그것이 접근 가능한 유일한 것이고 좀 더 오래 즐길 수 있는 쾌락이기 때문이다. 고상한 쾌락과 저급한 쾌락을 둘 다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진심으로 혹은 평온한 마음으로 저급한 쾌락을 더 좋아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으리라 본다. / 28p

 

나는 여기서 되풀이하여 말한다. 공리주의를 공격하는 사람들은 부당하게도 결코 인정하지 않지만, 인간 행위의 옳음을 증명하는 공리주의의 기준(행복)은 행위자 자신의 행복이 아니라 그와 관련된 모든 사람의 행복이라는 사실이다. 공리주의는 어떤 행위자가 그 자신의 행복과 남들의 행복 사이에서, 공평무사하고 자비로운 구경꾼처럼 공정하게 행동하기를 요구한다. (중략) 공리주의는 다음 두 가지 사항을 실천할 것은 요구한다.

첫째, 사회의 법률과 제도는 모든 개인의 행복(혹은 좀 더 현실적으로 말해서 이해관계)을 사회 전체의 이해관계와 최대한 일치시키도록 해야 한다.

둘째, 인간의 성격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교육과 여론은, 그 막강한 힘을 사용하여 각 개인의 마음속에 개인의 행복과 사회 전체의 공동선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굳건한 생각을 심어놓아야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러하다. 각 개인의 행복은 보편적 행복이 요구하는 바 적극적이고 소극적인 온갖 행동 양식의 구체적 실천과 일치해야 한다. / 40p

 

 

 

 

 

 

   끝으로 밀은 공리주의 윤리에 있어 ‘정의’야말로 다른 어떤 것보다 더 중요하며, 따라서 더욱 절대적이고 명령적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마지막 5장을 통해 정의의 어원을 살펴보고 정의와 불의를 구분하는 5가지 기준 및 평등과 불평등의 문제를 통해, 오늘날 우리가 가장 사회적으로 민감하게 생각하는 정의와 공정성의 문제를 보다 깊이 고민해보게 한다. 이렇게 『공리주의』는 공리주의가 생활 속의 구체적 사례에 어떻게 적용되고, 어떤 합리적 근거가 있는지를 제시하여 사람들이 공리주의를 용인하거나 거부하는 자료로 삼게 하되, 사람들이 공리주의라는 사상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말에서 알 수 있듯 밀은 자신의 주장을 인간의 문제들을 최종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이상적인 조건들이라 단언하지 않고, 어떤 핵심적 문제들에 대하여 보편적 동의를 얻어내려고 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영국의 사상가 이사야 벌린은 “밀이 인간성을 파악해 들어가는 방식은 공리주의적인 관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콜리지를 통해서 알게 된 독일의 관념론, 더 나아가 칸트의 도덕 사상, 그리고 멀게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행복 사상도 수용하려고 애쓴, 포괄적이면서 신축적인 사상 체계를 갖추었다”고 말한다. 가변적이고, 포괄적이며, 비결정적이고, 신축 유연한 태도가 밀 철학의 장점이며 오늘날까지도 살아남은 배경이라는 것이다. 성인이 된 후에 아버지 제임스 밀의 교육에 과감히 반기를 들고, 콜리지와 낭만주의자들의 가치를 과감히 수용할 수 있었던 것이 그가 독특한 사상 체계를 가진 실용 사상가로 거듭날 수 있게 한 원인으로 보인다. 이는 책의 말미에 추가로 수록된 저자의 생애와 저작의 배경 등을 통해서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정의라는 개념은 두 가지 사항, 즉 행동 규칙과 그 규칙을 승인하는 감정을 필요로 한다. 첫 번째 것은 모든 인류에게 공통되며, 인류의 공동선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두 번째 것은 그 규칙을 위반한 자에게 처벌을 바라는 심리이다. 이 두 가지 외에 규칙 위반자 때문에 피해를 본 사람이 있고, 또 가해자의 행동으로 인해 피해자의 권리(이 사례에 적합한 표현을 해보자면)가 침해되었다는 전제가 있다. / 105p

 

 

각자의 공과에 따라 선은 선으로 보상하고, 악은 악으로 억압하는 것은 의무의 행위이다. 따라서 우리는 모든 사람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 우리에게 잘 대해준 사람에게 역시 잘 대해주어야 하며(물론 이보다 더 높은 의무가 공평한 대우를 금지할 때는 예외가 되겠지만), 사회 역시 사회를 위해 잘한 사람들을 잘 대해줌으로써 보답해야 한다. 이것이 최고 수준의 추상적인 사회 정의와 분배 정의이다. 이런 정의를 구현하기 위하여 모든 사회 제도들과 덕성스러운 시민들의 노력이 함께 경주되어야 한다. / 120p

 

 

 

 

 

  앞서 말했듯 『공리주의』는 한 번에 쉽게 읽히는 책이 아니다. 밀의 언어가 라틴어 명사의 격변화와 동사변화를 교묘하게 활용하면서 글 쓰는 사람이 언어 다루는 능력을 과시하도록 권장하는 고대 로마의 수사법을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번역가는 이 책을 소설이나 에세이를 읽듯이 번역본을 읽기보다 적어도 세 번을 읽어보길 권장한다. 개인적으로는 밀의 생애와 작품 해설을 다룬 부록을 먼저 읽어본 다음 본문을 읽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하다. 혹은 철학을 주제로 한 인문 서적에서 요약된 설명을 병행해서 함께 읽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공리주의의 핵심 원리인 행복, 공정성, 분배와 정의, 평등과 불평등의 문제는 여전히 현대 사회 곳곳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 만큼 이 책으로 하여금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한 그의 사상을 통해 ‘철학하는’ 계기로 삼아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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