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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 밖에서 놀게 하라 - 세계 창의력 교육 노벨상 ‘토런스상’ 수상 김경희 교수의 창의영재 교육법
김경희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평점 :

가정에서부터 시작하는 창의력 교육의 시작!
우리 아이를 미래의 창의영재로 육성하기 위한 부모 교육의 지침서!
유발 하라리는 “현재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의 80~90%는 아이들이 40대가 되었을 때 전혀 쓸모없는 것이 될 확률이 높다”라고 말한다. 아이들이 수업 시간이라는 틀 안에서 배운 것보다 휴식 시간과 같은 틀 밖에서 배운 것이 더 유용해질 것이라는 말이다. 미래에는 우리가 알던 대부분의 직업이 사라지고,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전혀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에는 어떤 사람이 세상을 움직이고 세상을 바꾸는 인재가 될까? 『틀 밖에서 놀게 하라』의 저자는 바로 ‘창의력’을 갖춘 사람이라고 말한다. 세계 창의력 교육 노벨상 ‘토런스상’을 수상하고 창의영재 교육법의 세계 최고 권위자인 그녀는 창의력이야말로 아이의 미래를 위한 가장 큰 선물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우리의 교육 현실은 어떠한가? 아이러니하게도 ‘창의적인 인재’, ‘융합형 인재’, ‘틀에 박히지 않은 사람’을 원하는 세상과 달리 우리의 아이들은 놀이부터 학습 공간, 경험까지 모든 것이 점점 더 틀 안으로 갇히고 있다. 교과서에 쓰여 있는 내용을 주입하고, 정답이 아니면 오답인 단순하고 이분법적인 사고방식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교육제도는 아이가 공부를 일처럼 하게 만들고, 그 틀 안에 갇힌 아이를 평생 ‘일’만 하는 사람으로 자라게 한다. 이처럼 많은 한국 엄마들이 과거 세대의 공부법, 입시법, 생존법을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그대로 강요하고 있는 현실 앞에서 저자는 아이의 미래가 걱정된다면 지금부터라도 기를 쓰고 창의력을 길러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갈 내 아이를 위한 제1선택은 엄마의 ‘창의력 교육’이라고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틀 밖에서 놀게 하라』는 아이의 창의력 계발을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교육법을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부모의 태도’와 ‘가정의 풍토’를 강조하며 모든 엄마와 아빠가 쉽게 실천할 수 있을 만한 지침들로 이루어져 있어 우리 아이 교육의 좋은 참고서가 된다.

아이를 창의영재로 키우는 토양을 만들어주세요
모든 아이는 각기 다른 잠재력을 가지고 태어난다. 잠재력은 창의력의 원천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자라면서 부모나 선생님, 사회의 틀에 의해 잠재력이 깎여지고 사라진다. 창의력 연구의 권위자인 저자는 창의력을 어떻게 키울지 만큼이나 어떻게 하면 아이의 타고난 창의력을 살릴 수 있을지를 오랫동안 연구했고, 이른바 ‘창의적 CAT 이론’을 완성하여 우리 아이를 창의영재로 키울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여기서 말하는 ‘창의적 CAT 이론’은 창의적 풍토 만들기, 창의적 태도 기르기, 창의적 사고 응용하기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 1부에서는 가장 중요하지만 부모의 작은 노력으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창의적 풍토 만들기’와 ‘창의적 태도 기르기’를 안내한다. 여기에서는 사과나무에 우리 아이들을 빗대어 밝은 햇살(Son), 세찬 바람(Storm), 다양한 성분의 토양(Soil), 자유로운 공간(Space)으로 지칭되는 4S를 통해 이것을 골고루 잘 조성하면 아이가 창의영재로 성장할 수 있는 27가지 태도를 갖추게 된다고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굳어버린 일과에 변화 주기_
아이의 일상을 목록으로 작성해본다. 그리고 아이의 일상 목록을 함께 훑어보면서 어떤 일과에 변화를 줄 수 있을지 아이에게 선택하도록 하자. 이때 아이의 생산성을 높여주고 편안함을 주는 습관은 유지하는 게 좋다. 하지만 아이가 불안과 게으름, 의욕 상실로 하지 못하는 일이 있거나 습관적이고 무의식적으로 하는 일이 아이의 새로운 경험을 방해한다면 변화를 주어야한다. 이때 아이가 어떤 패턴이나 일상과 행동을 바꾸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면 아이에게 왜 그 변화가 두려운지 묻고, 함께 해결방안을 찾아보도록 한다. / 51p
자신만의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기_
우선 아이가 미래에 자신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그려보게 하자. 그리고 종이에 적어 놓고 매일 보게 한다. 또 ‘할 일 노트’를 만들어 사소한 것이라도 목표를 이루기 위한 일을 일기처럼 적게 하는 것도 좋다. 목표를 달성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것을 포스트잇에 하나씩 적어 벽에 붙여보고, 그것을 해결할 방법이 떠오르면 해결법을 적은 포스트잇으로 바꿔 붙이는 것도 목표 의식 태도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의도적으로 한계를 설정하거나 조건을 정해서 그것을 극복해보는 활동을 하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재활용품을 이용해서 24시간 안에 무언가를 만들어내기, 어떤 그림을 그리는 데 정해진 색만 사용하기, 플라스틱과 종이를 반드시 사용해서 창작물 만들기처럼 말이다. / 109p


첫 번째, 햇살 풍토는 우리 아이를 긍정적으로 자라게 하는 힘이다. 여기서 설명하는 긍정적 태도, 크게 보는 태도, 즉흥적 태도, 유머러스한 태도, 열정적 태도, 호기심 많은 태도를 통해 아이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세상을 보고 배움을 놀이처럼 즐기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두 번째, 바람 풍토가 만들어지면 아이는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설사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우뚝 서며 전문성을 쌓게 할 수 있다. 여기서는 목표 의식 태도, 철저한 태도, 자기 효능 태도, 독립적 태도, 불굴의 태도, 위험 감수 태도, 끈기 있는 태도, 불확실 수용 태도를 기를 수 있다. 세 번째, 토양 풍토를 통해서는 아이가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전문성을 교류하는 법을 배운다. 다문화적 태도, 전략적 태도, 개방적 태도, 복합적 태도, 멘토를 찾는 태도를 기를 수 있게 한다. 끝으로 네 번째 공간 풍토에서는 아이가 톡톡 튀는 생각으로 색다른 것을 만들어내는 법을 소개한다. 여기서는 감성적 태도, 공감하는 태도, 재고하는 태도, 자기 주도적 태도, 공상하는 태도, 튀는 태도, 양성적 태도, 당돌한 태도를 기를 수 있다.
결과보다 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칭찬하기_
아이에게 “잘했어!”라며 결과만을 가지고 칭찬하지 말고 “사소한 것까지 신경을 많이 썼구나.” 또는 “이런 부분을 아주 열심히 했구나.”와 같이 아이가 들인 노력을 칭찬하자. 또 “최선을 다하렴.”, “착하네!”라고 말하거나 그저 똑똑하다고 칭찬하기보다는 “이번 수행평가에서 네가 조원들의 의견 정리 역할을 맡은 건 네가 리더십이 있는 사람이라는 이야기네.”, “조원들이 잘 따라올 수 있도록 과자에 어려움이 없는지 먼저 물어보는 것도 좋겠다!”와 같이 명확하게 칭찬하거나 조언하자. 만약 아이에게 지적을 해야 하는 경우라면 거짓말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는 경우에 한해서 지적하는 것이 좋다. 아이 자체가 아닌, 행동에 대해서만 평가하는 것이다. / 121p
무조건적인 칭찬은 해가 된다_
첫째, 미소, 포옹, 쓰다듬기와 같이 신체적인 애정을 표현한다. 둘째, 솔직하게 칭찬한다. 아이의 불평을 피하거나 아이와 화해하기 위해 칭찬하지 말자. 아이를 혼낸 뒤 미안한 마음으로 칭찬하거나 아이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칭찬해서도 안 된다. 부모가 잘못 말하거나 생각한 것을 시인하기 위해, 아이의 행동을 조종하기 위한 칭찬 또한 금물이다. 셋째, 아이의 과제나 프로젝트가 학습 목표나 기대치를 넘었을 때 그 과제물 혹은 창작물을 아이의 눈높이에 맞는 곳에 걸어두거나 어딘가에 전시하면서 칭찬한다. 넷째, 한 과제에서 뛰어난 아이가 어쩌다 그것을 잘 해내지 못했을 때는 무엇을 어떻게 못했는지 구체적인 의견을 준다. / 124p
여기에서 인상적인 대목 중에 하나를 꼽자면 아이가 집중할 수 있는 것에 몇 시간이고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라는 부분이었다. 예를 들어, 동물원에 갔을 때 아이가 기린만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다면, 다른 동물도 보라고 다그칠 것이 아니라 만족할 만큼 관찰할 수 있게 기다려주라는 것이다. 아이의 호기심은 촛불과 같아서 방해하면 금세 꺼져 버리기 때문이다. 이때 저자는 아이에게 기린의 어떤 점 때문에 그토록 오래 지켜봤는지 묻고, 아이의 구체적인 대답을 들어보라고 말한다. 또 이미 만들어진 상황을 누리는 것에서 벗어나 그게 몇 시간이 걸리든 방해하지 말고 새로 뭔가를 만드는 창작 과정에 몰두할 수 있게 도와주라고 덧붙여 말한다. 그간 아이를 위해 간답시고 동물원이나 미술관, 과학관을 찾을 때면 다음 일정 혹은 다른 전시실을 관람해보자는 이유로 아이가 유독 호기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을 엄마인 내가 곧잘 방해하곤 했던 것을 떠올리니 새삼 미안해졌다.
답이 없는 문제를 풀기_
세상에는 답이 없는 문제들이 있다. 답이 여러 개인 문제들도 있다. 정해진 답이 없다는 것은 아이 또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해주자. 새로운 연구결과에 따라 답은 언제나 변할 수 있음을 알려주고 아이가 해당 주제에 관해 더 깊이 질문할 수 있게 하자. 이를 연습하기 위해서는 정답이 없고 불확실하거나 애매모호한 과제를 탐구하게 하는 것이 좋다. 여러 가지 답이 있는 생활 속 문제를 풀면 아이가 어떤 해결책도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지속적으로 더 나은 해결책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 150p
고집 있는 아이로 키우기_
고집은 아이의 자기 주도적 태도와 연결되어 있다. 고집 있는 아이들은 남의 것을 그대로 모방하지 않으며, 타인의 정서적 지지를 받아도 그것에 오롯이 의존하지 않는다. 그래야 자신의 행복이 남에 의해 좌지우지되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의 행복은 스스로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자기 결정권이 얼마나 많으냐에 따라 결정된다. 아이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서 자기 결정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자. 이것이 진짜 행복한 아이를 키우는 방법이다. / 226p



2부에서는 혁신을 이루기 위해 기존의 지식이나 기술을 활용해서 가치 있고 색다른 것을 만드는 ION 사고력을 소개한다. ION 사고력은 ‘틀 안 전문성’, ‘틀 밖 상상력’, ‘틀 안 비판력’, ‘새 틀 융합력’의 4가지로 구성되는데, 틀 안 전문성은 틀 안, 즉 관심 분야 안에 있는 철저하고 심오한 지식이나 기술 그리고 경험을 의미한다. 이는 교육과 훈련을 통해 특정 지식이나 기술을 익힌 다음 그것을 응용하거나 다른 상황에 적용해보는 등 풍부한 경험을 쌓으면서 해당 분야를 마스터할 수 있다고 한다. 틀 밖 상상력은 어떤 느낌이나 형태를 시공간을 초월해서 머릿속에 그려보는 과정으로 ‘색다른 것’을 만드는 힘이다. 또 틀 안 비판력은 자신의 의견만 감정적으로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분석과 평가를 통해 정보를 이해한 뒤 문제 해결력을 키우는 힘이다. 끝으로 새 틀 융합력은 여러 아이디어를 크고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고 새 틀 안에 결합해 더 나은 결과물로 정제하고 홍보하는 힘이다. 이렇듯 어릴 때부터 자신의 흥미 분야에 관한 전문성을 키우면서 ION 사고력을 계발하면 앞으로 펼쳐질 세상에서 요구하는 혁신적인 아이, 즉 창의영재로 자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다방면으로 생각하는 기술, 유연한 상상력 키우기_
둘째, <워 호스>라는 연극은 인간의 전쟁을 말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어떤 사건을 다른 사람이나 동물, 사물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야기해보자. ‘우리집 시계가 우리 가족을 본다면?’과 같은 일상적인 사물의 관점도 좋은 이야기 소재다. 매번 다른 위치와 방향에 놓인 의자에 앉아 물건이나 사람을 관찰하거나 매번 앉아서 보던 것들을 바닥에 누워서 보는 등 다른 각도에서 사물을 보는 연습을 해야 한다. 어떤 디자인이나 사진, 그림을 거꾸로 뒤집어서 보거나 새로운 방향에서 보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오리를 뒤집으면 토끼가 되는 그림 같은 것을 보면서 일반적인 면과 다른 부분을 보는 눈을 키울 수 있다. 여러 가지 각도를 틀어서 봐야만 풀 수 있는 퍼즐을 해보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293p


거듭 당부하길 저자는 아이의 창의력을 위해서는 부모의 행동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영재를 위한 교육을 시작하는 행동력 말이다. 이때 자유와 여유 속에서만 아이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무엇에 흥미를 느끼는지 찾을 수 있다고. 그간 아이가 부리는 고집을 쓸데없는 고집이라 내 멋대로 판단하고, 다양하게 경험해보게 하는 것을 명목으로 몰입해서 체험하는 것을 방해하고, “원래 그런 거야~” 라며 어른의 굳은 사고방식을 강요하지는 않았는지 이 책을 보면서 되돌아보게 되었다. 아이가 집에서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고, 즐겁게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창의적인 사고뿐 아니라 아이가 자신이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 탐구하는 자유와 여유를 주는 부모가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