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만 헤어져요 - 이혼 변호사 최변 일기
최유나 지음, 김현원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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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이별, 그 기로 앞에 선 이들의 입장을 대변해주는

이혼 전문 변호사의 진솔하고도 유쾌 짠내 가득한 공감툰!

 

 

   “4주 후에 뵙겠습니다.”

   KBS에서 방영했던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에서 꼭 나오던 대사다. 가사소송법 제50조를 살펴보면 이혼사건에 대해서는 반드시 조정을 거쳐야 한다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드라마에서 나오듯 가정 법원의 조정실에서 양쪽 당사자들과 변호사들이 나와서 재판이 판결까지 가지 않고 서로의 합의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시간 동안 상대방의 입장을 들어봄으로써 새삼 몰랐던 서로 생각을 이해하게 되기도 하고, 이미 좁힐 수 없는 서로의 입장차이가 끝내 이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영원할 것 같았던 둘이 하나가 된 삶, 한때는 죽고 못 살만큼 사랑했을 텐데 언제부터 서로에게 고통을 주는 존재가 되었을까. 한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낳게 되면서 결혼이라는 무게를 크게 느끼는 요즘, 서로에 대한 배려와 사랑이 아니라면 이 무게를 무엇으로 감당할 수 있으려나 한 번씩 벅차게 느껴질 때가 있다. 아마도 많은 부부들이 이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서, 종내에는 숨이 막힐 지경에 이르러 이혼을 결심하는 것이리라. 모든 로맨스 소설과 드라마가 그러했듯 결혼이 인생의 해피엔딩인 줄로만 알았는데, 두 사람이 하나가 되어 그것을 오랫동안 지속하며 살아가는 일이 이토록 어렵고, 또 어려운 일인 줄은 결혼 전엔 미처 몰랐다.

 

 

 

사랑과 이별, 가족에 대한 이해로 나아가는 따뜻한 이야기

 

 

   <우리 이만 헤어져요>는 ‘이혼 변호사 최변 일기’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이혼 전문 변호사가 직접 겪은 일을 바탕으로 한 법정 웹툰이다. 실제 변호사인 작가가 수많은 의뢰인을 만나 이혼 상담을 하며 그들을 돕거나 때로는 이혼을 막기도 하면서 이혼 전문 변호사로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아낸 한 편의 법정 드라마 같기도 하다. 이미 16만 팔로워를 모으며 인스타툰 최고의 화제작이라 손꼽히는 만큼 결혼과 현실, 이혼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들을 따뜻하면서도 공감어린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책의 1장에서는 이혼 변호사가 된 계기와 변호사 되어 겪은 갖가지 시행착오의 순간들을 다룬다. 이어 2장은 변호사 초창기 시절로, 의뢰인의 변호를 위해 좌충우돌하는 순간과 그 속에서 진정성 있는 위로를 건네는 모습들을 담아낸다. 3장에서는 이혼 전문 변호사로 거듭나며 자기 목소리를 내본 적 없는 이들에게 당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찾아주고, 그 속에서 느낀 점들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마지막 4장에서는 결혼과 이혼에서 나아가 인생에 대한 의미들을 생각해볼 수 있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전개한다. 자칫 이혼이라는 주제로 인해 무겁고 어둡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귀엽고 부드러운 느낌의 그림체에 곳곳에서 짠내 풍기는 유머 코드까지 갖추고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드라마 속 변호사들은 딱 한 사건만 맡는다. 그런데 현실의 변호사들은 동시에, 적게는 1인당 30건 많게는 70~80건씩 사건을 진행한다. 의뢰인과의 소통을 잘 해 나가면서 내가 해야 하는 서면 업무, 상대방 변호사와의 합의 업무, 새로운 건에 대한 상담 업무 들을 해 나가려면 우선순위가 있어야 했다.

따뜻한 위로를 드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똑같은 설명을 여러 번 반복할 시간에 의뢰인의 권리를 위해 판례 한 줄이라도 더 찾아보는 게 낫기도 하다. 그렇다 보니, 소송을 진행하며 “변호사님 정말 따뜻하다, 감사하다” 하는 소리도 듣지만, “변호님 너무 차갑다”는 소리도 동시에 듣는다. 그럴 수밖에 없고, 그래야 한다. / 37p

 

 

 

 

 

 

   “세상에 어떤 남자가, 여자가 꼬시는데 안 넘어가요?! 꼬시는 여자가 문제지, 넘어가는 남자가 문젠가! 난 그래도 가정을 지키잖아요!!”

   “합의는 무슨. 난 돈 못 줘요. 내 돈으로 집에서 퍼질러 있으면서 한 것도 없는데.”

   “애가 밤새 우는 데도 자는 척만 한다니까요?! 누군 안 피곤한가?! 저번엔 저한테 욕도 했어요!! 이젠 애정이 없어요! 더는 진짜 못 살아!”

   막장 아침 드라마나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 같겠지만 책에서 나오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보고 있으면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돈 때문에,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 때문에, 아내와 시어머니의 갈등 혹은 사위와 장모 간의 갈등 때문에, 각자의 삶을 좀 더 찾고 싶고 싶어서, 그간 자식 때문에 감내해온 희생들을 더 이상 해낼 자신이 없어서, 체념을 하고 그렇게 타협점을 찾지 못해 그들은 헤어진다. 덕분에 우리는 가정이란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 소중하고 소중한 것을 내려놓기까지 그들이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고 결심을 번복했을지 서서히 공감하게 된다.

 

 

 

결혼 1년 차. 기존 생활과 결혼 후 생활의 균형점을 찾기 위한 다툼.

결혼 5년 차. 자녀 교육관, 일과 삶의 가치관 차이로 인한 다툼.

결혼 10년 차. 다시 각자의 삶을 좀 더 찾고 싶어 생기는 다툼.

결혼 20년 차. 그간 정한 룰들이 무색하게, 또다시 시작되는 다툼.

결혼 30년 차. 자녀들은 분가하고 단둘이 남겨진 후의 어색함.

새로운 삶에 맞추어 타협해야 하는 것들. 끝도 없는 다툼과 타협 끝의 행복감.

결혼 생활에 정답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다툼보다 행복이 더 큰 결혼 생활이라면 서로가 큰 희생과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겠지. / 112p

 

 

 

 

 

 

   유독 황혼 이혼에 관한 에피소드에서 마음이 뭉클해진다. 자식들 먹여 살리느라 정작 자기 삶은 제대로 돌볼 시간조차 없었던 부모님 세대들, 가부장적인 유교 문화로 경제 활동이 거의 불가능했던 상황에서 희생을 당연히 강요받고 지내온 어머니들과 가장 역할을 하느라 손발이 다 닳도록 뛰어다녀야 했던 아버지들. 그들이 뒤늦게나마 자신의 삶을 찾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지기 위해 혼자인 삶을 선택하는 모습들을 보면 ‘우리가 이전 세대에 참 큰 빚을 지고 있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게 된다. 지금의 내 아이들을 위해 희생하고 감수해야 했던 것들을 부모님들을 얼마나 긴 시간동안 그것을 감내해야 했던 것일까, 새삼 감사하고 또 감사해진다.

 

 

 

예전에 지인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누군가와 싸울 때 지금 이 문제가 ‘상대와 나의 몸과 마음이 힘들어서 발생한 일인지, 아니면 정말 상대나 나에게 돌이킬 수 없는 큰 잘못이 있어서인지’ 따져보면 답이 나온다고. 전자의 경우, 서로의 마음을 번갈아 짚어주면서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면 감정의 앙금이 눈녹듯 사라지는 것을 많이 보았다.

먹고사느라 바빠서 내가 누구랑 먹고살고 싶었었는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많이 어려운 문제다. 나도 여전히 어렵다. 모든 부부가 평생 안고 가야 할 숙제일 것이다. / 205p

 

 

결혼한 이들의 결혼하지 말라는 말은, 결혼하면 불행해질 거라는 뜻이 아니다. 혼자일 때보다 훨씬 더 행복해질 수 있지만, 그 행복을 얻으려면 상상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 그러니까, ‘각오하라’는 말 아닐까. / 313p

 

 

 

 

 

 

   숱한 부부의 파경과 화해 과정을 들여다보며 ‘결혼도, 이혼도 결국은 자신의 행복을 위한 것’이기에 우리는 나의 행복을 가족의 구성원에게서만 찾을 것이 아니라 좀 더 스스로의 마음을 자주 들여다보기 위한 시간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이혼’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실은 ‘나’를 지키고, ‘가족’을 이해하는 법에 대해 배우게 되는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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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원천 - 꿈을 이루는 단 하나의 마스터키
타라 스와트 지음, 백지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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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이룰 단 하나의 마스터키를 얻어라!

잠재력과 삶의 질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인생 코칭!

 

 

   <부의 원천>이라는 제목을 보면 부자가 된 사람들의 성공법칙이라던가 경제서적일 거라 착각하기 쉽지만 이 책은 자기계발서다. 신경과학자이자 MIT 슬론경영대학원 및 킹스 칼리지 런던 교수인 타라 스와트 박사가 오랜 시간 신경과학과 정신의학계에서 종사하면서 얻은 뇌에 관한 지식과 인지 과학계의 최신 연구 결과를 조합해, 뇌를 각성시키고 뇌의 잠재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방법을 제안하고 있다. 여기에 자기혁신을 위한 효과적인 도구로서 강력하고 탁월한 ‘끌어당김의 법칙’에 따라 뇌를 훈련해 꿈을 실현하고 미래를 창조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수많은 자기계발서 속에서 이 책이 특별한 것은 과학적인 근거 안에서 ‘뇌의 탄력성’을 이용해 신경 경로를 바꾸면 얼마든지 더 나은 삶과 더 나은 내일을 맞이할 수 있다는 데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즉, 놀랍고 복잡하고 정교하며 통합적인 뇌의 힘이야 말로 내가 꿈꾸는 삶을 이룰 열쇠라는 것이다.

 

 

 

부를 끌어당기고 삶의 질이 높아지는 훈련법

 

 

   뇌는 우리에게 유익하든 유익하지 않든, 즉각적인 만족을 주는 가장 쉬운 길을 선택한다. 뇌가 자동 조종 상태로 굴러가게 두는 사람은 깊이 뿌리박힌 자신의 습관이 어디에서 왔고 그 습관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지 해가 되는지 묻지 않는다. 어차피 인생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라며 삶이 어떻게 흘러가든 그냥 내버려 둔다. 뇌가 자동 조종 상태로 작동할 때는 어떤 행동을 할 때마다 해당 신경 경로가 강화돼 그 행동이 습관으로 굳어진다. 그러다 보면 현실은 바꿀 수 없다는 생각이 뇌를 완전히 장악해 삶은 우연의 연속이며 인간은 대개 우연 앞에 무력하다고 믿게 된다. 그러나 신경과학계의 연구 결과, 뇌의 신경 경로를 재배치하면 누구나 정신을 통제해 지속적이고 긍정적인 변화를 일굴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를 통해 책 <부의 원천>은 신경 과학과 동양 철학, 인지 과학 등의 지식을 이용하여 최신 경향에 맞으며 대중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뇌를 이해하고 제어하는 힘을 가리키는 ‘소스’를 활용하는 방법들을 공유하려 한다. 또한 가장 간절한 소망을 실현하도록 뇌를 재훈련해 행동과 감정을 통제하는 방식을 제시한다.

 

 

 

 

 

 

   책은 크게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부를 끌어당기는 힘’ 편에서는 잠재력을 최대치로 끌어내는 여섯 가지 도구와 간절히 원하는 것을 머릿속에 그리는 시각화에 대해 소개한다. 여기에서는 ‘끌어당김의 법칙’이 핵심 원칙으로 작용하는데, 간단히 말하자면 사고방식이 삶의 중요 요소인 인간관계와 상황, 물질에 얼마나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하는 법칙이다. 끌어당김의 법칙에 따르면, 집중하고, 시각화하고 에너지를 쏟아 행동으로 옮기면 원하는 인간관계와 상황, 물질이 ‘실현’된다. 어떤 일에 의도적으로 에너지와 관심을 쏟으면 그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저자는 신경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여섯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풍요, 실현, 자석 같은 욕구, 인내심, 조화, 우주적 연결이 바로 그것이다.

 

 

 

   이 중 세상이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식 못지 않게 내가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에 관한 원칙을 다룬 우주적 연결에서 제안하는 ‘인간관계 나무’가 인상적이라 실천해봄직 하다. 저자는 인간관계 나무를 그리고 나면 타인의 긍정적 에너지와 밀접하게 연결된 느낌이 들 것이라고 말한다. 낯선 사람에게 작은 호의를 베풀어도 그런 느낌이 드는데, 이럴 때는 나 자신의 긍정적 에너지까지 높아진다는 것이다. 즉, 끌어당김의 법칙을 작동시키는 원동력은 바로 이 긍정적 에너지이며 우리 모두 에너지를 받을 뿐 아니라 발산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는 의뢰인이 취업 면접이나 강연, 시합과 같은 일에 대비하도록 도울 때 그 일의 모든 측면을 마음의 눈으로 상상하게 한다. 그날의 차림새와 사람들과 장소를 떠올리고 행복한 결말로 끝나는 생생한 시나리오를 머릿속에 그리게 한다. 전에 가본 적이 있는 곳이라면 그곳에 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면 된다. 없다면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고나 행사 전에 들러 살펴보면 더욱 친숙한 느낌을 뇌에 새길 수 있다. 장거리 운전을 하기 전에 지도나 애플리케이션으로 미리 길을 찾아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 초행길을 운전할 때는 당연한 듯 길을 찾아보면서,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그와 같은 준비를 하지 않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 90p

 

 

‘육체적 경험’은 몸의 느낌을, ‘정신적 경험’은 생각을, ‘정서적 경험’은 감정을, ‘영적 경험’은 삶의 의미와 목적, 세상과 나의 관계에 대한 본질적인 생각을 뜻한다. 먼저 매우 부정적이었거나 스트레스가 심했거나 불행했던 과거의 기억을 떠올려 당시의 생각과 감정을 회상할 것이다. 다음으로 그와 반대되는 상황, 즉 자신감이 넘치거나 행복하거나 성취감을 느꼈던 때를 떠올릴 것이다. 단, 당시에 느꼈던 감정을 생생하게 떠올려야 한다. / 95p

 

 

 

 

 

 

   2부에서는 신경 가소성의 원리와 어떻게 하면 뇌의 작동 방식을 바꿀 수 있는지 과학적 근거를 통해 설명한다. 여기서 말하는 신경 가소성이란 인간의 뇌는 고정 불변한 것이 아니라 경험에 의해 유연하게 변할 수 있는 가변적인 존재라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신경 가소성, 즉 잠재의식 및 의식의 영역에서 뇌세포간에 새로운 경로를 만드는 뇌의 능력은 습관과 사고방식을 지속적이고 근본적으로 바꾸려면 꼭 활용해야 할 능력이다. 그러고 보면 신경가소성이 작동하는 한 헌신적인 노력을 기울이면 언젠가는 달라진 나를 볼 수 있다고 말하는 저자의 주장이 참 신선하게 다가온다. 나의 습관과 노력이 뇌를 바꾸고 이것이 결국 새로운 습관으로 작용되어 미래를 달라지게 할 수 있다니 말이다. 이를 위해 책에서 제시하는 수면과 음식, 수분 섭취, 산소 공급, 주변 환경 정리정돈하기 같이 사소해보이지만 매우 중요한 방법들을 통해 뇌를 잘 돌볼 수 있는 방법들을 익히면서, 새로운 경험, 유산소 운동, 경험과 관련된 정서적 자극을 통해 뇌의 변화를 효과적으로 유도하여 신경 가소성을 나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작동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보자.

 

 

 

변연계는 대뇌 피질로부터 받은 정보를 처리하고, 처리한 정보의 대부분을 전전두엽과 시상하부로 보내는 중요한 허브 역할을 한다. 현재 상황의 패턴을 인식하고 어떤 상황인지 ‘파악한’ 뒤 감정적, 논리적, 직관적 데이터를 통합해 현재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지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다. 가령 ‘우리 아기가 울고 있네. 배가 고픈가 보다.’와 같은 단순한 생각부터, ‘이렇게 의심이 끊이질 않는 걸 보니 이 관계는 곧 끝날 것 같군.’처럼 좀 더 복잡하고 감정적인 생각도 변연계가 작동한 결과다. / 114p

 

 

적정 수면 시간을 채우지 못하면 다수의 뇌 기능에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수면 부족이 장시간 반복되면 알츠하이머병부터 비만, 당뇨에 이르기까지 여러 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수면 부족이 치매의 요인인 이유는 뇌의 글림프 시스템이라는 노폐물 제거 시스템이 뇌에서 독소를 없애는 데 7~8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나 알코올로 생성되는 독성 산화 물질이 오랜 시간 쌓이면 치매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높아진다. / 120p

 

 

 

 

 

 

   앞서 2장에서 신경 가소성의 원리를 바탕으로 독자들이 뇌와 몸의 연관성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면 3장 ‘완전한 나를 찾는 비법’에서는 여섯 가지 신경 경로를 통해 스스로를 컨트롤 할 수 있는 방안들을 소개한다. 여기서 말하는 여섯 가지 신경 경로란 감정, 신체 반응, 직관, 동기 부여, 논리, 창의성을 말한다. 핵심은 뇌의 자원을 더 많이 활용할수록 소스의 힘을 더 많이 끌어낼 수 있다는 점으로, 책에서는 이 여섯 가지 사고방식을 하나씩 분석하면서, 각각의 사고방식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와 그들의 힘을 극대화하는 실용적인 전략을 알아본다.

 

 

 

   개인적으로 직관이 장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대목이 흥미로웠다. 식단 관리와 영양 보충, 스트레스 관리 등 소화기 계통의 건강을 좌우하는 자기 관리 요인들은 직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 한 달간 양질의 활생균을 섭취해 장내 미생물군의 균형이 되찾기만 했는데도 부정적 사고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네덜란드에서 시행된 이 연구에 따르면, 활생균 보충제를 섭취한 피험자들은 슬픈 기분을 느끼는 ‘인지 반응’이 감소했다. 감기에 걸리거나 어딘가 아프면 사고가 느려지듯, 장에 영양이 부족하거나 염증이 생기거나 과부하가 걸리면 직관이 흐려진다 하니 장 건강에 유의해야겠다. 또 하나는 우리가 흔히 창의적인 사람들이 우뇌를 더 많이 쓰고 논리적인 사람들은 좌뇌를 더 많이 쓴다거나 왼손잡이가 창의적이라고 말들 하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속설이며 실제 실험 결과 창의적 사고와 분석적 사고 모두 좌뇌와 우뇌의 영역들이 서로 연결되어야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신경과학계의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정교한 의사 결정을 할 때 뇌는 좌뇌와 우뇌를 종합적으로 활용한다고 한다. 복잡한 문제를 고민하며 의사 결정을 하는 사람들의 뇌 영상을 촬영한 결과, 관련이 없어 보이는 서로 다른 뇌 부위들이 동시에 활성화된 것이다. 모든 정보는 뇌의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뒤에서 앞으로, 아래에서 위로 흐르거나, 그 반대로 흐른다. 뇌가 민첩하고 건강할수록 뇌의 각 부위는 더 밀집하게 연결된다는 점을 유념해야겠다.

 

 

 

건강과 감정, 행복을 대하는 가족의 태도가 내수용성 감각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다시 말해 감정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부모는 아이가 감정적으로 반응하면, ‘괜찮아’나 ‘유난 떨지 마.’, ‘잔말 말고 그냥 해.’라는 말로 아이의 감정을 묵살한다. 그동안 코칭한 의뢰인들을 돌이켜보면, 그런 부모 밑에서 자란 사람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상처를 입어도 상처를 암시하는 신호를 잘 읽지 못한다. 다른 일을 먼저 처리하느라 몸의 신호를 무시하며 살아온 사람은 몸과 마음의 숨은 연결 고리를 이해하기 어렵다. / 197p

 

 

균형 잡힌 삶을 살든 건강을 돌보든 직업을 바꾸든, 목표나 의도가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 동기 부여이며 동기가 부여되어야 상상한 내용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 꿈이 현실이 되길 바란다면 그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당장 시작해야 한다. 또한 인내심과 집중력은 물론이고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 회복탄력성이 필요하다. / 232p

 

 

 

 

 

 

   앞서 뇌의 신경 경로가 어떻게 진화했으며 어떻게 하면 신경 가소성의 힘을 활용해 신경 경로를 강화할 수 있는지 배웠다면, 마지막 4부 ‘운명을 바꾸는 4주의 실천’에서는 이 모든 이론을 실행에 옮겨 진정한 목표를 실현해보는 법을 일러준다. 그 전에 알아둬야 할 부분은 목표가 일이든 사랑이든 전반적인 자기계발이든 우선 기존의 고착된 신경 경로를 끊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려면 소스를 극대화하는 간단한 훈련과 다소 어려운 훈련을 시행해 사고방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 이때 저자가 소개하는 4단계 프로그램이 주효한데, 1단계는 부정적인 믿음을 점검하고 일기를 쓰는 일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하던 행동을 멈출 것이며 2단계는 간절히 원하는 소원을 시각화하는 액션 보드 만들기다. 3단계는 장애물을 치움으로써 현재에 몰입하고 명상법을 통해 주의를 집중하는 방법이며, 4단계는 원하는 삶에 대한 자각과 새롭게 얻은 집중력을 결합해 소스의 힘을 모두 변화에 쏟을 것이다. 이를 거치면 지금까지 얻은 통찰과 생각을 행동으로 옮김으로써 꿈꾸는 미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 단언한다.

 

 

 

   저자는 4단계 프로그램을 거치고 액션 보드를 만든 뒤 몇 주 또는 몇 달, 몇 년 만에 액션 보드에 붙인 소원이 정말 이루어졌다는 소식을 전화를 의뢰인을 셀 수 없이 많이 만났다고 한다. 그녀의 코칭을 통해 의뢰인들은 뇌와 몸과 영혼이 삼위일체를 이뤄 소스의 잠재력이 최대치로 발현되는 경험을 한 것이다. 일단 거창한 목표를 세우고 나에게 맞지 않는 습관을 들이려고 노력하기보다 변화의 원동력은 개개인의 자각과 행동, 믿음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계속 상상하고 내게 삶을 바꿀 능력이 있음을 인정하는 데에서 출발해보는 건 어떨까. 액션 보드를 통해 계속해서 눈으로 나의 목표를 끊임없이 확인하고 뇌를 단련할 수 있는 방법들을 실천해본다면 지금보다는 좀 더 변화된 나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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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바다 세계사 - 바다에서 건져 올린 위대한 인류의 역사 현대지성 테마 세계사 2
헬렌 M. 로즈와도스키 지음, 오수원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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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탄생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바다의 유구한 역사를 들여다보다!

인류와 바다의 관계 속에서 과거를 읽고 미래를 내다보는 놀라운 바다 세계사!

 

 

   1972년에 지구 전체를 찍은 최초의 사진은 보는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다고 한다. 아서 C. 클라크가 “이 땅을 지구라 부르다니 참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다. 지구는 아무리 봐도 바다인데.” 라고 말했을 만큼, 바다가 육지보다 훨씬 더 넓다는 사실은 의외의 신선한 충격을 준 듯하다. 알다시피 지구라는 행성의 대표적 특징은 드넓은 바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가 지구의 특징으로 새롭게 부각되어 바다에 대한 문화적 관념까지 영향을 끼치는 데는 많은 세월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역사를 기록한 이들이 자신도 모르는 새 거의 모든 과거 이야기 속에 육지 편향적인 선입견을 심어놓았기 때문이다. 이에 <처음 읽는 바다 세계사>의 저자 헬렌 M. 로즈와도스키는 바다 자체의 고유한 역사를 더할 시기가 왔다고 말한다. 바다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꾼다면 과거를 보는 시각이 풍성해질 뿐 아니라, 바다의 문제가 더욱 부각되고 있는 현대 세계 역시 풍성해진다는 것이다.

 

 

 

 

 

 

모든 바다의 이야기는 진실이다

 

 

   <처음 읽는 바다 세계사>는 지구 전체를 이어주는 단일한 바다의 출현에서부터 지구 생애사에 맞추어 함께 변화를 겪는 바다의 지질학적 역사를 거쳐,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인류 공동체들이 경험한 바다와 연안 해역의 다양한 역사를 개괄한 역사서다. 익숙해있던 육지 중심의 관점이 아닌 바다를 중심으로 한 역사를 통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역사에 새롭고 풍성한 관점을 추가한 흥미로운 책이다. 이 책에서 전하는 바다 이야기는 총 세 갈래로 나뉘는데, 첫째는 얼핏 몰역사적인 공간처럼 보이는 바다의 장구한 시간대를 거슬러 올라가 수천 년 전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순차적으로 조망한다는 점이다. 둘째는 산업화 및 세계화의 진전으로 인간과 밀접해진 바다와의 관계를 들여다보는 일이다. 셋째는 인류가 바다의 해양자원을 이용하고, 통제하고, 제국의 국력을 확대하고, 다양한 활동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무대로 바다를 개조했지만 그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고, 또 어떻게 극복해나가야 할 것인지에 관해 고민해보는 것으로 크게 구성되어 있다.

 

 

조수의 썰물과 밀물의 신비한 흐름을,

우리는 예술로 생각하게 되리라.

바다 위로 길이 지나가는 만큼,

바닷길도 육지의 길만큼 알게 되리라. - 존드라이든 <기적의 해> / 111p

 

 

 

   1장에서는 지구가 형성되어 진화하는 동안 바다가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했는지를 이야기한다. 약 40억 년 전, 냉각과 비, 소행성의 폭발로 인한 밀도 높은 수중기의 형성, 그리고 냉각으로 인한 비가 여러 차례 되풀이 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바다가 나타났다. 무생물에서 생물로의 진화는 과학의 가장 오래된 수수께끼 중 하나로 남아 있지만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고대의 바다가 이 태고의 드라마에서 주요 지원자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이다. 특히 심해 환경은 우주 물질의 폭격으로부터 피하게 해 줄 은신처를 제공했을 것이다. 또 생명체가 뜨거운 물과 기체를 방출하는 심해 열수구 근처에서 진화했다는 가설도 나온다. 일부 박테리아가 광합성 능력을 발전시키고 나서야 지구의 대기 중에 산소가 생겨났고, 이것이 바다 전체를 순환하면서 마침내 캄브리아 대폭발 시기에 생명체가 급증했다. 오늘날의 분류집단 중 많은 것들의 첫 대표주자가 이때 태어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바다의 풍부한 식량은 인류가 도구와 물건, 공동체 구조를 만들거나 식물을 재배해 볼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제공했을 것이다. 물에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다른 집단들과의 소통과 교역이 촉진되었을 테고 종국에 가서 이러한 변화는 연안지대와 전 세계로 인류가 퍼져 나가는 자극제가 되었을 것이다. 이후 인간은 잡을 수 있는 어류의 규모, 해양 포유류의 지리적 분포, 심지어 특정 지역의 해양생태계에까지 영향을 끼치기까지 하며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하는 바다와 밀접한 관계를 이루며 살아왔다. 책은 이렇게 바다의 탄생에서부터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로 이어져 수렴진화, 멸종 등 다양한 조건에 고유한 방식으로 진화했고 현재도 진화 중인 바다의 연대를 추적해간다.

 

 

 

해양생명체는 극한지대를 비롯하여 가능한 한 모든 틈새에 살 수 있도록 진화했을 뿐 아니라 해양 환경의 정기적 변화를 활용하는 행동을 발전시켰다. 가령 동물성 플랑크톤은 수직 이동을 통해 낮에는 어둠을 따라 포식자를 피하고 밤에 먹이를 섭취한다. 해수의 순환과 계절마다 변화는 수온은 먹이 자원의 분포에 영향을 끼치고, 수중 생명체들은 이를 쫓는 법을 습득했다. 북태평양의 흑등고래는 알래스카 연안의 차갑고 먹이가 풍부한 북쪽 해역에서 하와이 주변의 더 따뜻한 바다로 이동하는 반면, 남쪽의 흑등고래는 남극의 해역과 열대 바다 사이를 이동한다. 남쪽 고래와 북쪽 고래는 섞이는 일이 없다. 두 반구의 계절이 반대기 때문이다. / 41p

 

 

고고학자들은 호모 사피엔스와 그 조상이 진화사 대부분의 시기 동안 근본적으로는 육지에 사는 존재라고 생각해왔다. 비교적 최근까지도 대부분의 학자들은 집중적 항해와 어업 사회가 출현한 것은 고작 약 1만 년 전, 또는 인간속이 지구상에 존재했던 시기 중 1퍼센트 미만의 기간이라 추정했다. 그러나 고고학과 역사생태학의 새로운 연구 결과로 인해 인류가 바다에 의존해 온 기간에 대한 인식이 극적으로 변했다. 고고학자들과 다른 학자들은 인간이 깊은 바다와 연안지역을 항해하면서 생존과 번영을 위해 해양자원에 의존했던 시기가 더 오래되었다는 증거를 발견하고 있다. / 44p

 

 

 

 

 

 

   2장에서는 바다가 차지하는 역할을 인류가 습득해가면서 문화, 정치, 경제적으로 다양성을 갖추게 되는 과정을 살펴본다. 전 세계 문화권은 바다와 고유한 관계를 발전시켰고, 이러한 관계는 이들이 사용할 수 있었던 자원, 이들이 마주했던 지리적 어려움과 기회, 그리고 이들의 역사와 영적 믿음, 집단적 경험 등 무형의 요소까지 반영되었다. 오세아니아는 장거리 항해, 해녀의 잠수, 가마우지 낚시 등을 통해 바다의 생물 및 무생물자원을 활용했고, 페니키아인과 바이킹처럼 해상권을 발휘했던 사회는 표적 지역에서 세력을 행사했으며, 바다에 기반을 둔 문화 정체성을 키워나갔다. 인도양 주변의 육지 기반 사회는 항해와 교역을 육상 제국의 방어벽으로 삼았던 반면, 15세기 초반 중국 명 왕조는 화려한 행해를 통해 인근 국가와 조공관계를 확립하여 압도적인 부를 드러냈다. 하지만 중국은 영락제 이후 바다에 중점을 둔 교역과 탐사가 쇠퇴하면서 항해는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았고 바다로 나가는 배들은 파괴되었다. 3,000척이 넘는 배를 자랑했던 중국 해군은 이제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으며, 내륙으로 돌아선 중국은 20세기까지 이 찬란하고 매력적인 항해의 기억을 대부분 잊어버렸다. 중국의 3대 발명품 중 하나가 나침반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이들이 뛰어난 기술을 활용해 유럽 보다 더 빨리 해상을 장악했다면 아마도 역사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까 재미있는 상상해보게 된다.

 

 

 

바다를 사회 밖의 동떨어진 공간으로 보았던 대서양 및 인도양 주변의 문화권과 달리 미크로네시아인들은 바다를 육지와 유사한 곳으로 인식했고 바다에 대한 통제를 육지 지배의 연장으로 여겼다. 특정 섬 주변의 바다는 다른 섬의 바다와 이어져 있었고, 그 사이에 무주지대라고는 전혀 없었다. 이때 소유권은 추상적 성격의 소유권이 아니었다. 풍부한 어장이건, 원하는 교역이나 사회적 교류를 위한 섬들 간의 연계성이라는 속성이건 이들에게 풍부한 자원을 제공하는 바다는 구체적인 물적 대상이었다. 기존에 이용하던 어장은 더 나은 어장을 찾거나 어장에서 잡을 것이 없을 때 버려졌다. 수송에 대한 접근은 항해 지식의 관리를 통해, 특히 엘리트 선원들의 조직에 의해 통제되었다. / 95p

 

 

학자들이 결론을 내린 바에 따르면, 태평양의 항해 장인들은 훈련 동안을 제외하고는 자기 일과 관련된 작업을 구분하거나 체계화하지 않았다. 이들은 ‘경로를 따라 배를 조종하거나’ ‘위치를 고정시키는’ 대신, 별과 파도의 움직임, 해상 동물에게 얻은 정보로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는 최상의 전략, 정확한 위치와 궤적을 습득했다. (중략) 항해술은 섬 공동체의 사회구조에 뿌리박고 있었을 뿐 아니라, 투파이아의 지위가 암시하는 바대로 종교적인 신앙과도 관련이 깊었다. 항해는 태평양 종족들과 바다 간의 밀접한 연계성-물리적인 동시에 문화적인 성격의 연계성-을 표현하는 상징이었다. / 99p

 

 

 

 

 

 

   3장은 일명 ‘위대한 발견의 시대’로, 모든 바다가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인식이 생성되면서 전 세계에 경제, 기술, 문화 네트워크를 창조했던 유럽 국가들이 세력 확대와 제국주의의 토대를 이루어나간 과정을 살펴본다. 유럽의 탐험가들은 새로운 무역항로를 체계적으로 탐색하는 과정에서 학문 지식과 지리상의 경험을 모두 이용했다. 바다 이용의 궁극적 기반은 바다에 대한 신뢰할 만한 지식이었고, 믿을 만한 지식은 경험에서 온다는 생각이 퍼져 나갔다. 경험 증거를 중시하는 새로운 경향은 경험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문화를 촉진시켰다. 탐험 과정에서는 미래 항해의 기반을 형성하기 위해 새로운 지리 지식을 축적하고 확산시키는 체계가 편입되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지도상의 텅 빈 바다는 제국의 이익을 챙기는 대행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전쟁과 더불어 과학이 바다를 통제할 도구로 합류했고, 과학을 통해 바다의 풍랑과 해류와 윤곽을 제대로 지배할 수 있는 열강이야말로 바다를 사용할 적임자로 등장한 것이다. 모든 바다가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인식, 그리고 얼음으로 뒤덮이지 않은 모든 바다 사이를 이동하는 방법에 대한 지식이 분명 바다의 길을 열어준 것은 사실이지만, 신세계와 구세계가 사람과 동물과 식물과 병균을 교환했으며 이러한 교환이 전 세계를 영원히 뒤바꿔 놓았다는 점은 개발과 발전의 이면을 들여다보게 해 씁쓸함을 남긴다.

 

 

 

바다를 호령하는 자가 전 세계의 교역로를 호령한다.

교역로를 호령하는 자가 교역을 호령한다.

교역을 호령하는 자가 세계의 부를 움직인다.

따라서 교역을 호령하는 자가 세계를 호령한다. / 엘리자베스 1세의 고문이었던 월터 롤리 경의 글 중에서 138p

 

 

 

 

 

 

   이어 4장에서는 인간이 이용하지 않았던 멀고 먼 공해까지 이용 영역이 확장되면서, 이제바다가 과학의 영역, 대양을 횡단하는 통신 케이블을 위한 산업 환경, 그리고 바다에 매료된 세대와 호흡을 같이 하는 문화적 대상으로 변모한 모습을 살펴본다. 여기에 19세기를 거쳐 20세기에 이르면서 바다의 새로운 쓰임새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산업화에서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프런티어’에 비유되기까지 하면서 개발과 무자비한 포획의 대상이 된 바다의 모습을 5장과 6장에 걸쳐 들여다본다. 그리고 나서 책의 마지막 장인 에필로그에서는 오늘날 크게 대두되고 있는 해양 환경 위기에 얽힌 불편하지만 우리가 분명히 직시해야 할 문제점들을 살펴보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대서양을 관통하는 해저전신으로 심해의 발견이 이루어졌지만, 많은 이들은 해안에서 바다를 새롭게 발견했다. 해변에서 보내는 휴가라는 새 유행이 생겨나면서 해양생명체에 대한 과학적 관심이 급성장했다. 전통적으로 해변은 오늘날처럼 매력이 넘치는 장소가 아니었다. 가난한 사람들은 해변에서 식량으로 쓸 해초와 파도에 밀려온 쓸 만한 물건들을 찾아냈다. 난파선 약탈자들이 불빛을 밝혀 일부러 배를 좌초시킨 다음 해변으로 쓸려 오는 표류물을 인양한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새로운 문화적 의의를 얻기 전의 해변은 식인종과 반란 세력, 난파선의 희생자들을 연상시켰다. / 176p

 

 

1968년 개럿 하딘은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개념을 표명했다. 개인의 이익 때문에 목초지 같은 공유자원을 과도하게 이용하는 경향을 설명하려는 목적에서였다. 그는 바다의 자유를 간단히 언급하면서 어류와 고래가 공유자원 취급을 받기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역사하자 카멜 핀리는 각국 정부와 과학자들이 전 세계의 어업과 포경산업을 사적인 행동에 좌지우지되지 않는 사업으로 확립하는 정책을 써야 한다는 타당한 주장을 제시했다. 진정한 비극은 하딘의 주장대로 공유재가 통제 불능이었다는 것, 그리고 그의 논지에 대한 판에 박힌 해석 때문에 해양자원의 과도한 이용을 촉진시키는 정책 및 신념의 기능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은 채 은폐되었다는 것이었다. / 246p

 

 

 

 

  마지막 에필로그를 읽으며, 아니 바다의 역사를 쭉 살펴보는 내내 나는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가 우리 조상을 형제 살해범이라 주장했던 부분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인류가 바다를 이용하고, 정복하고, 누리면서 현재에 이르렀다는 이 담담한 표현 뒤에 잔인한 칼날을 드리우고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과정을 보고 있자니 죄책감에 가까운 마음을 가눌 길이 없었던 것이다. 덕분에 이제는 바다를 보면 마냥 그 황홀한 광경에 가만히 감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이 책이 인간과 더불어 함께 발전해갈 우리의 소중한 바다를 잘 지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모두가 고심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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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읽는 서양철학 - 쉽게 읽고 깊게 사유하는 지혜로운 시간 하룻밤 시리즈
토마스 아키나리 지음, 오근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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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하고 복잡한 철학의 개념을 명료하게 정리한 철학서!

고대에서 현대 철학까지, 끊임없이 의심하고 고민했던 삶의 문제들을 들여다보다!

 

 

  올해 들어 몇 권의 철학서를 연달아 읽으면서 철학에 대해 느낀 점은, ‘앎에만 그치는 철학이 아니라 삶을 위한 앎이 되는 철학’이 되어야 하며 그것으로 하여금 우리의 삶에 ‘무기’를 얻는 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곧 유사시에 자기 마음속에 안전장치를 만들어두는 일이기도 하다. 고민이 발생하면 동시에 그 원인을 밝혀내고 원인을 제거해줄 수 있는 시스템으로, 스스로 생각하는 노력을 통해 그것을 능동적으로 해결하려 할 때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철학이기 때문이다. 서양의 사상가들이 3천 년 동안 도출해낸 이 ‘난해하고 어려울 것 같으며 추상적이고 실제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철학’이 사실 ‘우리 삶에 넓게 퍼져 있는 문제들을 마주하고 인생의 걸림돌을 극복할 유용한 지침’임을 깨닫고 나면, 철학이야말로 일상의 가치를 더하는 가장 훌륭한 도구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게 될 테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하룻밤에 읽는 서양철학>은 철학의 힘을 빌어 삶의 다양한 문제들을 스스로 고민해봄으로써 이를 적극적으로 마주보는 시간을 갖게 할 것이다. 소크라테스에서부터 로티까지,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그 수천 년의 장엄한 시간을 하룻밤에 아우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것 아니겠는가.

 

 

 

 

 

 

쉽게 읽고 깊게 사유하는 지혜로운 시간

 

 

   <하룻밤에 읽는 서양철학>은 고대·중세 사상을 대표하는 소크라테스에서부터 근대 사상가인 데카르트를 지나 니체와 프로이트로 대표되는 현대 사상에 이르기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순차적으로 철학의 계보를 정리해놓았다. 시대를 대표하는 수많은 철학가와 그들의 명언과 개념어를 소개하며,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고민들의 본질에 다가가면서 동시에 스스로의 삶에 질문을 던지게 한다. 특히 소크라테스의 ‘무지의 지’, 칸트의 ‘비판 철학’, 헤겔의 ‘변증법’, 소쉬르의 ‘구조주의’와 데리다의 ‘탈구축’ 등과 같이 비교적 어려운 철학 용어나 핵심 사상을 단순 명료하게 설명함으로써 철학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

 

 

 

소크라테스는 사람이 어떤 테마에 대해 대화를 해나가면 반드시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옳은 것’에 도달한다고 생각했다. 인간이 로고스(논리·이상·언어 등 근원적 질서)를 구사하면서 시행착오를 거듭하다 보면 최종적으로 모두가 똑같은 하나의 결론(객관적·보편적 진리)에 도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에서는 이성을 신뢰하는 자세를 엿볼 수 있다. 소크라테스의 ‘이성 중시’ 입장은 이후의 유럽 철학사를 관통하는 중요한 개념이다. / 24p

 

 

 

 

 

 

   책의 구성에서 알 수 있듯 철학의 흐름을 한 눈에 보기 쉽게 정리해놓은 데에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당대의 철학가들이 무엇을 고민하고 이를 극복해나가기 위해 노력해왔는지를 자연스럽게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사람이 어떤 테마에 대해 대화를 해나가면 반드시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옳은 것’에 도달한다고 하여 이성과 진실을 신뢰하였고, 플라톤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선, 정의 등의 객관적 진리 역시 감각으로 차 있는 일상을 초월한 다른 곳에 절대 기준인 이데아로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반면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의 이데아론을 비판하며 이데아는 개체와 분리되어 존재하는 게 아니라 개체에 내재해 있다고 생각했으며, 플라톤은 이데아가 참이고 이 세상은 거짓 모습(가상)이라고 생각했지만, 아우구스티누스는 이 세상에 있는 것 또한 참이라고 가르쳤다.

 

 

 

   고대와 중세 사상이 이성을 중시했다면 근대에 들어서는 이성의 활동이 아닌 개인이 느낀 감각과 경험을 통한 인식에 가장 중점을 두는 사조가 일어났다. 바로 경험론이다. 하지만 이성을 중시했던 합리론이 독단론이라는 막다른 길로, 경험론이 회의론이라는 막다른 길로 빠져든 결과 철학이 진퇴양난의 상태에 빠졌을 때 칸트는 경험론의 입장을 인정하되 경험으로 알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경험을 토대로 하지 않은, 선험적인 판단도 있다고 설명함으로써 다른 새로운 방법에 의한 이성의 길을 개척했다. 한편, 현대 사상은 전체가 목적을 향해 합리적으로 진행되기만 하면 다소의 불편함은 어쩔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헤겔의 철학을 극복하는 데서 출발했다. 이렇듯 철학의 흐름을 살펴보는 일은 완벽한 사상이란 없으며, 마치 헤겔의 변증법처럼 모든 일은 모순과 대립하면서 이를 해소하고 고양되어 보존되는 단계로 나아감으로써 우리 사회가 변화하고 전복되며 형성되어 왔음을 느끼게 해준다. 이는 최근 많은 교양철학서들이 주제별로 접근하는 데의 이점을 살리느라 간과했던 부분을 짚고 넘어갈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좋았던 부분이다.

 

 

인간은 나날의 번잡한 일로 마음을 빼앗기고 좌절하는 보잘것없는 존재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을 성장시켜야만 한다. 물론 신을 완전히 파악하기는 불가능하지만 좌절하면서도 은총의 빛이 주어지기를 바라고, ‘믿음’ ‘소망’ ‘사랑’을 실천해가는 것이다. 그때 비로소 인간은 행복해질 수 있다고 아퀴나스는 가르친다. / 78p

 

 

서류와 정리 선반을 떠올려보기 바란다. 무작위로 쌓아 놓아버리면 손에 잡힌 문서가 어떤 서류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정리 선반에 들어간 서류는 날짜나 크기, 또는 내용 등의 분류에 의해 그것이 무엇인지 금방 알 수 있다. 칸트는 우리의 인식도 이와 같은 구조로 되어 있다고 말한다. 칸트에 의하면 객관(서류)은 주관의 기능(정리 선반)에 의해 구성되어 있다. 우선 감성에 의해 대상이 부여되고, 그 다음 이 대상은 오성에 의해 사유된다. 이를 이성이 크게 아우르는 것이다. / 134p

 

 

 

   철학이 삶의 고민을 비추는 거울이 된다고 강조했듯, 책을 읽다보면 철학가들이 주장하는 것들이 그렇게 어려운 문제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많이 닿아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사람은 왜 타인에게 나쁘게 행동을 하고 범죄를 저지르는가’라는 질문에서 소크라테스는 선악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한 행동이 나쁜 짓임을 깨닫지 못해서라고 답한다. 그렇기 때문에 덕에 대해 논의하고 음미하는 즉, 철학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서로의 의견이 부딪치고 논쟁이 벌어지는 이유’에 대해 니체는 뭔가를 판정할 때 ‘힘에의 의지’가 개입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힘에의 의지란 곧 자기를 실현하는 힘이며 욕망이다. 그렇기 때문에 불평을 털어놓고 싶을 때는 우선 그 불평정당화하려는 논리에서 떠나 불평을 말하는 이유로 눈을 돌려야만 한다. 그 경우 ‘좋다’ ‘나쁘다’라는 해석이 아니라, 오히려 그 해석(이치, 변명)이 진짜라고 확신하게 하는 근거를 스스로에게 물어보기를 바란다.

 

 

 

   한편, ‘인간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사르트르는 인간의 행위는 그것을 행함과 동시에 즉시 타자의 음미와 비판의 대상이 된다고 한다. 즉 ‘시선’에 노출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인간관계가 자유로운 주체끼리의 연결인 이상, ‘시선’이라는 둘 사이의 공간에서 타자로부터의 승인을 얻기 위해 자신의 행위를 선택하며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사회는 번거로운 관계의 집합체다. 그러니 두려워 말고 열심히 자신의 의식의 존재를 주장해나가자는 저자의 말은 든든한 힘이 된다.

 

 

 

인간은 강에 빠진 아이를 자신의 목숨을 아끼지 않고 구하고자 한다. ‘만약 이 아이를 돕는다면 나중에 사례를 받을 수 있지’라고 계산하고 행동하지는 않는다. 이때는 ‘무조건 아이를 구해야 한다’라는 명령이 마음속으로 퍼진다. 이 무조건의 명령(정언명령)에는 인과율이 존재하지 않는다.

강에 뛰어드는 행위는 자신의 의지로 결정한 것이다. 이때 인간은 인과관계에 지배되지 않는다. 사실 여기에 자유가 있다. 즉 인간은 자신의 이해나 욕망에 좌우되지 않고 도덕적인 명령에 걸맞은 행위를 했을 때 비로소 자유를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 141p

 

 

이제 여기서 ‘비밀의 단어’가 무엇인지 밝히겠다. 그것은 ‘not(그렇지 않다)’이라는 말이다. 이 말은 그 단순함으로는 상상할 수 없지만 사실은 엄청난 힘을 불러일으키는 마법의 언어다. 제임스는 말한다. 우리는 무슨 일이나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긴 문장도 ‘not’이라는 세 글자의 말에 의해 그 의미를 역전시킬 수 있다고.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그건 무리”… 가 아니야’ ‘“해봐야 소용없는”… 일은 없어’ ‘“어차피 안 될 거”… 따위는 없어’ ‘“전례가 없으니까”… 라는 건 없어’ ‘“능력이 없어”… 따위는 없어’

이처럼 ‘비밀의 단어’는 모든 부정적인 사고를 긍정적으로 바꾼다. 그런 다음 ‘나는 할 수 있어’라고 소리 높여 외쳐보자. 그러면 신기하게도 그것만으로도 세상이 돌변한다. / 310p

 

 

 

 

 

 

   대부분의 교양철학서들이 데리다와 들뢰즈까지는 많이 소개하지만 실용주의 철학을 주장한 퍼스나 믿는 의지를 강조한 제임스 등의 철학자들까지는 잘 언급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책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철학이 늘 과거에만 머물러있는 것 같아서 적지 않은 아쉬움이 있었는데, 현대인들의 사상에 영향을 미친 철학자들까지 다루고 있어 좋았달까. 무엇보다 저자가 책 속에 남긴 글 중에 ‘지식을 늘려가는 일 안에는 모순이나 잘못이 이미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학습은 옳은 일을 향해 나아가는 통과점이 된다. 완벽하게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사고방식을 바꾸기 바란다. 오히려 모순에 대해 감사해야만 한다. 세계는 착각의 총체다. 인간은 그 안에서 단련되고 힘을 늘려가도록 만들어졌다.’고 말한 부분은 계속 기억에 남을 듯하다. 우리 모두는 각종 모순으로부터 적응하고 때로는 저항하고 극복함으로써 삶을 살아가는 존재라는 점에서, 부정 안에서도 긍정을 찾으려하는 자세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까닭이다. 여전히 내게는 철학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지만, 덕분에 흔한 자기계발서보다 더 유용한 삶의 지침들을 얻을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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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쇼핑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넘어
박노성.정윤환.조영준 지음 / 성안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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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고 오래가는 쇼핑몰로 성공하기 위한 실전 전략서!

쇼핑몰을 창업하고 싶은데 막막했다면 이 책을 반드시 주목하라!

 

   지금은 그야말로 온라인 쇼핑몰의 황금기다. 2014년만 해도 100억 원이 안 되던 식료품 중심의 ‘새벽 배송’ 규모가 2018년에는 4,000억 원 이상으로 늘었다고 하니 말이다. 주로 스타트업 위주로 커왔던 시장에 대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당일배송 시스템이 구축되고, 다양한 상품들을 비교해볼 수 있는 장점에 최저가까지 알려주니 “검색이 곧 쇼핑”이 되는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이제는 온라인과 모바일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공략하느냐에 따라 사업의 흥망이 결정되기까지 하니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인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스토어를 개설하기만 하면 물건이 잘 팔릴 거라 착각한다. 성공을 꿈꾸는 사람은 해변가의 모래처럼 많고, 성공의 원인을 한마디로 단정하기 어려우며 실패의 원인도 확연하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남들 따라하는 수준으로 무작정 뛰어드는 것은 곤란하다. 그렇다면 작지만 강하고 오래 가는 쇼핑몰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나도 오늘부터 잘 나가는 쇼핑몰 사장이 되기 위한 특별한 노하우를 살펴보자.

 

 

 

 

 

 

창업 준비에서부터 마케팅 전략까지, 이기는 쇼핑몰 사장이 되는 법

 

 

   <최강의 쇼핑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넘어>는 쇼핑몰 창업을 준비 중이거나 현재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 검색에서 쇼핑까지 매출로 이끄는 쇼핑몰 성공 전략과 마케팅 전략을 담은 컨설팅 책이다. 이 분야에서 오랫동안 다양한 창업과 마케팅 전략을 실천하고 성공적인 인터넷 쇼핑몰 비즈니스 컨설팅 업무를 해 온 3명의 저자가 자신들의 실패와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쓴 것이다. 현존하는 가장 성공한 쇼핑몰인 아마존을 비롯하여 현재 최적의 쇼핑몰 플랫폼을 자랑하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여러 이커머스 업체를 정밀하게 비교 분석하여,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쇼핑몰 비즈니스의 성공법을 제시한다. 책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중점으로 한 창업 준비를 시작으로 매출을 극대화시키는 최적화 전략과 각종 운영 노하우, 광고비를 아끼는 스마트한 마케팅 전략과 이기는 쇼핑몰로 거듭나기 위해 필수 요소들을 정리한다. 아울러 쇼핑몰뿐만 아니라 두루 적용가능한 마케팅 기본 이론과 차별화된 가치를 바탕으로 한 나만의 사업 철학, 매출 목표를 잡는 방법에서부터 재무 계획을 세우는 실전법까지 익힐 수 있다.

 

 

 

· 고기를 잡아 주는 것이 아닌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책

· 쇼핑몰 플랫폼의 날카로운 분석과 선택에 도움을 주는 책

· 쇼핑몰 마케팅의 이론적인 지식 배경과 구체적인 사례가 어우러진 책

· 실질적인 매출 성과를 올리는 마케팅 노하우를 담은 책

· 세밀한 매뉴얼과 쇼핑몰 사업 계획의 통찰을 주는 창업 가이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가 네이버쇼핑인가요?”

   우리는 흔히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네이버쇼핑과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네이버쇼핑은 네이버 이용자가 원하는 물건을 쇼핑몰이라는 플랫폼에 담아 연결해 주는 공간이다. 네이버는 이용자가 원하는 물건을 찾아주기 위해 ‘상품 검색’, ‘다양한 카테고리 분류’, ‘가격 비교’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계속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하고 있다. 이때 제품은 있으나 쇼핑몰이 없는 판매자를 위해 최근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라는 서비스를 확대 개편했다. 이는 네이버쇼핑 영역에 입점 되어 있는 온라인 마켓 중 네이버가 직접 운영하는 쇼핑몰 플랫폼으로, 다른 마켓 상품과 노출 영역에 차이가 있다. 스마트스토어에 상품을 등록하는 경우 쇼핑몰 이름이 그대로 게재된다는 것과 클릭을 해도 해당 쇼핑몰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네이버 내에서 구매가 이루어진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판매자의 입장에서는 스마트스토어를 통해서 네이버쇼핑 영역에 노출되면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여 매출을 올리는 것을 넘어 자신의 쇼핑몰 이름도 알릴 수 있다. 즉, 네이버의 수많은 이용자를 내 쇼핑몰의 잠재 고객으로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장점은 수수료가 업계 최저 수준이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판매 수수료를 6%로 책정해 두고 판매를 시작하면 큰 무리가 없는데, 최근에는 수수료율 인하 정책을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다 하니 영세 판매자들은 이를 참고하면 좋겠다.

 

 

 

이제 우리는 네이버 노출 알고리즘의 핵심 개념을 두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노출 영역의 유동성이다. 검색어와 검색 시기에 따라 노출 영역이 다른 이유는 고객이 원하는 정보에 가까운 결과를 우선수위로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다. 두 번째는 연관성에 기반을 두어 노출 순서를 정하는 연관 검색어 시스템이다. 하나의 검색 결과에서 원하는 결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빅데이터 활용 방법인 셈이다. / 63p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상품을 등록했는데 내 상품은 왜 안 보일까?’, ‘내 상품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어떻게 해야 상위 노출이 될까?’를 가장 궁금해 할 것이다. 책에서는 이에 대한 해답으로 ‘네이버 검색 정책에 맞게 키워드를 설정하라’고 말한다. 소비자와 상품을 연결해 주는 것은 사용자가 입력하는 텍스트이다. 이 텍스트를 검색 엔진은 키워드라 부른다. 키워드를 잘 활용하면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우리 제품을 보여줄 수 있다.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소비자가 찾지 못한다면 판매는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품을 등록할 때 검색 후 유입 가능한 키워드 세팅이 반드시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눈에 띄는 헤드 카피와 상품 설명이 잘 되어 있는 상세 페이지의 품질을 높이는 것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네이버 검색 광고에서 키워드별 PC와 모바일 검색량을 비교한 데이터를 보면 대부분의 키워드가 모바일에서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된다. 이에 따라 모바일에서 잘 보이도록 상품에 대한 정보를 처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블로그를 운영해 본 판매자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스토어에 상품을 등록하는 매뉴얼 역시 블로그에 글 올리는 매뉴얼과 동일하다. 디자인은 모바일에 기준을 두어야 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자. / 129p

 

 

잘 팔리는 상품의 기본적인 조건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저렴한 가격: 비슷한 품질과 서비스가 경쟁하고 있을 때 저렴한 가격은 최고의 무기다.

2. 차별적 편익: 고객은 물건만 사는 것이 아니라 ‘파는 사람과의 관계’도 함께 산다. 같은 자전거를 팔아도 나에게 완벽한 애프터서비스 능력이 있다면 그것은 고객에게 ‘차별적 편익’이 된다.

3. 희소성: 오프라인에서 흔하게 구할 수 없는 제품, 특별한 나라에서만 쉽게 구할 수 있는 브랜드 상품 등이 ‘희소성’ 측면에서 가치를 지니는 상품이다. / 178p

 

 

“대부분 사람들은 하나의 컨셉을 정한 다음에 논리를 세워. 컨셉이 광고주 마음에 들면 성공하겠지만 반대로 마음에 안 들면 실패하는 거지. 모 아니면 도라고나 할까? 반대로 나는 배경 설명에 공을 많이 들이면서 컨셉이 도출되는 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해. 그러면 컨셉이 광고주 마음에 안 들어도 컨셉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미 설득당하게 되어 있어.” / 218p

 

 

 

 

 

 

   4부에서 소개하는 돈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마케팅 방법은 쇼핑몰 운영자라면 꼭 알아두어야 할 좋은 정보이다. 여기서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바이럴 마케팅’ 즉 입소문 마케팅을 소개하는데, 이를 위해서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연관 검색어, 지식iN, 블로그, 카페 등에 정보를 제공하면서 매출로 유도하는 방법을 설명해준다. 뿐만 아니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트위터와 같은 SNS를 공략하는 방법도 일러준다. 이때 정보에 스토리텔링을 더해 훨씬 더 효율적으로 소비자의 반응을 끌어내는 법이나, 똑똑한 블로그 글쓰기, 이벤트 및 체험단 마케팅을 활용하는 방법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으니 꼭 참고해볼 것을 추천한다.

 

 

 

이들이 ‘인스타그램’을 홈페이지 주소로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결코 긴 글이 아니어도 이미지 하나면 충분한 공간, 5분 안에 간단하게 포스팅할 수 있는 공간, 그럼에도 콘텐츠가 성의 없다고 고객이 생각하지 않을 수 있는 공간, 그 공간이 바로 인스타그램이기 때문이다. 생산자에게 최적화된 마케팅툴인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면 최대한 간단하고 심플하게, 별 기술 없이도 꽤 괜찮은 콘텐츠를 꾸준히 관리할 수 있다. / 258p

 

 

 

 

 

 

   자의든 타의든 사업을 시작하다보면 누구나 성공하기 위해 밤낮을 새어가며 노력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모두가 성공을 원하면서도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챙겨야 할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에서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넘어 최강의 쇼핑몰을 운영하기 위한 기술적인 요소 외에도 창업자 스스로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살펴봄으로써 기본적인 마인드를 점검해볼 것을 강조한다. 특히 차별화된 가치를 도출하는 과정을 배우기 전에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가치를 올바르게 만드는 3가지 요소를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남이 아닌 나와 경쟁할 것’이다. 인터넷은 풍요로움에 식상한 사람들에게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독특함에 열광하는 문화의 장을 열어 주었다. 해답이 없는 문제를 낑낑거리며 풀려고만 하지 말고, 고개를 들어 세상의 변화가 요구하는 새로운 시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둘째, ‘남들의 성공 방정식을 맹신하지 말 것’이다. 성공한 사장님들을 만나 보면 자신만의 방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을 나에게 적용하려면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일반화하기 어려운 성공이라면 그것이 나에게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를 고민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셋째, ‘이윤이 아니라 사람을 남겨야 할 것’이다. 알다시피 돈을 좇으면 오히려 돈과 멀어진다. 역설적으로 돈을 벌고 싶다면 돈을 좇지 말아야 한다. 그러니 내가 하는 일의 가치, 그리고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우선으로 생각하기를 바란다.

 

 

 

   이처럼 <최강의 쇼핑몰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넘어>는 남의 쇼핑몰을 검색하고 구경하고 부러워하며 쇼핑만 하던 이들에게 창업의 길을 열어주고, 수많은 스토어 사이에서 나만의 생존전략을 펼치는 방법을 설명해놓았다. 덕분에 나처럼 온라인 쇼핑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자도 사업 구조나 장단점, 운영 방식들을 쉽게 살펴볼 수 있는 점이 이 책의 큰 매력이다. 오늘도 온라인 쇼핑몰을 기웃거리며 나도 해볼까, 어떻게 하면 좋을까 망설이고 있는 이들이라면 이 책을 꼭 참고해보길 추천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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