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타워
릴리 프랭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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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뛰어넘어 12년 만에 다시 찾아온 감동 소설!

지금 당장 사랑하는 나의 부모에게 전화를 걸게 만드는 명작! 

 

 

   이따금 엄마나 아빠를 ‘부모’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 바라보게 되는 순간이 있다. 결코 완전하지 않은 한 인간으로서 맛보게 되는 상처와 좌절들,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덤덤한 얼굴 뒤에 감쳐진 진짜 표정들, 단단하던 신체가 하나둘씩 약해지고 기울어지는 모습들까지. 부모와 자식 그 관계와 위치도가 조금씩 변해가는 순간에 이르러서야, 아니 내가 부모가 되고나서야 비로소 알게 된 것들이다. 두 아이를 키우는 동안에 엄마도 하고 싶었던 일이 있지는 않았을까? 아빠는 아이들이 원하는 것을 다 해주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을 어떻게 혼자서 삭혔을까? 부모와 자식이라는 관계 속에서 당연하게만 여겨졌던 것들이, 어쩌면 의식조차 하지 못했던 것들이 희생과 인내, 사랑으로 이루어진 것들이었음을 알았을 때 나도 역시 그들과 닮은 삶을 살게 될 거라는 어렴풋한 짐작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감사하다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표현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더욱 절실히 깨닫게 되는 요즘이다.

 

 

 

방황하고 부서지는 순간에도 다정했던

 

 

   출간 즉시 ‘일본문학의 가장 높은 달성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더블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작품 <도쿄타워>가 12년 만에 다시 독자들 앞에 섰다. 당시 유명 배우 오다기리 죠 주연의 동명 작품 <도쿄타워> 역시 우리나라에서 상당히 주목을 받은 까닭에 익히 알고 있었지만, 당시에는 미처 접하지 못했던 작품이라 지금에라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 어쩐지 반가웠다. 교교한 달빛을 품고 있는 도쿄의 밤과 화사하지만 조금은 외로운 듯한 도쿄타워가 배경인 표지가 무척이나 예뻐서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도 한몫 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12년 전에도 그렇고, 지금의 표지만 봐서도 그렇고 ‘대도시 도쿄를 살아가는 한 청년의 일과 사랑 이야기’ 쯤으로 잘못 알고 있었던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지금에 와서야 생각해보니 오히려 다행스러운 것은 12년 전에 읽었다면 주인공의 감정을 충분히 느끼지 못했을 거라는 것, 어쩌면 단순 신파쯤으로 생각하고 이 책을 평범하게 읽고 말았을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덕분에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 나 역시 두 아이의 부모가 되고 보니 오롯이 가슴으로 전해지는 이 책의 내용이, 문장 하나하나가 그렇게도 좋고 또 애달팠다.

 

 

 

그저 아무 일 없는 듯,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식으로 먼지를 밖으로 쓸어내지는 못해도 방구석에 밀어놓다 보면 흘러가는 시간이 종이를 겹겹이 붙여 만든 연극 소품 같은 ‘가정’ 정도는 만들어 준다.

하지만 가족관계란 몹시 신경질적인 것이다. 무신경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일수록 실은 세심한 신경이 필요하다. 금이 간 거실 벽, 가령 이미 눈에 익어버려서 그것을 웃음거리로 바꿀 수 있다 해도 거기서 확실하게 바람은 들이닥친다. 웃고 있어도 바람은 맞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 37p

 

 

 

   이 이야기는 오래전에 그것(도쿄)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상경했었고 결국 떨려나서 고향으로 돌아갔던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이곳에 나왔다가 돌아갈 곳을 잃어버린 나, 그리고 단 한 번도 그런 환상을 품은 일이 없는데도 도쿄까지 따라 나왔다가 다시 돌아가지 못한 채 도쿄 타워 중턱에 영면한 어머니의 조그만 이야기이다. 책의 서두에서 이 책의 저자이자 작중 화자인 ‘나’는 이렇게 술회한다. 나에게 있어 아부지(아버지)는 우주의 어딘가에, 자세히는 모르겠으나 머나먼 어딘가에 둥실둥실 떠있는 듯한 존재이고 엄니(어머니)는 ‘있다’는 것으로 나를 안심시켜주는 그런 존재였다. 다시 말해 무슨 일을 하는지도 당최 알 수 없고 밖으로 나돌기만 하는 아버지와 달리 비록 가난하지만 모자 가정이라는 환경 속에서 열등감을 느끼게 하지 않으려고 열심히, 정성을 다해 홀로 키워주신 어머니 덕분에 따뜻한 이웃과 친척들 사이를 오가며 무람없이 자랄 수 있었다. 소설의 전반부는 이렇듯 유년시절의 ‘나’가 성장을 하면서 느꼈던 가족의 의미와 어머니와의 추억을 그리는 장면들로 전개된다.

 

 

말로 표현할 능력이 없을 뿐, 아이는 그 상황이나 분위기를 정확히 파악하는 감각이 뛰어나다. 그리고 자신이 이제부터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뛰어난 연기력도 갖추고 있다. 그것은 약한 생물이 제 몸을 지키기 위해 자연스럽게 갖추고 태어난 본능이다.

‘부부당사자가 아니고서는 알지 못할 일이 있다.’

자주 듣는 말이다. 분명 그런 것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부 당사자만 모르고 있는 둘만의 일’은 어린 아이나 타인의 냉정한 눈에 더 잘 보이는 경우도 있다. / 38p

 

 

결국 파랑새는 내 집 새장 속에 있다. 치르치르와 미치르가 그토록 찾아다니던 행복의 파랑새가 결국 내 집의 새장 속에 있었던 것처럼 ‘행복’은 ‘가정’에 있다.

이 법칙에서 인간은 도망칠 수 없는 것일까?

만일 그렇다고 한다면 인간은 정말 재미도 없고 가능성도 의외성도 없는 생물이지만,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따스하고 사랑스러운 생물인 것이리라. / 105p

 

 

 

   주인공인 나는 고향을 떠나 미술공부를 위해 홀로 도쿄로 상경한다. 마치 우리의 서울이 그러하듯 일본의 청년들은 자신들의 꿈과 낭만을 실현시키기 위해 도쿄로 모여든다. 도쿄타워는 그러한 꿈의 첨탑을 상징한다. 하지만 나는 애초의 원대한 꿈과는 달리 학교를 빠지기 일쑤고, 이렇다 할 의지도 상실한 채 도박에 전전하다가 빚까지 지게 된다. ‘아득히 지평선 너머까지 광대하게 펼쳐진 거대한 영원. 이 거리에 동경을 품고 저마다의 고향에서 가슴을 두근거리며 찾아온 사람들. 이 도시는 그런 사람들의 꿈과 희망, 회한, 슬픔을 잠들게 하는 커다란 묘지인지도 모른다.’던 그의 표현대로 도쿄에서의 삶은 하나하나 꿈을 묻어두는 묘지와 다름없다.

 

 

 

착취하는 측과 착취당하는 측, 무시무시한 승부가 명확히 색깔별로 분류되는 곳에서 자신의 개성이나 판단력이 함몰되고 마는 모습에 빈곤은 떠도는 것이다. 필요 이상으로 얻으려고 하기 때문에 필요 이하로 비춰지는, 그런 도쿄의 수많은 이들의 모습이 가난하고 서글픈 것이다.

‘가난’이란 아름다운 것은 아니지만 결코 추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도쿄의 ‘볼품없는 가난’은 추함을 넘어 이미 ‘더러움’에 속한다. / 57p

 

 

그 무렵에 우리가 보았던 것은 어떤 풍경이었을까? 먹고 살기조차 힘겨운 그런 생활을 하면서도 장래나 미래에 불안을 느끼거나 침울해졌던 일은 없었다.

그보다 우선 당장 눈앞의 일에 허덕거렸기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분명 앞으로는 지금보다 나아질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아무것도 시작한 게 없는 동안에는 아무것도 두려울 게 없다.

무엇 하나 확실한 전망이 보이지 않는 생활이었지만, 하루하루를 따분하게 느낀 적은 없었다.

무언가를 손에 넣은 사람에게나 두려움과 따분함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다가오는 것이다. / 247p

 

 

 

 

 

 

   하지만 고향에서 살던 엄니가 살 곳이 마땅치 않아 도쿄로 와 함께 살게 되면서 나의 생활도 점차 달라지기 시작한다. 빚도 청산하고 점차 이런저런 일을 하게 되면서 풍족하지는 않아도 엄니와의 단란한 생활을 꾸려나간다. 한때는 아는 이 하나 없이 아들이 사는 대도시에 간다던 엄니를 고향에 살던 자매들이 말리기도 했지만 워낙 붙임성 좋고 음식 솜씨가 좋은 엄니인지라 그의 집에 와서 밥을 먹고 가는 친구나 이웃들 덕분에 전혀 외롭지 않았다. 비록 형편은 좋지 않아도 내 자식처럼 거둬 먹이고 정작 본인은 찬밥을 먹었던 엄니의 그 마음에 내 눈시울도 붉어진다. 하지만 마치 예고된 운명처럼 엄니의 몸에 위암이 찾아오고, 죽음을 맞이하게 되어서야 비로소 그간 한결같이 보여준 엄니의 사랑을 깨닫게 된다.

 

 

인간이 태어나 맨 처음 알게 되는 부모자식이라는 인간관계. 그보다 더한 무언가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세상을 향해 길을 떠나지만, 결국 태어나서 처음 알았던 것, 처음부터 그곳에 당연한 일처럼 있었던 그것이야말로 유일하고도 강력하고 결코 뒤집히는 일이 없는 관계였다고, 마음에 가시를 찔려본 후에야 가까스로 깨닫는다.

이 세상에 다양한 사랑이 있으나 부모가 아이를 귀애하는 것 이상의 사랑은 없다.

사랑을 원하는 동안에는 그것을 깨닫지 못한다. 그저 열심히 주는 입장이 되어 보고서야 겨우 조금씩 깨달아간다. 예전에 부모가 내게 어떤 마음을 품고 있었는가. 그날의 일을 깨닫고, 지금에야 나 자신이 그것과 똑같이 되려고 마음먹는다. / 148p

 

 

아부지 인생은 큼직하게 보였지만, 엄니의 인생은 열여덟 살의 내가 보아도 어쩔 수 없이 아주 작게 보였다. 그건 자신의 인생을 뚝 잘라 내게 나눠주었기 때문인 것이다. / 192p

 

 

 

 

 

 

   진부한 신파에 불과한 소재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쿄타워>란 작품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거대한 도시 이면에 담긴 청춘의 애환들을 덤덤하게, 그러면서도 밀도 있게 그려냄과 동시에 비록 방황하고 부서지는 순간에도 우리를 지탱하는 건 가족이고 부모의 사랑이라는 것을 매우 진실 되게 전하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 본인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자칫 사적인 추억거리에 함몰될 수 있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완결되었다는 점은 인상적이라 할 수밖에 없다.

 

 

 

   역시 좋은 소설과 책은 오랜 시간이 흘러도 좋은 법인가 보다. 12년이나 훌쩍 지나서 읽는 책이 여전히 잘 읽힐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이야기에 힘이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체감했기 때문이다. 여담이지만 <도쿄타워>가 보여준 그것처럼 묻혀 있던 또 다른 다양한 작품들이 다시 조명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읽힐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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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진짜 쉬운 그림 그리기 - 그림에 자신 없는 엄마를 위한 길벗스쿨 놀이책
이정아 지음 / 길벗스쿨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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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자신이 없는 엄마를 위한 제일 쉬운 그림 그리기 책!

순서대로 따라 쓱쓱 그리면 어느새 완성되는 우리 아이를 위한 그림책!

 

 

 

  저는 그림을 그리는 데 소질이 없는 그야말로 ‘똥손 엄마’입니다. 아이와 스케치북을 마주하게 되면 부담부터 팍 드는 것이, 행여 뭐라도 그려 달라 할까 싶어 조마조마해 하곤 하지요. 강아지 그림이나 꽃, 자동차를 그려주는 것뿐인데 그 간단한 것마저도 제게는 쉬운 게 아닙니다. 때문에 아이와 마음껏 미술 놀이를 해주지 못해서 늘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그런데 우연히 한 SNS에서 그림에 자신이 엄마를 위한 <진짜 진짜 쉬운 그림 그리기>라는 책을 보았습니다. 저 같이 그림 그리는 데 자신이 없는 엄마를 위한 책이 나왔구나, 반가운 마음이 팍 들었다지요.

 

 

 

 

 

 

  <진짜 진짜 쉬운 그림 그리기>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전문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가 펴낸 것으로, 오늘도 아이가 그림을 그려 달라고 하면 부담부터 느끼는 엄마를 위한 그림 도안책입니다. 책은 ‘동물’, ‘곤충’, ‘식물’, ‘사물’, ‘탈것’, ‘사람’ 이렇게 총 5가지 주제로 나눠져 있고, 연관된 그림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어요. 그림이 단계별로 바뀌는 부분은 빨간색으로 표시되어 있어 글씨를 읽지 않고 그림만 봐도 쉽게 따라 그릴 수 있답니다. 덕분에 엄마만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그림을 보고 따라 그릴 수도 있지요. 그림을 그리고 색연필, 사인펜, 크레파스 등으로 색칠도 해보아요. 책에 나와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좋아하는 색으로요. 그래야 자기만의 그림을 완성할 수 있고 창의력도 생긴다고 하네요. 이 외에도 본문 하단에 다양한 그리기 활동을 위해 <이것도 그려 봐요>와 <이렇게 그려 봐요> 코너가 있어 응용도 가능하니 여러모로 유용한 책이네요.

 

 

 

 

 

 

  그림체를 보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동글동글 부드러운 곡선을 몇 번만 쓱 그리면 간단하게 완성되는 그림들! 정말 포인트만 쏙쏙 뽑아 그리기만 해도 이렇게 멋진 그림이 완성되네요.

 

 

 

 

 

 

  공룡을 그려달라고 해서 그려줬더니, 티라노사우르스는 이빨에 피가 있어야 한다고 디테일의 중요성을 일러주네요.

 

 

 

 

 

 

  돼지를 그려주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돼지 글자를 어떻게 쓰냐고 물어서 써줬더니 따라 써보네요. 그림 덕분에 이렇게 글자를 배우려는 의지도 보여주니 신기하네요. 또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를 하면서 튼튼한 벽돌집에서 산다고 스토리텔링까지 하는 모습도 기특합니다.

 

 

 

 

 

 

  양 그림을 그려주니 솜처럼 뭉게뭉게한 구름을 닮았다고 표현하네요. 이렇게 상상력을 표현하는 것도 참 좋은 일입니다.

 

 

 

  오늘은 어린이집을 하원하면 좋아하는 탈것들을 그려줘야겠어요. 또 아이 스스로 함께 그려보는 시간도 가지면서 점차 스스로 그림 그려보기를 좋아하는 아이가 될 수 있도록 응원해주어야겠습니다. <진짜 진짜 쉬운 그림 그리기> 덕분에 이젠 아이와의 미술 놀이가 즐거워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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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셀프 트래블 - 나 혼자 준비하는 두근두근 해외여행, 2019-2020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조은정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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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를 즐기는 가장 완벽한 방법!

지구상의 아름다운 풍경은 모두 모아놓은 듯 다채로운 테마가 가득한 미국 서부 즐기기!

 

 

 

   얼마 전에 <나 혼자 산다> LA 특집 편 재방송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와~”하고 감탄을 한 적이 있다. 한창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라 창문도 못 열고 갑갑해하던 중이라 LA 하늘을 쭉 비춰주는 화면을 보며 ‘그래, 하늘은 저래야지~’ 하고 무릎을 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었다. 청명한 하늘 아래 LA 도시가 그림 같이 펼쳐져 있는 광경을 보며 왜 그토록 수많은 사람들이 LA를 연호하는지 이제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덕분에 여행지로는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미국마저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게다가 요즘 우리의 류현진 선수가 대활약을 하고 있지 않은가! 이럴 때 다저스의 홈구장인 다서 스타디움에도 한 번 가줘야 하는 건데 말이다.

 

 

 

어렵고 복잡한 여행은 그만! 미국 서부에서 즐기는 특별한 경험

 

 

   <미국 서부 셀프트러블>은 LA를 비롯하여 샌디에이고, 라스베이거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포틀랜드 및 각각의 근교 도시를 다루고 있는 최신판 미국 서부 여행가이드북이다. 이 책을 쓴 저자는 ‘미국 서부에서는 지구상의 아름다운 풍경을 모두 모아 놓은 것처럼 다채로운 대자연을 품고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화려한 라스베이거스와 로스앤젤레스의 거리를 걷다가 다음 날에는 요시미티 국립공원이나 그랜드 캐니언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고, 바다를 끼고 있는데다가 언제나 강렬한 태양이 있어 주는 덕분에 그 어디에서나 신선한 과일과 해산물, 고기 등을 맛보는 식도락 여행 또한 가능한 곳으로, 단언컨대 이런 완벽한 여행은 미국 서부에서만 가능하다’며 적극 추천한다.

 

 

 

 

 

 

   그도 그럴 것이 천사의 도시라 불리고 우리나라와 가장 친숙한 도시이기도 한 로스앤젤레스(LA), 미국인들이 은퇴 후 가장 살고 싶어 한다는 평화의 도시 샌디에이고, 카지노와 쇼, 대자연의 신비를 품은 라스베이거스, 도시 곳곳이 낭만으로 가득 찬 샌프란시스코, 세계적인 기업의 본사가 있어 도시적인 이미지를 풍기지만 조금만 근교로 나가면 아름다운 대자연이 펼쳐져있는 숨겨진 보석과도 같은 도시 시애틀, 개성 넘치는 예술가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현재 미국에서 가장 뜨거운 인기를 얻는 도시 포틀랜드까지 어디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다양한 매력을 지닌 곳이 바로 서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은 미국 서부에서 꼭 해봐야 할 모든 것을 테마별로 구성해 필요한 것만 쏙쏙 골라볼 수 있도록 소개한다. 이를 태면 서부에서 꼭 해보면 좋을 대표 경험들, 음식, 대자연, 건축, 박물관, 힐링 여행지, 인스타그램 핫플레이스, 데이트 명소, 슈퍼마켓, 할인 몰, 쇼핑 아이템, 테마파크, 영화&드라마 촬영지 등이다. 여기에 미국 서부의 지역별 주요 명소와 주소, 가는 법, 요금, 홈페이지, 유용한 Tip, 꼭 필요한 여행 정보 등 초보 여행자도 어렵지 않게 여행할 수 있도록 중요한 정보들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라스베이거스 Las Vegas

이곳을 대표하는 키워드가 세계 최고의 카지노인 건 맞지만 그것만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1980~1990년대에 걸쳐 휴양지로 손색이 없는 다양한 가격대의 호텔과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식점, 도시와 주변 근교에서 즐길 수 있는 골프와 쇼, 전시회 등이 대거 개발되어 언제 가도 지루할 틈이 없는 관광 도시로서 매년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낮보다는 밤이 훨씬 아름다운 이 멋진 도시에서 미국 서부의 광활함을 체험해보자! / 190p

 

 

 

   미국 서부 편을 보면서 나의 시선을 끈 곳은 다름 아닌 라스베이거스다. 그간 LA를 위주로 하는 여행을 많이 생각해왔지만 유독 이번에는 라스베이거스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다. 사실 라스베이거스 하면 <C.S.I 라스베이거스>를 통해 본 어둡고, 퇴폐적이며 화려한 카지노와 클럽의 이미지가 워낙 강렬해서 부정적인 느낌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라스베이거스가 포함되어 있는 네바다 주 외에도 유타 주와 애리조나 주의 다양한 국립공원과 캐니언, 호수와 강 등으로 둘러싸여 그야말로 미국 서부의 웅장함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임을 알게 된 순간, 이 도시에 반해버리고 말았다.

 

 

 

   일단 라스베이거스하면 생각나는 것은 어마어마한 장관을 연출하는 호텔들이다. 아서 왕이 살던 중세 시대를 테마로 한 엑스칼리버 호텔&카지노, 입구의 황금색 사자상으로 유명하며 <CSI>의 세트장 체험관이 있는 MGM 그랜드, 영화 <오션스 일레븐>에 등장했던 벨라지오 라스베이거스에서 보는 분수 쇼는 가희 압권이라 하니 놓칠 수 없다. 로마의 대궁전에 머무는 듯한 착각을 일게 만들며 웅장한 야외 수영장이 최고 인기 포인트인 시저스 팰리스, 이태리의 베네치아를 완벽히 축소해놓아 뱃사공이 노를 저어주는 곤돌라를 타고 호텔을 구경할 수 있는 베네시안, 화려한 생화 장식과 회전목마를 보면 누구라도 감탄을 터트릴 만큼 아름다운 윈 라스베이거스는 그 어떤 이도 눈을 뗄 수 없을 것이다.

 

 

 

 

 

 

   라스베이거스에는 유난히 맛있는 스테이크 레스토랑이 모두 모여 있다 하니 사진만 봐도 황홀해질 지경이다. 특히 스코틀랜드 출신의 세계적인 셰프 고든 램지의 스테이크, 펍, 버거 등을 맛볼 수 있고 호텔별로 저마다 개성 있는 뷔페 음식을 제공하고 있어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즐거운 고민에 사로잡힌다. 만약 라스베이거스의 뷔페를 완벽하게 체험해보고 싶다면 ‘뷔페 오브 뷔페 패스’를 구매해 시저스 그룹 호텔의 뷔페 6곳을 24시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하니 관심이 있다면 꼭 이용해보자. 뿐만 아니라 뉴욕 뉴욕 호텔&카지노에서 즐길 수 있는 롤러코스터, 헬리콥터 투어, 슬롯질라 같은 액티비티를 즐기는 재미와 라스베이거스의 명물이라 할 수 있는 멋진 클럽들, 쇼, 카지노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 도전을 좋아하는 모험가들에게 트레킹이나 암벽 타기를 하기에 안성맞춤인 레드 록 캐니언, 호버 댐, 밸리 오브 파이어 주립공원과 같이 근교에서 멋진 자연 경관을 누릴 수도 있으니 그간 라스베이거스의 매력을 몰랐던 사람들이라면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을 꼭 읽어보고 떠나보시길 추천한다.

 

 

 

그랜드 서클 Grand Circle

“미국 여행이 뭐가 좋아?”라고 종종 질문을 받는다. 그럴 때마다 나는 가장 먼저 그랜드 서클에 대핸 일장 연설을 시작하곤 한다.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 대자연이 주는 감동이란 바로 이런 것임을 제대로 알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도로와 그 도로가 끝나면 만나게 되는 웅장한 자연의 풍경 앞에 내가 한없이 작게만 느껴지던 그 느낌! 그래서 모처럼 겸손해지던 마음! 단언컨대 오직 그랜드 서클에서만 가능한 경험이다. / 396p

 

 

 

 

 

 

   여행가이드북 하면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여행지에 대한 주요 정보, 항공권 구입법, 숙소 구하는 법, 한국에서 가지고 가면 도움이 될 것들, 미국의 단위와 화폐, 비자와 입국 심사 및 시내 이동 방법, 대중교통이나 렌터카 등과 같은 이동 수단 활용법, 편리한 여행을 돕는 시티 패스 활용법 등처럼 꼭 알아두어야 할 필수 정보들일 것이다.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에서는 이렇듯 쉽고 빠르게 미국 서부 여행을 준비할 수 있는 주요 정보들로 마지막까지 점검하고, 한국으로 사가기 좋은 선물 아이템과 같이 미리 알고 있으면 좋을 팁도 제공하고 있으니 참고하기를 권한다. 부록으로 맵북과 트래블 노트까지 수록되어 있으니 작은 가방 속에 꼭 넣어서 다녀보자.

 

 

 

   사실 미국은 나처럼 어린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여행을 하기가 그리 쉬운 곳이 아니지만 언젠가 아이에게 더 큰 세상을 보여주기 위한 곳으로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다. 그 때를 위해 하나하나 가보고 싶은 곳을 선별하는 마음으로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을 읽어보았다. 미국 여행을 계획하거나 곧 떠날 이들이라면 꼭 이 책의 도움을 얻어 보시길 추천 드린다. 더 멋지고, 재미있고, 알찬 여행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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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 애플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조용한 천재
린더 카니 지음, 안진환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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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가 떠난 후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 애플을 누가 이끌어갈 것인가!

새로운 리더십과 경영 철학으로 애플의 새 미래를 연 팀 쿡을 주목하라!

 

 

 

   나는 그 날이 아직도 생생하다. 월터 아이작슨의 <스티브 잡스>가 출간된 날이다. 당시 대형서점에서 근무를 하고 있던 나는 <스티브 잡스>의 공식 전기가 막 도착했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직원 모두가 고무되었던 순간을 아직도 기억한다. 책이 포장된 박스를 연 순간, 새하얀 양장에 스티브 잡스의 얼굴이 흑백으로 찍힌 표지를 보자마자 와, 하고 경탄했던 그 순간을 말이다. 정말 스티브 잡스의 공식 전기답다고 해야 할까. 이 책은 꼭 가져야만 한다, 정말 그런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스티브 잡스라는 이름이 지닌 가치는 애플이라는 거대한 기업의 가치와 맞먹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가 세상을 떠났다. 스티브 잡스가 없는 애플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당시 누구나 이렇게 생각했다. 스티브 잡스가 없으니 애플은 더 이상 혁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머지않아 애플이 퇴보하거나 시장에서 곤두박질칠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하지만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지 수 년이 지난 지금, 몰락을 점쳐왔던 사람들의 우려와 수많은 경쟁 기업의 강세에도 애플은 변함없이 건재하다. 애플이라는 이름의 브랜드 파워는 여전하고,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특유의 감각적인 광고는 이번에는 또 어떤 변화를 이루어냈을까 기대감으로 설레게 한다. 스티브 잡스가 없는 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대체 누가 이런 일을 해내고 있는 걸까?

 

 

 

애플은 연못에 잔물결을 일으키는 하나의 자갈이 되어야 한다

 

 

   애플의 아이콘이자 CEO인 잡스가 세상을 떠나기 전, 잡스는 갑작스레 쿡을 불러 앉혀놓고 애플의 CEO 자리를 맡아달라고 말했다. 자신은 비상근으로 물러나 애플의 이사회 의장직을 맡겠다고 밝히면서 말이다. 당시만 하더라도 두 사람은 잡스의 병세가 위중했으나 점점 호전되어가는 것처럼 보였기에 그가 앞으로 더 일정 기간 이상 애플과 함께할 것이라 믿었다고 한다. 잡스의 후계자 선정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적잖은 시간 동안 배후에 CEO 직무를 대행해오던 팀 쿡은 잡스의 자연스러운 후계자였다. 하지만 잡스가 전형적으로 보여준 것처럼, 그는 모두가 애플에서 필요하다고 여겨온 유형의 리더는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애플을 ‘디자인이 주도하는 조직’으로 이끈 조너선 아이브나 ‘미니 스티브’라고 알려진 스콧 포스톨을 유력한 차기 CEO 후보로 점치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팀 쿡이 CEO가 되었을 때는 ‘종말의 신호’로 받아들이기도 했다고. 하지만 잡스가 병으로 자리를 비운 두 차례 모두 팀 쿡은 잡스를 대신해 애플을 진두지휘했고, 두드러지지는 않았지만 은밀하게 CEO가 될 준비를 해나가고 있었다.

 

 

 

 

 

 

   2011년 10월 5일, 스티브 잡스의 사망 소식이 전 세계를 뒤흔들었다. 쿡이 CEO직을 넘겨받은 지 한 달 남짓 지난 시점이었다. 당시의 분위기를 반영한 기사 중 2011년 5월 《허핑턴포스트》의 사설 제목 「왜 애플은 비운에 처할 운명인가?」의 내용이 인상적이다. 해당 사설에서 타이 후지무라는 ‘잡스가 사망하면 애플이 그 여파를 극복해내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애플의 성공을 이끌어낸 그 탁월한 취향과 감각만큼은 결코 차기 지도부가 재현하지도, 필적할 만한 수준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월등하게 우월한 제품이 없다면 누가 그들의 오만한 마케팅에 귀를 기울이겠느냐고 말이다. 잡스가 워낙 독보적인 리더였기에 잡스가 없는 애플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쿡은 의연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 나갔다. 그를 곁에서 지켜봤던 조스위악은 쿡은 임기 초기에 부당한 비판을 너무 많이 받았다고 말하며 세상 사람들은 그를 스티브에 비유하고 싶어 했지만 정작 그는 스스로 스티브가 되려고 애쓰지 않았다고 술회했다. 실제 쿡은 잡스의 유산을 보전하며 ‘내 안의 모든 것, 내가 가진 모든 것을 회사에 쏟아붓고자’ 노력하겠지만 결코 잡스와 같아지는 것을 목표로 삼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내가 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바로 나 자신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요. 그래서 내가 될 수 있는 최상의 팀 쿡이 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던 그의 이러한 태도야말로 잡스 사후에 애플이 흔들리지 않고 지금껏 건재할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닐까 싶다.

 

 

 

“나는 그가 결코 스티브 잡스를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또 어느 정도는 그렇기도 합니다.” MIT 슬로안경영대학원의 마이클 쿠수마노 교수가 《파이낸셜타임스》에서 한 말이다. “그럼에도 내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잡스의 정신은 여전히 살아 있고, 조직은 전보다 덜 대립적이며 온화한 문화를 창출하면서 결집하고 있습니다. 팀 쿡의 공로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지요.” / 328p

 

 

 

   책 <팀 쿡>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소박한 남부 시골 도시에서 자란 쿡이 어떠한 성장 과정을 통해 지금의 애플에 입사하게 되었는지 순차적으로 살펴본다. 특히 IBM에 이어 컴팩에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고 있었던 쿡이 잡스의 레이더망에 포착되어 애플에 오게 된 과정이 흥미롭다. 당시 그를 아는 사람들은 쿡이 컴팩을 떠나 애플에 들어간다면 바보 중에서도 상바보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애플에 가라고 권한 사람은 주변에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말이다. 그럼에도 쿡은 잡스를 만난 자리에서 그의 신선하고 흥미로운 관점에 빠져들었고, 잡스가 꿈꾸던 애플에 대한 전략과 비전에 귀를 기울이며 자신도 그의 사명에 동참해 가치 있는 기여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잡스와 같은 실리콘밸리의 전설과 함께 일하게 되는 것이 ‘일생일대의 특권’이라고 확신했던 것이다. 쿡은 제조와 유통을 총체적으로 정비하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그가 애플에 입사했을 때, 회사는 비용관리도 안 되고 재고관리도 엉망이고 고객 계정관리도 제때 이뤄지지 않을 만큼 엉망진창이었기 때문이다.

 

 

 

   쿡은 오자마자 생산 공정의 모든 세부사항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짧은 시간에 사업 운영 시스템을 완전히 정비했다. 조립 공장과 공급 업체 사이의 거리를 가깝게 하여 애플의 부품 조달 속도와 빈도가 늘어 JIT프로세스를 훨씬 더 수월하게 운영할 수 있게도 했다. 또 외부의 파트너 기업에 생산을 위탁함으로써 재고 누적 문제를 해결했다. 그는 애플의 사업 운영 개선뿐만 아니라 기술 업계 전반의 생산 프로세스 관리와 해당 프로세스에 대한 인식까지도 바꿔놓았다. 이렇듯 쿡이 사업 운영 방식에 단행한 개혁과 모든 비즈니스 측면을 향한 깊은 이해는 애플이 극적으로 회생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런 그도 난관에 봉착했다. 특히 CEO 재임 첫 해는 그야말로 ‘도전’이었다. 스티브 잡스를 대체할 수 없다는 주변의 시선으로부터의 압박감, 갤럭시의 성공에 힘입어 상당수 시장에 애플을 앞서 나가고 있는 삼성과의 경쟁, 실망스러운 아이폰 판매 실적 부진, 2명의 고위 임원 해고, 애플맵의 실패, 폭스콘 노동자들의 자살 사건, 탈세 혐의와 주가 하락까지 그가 해결해야 할 일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팀 쿡이 이끄는 애플은 이전에 잡스가 이끌던 시절에 보여주지 못했던 상당부분을 수정하고 잘못된 것은 기꺼이 사과하면서 노동자들의 인권과 노동환경 개선에 관심을 기울였다. 자선 활동을 확대하고 업계 최초로 재생 에너지와 지속가능한 제조 분야에 막대한 수준의 투자를 감행했으며, 무엇보다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애플의 주가가 떨어졌을 때 스스로 급여는 회사의 성과와 연계되어야 마땅하다는 생각으로 자진 삭감하는 행동력까지 보여주었다. 심지어 기업 최초로 자신이 게이임을 커밍아웃하여 소수자들의 인권과 입장에 앞장서기까지 하는 모습은 놀라움을 사기에 충분하다.

 

 

 

나는 내가 현실세계에 살며 내 스스로 얻은 것에만 의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나는 노동과 노력의 가치를 인정한다.

나는 교육의 가치를 믿는다. 교육은 내게 현명하게 일할 수 있는 지식을 제공하고 능숙하게 일하도록 나의 정신과 손을 훈련시키기 때문이다.

나는 정직과 진실을 믿는다. 그것이 없으면 내가 동료로부터 존중과 신뢰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 71p

 

 

“우리 모두를 하나로 묶는 것은 우리가 함께 정립하는 가치관입니다. 우리는 옳은 일을 하기 원하고 정직함과 솔직함을 추구합니다. 우리는 실수를 인정하고 고쳐나가는 용기를 중시합니다. 그리고 사내 정치는 용납하지 않습니다. 저는 정치 행위를 경멸합니다. 회사라는 조직에는 그런 게 들어설 여지가 생겨서는 안 됩니다. 저는 그런 것까지 다룰 수 있을 만큼 저의 삶이 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관료주의도 용인할 수 없습니다. 회사가 사내 정치나 사적인 어젠다에 발목 잡혀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저의 지론입니다. 그러면 빠르게 움직이는 조직이 될 수 없습니다.” / 174p

 

 

“쿡이 지닌 원대한 비전의 핵심은 ‘어떻게 하면 이 큰 기업을 선한 힘으로 활용할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기업이 가진 규모와 영향력으로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였습니다.” 쿡은 궁극적으로 세 가지 영역에 초점을 맞췄다. 기후변화를 해결하는 노력에 동참하고, 친환경 재료를 제품에 사용하며, 지구의 자원을 보호하는 것이 바로 그 세 가지다. / 258p

 

 

 

 

 

 

   아이폰 시리즈, 애플워치, 에어팟 등의 연이은 성공으로 애플은 쿡의 지휘 아래 세계에서 최초로 1조 달러짜리 기업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 애플은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잘하면서 동시에 선을 행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격언을 스스로 입증하면서 새로운 혁신의 시대를 열어나가려 한다. 여전히 혹자들은 팀 쿡의 애플을 불안해하고 미래의 성공을 확신하지 못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애플의 미래는 아직 성장 가능성이 무한대라는 생각이 든다. 더욱이 스티브 잡스라는 이름과 정신이 여전히 강력하게 뿌리박혀 있는 애플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자신만의 윤리관과 가치관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간 팀 쿡의 모습은 경영에 몸담고 공부하고 있는 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본보기가 될 것 같다. 어쩌면 머지않아 스티브 잡스가 아니라 팀 쿡을 기억해야 하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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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의 꽃 - 2019년 50회 동인문학상 수상작
최수철 지음 / 작가정신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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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거침없고 치명적인 독과 약의 환상적 리얼리티!

환상과 진실을 떠돌며 난해함과 치밀함을 정교하게 문장에 녹아내는 황홀한 소설!  

 

 

 

   이것은 ‘독과 약’에 관한 이야기다. 태어날 때부터 독을 몸에 지니게 되고, 세상의 풍파를 겪으며 그 독을 더욱 키우고, 그 독을 약으로 사용하고, 그러다가 독과 약을 동시에 품고서 죽음에 이르게 된 한 인간에 대한 이야기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에 내던져진 것처럼 무의식과 망각 혹은 이성이 뒤틀려버린 공간 속을 끊임없이 떠돌다가 마침내 질식할 것 같은 악마 같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또한 금기와 호기심, 두려움과 매혹, 도취와 환멸, 쾌감과 파멸을 오가는 이 거침없고 치명적인 위태로움에 사로잡혀 있다 보면 너무나 섬뜩해서 오히려 슬퍼지는 그런 이야기다.

 

 

 

우리의 하루하루는 독과 약 사이에서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는 것이다

 

 

   보들레르의 <악의 꽃>을 연상시키는 최수철의 <독의 꽃>은 ‘독’에 대한 관념들이 넝쿨처럼 뻗어나가 마침내 모든 것을 잠식해버릴 것만 같은 소설이다. “독으로 시작되어 독으로 끝나는 소설”이라 불러도 무리가 아닐 듯싶다던 평론가의 말 그대로 소설은 온통 빽빽하게 독으로 가득 차있다. 10년 전부터 ‘독’에 대한 작품을 구상해왔다던 저자의 말처럼 독은 어디에서 기인하며 어떤 성향으로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 상관물인 ‘약’과 함께 집요하게 고찰하여 마치 ‘독의 세계관’을 완성해낸 느낌이다.

 

 

 

 

 

 

   소설은 독성 물질에 감염되어 병원으로 실려 온 ‘나’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치료를 받기 위해 병실로 이동한 나는 창가 쪽에 누워 있는 한 남자를 발견하고 흠칫 놀란다. 마치 혼수상태에 빠져 있는 내 모습, 더 나아가 수의를 덮고 있는 나 자신의 시체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으며, 흡사 미꾸라지들이 잔뜩 들어 있는 미지근한 물속에 몸을 담그고 있는 듯 그의 웅얼거리는 소리에 기괴함과 불길함마저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의 이름은 조몽구. 그 역시 몸 전체가 안팎으로 강한 독성 물질에 감염된 채 입원했고 자신의 일생을 가득 메웠던 독에 관한 이야기를 쉬지 않고 이야기함으로써 나를 괴롭힌다. 하지만 어느새 나는 그의 이야기에 점점 사로잡히게 되고, 적절한 양의 독이 몸속으로 들어와 심신을 더욱 활성화시키는 약이 되듯 그의 이야기가 자신을 각성시킨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새벽의 환몽 속에서 괴물 같은 존재를 본 다음 날, 조몽구는 홀연히 사라져버린다. 그가 떠나고, 그와 다시 만날 가능성이 사라졌지만 조몽구의 이야기가 무엇보다도 절실해진 나는 그의 이야기이자 나의 이야기, 다시 말해 그가 들려준 이야기이자 내 속으로 들어와 나의 것이 된 이야기를 재구성하기에 이른다.

 

 

 

그리하여 나는 그의 이야기를 듣지 않으려 하면서 듣고 있었고, 듣는 것도 아니고 듣지 않는 것도 아니면서 귀를 열어놓은 채 잠과 꿈의 수면에서 자맥질 쳤다. 그러다가 악몽이라도 꾸듯 그의 이야기가 미지근한 독물처럼 나의 귓속으로 흘러드는 듯한 섬뜩한 느낌에 소스라쳐 놀라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깨어나곤 했다. 그러나 이윽고 사위가 다시 조용해지면 그의 입은 슬그머니 다시 열리고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그렇게 날은 점차 밝아져갔고, 나는 깨어서나 잠들어서나 기진맥진한 상태로, 마치 클로로포름에 담긴 개구리처럼 줄곧 기이한 마비 상태에 빠져들어 있었다. / 18p

 

 

 

   조몽구는 정권의 변화에 편승하여 기회주의자적인 면모를 지닌 아버지 조영로와 예민하고 병약하여 독에 대한 강박증에 시달리는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머니에게 아버지는 세상의 독을 이용하고 퍼뜨리는 자, 그 자체로 독의 속성을 가진 존재였고 때문에 원치 않는 아이를 가진 셈이었지만 두통과 잦은 병치레에 시달리는 몽구에게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말 그대로 몽구는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몸과 마음에 독이 각인된 상태였다. 늘 피해의식과 외로움으로 마치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떤 괴물과 하나가 되어 홀로 갇힌 듯한 느낌에 사로잡혔던 그는 마침내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독의 세계에 몰두하고 있는 삼촌과 함께 살게 된다.

 

 

 

“인생이 뭔지 한마디로 말할 수 없겠지만, 이런 말은 할 수 있지. 인생의 매 순간은 독과 약 사이의 망설임이야. 망설일 수밖에 없지. 하지만 오래 주저하고 머뭇거려서는 안 돼. 어느 순간 약은 독이 되어버리니까.” / 100p

 

 

“이 세상 모든 것은 사랑을 만나면 약이 되고 원한을 만나면 독이 돼. 삶과 죽음 사이에 놓은 우리의 하루하루는 독과 약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는 것이지.” / 198p

 

 

 

 

 

 

 

 

   삼촌과 동거를 하기 시작하면서 몽구는 자기 몸속의 독에, 그리고 온 세상을 가득 채우고 있는 독에 점차 눈을 뜨기 시작한다. 대학교를 가고 군대를 다녀오며 사회인으로 거듭나기까지 몽구는 다양한 형태의 독을 만나게 되는데, 이를 테면 이기심, 증오심, 분노, 공포, 탐욕, 술, 성적 충동, 강압, 집착 등이 그것이다. 우리들이 흔히 생각할 수 있는 나쁜 이념들이 이른바 ‘독’이라는 형태로 소설에서는 직접적으로 드러나는데, 자의로든 타의로든 이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 개개인에게 어떤 식으로든 치명상을 입힌다. 자신이 여전히 건재하고 사회적으로 늘 주목을 받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확인하고 과시하기를 원하는 아버지 조몽구, 병약한 여동생에게 집착한 나머지 그녀의 남자들을 경계하는 정우, 부하들을 한시라도 자기를 망칠지 모를 잠재적 독소라 여기는 소대장, 독을 이용해 사람들을 죽이는 일도 서슴지 않게 된 광수 등 몽구를 둘러싼 모든 인물들이 저마다 ‘독’이라는 형태의 욕망에 빠져 결국 파멸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덕분에 우리는 소설을 읽으며 독에 대한 온갖 관념들을 경험하고 또 어떻게 사유해야 하며 해독과 정화의 삶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인지를 어렴풋하게나마 배우게 된다.

 

 

 

그런데 그 낙인은 대체 누가 찍은 것일까. 나 자신이 찍은 건 결코 아니니, 그렇다면 세상이, 어쩌면 우주가 그 낙인을 찍은 것일지도 몰랐어. 그럼 그 이유는 무엇일까. 낙인을 찍는다는 건 뭔가를 끊임없이 상기시키기 위해서잖아. 그렇다면 대체 무엇을 상기시키려 하는 거지? 상기시켜서 뭘 어쩌려는 거지. 어쩌면 나로 하여금 싸우라고 하는 게 아닐까. 버티고 저항해서 마침내 이겨내라는 의미를 가지는 게 아닐까. 그런데 무엇을 이겨내야 한다는 말일까. 나 자신에 대해서? 아니면, 세상의 독에 대해서? 그렇게 내 생각은 내내 악순환의 고리 속에서 맴돌고 있었어. / 56p

 

 

“그날 나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독과 처음으로 인사를 나누었던 거야. 독은 내게 다정하고 친숙했어. 비로소 나는 내가 독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지.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그 자체로 다른 존재에게 독이라는 것도 알았어. 하지만 또한 나는 그날 처음으로 나의 삶과 세상의 독이 서로 침투하는 음침한 세계를 보았던 거지. 그 두려운 세계에서 내내 살아가야 하는 운명, 나는 그 사실을 깨닫고서 격하게 뛰는 가슴을 진정시킬 수 없었어.” / 78p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 중 가장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바로 ‘여성들’이다. 몽구는 어린 시절에 이미 자신이 모종의 독성 물질에 감염되어 있음을 분명히 인식했고, 다만 그 독을 해독해줄 존재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는 것을 무의적으로 깨달았다. 바로 그러한 존재들은 주로 몽구가 만난 ‘여성들’이었다. 저체중의 미숙아로 태어나 미숙아망막증을 앓았던 탓에 누구보다도 몽구의 고통을 교감할 수 있었던 영지, 몽구의 정액과 피가 섞인 붉은 액체를 닦아주다 그것을 삼키기까지 했던 간호사 영지, 삼촌의 살림을 묵묵히 돌봐주던 쌍둥이 노파들 등이 그러했다. 이는 모성 신화를 연상케 하는데, 넓게 생각하면 ‘독’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서 더욱 강렬하게 드러나지만 또 그것을 해독시키는 ‘약’ 역시 사람에게서 얻어지는 것임을 깨닫게 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이건 애기똥풀이란다. 바다 건너에서는 이 풀을 제비풀이라고 부르지. 새끼 제비는 막 태어났을 때 눈을 뜨지 못하는데 어미가 이 애기똥풀 즙으로 어린 제비의 눈을 씻어서 눈을 뜨게 해준다는구나. 그래서 제비풀이란 이름이 붙었는데, 사람들이 눈병에 걸릴 때도 효과가 있다고 하지. 하지만 많이 바르면 피부가 상하고 먹으면 배탈이 나게 돼. 노랗고 작은 꽃이 피는데, 꽃말이 뭔지 아니? 미래의 기쁨, 몰래 도와주는 사람, 몰래 한 사랑, 엄마의 사랑과 정성이란다." / 115p

 

 

 

 

 

 

 

   이 소설의 놀라운 점 중에 하나는 등장하는 인물들이 제각기 다른 인물이지만 마치 하나의 인물처럼 겹쳐진다는 점이다. 알고 보니 아버지 조영로가 그를 비난했던 한종원이었고, 수호 삼촌이 행위예술가인 도부영이었으며 간호사 고영지가 나중에 꿈속에서 수호의 살림을 돌봐주던 쌍둥이 노파 중 한 사람이었던 것처럼 삼촌 수호, 정우, 용한, 광수, 몽구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나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다르지만 이들 모두는 마치 한 사람인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경계를 교란시킨다. 독이 약이 되기도 하고 약이 독이 되기도 하는 것처럼 이러한 점은 바로 이 이야기가 결국 ‘몽구의 이야기이나 나의 이야기이도 하며 우리들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기막힌 반전에 힘을 싣는다. 이것이 읽는 내내 꿈인 듯 현실인 듯 기이하고 때로는 난해하지만 사실은 굉장히 치밀하고 리얼리티적인 소설이라 여겨지는 이유다.

 

 

한번은 서양 중세시대 스위스의 화학자 파라켈수스가 한 말, 여러 책에서 인용되는 그 말이 하루 종일 그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은 적도 있었다. “모든 물질은 독이며 독이 아닌 물질은 없다. 다만 올바른 용량만이 독과 약을 구별한다.” 요컨대 독과 약은 서로 대립되는 존재처럼 보이지만 과학적으로는 차이가 없고, 다만 얼마나, 어디에서, 무엇과 함께 사용하느냐에 따라 독이 되거나 약이 된다는 것이었다. / 177p

 

 

“모든 생명체는 살아 있기 위해 매 순간 자기 내부의 독성으로 외부의 독성과 싸우고 있어. 그러나 대부분 자기 내부의 독성을 의식하지 못하지. 하지만 너는 두통 때문에 그 독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의식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를 가질까. 말 그대로 깨어 있으라는 게 아닐까. 매 순간 긴장하라는 게 아닐까. 일상의 마비에서 벗어나 있으라는 게 아닐까. 고대 인도의 한 철학자가 말했지. 우리가 진실로 깨어 있는 때는 꿈꿀 때의 그 짧은 순간일 뿐이라고. 우리가 깨어 있다고 믿는 시간은 단지 마야, 곧 미망과 환영이라는 거지. 그렇다면 무엇이 미망이고 무엇이 실제인가. 독도 따지고 보면 미망이고 환영이 아닐까.” / 196p

 

 

 

   마치 ‘독의 백과사전’처럼 느껴지는 이 소설은 작가가 얼마나 오랫동안 ‘독’에 대한 주제를 고민했는지 느낄 수 있을 만큼 과감한 양식과 서사, 독과 약에 관한 통찰, 독물을 잔뜩 머금은 뱀이 온몸을 기어다니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하는 완성도 높은 문장으로 나를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독’이라는 이 강렬한 단어 속에 우리 사회를 위태롭게 하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녹아낸 작가의 역량에 박수를 전하고 싶다. 책의 말미에 “살아 있는 매순간 스스로의 생존을 위하여 외부의 적대적인 힘으로부터 자신을 효과적으로 방어하는 한편 다른 생명체를 공격적으로 섭취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들 하나하나야말로 곧 한 송이 ‘독의 꽃’이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여기에서 이 말 또한 덧붙이지 않을 수 없다. 지상의 모든 꽃이 아름다운 까닭은 바로 그 때문이라고. 그 아름다움이야말로 우리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약’”이라는 메시지가 주는 울림까지도 기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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