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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습관 정리법 - 좋은 습관을 들이려 애쓰지 말고 나쁜 습관을 버려라!
고도 도키오 지음, 이용택 옮김 / 지식너머 / 2017년 1월
평점 :

좋은 습관을 들이는 데 시간과 체력을 낭비하는 것은
이제 그만!
버리고 비우다보면 조금씩 달라지는 1일 1습관 버리기
프로젝트!
곧 있으면 둘째 아이가 태어날 것을 생각해 집안 정리를 싹 한 적이 있다. 언젠가는 쓰겠지 하고 내내 모아두기만 했던 잡동사니들은
과감하게 버리고, 나름 정리한다고 쌓아두었던 박스 안의 내용물만 빼내어 한 데 모아두었더니 불필요한 박스만 한가득 나왔다. 겹겹이 쌓여있는 포장
박스들만 빼내었을 뿐인데 답답했던 공간이 휑해진 것을 보고 내가 얼마나 버리는 데 인색한지 깨닫게 되었다.
이렇듯 우리는 무언가를 과감하게 버리고 비웠을 때에야 비로소 내 안에 무엇이 남아있는지를 알게 되는 순간이 있다. 채우고 쌓아두는
것에만 급급했던 나머지 진짜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들, 꼭 필요한 것들은 잊고 마는 것이다. 습관이란 것도 그런가보다. 좋은 습관을 자꾸
채우려다보니 이것이 나에게 진정 필요한 것인지 또 나에게 꼭 맞는 것인지 헛갈릴 때가 있으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결같이 좋은 습관들이기만을
강조하는 여느 자기계발서와는 달리 ‘버리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나쁜 습관 정리법>이라는 책이 참신하게 다가온다. 좋은 습관을
들이려 체력과 정신을 낭비하지 말고, 내 안에 쌓여있던 나쁜 습관을 버렸을 때에야 비로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만의 기준을 완성하기 위한 ‘버리기’ 실천법
첫 저서 《33세에 자산 33억 원을 만든 방법》으로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오른 고도 도키오는 <나쁜 습관 정리법>을
통해 습관을 하나하나 버릴 때마다 우리의 인생은 조금씩, 하지만 분명히 달라질 것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책 속에 나열된 습관 중에서 버리고
싶은 항목을 모두 버리고 나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소중하게 지키고 싶은 일, 나아가고 싶은 길이 뚜렷이 보일 것이라고 강조한다.
책은 인생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40가지 습관을 주제별로 정리해놓고 있다. ‘말’, ‘인간관계’, ‘물건과 돈’, ‘업무 기술’,
‘일하는 법’, ‘약한 마음’까지 크게 6개의 파트로 나누어놓았는데 개인의 사소한 습관이나 정서, 비즈니스에 적용하여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구체적으로 전달한다. 특히 저자가 제시하는 습관들을 ‘못 버리면’ 혹은 ‘버리면’ 어떤 일이 초래되는지를 간략하게 정리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실천 동기를 부여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말’을 주제로 다룬 첫 번째 파트에서는 부정적인 말, 자신의 노력에 대한 자랑, ‘바쁘다’라는 말, 남에 대한 험담, 핑계,
바른말을 버릴 것을 강조한다. 그 중에서도 ‘바쁘다’라는 말을 남발하는 사람을 경계하는 대목이 눈에 띈다. 저자는 바쁘다는 말은 자신감 결여,
허세 부리고 싶어 하는 취약한 내면 그리고 자기중심적 발상마저 드러내는 매우 부끄러운 표현이라고 말한다. 또한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지내다
보면 희한하게도 실제로 정신없이 분주해지는데, 이렇게 마음이 조급하고 어수선해지면 주변 상황을 전체적으로 내려다보거나 차분히 고민할 여유가
사라진다. 하지만 바쁘다는 말을 버리면 상황을 전체적으로 내려다보는 힘이 강해지고 업무 처리 능력이 높아지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한다.
“아, 바쁘다. 바빠.” 하며 부산을 떠는 사람보다는 침착하게 표정에서 여유를 잃지 않을 때에야 비로소 타인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물론 가끔은 곁눈질하지 않고 한곳에만 집중해서 빠른 속도로 전진해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앞만 보고
나아가는 데만 지나치게 마음을 빼앗긴다면 주변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소중한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아차릴 수 없다. 그러므로 바쁘다는
말을 자신의 어휘 목록에서 아예 지워버리는 게 좋다. 바쁘다는 말 대신 ‘아직 여유 있어.’라는 말을 되뇌어보자. / 24p
두 번째 파트인 ‘인간관계’ 편에서는 자신의 공적, 쓸데없는 만남이나 목표에 방해되는 친구, 남과 비교하는 의식, 자존심, 남들이
보기에만 좋은 사람, 인맥 관리, 기브 앤 테이크 사고를 버릴 것을 지적한다. 이어 세 번째 파트 ‘물건과 돈’ 편에서는 자기계발서, 물욕,
절약과 저축에 대한 강박, 사진과 수첩을 버릴 것을 강조한다. 여기에서는 달라져야 한다고 말하는 자기계발서는 수없이 많지만 정말로 자신이
달라지는 때는 자기계발서를 덮고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즉, 겉으로만 번지르르한 책에 호구가 되어 남의
생각을 뒤쫓지 말고 자기 생각을 재구축하는 독서를 권장하는 점은 우리가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다시 말해, 행복의 기준 혹은 자신만의 중심이 필요하다. ‘내가 행복을 느끼는 대상은 이것이다, 나는
이러한 상태를 행복이라 부르겠다’ 하는 자신만의 중심이 강할수록, 남들은 그저 다른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일 뿐이라 여길 수 있고 남들이 무엇을
하든 아무렇지 않게 웃어넘길 수 있다. / 58p
책에 쓰인 내용에 공감할 수 있느냐 없느냐 같은 표면적이고 감정적인 평론에 그쳐서는 안 된다. 정보를
자신의 뇌에 집어넣어 기존의 고정 관념이나 선입관 혹은 정해진 틀을 깨뜨리고 재구축해서 부가 가치가 더욱 높아지는 사고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즉, 사고를 재구축하려는 것이 바람직한 독서 태도다. / 92p
‘업무 기술’을 주제로 다룬 편에서는 완벽주의를 버리라는 점이 유독 마음에 와 닿았다. 예전에 다니던 출판사에서 퇴사를 했는데
그로부터 2년쯤 뒤 다시 와달라는 요청에 출근했다가 있었던 일이 문득 떠올랐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출근해서 맡은 일이란 게 어린이신문 제작을
기획하는 일이었는데 내용이나 구성, 편집 소요일이나 원고 준비 등에 따라 발간 계획이 달라지기 때문에 여러 가지 안을 준비하며 나름대로 완벽하게
준비해보겠다는 것이 나의 목표였다. 당시에는 편집 프로그램까지 다룰 줄 알았기 때문에 이왕이면 가제본도 실제 신문 형식으로 편집해서 선보이려다
팀장으로부터 코웃음을 듣고야 말았다. “그냥 대충 기존 책에 나오는 원고를 복사해서 오려 붙여 발표해. 어차피 수정할 건데 뭐 하러 이렇게
철저하게 하나.”라는 핀잔을 들은 것이다.
그러고 보니 책의 저자 역시 완벽주의의 단점으로 ‘행동이 늦어진다’,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 ‘정신적으로 피로하다’, ‘남에게
불만을 느끼기 쉽다’를 꼽고 있다. 당시에는 내가 이렇게 해야만 가이드가 제대로 잡히지 않겠느냐고 속으로 불만을 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완벽하게 하려던 점이 오히려 계획을 늦추고 이미 이렇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확고해져서 다른 사람의 수정안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사람은 불완전하고 사회 역시 불완전하다. 세상의 모든 것이 불완전하므로 앞으로 발전하고 개선할 여지가 넘쳐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오랜 시간 정성 들여 완성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상사에게 보여줬는데 근본 내용부터 뒤집어엎으라는 지적을
받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지금까지 들인 시간과 노력이 모두 헛것이 되고 만다. “처음부터 상의를 했어야지.”라는 핀잔을 들으면 의욕도 뚝
떨어진다. 이와 같은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는 일단 세부적인 부분에 신경 쓰지 말고 전체적인 스토리나 구성을 대충 만든 후 상사에게 보여준다.
그러면 지적을 당하더라도 초기 단계에서 수정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낭비되는 시간과 노력이 줄어든다. / 143p
‘일하는 법’에 이어 마지막으로 ‘약한 마음’ 편에서는 질투, 의존심, 콤플렉스, 근심거리, 다른 사람이 만든 성공 기준 등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나쁜 습관들이 언급되는데, 여기에서는 ‘반성을 버린다’는 점이 독특해서 거론해볼까 한다. 대개는 어떤 행동을 기준으로 잘못했을
때 반성의 시간을 갖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저자는 반성을 하면 자신이 얼마나 잘못했는지에만 초점이 맞춰지기 때문에 이보다는 분석과
대책을 먼저 강구하라고 말한다. 성공한 사람에게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사고 패턴은 발생한 일 자체는 잊고 그 일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만을
기억하기 때문에 다음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실패를 반성하면서 자기혐오에 빠지거나 침울해지기보다 분석과 대책으로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고 다음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함을 강조하고자 한다.
불안의 정체가 돈이면 연금 회사를 방문해서 자신이 상정하는 노후의 생활 수준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연금
지급액을 계산해보면 된다. 확정 추렴 연금, 개인연금, 양로 보험 등 부담이 적은 준비 방법을 고민해본다. 혹은 정년퇴직 후에도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부업을 시작하자. 불안의 정체가 건강이면 병원에 걸리지 않도록 식생활과 생활 습관을 개선한다. 그리고 스트레스가 많은 환경을
피한다. 불안의 정체가 고독이면 아이를 낳거나 같은 취미를 즐기는 친구를 만드는 등 늙어서 혼자 지내지 않는 방법을 생각해본다.
이처럼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는 방법을 떠올리면 불안은 과제로 바뀐다. 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금씩 행동으로 옮김으로써 불안을 점차적으로 희석시킬 수 있다. / 215p


책을 읽다보면 인맥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와는 어울리지 않게 ‘고독이나 고립은 목표 달성의 원동력이 된다’거나 ‘좋은 사람과는 일을
같이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좋은 사람은 결단력이 없고 책임을 지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와 같은 극단적인 사고는 거슬리는 면이 종종 있다.
‘잔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20대에서 30대 초반까지는 근무 시간을 제한하지 말 것을 권하는 내용도 마찬가지다. 덕분에 책을 읽는 독자로서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긍정하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어떤 이상향이나 사회의 고정된 틀에 따라가기보다 일하는
방식이나 자신의 능력을 높이는 방법을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려 했다는 것에 유념해야 할 듯하다.
책의 말미에는 부록으로 ‘나쁜 습관 정리 카드’가 수록되어 있다. 이 책에 나온 40가지 나쁜 습관을 하루에 하나씩 차근차근
버려보기를 실천하는 독특하고도 재미있는 방법이다. 정리된 습관이 적힌 카드를 뜯고 찢어버리는 의식을 직접 해봄으로써 제대로 비워보는 것이다. 또
빈 카드에는 내가 버리고 싶은 나의 나쁜 습관을 직접 적어볼 수도 있으니 이를 버림으로써 더 이상 나쁜 습관이 나를 잠식하지 않게 노력해보자.
그간 모으는 일에만 열심히 몰두했으니 이제는 버려야 할 때! 버리고 또 버렸을 때 내 안에 남아 있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보고 진정한 나로서
발돋움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