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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품격 - 좋은 사람들이 모이는 7가지 법칙
오노코로 신페이 지음, 유나현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품격 있는 사람들의 한끗 차이를 완성하는 관계의 법칙!
좋은 사람을 모으고 현명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처세술!
눈에 띄는 여러 신조어들 중에 '오지라퍼'라는 말이 있다. 이른바 오지랖이 넓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남의 일에 지나치게 상관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다 너 잘되라고 하는 말이야. 너 생각해서 그러지.", "내가 다 해봐서 하는 말인데… 기분 나쁘게 듣지 말고 들어." 와 같은 오지랖 넘치는 말들. 당사자가 원하지도 않는데 자기 마음대로 상대방을 위한 일이라고 하는 말들이 때로는 상처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특히 아이를 키우다 보니 "아이는 이렇게 키워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 자신의 경험이 마치 진리인 것처럼 얘기하는 이들이 있고, 아이가 하나면 둘은 낳아야한다, 또 아들이 둘이면 딸도 있어야지 하며 상대방의입장과 처지를 전혀 생각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처럼 '너를 위해서'라고 말하는 사람들 대부분 실제로 선의에서 그런 말과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선의라 해서 그 결과가 항상 옳거나 좋은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내 쪽에서 불쾌감을 드러내놓고 표현하거나 내 의사를 분명하게 말하려다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기에 하고 싶은 말을 꿀꺽 삼켜버릴 때가 더 많다. '그래, 잠시만 내가 참으면 그만이지.' 하고 상대방이 내 마음속 영역에 마음껏 침입하는 것을 내버려뒀다가 결국 관계가 망가지고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까지 발생하고 나면 이미 때는 늦었다.

바운더리를 존중하면 당신의 품격이 달라진다
일본 최고의 심리 카운슬러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인 오노코로 신페이는 자신의 저서 <관계의 품격>에서 인간관계에서 놓쳐서는 안 될 핵심 열쇠로 자기만의 '바운더리'를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바운더리란, 자신과 타인 사이의 경계선을 가리킨다. 한쪽이 싫은데도 억지로 하는 상황이라면 이는 '바운더리 오버'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다른 사람과 함께 생활하려면 부부건 부모 자식이건 친구건 간에 '이것은 내가 할 일, 저것은 네가 할 일'이라는 규칙이 있어야 한다. 즉, 각 개인과 개인의 삶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거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부모가 끼워주는 관계의 첫 단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부모의 가르침에 따라 타인과의 관계에서 넘어서는 안 될 선이 있다는 것을 배우고, 부모와 자식 간에도 적정한 거리가 있음을 자연스럽게 체득한 이들은 건강하고 현명한 관계를 어렵지 않게 이끌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부모와 자식의 상하 관계는 가정교육이 중요한 유년기에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렇지 않고 유년 시절의 상하 관계를 계속 유지하며 아이의 '뇌 속 판단 공간'을 부모가 점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면 아이는 점점 더 의존적으로 변하고 이는 주체적인 삶을 사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운전할 때는 자동차 브레이크가 작동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거리, 즉 앞차와의 적정 간격이 있습니다. 이 여유 구간이 없으면 브레이크를 살짝만 밟아도 급정지하기 때문에 사고가 날까 봐 불안에 떨며 운전해야 하죠.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예요. 어느 정도 간격이 있어서 서로 거리를 조절할 수 있는 상태가 이상적입니다. 그런 간격을 고려하지 않고 급격하게 거리를 좁히면 서로 의견이 다를 때 급브레이크를 밟은 것처럼 쿵 하고 부딪힐 가능성이 커지죠." / 30p
저자는 건강하고 현명한 관계를 위해서는 일곱 가지 관계 법칙만 알면 좋은 사람들이 저절로 다가온다고 말한다. 첫 번째 법칙은 '자기 연출력'이다. 여기서는 첫인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형식적인 명함은 잠시 넣어두고 능력보다는 성품을 연출하는데 힘쓰라고 조언한다. 두 번째 법칙은 '은근한 신비주의를 유지할 것'이다. 여기서는 대화할 때 전부 다 말하지 않는 것은 바운더리를 자유롭게 유지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한다. 자신에 관해서는 최소한의 것만 말할 것, 즉 현재 상대방이 요구하는 부분에 관해서만 적절하게 대답하고 요구하지 않은 부분은 일일이 말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세 번째 법칙은 '의외의 매력으로 놀라움을 선사할 것'이다. 이는 말 그대로 평소와 달리 말하는 태도와 언행에 큰 차이를 둠으로써 의외의 면을 보여주는 방법이다. 알고 보면 굉장히 특별하고 똑똑한 사람일 것 같다는 분위기를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네 번째 법칙은 '긴장 효과를 이용하라'다. 다섯 번째는 '선택적 단호함을 보여줄 것'이다. 늘 같은 태도와 반응으로는 상대와의 관계를 바꿀 수 없다면 예측 불가능한 타이밍에 불편함을 내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중요한 건 상대방이 나를 존중하게 만드는 것이다. 어떤 행동을 하든 전부 이해해주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시키려면 때로는 의도적으로 화낼 필요도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여섯 번째는 '스마트한 결정력으로 주도권을 쥘 것'이다. 다른 사람이 하자는 대로 따라 하거나, 오롯이 타인의 결정에 맡기는 걸 경계하라는 뜻이다. 일상에서 자신의 행동을 하나하나 스스로 결정하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책임지고, 인간관계를 분명히 하겠다는 결의의 표현과 마찬가지라고 말이다. 마지막 일곱 번째 법칙은 '절묘한 타이밍을 활용할 것'이다. 요즘 많이 듣는 용어로 TMI라는 것이 있는데, Too much information이라고 해서 쓰잘데기 없는 말까지 너무 과한 정보를 말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인데, 저자는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거나 정색하지 않으면서 세련되게 화제를 전환하거나, 늘어지는 대화를 중단시키며 대화를 유연하게 주도하는 능력은 바운더리를 분명히 하는 데 꼭 필요한 힘이라고 강조한다.
'G.F.E.R 대화법'이란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자.
1. 먼저 대화의 목표를 그려본다. (말하는 것은 나중에)
2. 되도록 사실을 묘사하면서 말한다.
3. 그다음 그 사실에 동반하는 자신의 감정을 말로 표현한다.
4. 필요한 경우 협력을 요청하는 말을 덧붙인다.
· Goal 목표
· Fact 사실
· Emotion 감정
· Request 요청 / 72p
이 책에서는 말투와 몸짓으로 관계의 품격을 높이는 기술을 소개한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다. 이를 위해 'G.F.E.R 대화법'과 표정이나 몸짓으로도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조절할 수 있는 ‘다섯 가지 메세지존’이 눈에 띈다. 우리 몸에는 의미가 발생하는 영역이 있어서 무의식적으로 마음을 표현하는데, 그것을 역으로 이용해서 상대에게 신호를 보낸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 몸은 각 부분이 전달하는 의미에 따라 다섯 가지로 나뉘는데, 머리 부분인 '아이 존', 고개·팔·손 부분인 '암 존', 가슴 부분인 '셀프 존', 배 부분인 '필링 존', 다리 부분인 '레그 존'이 그것이다. 중요한 점은 한 사람의 고유한 분위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이처럼 저자가 책을 통해 공유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차근차근 제대로 활용한다면 관계 조절은 물론 나의 고유한 분위기를 완성하는 데도 도움을 얻을 수 있을 듯하다.


잠재의식을 공략해 바운더리를 형성하는 방법으로 하나 더 추가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은 심리학에서 말하는 '윈저 효과'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윈저 효과는 제3자를 통한 칭찬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현상을 말한다. 갈등 상황에서 이를 효과적으로 응용하면 큰 도움이 된다. 공통 지인의 발언을 대화에 적절하게 끼워 넣어 큰 다툼이나 관계의 훼손 없이 원하는 바를 전달할 수 있으니 말이다. / 106p
제3장에서 '자신의 마음을 지배하지 못하는 자일수록 타인의 의사를 지배하려고 한다'라는 괴테의 말을 인용했다. 그 말처럼 정말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은 오히려 그걸 드러내지 않는다. 은근히 남을 깔보는 듯한 발언을 하는 사람은 자신이 얼마나 잘 아는지 어필해야만 할 정도로 마음에 여유가 없는 사람이다. 우리 인간은 그런 모순을 안고 살아가는 존재다. (중략) 상대가 거들먹거린다고 느낀다면 먼저 나의 마음속부터 들여다보자. 나 역시 상대를 인정하기 싫은 것은 아닌지. 아마 '그렇게 대단한 사람도 아니면서'라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 있을지도 모른다. / 126p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기준을 바로 세웠을 때, 건강한 관계가 만들어진다"는 점을 유념하는 일인 것 같다. 모든 일을 시작하기 전에 그 일은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인가라고 반드시 자신에게 물어보고, 다른 사람의 의도나 시선에 얽매이지 않는 자기 긍정감을 가지고, 바운더리만 잘 지켜도 즐겁고 능동적인 인생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지금 당신에게 어떤 사람이 남아 있는지 되돌아보라!"는 그의 질문처럼 나의 인간관계지도를 그려보고 앞으로 어떠한 관계를 형성해나갈 것인가 주도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