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학자가 알려주는 부와
행복의 균형과 법칙들!
어려운 현실을 지탱하는 힘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다!
당신은 행복한 삶을 살고 있습니까?
숫자 1에서 5까지 표기를 해놓고 5에 가까울수록 행복도가 높다고 가정했을 때, 나의 행복도 수치를 표시해보자고
한다면 나는 어떤 숫자를 선택해야 할까? 3은 어쩐지 어중간하고, 그렇다고 5를 선택할 만큼 모든 게 만족스럽다고 할 수는 없으니 적당히 4를
선택하지 않을까. 예쁜 아이와 자상한 남편을 둔 아내로서는 5에 가깝지만, 경제적으로나 삶의 질적 수준에서는 3과 4 사이에 걸쳐 있고, 내가
원하는 꿈은 일찌감치 멀어지고 이렇다 할 커리어 역시 쌓지 못하고 있으니 이 역시 3에 가깝다면 4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그때그때의 만족도에 따른 결정일 테니 우리 삶에 있어서 행복의 수치를 명확하게 결정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처럼 인류는 존재한 이래로 끊임없이 행복을 갈망하고 이를 추구하기 위한 삶을 지향해왔지만 행복이라는 마음은
어디에서 생겨난 것이며, 어디에 존재하는 것인지 여전히 오랜 숙제처럼 남아 있다. <내 안에서 행복을 만드는 것들>의 저자 하노 벡
역시 경제학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우리 개인뿐 아니라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흡족하게 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작금의 암울한 세계정세를 볼 때 모두가 우울증에 걸려도 이상할 것이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우울해지지 않듯, 경제가 인간의 행복과 만족감에
어떤 공헌을 할 수 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보다 근본적인 물음에 다가갈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행복을 연구하면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인가 그 궁극적인 물음에 다가가기 위해 경제학뿐만 아니라 철학, 생물학, 경제학, 심리학, 사회학, 통계학 등 다양한 분야에 접근하여 행복에
관한 깊은 통찰을 보여준다.
무엇이 인생을 결정하는가, 행복의 기원을
찾아서
독일 최고의 스타 경제학자로 불리는 하노 벡의 <내 안에서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은 '행복'이란 무엇이며
그 기원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매우 거대한 질문에서부터 출발한다. 죽음의 고비를 몇 번씩 넘기고 급기야 복권에 당첨된 프라네 셀락의 인생과
감마파를 생성하는 마티유 리카르의 훈련된 정신 중 어느 쪽이 더 행복할까 하는 질문에 다가가면서 행복의 원형이 존재하는 것인지, 아니면 여러
유형의 행복이 있는 것인지를 살펴본다. 이를 위해 행복을 크게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쾌락 즉 강렬하게 끓어오르는 긍정적 감정을 이르는
‘헤도니아’와 삶을 관조하며 모든 일이 잘되고 있다고 느낄 때 생기는 만족감을 뜻하는 ‘에우다이모니아’로 나뉜다고 설명한 아리스토텔레스, 고통과
두려움으로부터의 자유 즉 불행이 없는 상태에서 오는 행복을 우선에 두는 삶을 지향한 에피쿠로스 학파 등을 통해 철학적인 접근을 시도한다.
인생에서 우연히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에서 인생을 보호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는 인생의 사건들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그 대신 그것에 대처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세기의 철학자가 주는 인생의
조언, '행복은 의미 있는 삶에 따르는 부산물'이다. / 34p
당시 태동하던 자유주의의 뿌리에 바로 이런 생각에 담겨 있다. 국가가 모든 국민을
행복하게 할 수 없다. 그러므로 국민 각자가 행복을 추구할 수 있게 조건만 마련할 수 있다면,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으로 가는 길에서 가장 중요한
토대는 자유다. 자기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자유, 각자의 기준에 따라 삶을 구성할 수 있는 자유, 타인과 연대하여 조직을 만들 수 있는 자유.
이런 기본적인 자유가 없으면 개인은 행복을 추구할 수도 찾을 수도 없다. 그러므로 공리주의 관점에서 행복은 오직 자유 안에서만 가능하다. /
61p
행복의 원형이 무엇이든지 간에 우리는 왜 행복감을 계속 지속할 수 없을까에 관한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해 저자는 인간은 그렇게 진화되지 않았다고 설명한다. 자연과 진화는, 인간이 더 빨리 이해하고 배울 수 있도록 행복감을 보상으로 이용했다.
우리는 인간 유전자의 보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행위를 한다. 이를테면 먹고, 마시고, 도망치고, 번식한다. 그리고 자연은 우리가 진화의
뜻대로, 그러니까 우리를 보전하고 확산하는 행위를 계속하게 하려고 행복감을 보상으로 준다는 것이다. 20세기 철학자 칼 포퍼가 "인생은 문제
해결이다."라고 말했듯 우리는 문제해결을 통해서 행복을 느낀다. 이에 저자는, 우리는 행복의 순간을 추구하지만 거기에 도달하는 일은 드물고
그것은 그런대로 괜찮다고 말한다. 지켜지지 않은 약속이 생의 영원한 불행은 아니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유전자가 행복을 좌우하는가에 관한 질문이었다. 네덜란드의 연구진에
따르면, 삶의 만족도는 유전자가 38퍼센트를 결정하고, 나머지 62퍼센트는 개인의 생활환경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주관적 행복감이 미치는
유전자의 영향력이 대략 35퍼센트에서 50퍼센트라는 것이 오늘날 일반적인 견해라는 것이다. 스스로 행복을 만드는 행복 대장장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인간에게 이 발견은 충격적이었다. 유전자가 행복의 절반을 결정한다면, 우리는 행복의 절반만 만드는 반쪽짜리 대장장인 셈이다. 그러나 이는
곧 행복의 절반이 우리 손에 달려 있음을 시사 하는 바이기도 하다. 행복은 컵에 물이 절반밖에 없어, 가 아니라 절반이나 있어, 하고 생각하는
데서 오는 법일 테니 말이다.
이처럼 1부에서는 인류 역사는 왜 행복을 탐구하기 시작했으며 무엇을 알아냈는지 살펴보았다면 2부에서는 행복하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를 살펴본다. 여기서는 소득과 행복의 상관관계에 보다 더 가까이 다가가는데, 소득이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라는 용어를 통해 높은 소득이 행복의 지속성과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어 3부에서는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지 안다고 해서, 그것이 우리를 행복하게 하지 않듯 행복의 길에 어떤 돌부리가 숨어있는지
그리고 행복을 찾는데 우리 사회가 어떤 구실을 하는지 알려준다.
경제학자가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라는 학술적 표제어 아래에 붙이는 주장은 간단하다.
행복은 제한에 있다. 좋은 것도 과하면 행복을 주지 않는다. 갈증이 났을 때 맥주를 마셔본 사람이라면 이 말을 이해할 것이다. 첫 잔은
환상적이다. 둘째 잔은 시원하지만, 첫 잔만큼은 아니다. 셋째 잔은 좋지만, 첫 잔과는 비교가 안 되고 둘째 잔보다 못하다. 이것은 모든 소비에
적용된다. 젤리, 초콜릿, 신발, 자동차 등 같은 물건을 많이 소비할수록, 추가되는 효용가치와 행복감은 줄어든다. 경제학자는 이것을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라고 부른다. / 145p
뭔가를 결정했으면, 그것을 고수하라. 더는 고민하지 말고 탐구를 중단하라. 선택하지
않은 다른 선택지는 모두 잊어라. 그리고 키르케고르를 상기하라. 다른 사람의 결정과 자신의 결정을 비교하지 말라. 비교는 불행요소 1순위다.
파란 하늘을 보여주며 데오도란트 구매를 권하는 광고를 무시하라. 모든 것이 슈퍼, 메가, 울트라라면 이런 형용사를 빨리 잊고 그것의 진짜 정체가
단어 쓰레기라는 걸 간파해야 행복할 수 있다. / 151p
자본주의 사회가 주는 혜택으로 분명 우리는 윤택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행복과 바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생각할 부분이 많은 책이었다. 여느 책들처럼 행복하게 사는 법을 열거한 처세서가 아니라 추상적인 의미에 가까운 행복이라는 감정의
개념과 기원, 행복에 기인하는 사회적 요소가 무엇인지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보는 책이기에 다소 신선했다.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까?'가 아니라
'나는 왜 행복하지?'하고 물어보는 삶을 제안했던 역자의 글처럼 내 옆에 있는 행복을 끊임없이 발견하는 삶을 살아볼 것을 실천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