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셀프 트래블 - 2018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32
박정은.장은주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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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있는 해외여행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동유럽으로 떠나고 싶다면

이 책 한 권으로 여행 준비 끝! 

 

 

 

   유럽 여행이라면 대개 서유럽을 중심으로 생각하곤 했던 탓일까. 기껏해야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의 배경으로 등장했던 체코만이 나에게는 가장 선명한 동유럽의 이미지로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만큼 아직까지는 우리에게 덜 친숙한 나라들이 상당 부분 속해 있는 지역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유럽은 서유럽과는 또 다른 낭만과 여유, 비슷한 듯 저마다 다른 색채감과 상처를 딛고 긍지로 일어선 유구한 역사를 지닌 신비로운 여행지를 가득 품고 있어 뜻밖의 놀라움을 선사하는 곳이기도 하다. 예술가들의 천국이라 불릴 만큼 뛰어난 문화예술의 가치와 아름다운 건축물과 천혜의 자연 환경이 주는 선물까지,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이 미지의 세계에 얼마나 다채로운 매력들이 숨어 있을까. 이를 발견하는 재미로 푹 빠져들게 할 <동유럽 셀프트래블> 속으로 들어가 보자.

 

 

 

   셀프트래블 시리즈의 '동유럽' 편에서는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폴란드, 루마니아, 불가리아에 이르는 동유럽 주요 나라들을 소개하며 자유여행을 위한 맞춤 가이드 정보를 수록하고 있다. 동유럽 국가로 떠나기 전에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역사 및 각종 지역 정보들, 공휴일과 축제를 비롯하여 한국 대사관과 출입국 정보, 추천 음식과 같은 알짜 정보들이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으니 유용하다. 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동선과 합리적인 비용을 고려해 만든 추천 루트, 동유럽에서 꼭 놓치지 말아야 할 6대 자연, 동유럽에서만 만날 수 있는 각종 나라 명물들, 그 어디를 가도 후회하지 않을 유네스코 핫 스폿, 멋진 경관을 자랑하는 동유럽 최고의 뷰포인트, 눈과 입을 즐겁게 해줄 음식과 빵, 디저트, 술에 이어 멋진 쇼핑 아이템까지, 여러 동유럽 국가의 엄선된 정보들을 한 눈에 들여다볼 수 있도록 정리되어 있으니 도움을 톡톡히 얻을 수 있을 듯하다.

 

 

 

 

 

 

낭만과 자긍의 역사를 지닌 다채로운 동유럽의 매력 속으로

 

 

   체코는 <동유럽 셀프트래블>에서 가장 첫 번째로 소개된 나라다. 오늘날 로맨틱을 꿈꾸는 여행자들에겐 '동유럽의 파리'라 불릴 만큼 꿈의 여행지로 불리며 중부 유럽 최대의 관광대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체코하면 프라하를 빼놓을 수 없는데, 서유럽에 비해 저렴한 물가에 아름다운 구시가지와 수준 높은 음악 공연, 그리고 다양한 맥주까지 즐길 수 있어 세계인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체코의 대표 축제로 손꼽히는 맥주 축제가 5월에 열리며 이때 150여 개의 맥주 브랜드가 참가한다고 하니 때에 맞춰서 여행을 계획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프라하의 볼거리는 크게 구시청사, 시계탑이 있는 구시가지와 프라하 성 주변, 이 외의 지역으로 나뉘는데 하이라이트는 프라하의 야경이라고 하니 이 역시 놓치지 말아야겠다. 무엇보다 프라하의 상징이라 불리는 프라하 성은 꼭 시간을 내어서 관람해볼 것을 권하며, 마리오네트 공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수준 높은 공연을 감상하는 것 또한 잊지 말 것을 추천한다.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는 예술의 도시, 빈(Wien)

'비엔나'라는 영어 이름으로 우리에게 더욱 익숙한 도시다. 오스트리아는 유로존인 서유럽에 속하지만 빈은 오스트리아 영토의 동쪽 끝부분에 있어 동유럽과 더 가깝다. 따라서 오랜 시간 빈은 서유럽과 동유럽을 연결 짓는 가교 역할을 해왔으며, 자연스레 정치·경제의 중심지로 발전했다. 뿐만 아니라 빈은 유럽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본거지였던 덕에 음악과 미술, 과학, 건축 등의 다양한 문화가 융성했다. / 116p

 

 

   오스트리아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터전으로 많은 문화유산과 대자연의 아름다운 풍경, 위대한 예술의 성지로 즐기고 느낄 것이 무궁무진한 나라다. 특히 '비엔나'라는 영어 이름으로 우리에게 더욱 익숙한 도시 빈은 프랑스 파리 못지않게 음악과 미술, 과학, 건축 등 다양한 문화가 융성하여 문화예술의 도시로 발전했는데, 도나우강의 아늑함과 청령하게 펼쳐진 숲을 통해 도시의 활기는 물론, 세계 주요 국제기구들이 들어서있어 무게감까지 느낄 수 있다. 특히 모차르트의 결혼식과 장례식이 열린 빈의 상징 성 슈테판 대성당과 합스부르크 왕가의 궁전인 빈 궁전, 유럽 3대 미술관 중에 하나인 미술사 박물관, 베르사유 궁전을 연상시키는 쇤브룬 궁전은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빈 못지 않게 모차르트의 도시이자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로 유명한 잘츠부르크, 알프스의 맑은 물과 공기를 느낄 수 있는 인스브루크에서는 스위스보다 저렴한 비용에 스키와 패러글라이딩 등 레포츠를 즐길 수 있으니, 오스트리아는 여행 컨셉을 고려해 다양한 루트 선택이 가능한 매력적인 여행지임이 분명하다.

 

 

 

다뉴브 강가의 낭만 도시, 부다페스트(Budapest)

부다페스트는 '다뉴브 강의 진주'라는 별명을 가졌다. 다뉴브 강가에서 보는 야경은 볼거리가 지천인 유럽 내에서도 손꼽힐 만큼 아름다운데, 이를 인정받아 부다페스트는 198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중략)...왕족과 귀족, 부호들이 살전 부다 지구는 문화적인 요충지가 되었고, 서민들의 터전이었던 페스트 지구는 경제적으로 발달된 상업지구가 되었다. 다뉴브 강이 빚어내는 수려한 야경과 심신이 지친 이들을 위로해주는 온천 등으로 물의 축복을 받은 도시 부다페스트는 그 누구에게라도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도시이다. / 202p

 

 

 

   헝가리는 1,000여 개에 육박하는 온천 인프라가 뛰어난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한 곳으로 관광과 휴양 모두 놓치고 싶지 않은 여행자들에겐 더없이 매력적인 나라일 듯하다. 다뉴브강의 진주라 불리는 부다페스트는 볼거리, 놀거리가 워낙 많아 계획을 잘 짜 알차게 즐길 것을 권하는데, 화려한 외관과 웅장한 규모로 부다페스트 최고의 명소인 부다 왕궁, 부다페스트 야경의 화룡점정이라 할 수 있는 세체니 다리, 부다 왕궁과 페스트 지구까지 한번에 조망할 수 있는 유일한 곳 겔레르트 언덕, 독일 나치와 소련의 요새로 치욕의 역사가 담겨 있지만 이제는 대표 관광 명소가 되어버린 치타델라 요새, 역대 헝가리 왕과 지도자 88명의 동상이 도열해 헝가리 민족의 자긍심을 상징하는 국회의사당, CNN이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시장 중앙시장은 빼놓지 않고 들러보는 게 좋겠다. 나치와 공산주의자들에게 희생된 사람들을 추모하며, 당시의 실상을 굉장히 사실적으로 구성해 역사의 교훈으로 삼기 위해 세운 박물관, 테러 하우스는 여러 SNS에도 자주 올라오는 헝가리 여행의 또 다른 상징점이 되고 있으니 가보길 권한다.

 

 

 

   크로아티아는 유럽인들에게 있어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여행지 중에 하나로, 우리나라에서는 '꽃보다 누나' 촬영지로 주목받으며 한국여행자들의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는 곳이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7개의 세계유산을 보유한 곳으로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이곳은 특히, 요정들의 호수라 불릴 만큼 신비롭고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 공원과 아드리아 해의 빛나는 보석이라 불리는 두브로브니크가 유독 인상적이다.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를 통해 한국인 여행자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슬로베니아는 18세기 프랑스군에 점령되었을 때는 무기고로, 오스트리아 제국에 의해 점령되었을 때는 감옥으로 사용되었다가 현재는 류블랴나의 관광명소와 뷰포인트가 된 류블랴나 성, 사람의 얼굴과 비슷한 인간 물고기인 프로테우스를 볼 수 있는 포스토이나 동굴 공원이 시선을 끈다.

 

 

 

   폴란드는 나치의 대량학살이 벌어진 가슴 아픈 과거를 지니고 있지만, 전후의 폐허 속에서 도시를 완벽히 되살려낸 강한 의지와 애국심을 지닌 나라다. 특히 수도인 바르샤바는 도시 전체의 80%가 파괴되었음에도 벽돌 한 장까지 복원해내려는 시민들의 눈물겨운 노력으로 옛 모습 그대로 재현해냈다고 한다. 도시의 수호신이자 마스코트인 인어의 전설도 흥미롭다. 폴란드인의 자부심인 마리 퀴리, 쇼팽과 관련된 명소가 특히 인상적이다. 그러나 가장 주목할 만한 곳은 독일어 아우슈비츠로 익히 알려진 오슈비엥침이 아닐까. 수많은 유대인과 반 나치 인사들이 집단 학살된 수용소로 세계 현대사에서 가장 강렬한 비극을 남긴 현장이니 씁쓸하지만 인류가 다시는 반복하지 말아야 할 가르침이 있는 곳인 만큼 꼭 들려봄이 좋을 듯하다.

 

 

 

   로마 제국의 속주로 '로마인의 나라'에서 이름이 유래된 루마니아는 비록 우리에겐 친숙하지 않지만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순박하고 친절한 사람들이 마음속에 들어오는 나라라고 한다. 애석하게도 루마니아를 대표하는 인물로 악마 차우셰스쿠를 떠올리게 되는데, 미국 펜타곤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건물인 인민 궁전은 북한을 수차례 방문했던 차우셰스쿠가 김일성 주석궁에 모티브를 얻어 이를 건설했다고 한다. 그는 독재 정권의 상징이라고 할 만한 이 건물을 짓기 위해 주변에 있던 1만 호의 주택을 강제 철거해 시민들이 거리로 나앉게 했으며, 약 2만 5천 명의 인부들이 5년 동안 24시간 내내 무보수로 공사에 투입되었음은 물론, 각종 화려한 부자재들을 이곳에 모두 쏟아 부어 국민들의 삶을 굶주리게 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규모는 거대하지만 건축미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인데 철학이 없는 모방이란 이렇듯 공허한 것임을 시사하고 있어 씁쓸함을 남긴다.

 

 

 

   불가리아는 동유럽 여행의 시작점과 끝점이 되기에 좋은 여행지로 동유럽 특유의 공산권 분위기를 지니고 있음과 동시에 요구르트를 물처럼 마시는 목가적인 이미지, 장수 국가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흥미로운 나라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녹지비율을 자랑하는 자연 친화적인 도시이자 역사가 긴 수도 중 하나로 꼽히는 소피아,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자 미술관이라는 말을 할 수 있을 만큼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플로브디프, 불가리아 민족정신의 중심지 벨리코 투르노보를 중심으로 여행을 계획할 수 있다. 그 중 가장 인상적인 것이 키릴 문자인데, 우리나라에는 한글이 있듯 이들에겐 키릴 문자의 창제가 큰 자부심으로 작용하고 있어 여행을 하다 보면 낯선 키릴 문자가 원망스러울 수 있지만 불가리아의 가장 강력하고 소중한 유산이니 너그럽게 생각하자는 저자의 말이 기분 좋게 다가온다.

 

 

 

 

 

 

   워낙 동유럽 국가들에 대해 무지했던 탓일까. 각 국가마다 이에 얽힌 다양한 정보들이 워낙 흥미로워 앞에서 나도 모르게 장황히 설명하고 말았지만, 여행 가이드북인 만큼 여행자들을 위해 세심하고도 알차게 수록한 또 다른 정보들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나라의 주요 도시들로 들어가는 방법들을 교통편에 따라 상세히 설명해놓은 것과 더불어 숙소, 추천 음식점, 명소들마다 주소, 오픈과 마감 시간, 가격, 전화번호, 웹 주소, 와이파이 제공 여부까지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끝으로 스페셜 가이드 편에서는 여행 준비 시 필요한 여권과 비자 발급, 항공권 구입, 철도 패스, 환전, 짐 꾸리는 노하우 등 알아두면 좋을 사전 정보까지 얻을 수 있으니 동유럽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에게는 이 책 한 권으로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듯하다.

 

 

 

   그간 셀프트래블 시리즈를 통해 가고 싶은 해외여행지로 스페인을 단연 1순위로 꼽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음으로써 헝가리라는 나라에 매료되어 아무래도 순위를 바꿔야 할 것 같다. 언젠가 기회가 닿는다면 헝가리로의 여행을 꼭 계획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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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남자 시공사 베른하르트 슐링크 작품선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시공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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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품은 수많은 수수께끼를 이 책 한 권으로 느낀다,

육체와 지성, 개인과 사회 그리고 시대를 담아낸 보기 드문 수작!

 

 

 

   무려 9년 만에 다시 한번 같은 작품을 손에 집어 들었다. 친구가 빌려간 뒤로 돌려주지 않은 책들 중 유독 다시 책을 사서라도 갖고 싶은 작품이었고, 이는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계기로 다시 나의 손으로 돌아왔다. 노희경 원작의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의 마지막 편에서 말기 암 진단을 받은 아내와의 이별을 준비하며 남편 역 유동근이 그녀에게 책 하나를 읽어주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바로 그 책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자 영화 ‘더 리더’의 원작 소설 <책 읽어주는 남자>였던 것이다.

 

 

 

- tvn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해가 길어지기 시작했을 때 나는 황혼 속에서 그녀와 함께 침대에 머물고 싶어서 더 오랫동안 책을 읽었다. 그녀가 내 몸 위에서 잠이 들고, 마당의 톱질 소리도 잠들고, 지빠귀의 노랫소리가 들려오고 그리고 부엌에 있는 물건들의 색깔 중에서 약간 밝거나 약간 어두운 잿빛 색조만이 남게 될 때면,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했다. / 60p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우리는 서로 바라보았다. 이미 벨이 두 번이나 울린 상태였다. 다른 여자들은 벌써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없었다. 그녀의 두 눈은 다시 나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나는 그녀를 두 팔로 안았다. 그러나 그녀의 감촉을 제대로 느낄 수 없었다.

"잘 가, 꼬마야."

"당신도 잘 있어요." / 249p

 

 

 

   아내와 보낼 마지막 시간에, 그 슬픈 이별 앞에서 들려준 책이 어째서 이 책이어야 했는지 되짚어 생각해본 것은 나중의 일이었다. 이 책이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중년 부부가 담담하게 이별을 맞이하는 장면에 쓰일 수 있을 만한 작품이었던가. 그도 그럴 것이 15세 소년과 36세 여인의 사랑이라는 충격적인 소재와 나치의 시대사를 병치한 독일 문학 특유의 이미지와 감각만이 내게 남아있던 까닭이었다. 그래서 나는 <책 읽어주는 남자>를 다시 읽을 수밖에 없었고, 지난 과거에 내가 읽었던 게 맞는지 기억이 무색할 만큼 이 작품의 놀라운 깊이에 새삼 감동하면서 또 한번 매료되고 말았다.

 

 

 

내가 책을 읽어주는 것은 그녀에게 이야기하는

그리고 그녀와 이야기하는 내 나름의 방식이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얼마 되지 않은 독일의 어느 한 도시에서 심한 황달로 인해 몸이 허약해진 열다섯 살의 한 소년이 학교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구토를 하기 시작한다. 그때 소년을 향해 "꼬마야"라고 부르며 한 여인이 그를 도와주고 집까지 바래다주는데, 그녀가 바로 서른여섯 살의 한나다. 소년 미하엘은 그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러가는 것을 계기로 그녀의 집에 들어서게 되는데, 그녀에게서 은밀하지만 감출 수 없는 욕망을 발견하게 되고 마침내 두 사람은 비밀스럽고도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게 된다.

 

 

 

   훗날 그가 말하길, 이때 그녀를 향했던 자신의 열망이 다른 소녀와 연인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내내 고집스럽게 따라다니며 헤어 나올 수 없을 만큼 강렬했음을 고백한다. 그 시절, 그를 사로잡은 존재가 단순히 그녀의 육체에만 머물러있던 것은 아닌 듯하다. 그가 이제껏 보지 못했던 여인의 우아하고 고혹적인 움직임, 같은 나이의 친구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관계라는 경험에서 오는 자신감과 충만함, 주위 친구들과 가족들로부터 인정받으면서도 비밀리에 부정직한 만남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데에서 오는 은밀한 쾌감 따위가 아니었을까. 혹은 한나로부터 "꼬마야"라고 불리면서도 내내 그것을 정정하지 않은 것을 보면 그녀에게서 여성을 뛰어넘어 모성이라는 감성까지 채울 수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그녀는 자신의 몸의 안쪽으로 들어가 앉아 자신의 몸을 몸 자체에, 그리고 머리가 내리는 어떤 명령에도 방해받지 않는 그 나름의 조용한 리듬에 내맡긴 채 외부 세계를 잊어버린 듯이 보였다. 바로 이와 같은 외부 세계에 대한 망각이 그녀가 스타킹을 신을 때의 모든 태도와 몸놀림에도 깃들어 있었다. 그러나 스타킹을 신을 때의 그녀의 태도는 굼뜨지 않고 오히려 유려하게 우아하고 고혹적이었다. 그것은 젖가슴과 엉덩이와 다리에 대한 유혹이 아니라 몸의 내면으로 깊이 들어가 바깥 세상을 잊어버리라는 요구였다. / 25p

 

 

내가 그녀의 집에 올 때 함께 가져온 욕망은 책을 읽어주다보면 사라지고 말았다. 여러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어느 정도 뚜렷이 드러나도록 또 인물들에게서 생동감이 느껴지도록 작품을 읽으려면 꽤 집중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샤워를 하는 가운데 욕망은 다시 살아났다. 책 읽어주기, 샤워, 사랑 행위 그러고 나서 잠시 같이 누워 있기. 이것은 우리 만남의 의식이 되었다. / 60p

 

 

 

   언제부턴가 만남의 중심에는 '책 읽기'라는 행위가 등장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고집스러우리만치 그가 읽어주는 책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했다.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그의 목소리에 집중하며 그녀가 경청했던 이야기란, 가닿지 못할 미지의 세계를 향한 동경이자 버거운 일상과 감추고 있었던 과거의 기억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는 해방구가 아니었을까. 마찬가지로 함께 샤워를 하고, 사랑을 나누고, 황혼 속에서 그녀와 함께 침대에 머물고 싶어서 더 오랫동안 책을 읽었다던 그의 고백처럼 사소하지만 함께 할 수 있는 이 순간 하나하나가 오롯이 행복임을 여기는 것, 문득 그것이 책의 많은 구절 중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에서 특별히 선택된 이유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이들의 만남은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갑자기 모든 생활을 정리하고 미하엘로부터 사라져버린 한나와 재회한 것은 꽤 많은 시간이 흘러 어느 법정에서였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게 된 미하엘은 우연히 세미나 참석차 참가한 재판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강제수용소에 수감된 유대인 여자들을 이송 중 한 교회에 가두어 모두 불에 타 죽도록 한 혐의로 기소된 여자 감시원들 사이에서 그녀를 발견하고 만다. 이때부터 한나가 과거 나치 수용소에서 있었던 일들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소설 곳곳에 수수께끼처럼 의문으로 남아있던 한나의 행적에 실마리를 제공하며 기묘한 반전을 끌어낸다. 중요한 것은 미하엘이 그녀에게 느끼게 되는 이중적인 감정이다. 나치 범죄자를 사랑했다는 죄책감과 그녀로부터 한때 버림을 받고, 속임을 당하고 이용당했다는 생각으로 인해 머릿속으로는 유죄판결을 내리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그녀가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과 모든 죄를 뒤집어써가면서 그녀가 내린 결정을 이해해줄 수밖에 없는 마음의 교착 상태를 소설은 1인칭 시점이라는 구성을 통해 여실히, 그러나 꽤 담담하게 그려나감으로써 소설의 완성도를 높인다.

 

 

 

그러한 나의 태도는 마치 한 달 한 달 죽지 않고 살아남아 강제수용소 생활에 익숙해져가면서 새로 오는 사람들의 공포심을 무심하게 기록하는 수감자 같았다. 나는 살인과 죽음을 직접 목격했을 때 그런 수감자가 느꼈을 것과 똑같은 마비 상태에 있었다. 살아남는 사람들의 모든 기록은 이러한 마비 상태에 대해서 증언하고 있다. 이러한 마비 상태 속에서 삶의 기능은 최대한도로 축소되고, 사람들의 행동은 다른 사람들에 대해 무관심, 무자비하게 되고, 가스 살포와 화장이 일상적인 일이 되는 것이다…(중략)…내가 보기에 피고인들은 여전히 이러한 마비 증세에 사로잡혀 있었고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 같아 보였으며 그러한 상태로 거의 화석화되어버린 것 같았다. / 134p

 

 

어쩌면 우리는 우리의 부모에게 느끼는 사랑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할지도 모른다. 당시에 나는 자신들의 부모뿐만 아니라 범행을 저지르고 또 범행을 수수방관하고 외면하고 묵인하고 수용한 모든 세대로부터 자신들을 분리시켜 수치심 자체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수치심으로 인한 고통을 극복한 다른 학생들을 부러워했었다. 하지만 내가 이들 학생들에게서 자주 발견했던 그 의기양양한 독선은 어디에서 온 것인가? 어떻게 사람이 죄의식과 수치심을 느끼면서 동시에 그렇게 독선을 과시할 수 있는가? 부모로부터의 그러한 분리는, 부모에 대한 사랑으로 인해 결국 부모가 저지른 죄 속으로 어쩔 수 없이 연루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한 단순한 수사요 잡음이요 소음에 지나지 않았던가? / 215p

 

 

 

 

 

 

   판결문을 낭독하는 동안 끝까지 미하엘을 향해 뒤돌아보지 않은 한나의 뒷모습이 유독 잔상에 남는다. 의도하건 의도하지 않았건 나치의 비극에 가담한 한나는 분명 유죄다. 하지만 자신이 끝까지 지키고 싶었던 그 무엇을 위해 자신이 하지 않은 행동까지 기꺼이 떠안으려한 그녀 의연함이 애처롭고, 그녀 역시 사람이기에 한때 사랑했던 그에게로 향하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고 있었을 것을 생각하니 안쓰럽다. 그래서 그녀가 내내 간직하고 있던 그의 사진이, 꼬마야 라고 부르던 나직한 음성이, 잘 가라고 말하는 마지막 말이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성과 사랑, 도덕과 철학, 불운의 시대사를 관통해온 세대의 아픔 등으로 단순화해서 이 책을 설명하기에는 어쩐지 아쉬움이 든다. 그만큼 어느 주제를 중심으로 하느냐에 따라 많은 이야기를 양산해내는 작품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에 등장하는 장면 때문인지 다시 읽은 <책 읽어주는 남자>는 강렬한 이미지에만 사로잡혀 읽었던 9년 전의 독서와는 분명 다른 느낌이었다. 훗날 이 책을 다시 읽으면 또 다른 느낌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더 특별한 작품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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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자본론 - 사람과 돈이 모이는 도시는 어떻게 디자인되는가
모종린 지음 / 다산3.0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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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의 이유있는 골목길 경제학에 관한 고찰!

사람과 돈이 모이는 '대한민국 도시 미래'의 해답을 찾다!  

 

 

 

  언제부턴가 SNS의 해시태그를 선점한 '핫플레이스'를 찾아다니는 일이 낯설지 않다. 카페나 식당, 명소, 가볼 만한 곳을 따로 검색할 것도 없이 특정 시기에 유독 사진과 글이 자주 노출되는 장소가 있다 싶으면 '요즘 여기가 뜨는 곳이래' 라는 말을 주변으로부터 빈번히 듣게 된다. 그렇게 자주 노출이 되고,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장소들은 대개 남다른 감각의 인테리어와 분위기, 아름다운 비주얼을 자랑하는 음식과 디저트, 희소성이 높다고 느껴지는 이색적인 컨셉과 다채로운 이벤트로 공감각적인 요소를 모두 만족시키며 고객을 사로잡는다. 이런 핫플레이스들이 특정 장소에 밀집되는 현상과 함께 개성 있는 편집숍과 소규모 공방 및 화방들이 사이사이에 들어서기 시작하면, 그곳이 'OO길', 'OO 거리'라고 불리며 하나의 문화권으로 형성되는 것을 우리는 심심치 않게 발견하곤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만 하더라도 김광석 거리와 앞산 카페 골목, 근대문화거리가 이른바 '핫플레이스의 성지'이자 '거리 문화의 중심지'가 되어 대구 시민들은 물론 관광객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간 백화점과 쇼핑점을 중심으로 한 동성로에 모든 자본과 소비가 집중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다양한 거리 문화의 조성이 반가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곳곳에 정밀한 스토리텔링이 배제된 어설픈 접근으로 일단 분위기만 만들어놓고 보자는 식의 허울뿐인 거리 및 골목길의 조성으로 인해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경우도 없지 않다. 사람과 돈을 모으기 위한 도시의 발전에 거리와 골목 문화 혹은 이들 상권이 미치는 영향을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이 시점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기는 과열된 거리 조성을 막고 보다 만족도 높은 거리 문화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에 따른 진중한 고찰과 적절한 방안이 필요한 때라는 생각이 든다.

 

 

 

 

 

 

미래 도시문화를 선도하는 트랜드 세터, 골목길에 주목하라!  

 

 

   <골목길 자본론>은 도시 고유의 매력을 어떻게 라이프스타일로 발전시키는가에 지역의 미래가 달려 있으며, 특히 골목길이 도시의 가장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음을 깨달은 모종린 교수의 지적 통찰이 빛나는 책이다. 그는 예술과 문화 인프라를 기반으로 스타트업 산업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골목 상권에 주목하며 지금은 소수에 불과하지만 미래 도시문화를 선도하는 트랜드 세터가 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빈민촌 형성과 아파트 주거 문화의 발전이 골목길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던 과거와 달리, 2000년대 중반부터 홍대를 중심으로 삼청동, 가로수길, 이태원, 지방 도시에까지 골목 문화가 확산되어 이제는 도심 대로변 상권과 경쟁하는 주요 상권이자 해당 지역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문화 기반의 핫플레이스로 부상하게 된 까닭이다.

 

 

 

여유롭게 걸으면서 흥미로운 작은 가게들의 특색을 즐길 수 있는 그런 길. 골목의 길이와 동네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를 골목으로 이끄는 매력적인 가게만 있다면 50미터의 짧은 길이라도 우리의 관심과 시간을 독점할 수 있다. 바로 그런 곳이 우리가 정말 좋아하는 골목이 아닐까. / 26p

 

 

 

   그런 점에서 <골목길 자본론>은 1장에서 왜 골목길에 사람이 모이는지 그 원인을 분석하고, 골목길 경제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지 가이드를 제시한다. 2장에서는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다운타운 라이프스타일이 골목 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이를 구현한 홍대 문화와 《뉴욕타임스》가 2017년에 꼭 가봐야 할 52개의 장소 중 하나로 주목한 부산을 조명한다. 더불어 일본의 소도시 도야마시가 보여주는 콤팩트시티의 예를 통해 저성장과 고령화 시대로 진입한 우리나라에도 반드시 접목해야 할 사례 중 하나임을 언급한다. 이어 3장에서는 도시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위협하는 듀플리케이션을 막고 골목상권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주요 조건들을 설명한다. 이를 테면 유동인구를 상권으로 끌어들이는 스타벅스 임팩트나 전통 가옥의 매력을 복원하고자하는 상하이, 전통 보전과 교육을 통해 뚜렷한 역사관과 소명의식을 바탕으로 위대한 작가들을 많이 배출시킨 스코틀랜드의 수도 에든버러를 예로 든다.

 

 

 

 

 

 

   4장에서는 골목을 골목답게 만드는 정체성과 문화에 대해 설명한다. 죽도해변을 중심으로 서퍼 라이프 스타일을 구축한 서핑마을과 성수동의 소셜벤처밸리, 작가의 도시 브루클린이 독립서점을 중심으로 특색 있는 문화를 완성해 성공한 사례를 중점적으로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북카페를 열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기에 독립출판사과 독립서점, 지역 문학 공동체가 상생하는 문화가 다채롭게 형성되길 바라는 바이다. 대형 서점이 제공하지 못하는 특별한 체험 제공, 맞춤형 도서 추천, 상품의 다변화, 지역 공동체 구축을 통해 정체성이 뚜렷한 골목 문화가 형성되고 이러한 상권이 도시 문화를 주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독립출판은 이제 시작 단계다. 서점, 출판사, 작가, 소비자를 연결하고, 공동체를 구축하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계속 발굴해야만 독립출판이 대규모 상업출판과 경쟁할 만큼 성장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홍대 지역을 중심으로 독립서점과 독립출판 클러스터가 형성되고 있다…(중략)… 과연 홍대가 한국의 브루클린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독립서점과 독립 출판사가 영업하는 장소만으로는 부족하다. 진정한 의미의 브루클린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작가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공동체 구축이 필요하다. 주민들이 책에 대해 열띤 토론을 나누고 독서를 즐기며,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통해 글을 쓰는 작가들이 많은 지역 문학 공동체가 작가의 도시 브루클린을 만들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 219p

 

 

 

 

 

 

느림과 진정성의 미학

 

 

   5장에서는 장인 정신과 기업가 정신이 골목 자본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소개한다. 이는 책의 저자가 여러 장에 걸쳐서 강조하는 것으로, 소상공인 역량 강화보다는 소규모 융자와 골목상권 보호를 위한 규제 등 보호 중심의 소상공인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정부를 꼬집으며 인력 양성 체계의 변화를 통한 장인 정신 문화 양성의 중요성을 피력한다. 대표적인 예로 대전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추구하는 성심당이 단연 눈에 띤다. 단순 베이커리 상점이 아닌 전국 어느 도시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음식문화거리를 완성하고, 독립 베이커리 발전과 전문가 양성에 힘을 쓰고 있으며 지역 공헌 사업에까지 앞장 서는 그들의 모습은 탈물질주의 시대가 제시하는 새로운 기업 모델의 이상향이 아닐까 싶다.

 

 

 

 

 

 

   6장에서는 상권 활성화로 인해 임대료가 상승하면 건물주가 임대료 인상을 요구하고, 건물주의 요구를 감당할 수 없는 세입자는 가게를 포기하고 다른 지역으로 이탈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젠트리피케이션에 주목한다. 저자는 젠트리피케이션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일부 전문가들이 정부가 나서서 기존 세입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 규제 지지자가 원하는 대로 시장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 신중하고도 공정한 정부의 접근을 요구하며 공공재 제공의 역할을 보다 더 강조한다. 청년창업 지원 시설, 예술가 작업장과 공연장, 저임대료 주택 등 골목길이 보유한 문화 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는 문화시설 투자, 무엇보다 장인 가게를 키워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장 효과적인 정책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느림과 진정성의 미학을 담은 골목 문화, 골목 장인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이다. 이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골목길 정책을 모색하는 7장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국내 모든 도시의 절실한 과제는 구도심의 재생과 정상화다. 현실적으로 골목상권 활성화 외에는 구도심에 창조인재를 유치하고, 창조산업을 개척할 방도가 없다. 일정 수준의 젠트리피게이션을 동반하지 않는 원도심 재생은 불가능하다. 낙후된 원도심에 필요한 것은 젠트리피케이션을 예방해야 할 질병이 아닌 이 지역을 창조도시로 탈바꿈할 묘약으로 활용하는 실용주의 철학이다. / 305p

 

 

우리의 골목길은 미래 인재와 여행자를 두고 세계의 다른 골목길과 경쟁한다. 계속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골목문화의 생산자인 창조적인 문화예술인과 지역사업가를 불러 모아야 하고, 골목문화의 소비자인 여행자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야 한다. 가까운 아시아만 해도 도쿄, 상하이, 홍콩 등 경쟁 상대가 만만치 않다. 결국 이들 도시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골목산업을 보다 개성 있고 품격 있는 문화산업으로 고도화해야 한다. / 387p

 

 

 

   <골목길 자본론>은 인테리어업에 종사하고 있는 남편으로 인해 평소 관심이 있던 분야여서 더욱 흥미로운 책이었다. 디자인이 도시 문화와 발전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보다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었고,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경제학에 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이 책은 전혀 거부감이 없이 잘 읽혔고, 도시 발전과 문화 경쟁력에 관한 상식을 쌓을 수 있어서 즐거운 독서가 되었다. 골목상권에 참여하는 주체들에 대한 역량 강화 지원과 공공재 투자를 이끄는데 이 책이 조금이라도 기여하길 바란다는 저자의 마지막 말처럼, 정부와 민관 협력체 모두가 지금의 저성장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 혜안을 얻을 수 있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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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빗 스태킹 - 쌓일수록 강해지는 습관 쌓기의 힘
스티브 스콧 지음, 강예진 옮김 / 다산4.0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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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실행하면 좋을 습관 쌓기 전략 코칭!

사소하지만 꾸준한 반복이 가져다 줄 삶의 의미있는 변화들!

 

 

 

   어느덧 2017년의 한 해가 얼마 남지 않았다. 돌이켜 보건데 2017년 초에 세운 나의 목표가 있었다면 바로 '자존감 높이기'였다. 그 방법이란, 세 살 된 아이를 키우면서 그간 놓치고 있었던 개인적인 시간을 마련해 가장 좋아하는 책읽기와 글쓰기를 하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운동을 통해 임신과 출산으로 관리하지 못했던 몸을 만드는 것이었다. 첫 번째 목표는 약 100여권에 다다르는 책을 읽고 이에 대한 생각을 써보는 작업으로 현재까지 꾸준히 지켜오고 있지만, 두 번째 목표는 여름까지 7킬로그램이 넘는 몸무게를 감량하다가 이사를 계기로 조금씩 무뎌지고 말았다. 결국 절반은 성공하고 절반은 실패한 셈이다. 이제 다시 2018년의 목표를 설정해야 할 때가 왔다. 그런데 또 이와 같은 방식으로 구체적인 계획이나 실천력이 없이 목표만 달랑 세운다고 실천이 될까?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습관은 바꾸는 것이 아니라 쌓는 것이다!

 

 

   다양한 자기계발서가 하루에도 수십 권씩 쏟아지고 있지만 <해빗 스태킹>은 거창한 목표 의식을 부추기는 책이 아니라, 사소한 습관을 평생 가는 습관으로 만듦으로써 원하는 목표로 나아가는 '습관 쌓기 전략 코칭북'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저자는 미국의 떠오르는 습관 블로거이자 자기계발 전문가로 '습관'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무려 40여 권에 달하는 책을 출간했다. 작은 습관만 강조하던 습관 신화를 넘어서 습관 쌓기의 중요성을 통해 미국 자기계발 독자들의 인정을 받아온 그는 <해빗 스태킹>을 통해 작지만 꾸준한 반복으로 길러지는 습관 근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절대 포기가 없는 습관 쌓기 전략에 대해 소개한다.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성공은 단지 하나의 과정이라고 이야기한다. 매일 똑같은 일을 끊임없이 반복하며 시간을 투자한 노력의 결실인 것이다. 매일매일 반복하라. 그 과정에서 성공하는 사람도 있고, 실패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여러 해를 거치며 끊임없이 지속하면 결국 성과를 이루게 된다. 이것이 바로 성공의 바른 모습이다. 성공은 행운이 아니며 갑자기 찾아오는 사건도 아니다. 그저 매일같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일 뿐이다. / 12p

 

 

 

 

 

 

   <해빗 스태킹>의 저자 스티브 스콧은 '작은 습관'의 힘을 강조한다. 매일 아침 반복하는 작은 습관, 5분이면 되는 아주 사소한 습관들이 쌓이고 쌓임으로써 삶이 더욱 특별해지고 놀라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반복하고 또 반복하는, 이른바 '누적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실천하는 것이다. 사실 작은 습관이야말로 지키기는 아주 쉽지만, 당장 그 일을 하지 않는다고 문제가 생기지는 않기 때문에 쉽게 잊어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에이, 겨우 이 정도 일이야.' 하고 사소하게 여겼던 습관들을 정작 꾸준히 지킨 적이 과연 몇 번이나 있는가, 되짚어보게 된다. 하지만 당장 새로운 습관을 들이기 위해 목표를 설정하고 실천을 하자니 시간이 부족하고 일상에 부담까지 준다면 또다시 허사로 돌아갈 게 뻔하다. 이를 막기 위해 저자는 중요한 다섯 가지 규칙을 언급한다.

 

 

 

1.중요한 작은 습관을 찾는다.(소중한 사람에게 사랑의 메시지 보내기 등)

2.여러 습관을 함께 묶어 일정표에 적어둔다.

3.하루 중에 이 습관을 지킬 시간을 정한다.

4.잊어버리지 않도록 알림 기능을 활용한다.

5.습관을 아주 쉽게 시작할 수 있게 만든다. / 16p

 

 

 

   책은 삶에 중요한 작은 습관을 찾아서 어렵지 않게 일과로 형성하도록 돕기 위해 총 12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습관 쌓기의 개념과 작은 습관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하고, 2장에서는 목표의 중요성과 목표를 세우는 법, 3가지 습관 형식과 목표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3장에서는 인생을 바꾸는 작은 습관을 기억하는 법에 대해 소개하고, 4장에서는 습관 쌓기를 시작하는 방법 즉 습관 목록을 만드는 9가지 법칙과 첫 일과를 형성하는 13단계 과정을 일러준다. 5장에서 11장까지는 무려 127가지에 이르는 습관 실천법을 소개하는데, 커리어와 자산 관리, 건강, 여가 생활, 체계적인 정리 정돈법, 인간관계, 영성에 이르는 폭넓은 주제를 다룬다. 마지막으로 12장에서는 일상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9가지 습관 목록의 사례를 보여주고, 습관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이를 극복하는 법에 대해 설명한다.

 

 

 

 

 

 

중요한 것은 지속성! 측정하면 관리할 수 있다!

 

 

   저자가 강조해마지 않는 것은 지속성이다. 습관 쌓기의 가치는 각각의 습관 하나하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작은 습관을 '지키기 쉬운 구조'로 바꿈으로써 끊임없이 반복을 실천하는 것이다. 책에서는 실천을 지속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 설명하는데, 이런 사소한 것까지 책에서 언급할 필요가 있나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긴 하지만 그것조차 간과하고 넘어가기 일쑤인 대다수의 독자들에게 작은 성과의 중요성과 그것을 자동으로 몸에 붙게 함으로써 유발되는 놀라운 변화를 상기시키고자 한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자신의 침대를 정돈하는 것부터 시작하라. 아침마다 침대를 정돈한다면 그날의 첫 번째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다. 그러면 작은 자긍심이 생겨서 다음 업무, 그다음 업무 등 계속해서 업무를 완수하는 힘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한 가지 일을 완수하고 나면, 그날 하루 동안 다른 여러 가지 일을 끝낼 수 있게 된다." / 196p

 

 

나폴리언 힐은 "마음속으로 품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문장을 남겼다. 물론 바라기만 한다고 성공에 이를 수는 없겠지만, 매일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태도를 병행하면 창조적 시각화는 아주 강력한 습관이 될 것이다.

1.분위기를 조성한다.

2.목표를 시각화한다.

3.긍정적인 감정 상태를 계속 유지한다.

4.창조적 시각화를 습관으로 만든다.

5.계속해서 열심히 일한다. / 266p

 

 

 

 

 

 

   만약 이 조차도 어렵게 느껴진다면 '미니 습관'을 들여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아주 쉽게 시작할 수 있도록 일부러 '낮은'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이는 어렵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을 시작할 때 생기는 저항감을 줄여준다. 또한 하던 것을 마저 더 하자는 다짐을 스스로 하면서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이 하게 되는 의외의 효과도 얻게 된다. 즉, 미니 습관 통해 실행에 옮기기 쉽고 계속해서 반복하기에도 용이한 목표를 정함으로써 무슨 일이 생겨도 습관 목록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책의 몇몇 내용들은 그 내용이 생뚱맞거나 이질감이 느껴지는 부분도 없지 않았지만, 중요한 것은 내용보다 실천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2018년을 맞이할 이 시점에서 새로운 목표와 의지를 다지기에 좋은 참고서가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별 것 아닌 일이라며 간과했던 사소한 습관과 나쁜 습관들은 없었는지 되짚어볼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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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 셀프트래블 - 2018-2019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36
김수정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후쿠오카 도심에서부터 벳푸 우후인에 이르는 근교까지!

도심과 자연이 어우러져 다채로운 여행지로 사랑받는 후쿠오카 자유 여행!

 

 

 

   벌써 2017년 한 해가 다 저물어 가는데 돌이켜보니 이렇다 할 여행 한번 다녀오지 못했다. 내심 미안한 마음이 드는지 갑자기 신랑이 내년 2월쯤에 후쿠오카와 유후인으로 가서 온천여행이나 다녀오는 게 어떻겠느냐고 물어왔다. 예전에 한 번 다녀온 적이 있는데, 동선이 짧아 가족끼리 여행하기에 상대적으로 편한 도시라는 것이었다. 제주도도 가기 쉽지 않은 마당에 일본 여행이라니? 라고 말하려다 그가 말하는 후쿠오카와 유후인이라는 곳은 어떤 곳인지 문득 궁금해졌다.

 

 

 

   믿고 찾아 읽는 자유 여행 가이드북 '셀프트래블' 시리즈 중 후쿠오카 편이 마침 최신판으로 출간되었다. 벳푸와 유후인 지역이 부제로 적혀 있는 걸 보니 신랑이 말했던 후쿠오카와 근교 지역까지 모두 포함되어 있을 것이란 생각에 마침 잘 되었다 싶었다. 대구공항에서 출발하는 비행편도 있는데다 인천공항에서 출발해도 1시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다보니 아이와 함께 다녀오기에 더없이 좋은 지역이란 생각도 들었다. 신랑이 말하길 유명 관광지답게 한국어 표기도 잘 되어 있다 하고, 책 역시 일본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아무런 불편함 없이 후쿠오카를 여행할 수 있도록 꼼꼼하게 위치와 정보를 체크해 수록했다고 하니 저자가 소개하는 여행지를 일정에 맞게 잘 선별하기만 한다면 무리 없이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았다.

 

 

 

All about Fukuoka!

 

 

전체 면적 340㎢로 서울특별시의 반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도시. 하지만 작다고 무시하지는 마시길. 주요 명소간 거리가 멀지 않아 짧은 시간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은 여행자들에겐 후쿠오카가 딱이다. 곳곳에 개성 강한 숍들과 다채로운 먹거리들이 가득해 어디로 발걸음을 옮겨도 즐거움이 끊이지 않는 곳. 후쿠오카의 주요 관광지는 물론이고 함께 둘러보면 좋은 근교 여행지까지 한눈에 담아 보자. 자, 이제 후쿠오카로 떠나는 일만 남았다. / 18p 

 

 

 

   후쿠오카는 일본의 4대 섬 중 가장 남쪽에 위치한 규슈에 위치하는 도시로, 2006년 미국의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다이내믹한 10대 도시'로 뽑혔으며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경제 도시로 알려져 있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약 1시간 정도면 도착할 정도로 가까우며 대부분의 교통수단, 관광지, 식당에는 한국어 또는 영어 안내판이 잘 마련되어 있고, 지하철은 물론 버스까지 수시로 주요 관광지를 운행하여 이동이 편리한 까닭에 몸도 마음도 가볍게 떠나 보기 좋은 곳이다.

 

 

 

 

 

 

   <후쿠오카 셀프트래블>은 후쿠오카를 크게 도심과 근교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후쿠오카 도심에서는 하카타역 주변, 텐진, 야쿠인, 시사이드 모모치 일대를, 후쿠오카 근교에서는 다자이후, 벳푸, 유후인, 하우스텐보스를 다루고 있다. 책의 앞부분에서는 단기 여행자 혹은 맛집 탐방을 위한 1박 2일 코스를 비롯하여 도심 속 후쿠오카와 온천 여행을 할 수 있는 유후인 혹은 일본의 고즈넉한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후쿠오카와 벳푸를 중심으로 한 2박 3일 코스, 나처럼 아이와 함께 여행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준비한 3박 4일 여행 코스까지 다양한 추천 일정을 수록하고 있다. 다음으로 후쿠오카 대표 명소 베스트 10과 후쿠오카에서 꼭 먹어야 하는 음식, 드러그스토어 베스트 4, 모두가 만족할 만한 다양한 호텔 등을 한눈에 보기 쉽게 소개하고 있어 실속 있으면서 알찬 여행을 기대해볼 수 있다.

 

 

 

 

 

 

   책은 각 지역별 특징과 이동 방법, 여행 방법은 물론 관광명소, 식당, 쇼핑, 숙소 등을 차례차례 소개하고 있다. 해당 장소를 찾아가는 법과 상세 주소, 오픈과 클로징 시간과 가격, 전화번호, 심지어 구글 맵의 GPS 좌표까지 표시되어 있어 검색창에 입력하면 빠르게 위치를 체크할 수 있는 편리함까지 제공한다. 관광명소의 경우 중요도에 따라 별점이 표기되어 있으며 More&More 혹은 Tip을 통해 추가 정보 및 주의할 점과 미리 체크해두어야 할 점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어머, 여긴 꼭 가봐야 해!!!

 

 

   후쿠오카 여행의 중심지는 단연 유후인, 벳푸, 나가사키 등 규슈 다른 지역으로 이동이 가능한 교통의 요지, 하카타역이다. 이곳은 백화점과 복합쇼핑센터, 다양한 레스토랑이 모여 있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카타역 주변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모자랄 정도라고 한다. 그 중 도시의 극장이라는 콘셉트로 만들어진 후쿠오카의 대표 랜드마크인 커낼시티 하카타, 아시아 근현대 미술품을 총망라한 후쿠오카 아시아 미술관, 테블릿pc로 주문하면 서빙되는 주문식 초밥 전문집 우오베이 요도바시 하카타점이 인상적이다. 또한 약 150여개에 이르는 포장마차가 거리를 수놓으며 여행자의 특별한 밤을 책임지는 후쿠오카의 명물 야타이는 빼놓지 말아야 할 장소 중 하나인 듯하다. 메뉴 하나당 가격이 생각보다 비싼 편이니 넉넉하게 먹다보면 미처 예상치 못한 가격의 압박을 받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는 것도 당부한다.

 

 

 

 

 

 

   후쿠오카의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최대의 번화가 텐진은 대형 백화점과 쇼핑센터 아래 빈티지한 중세유럽풍 거리가 끝도 없이 이어지는 지하 상점가가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 텐진 한복판에 위치한 신사 하나가 눈에 들어오는데, 이름이 케고 신사다. 여기에 웃는 얼굴의 여우상이 하나 있는데 이것을 쓰다듬으면 사업이 번창한다고 하니 사업을 하고 있는 신랑의 번창을 기원하고 싶은 마음에 꼭 들러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외에 후쿠오카의 명물로 알려진 명란 전문점 원조 하카타 멘타이쥬 식당과 꼭 맛보고 싶은 수플레 팬케이크가 인상적인 호시노 커피 후쿠오카 솔라리아점 또한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이다.

 

 

 

   최근 후쿠오카에서 가장 핫한 지역이라 불리는 야쿠인에서는 골목 곳곳에서 취향 저격인 이색 카페나 숍을 만날 수 있는데, 소극장처럼 꾸며진 내부 인테리어가 이목을 끄는 라멘 전문점 멘게키죠 겐에이와 인생 치즈 케이크를 맛볼 수 있다는 아베키란 곳을 찾아가보고 싶다. 한적한 해변을 산책할 수 있는 힐링 여행지 시사이드 모모치 일대에서는 지중해풍 건물들이 모여 있는 마리존과 높이 60m에 이르는 관람차 스카이 휠을 경험해보고 싶어진다. 교육의 도시인 다자이후에서는 고스넉한 신사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데, 이곳에서는 황소 동상을 쓰다듬으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속설이 있다고 하니 가서 열심히(?) 쓰다듬고 와야겠다. 또 매화 가지 떡이라는 뜻의 다자이후 지역 필수 먹거리 우메가에모찌도 잊지 말 것!

 

 

벳푸에서 꼭 해야 할 다섯 가지

하나, 7개의 지옥온천 모두 둘러보기

둘, 뜨거운 온천 증기로 익힌 지옥 찜 요리 맛보기

셋, 해변가에 누워 따뜻한 모래찜질 즐기기

넷, 100엔으로 시영온천에서 온천욕 즐기기

다섯, 벳푸역 앞 아부라야쿠마하치 동상과 기념사진 찍고 바로 옆에서 손 온천 경험하기

 

 

 

   일본 최대의 온천 도시인 벳푸에서는 그 이름도 무서운(?) 지옥온천이 있다고 하니 이 개성 강한 7개의 온천이 유독 기대된다. 시간 여유가 없다면 바다지옥(우미지옥), 가마솥지옥(가마도지옥), 피의지옥(치노이케지옥) 이렇게 세 곳의 온천만이라도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청정자연 속에 숨겨진 아름다운 동화마을 같은 유후인 역시 벳푸와 더불어 온천여행을 하기에 좋은 여행지로, 마을 곳곳에 자리 잡은 수십 개의 료칸에서 다양한 테마의 온천을 즐길 수 있다고 하니 우리 가족이 여유롭게 다녀오기에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외에 동양의 작은 네덜란드라 불리는 대형 테마파크 하우스텐보스에서는 멋진 유럽식 정취와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는 일루미네이션을 즐길 수 있다고 하니 이곳 또한 절대 빼놓지 말아야겠다.

 

 

 

 

 

 

   끝으로 여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먹거리일텐데 그 중 후쿠오카에서는 라멘, 우동, 스시를 절대 빠뜨려서는 안 될 듯하다. 이 세 가지 음식이야 일본을 대표하는 음식이란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지만, 후쿠오카가 돈코츠 라멘과 우동의 발상지라는 점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요즘 한국에서도 맛좋은 스시를 찾을 수 있지만 합리적인 가격과 질 좋은 초밥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 상대적으로 많은 후쿠오카에서야말로 놓칠 수 없지 않겠는가.

 

 

 

 

 

 

   이 외에도 단돈 100엔으로 이동이 가능한 100엔 버스 노선도, 렌터카 이용 방법 및 각종 교통패스 활용법, 여행 준비 방법과 알아 두면 유용한 여행 일본어까지 <후쿠오카 셀프트래블> 책 한 권 안에 알찬 정보가 가득하니 후쿠오카 여행 시 가볍게 지참하고 다니기에 더없이 좋을 듯하다. 뜨끈한 온천에 몸을 담그고 즐거운 쇼핑과 볼거리가 가득한 후쿠오카로 얼른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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