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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공부지능 - 3세부터 13세 부모가 꼭 알아야 할 공부 잘하는 머리의 비밀
민성원 지음 / 다산지식하우스(다산북스) / 2017년 9월
평점 :

공부 잘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부모들을 위한 공부지능
개발 실천서!
우리 아이의 잠재된 공부지능을 끌어내는 자녀교육
필독서!
몇 주 전에 SBS에서 방영한 '사교육의 딜레마'편을 시청한 적이 있다. 사교육을 시켜야 하는 것인지, 시킨다면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얼마의 비용으로 최고의 공부 효율을 이끌 수 있을 건인지를 고민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많은 부모들의 입장을 살펴볼 수 있던
기획이었다. 많은 부모들이 머릿속으로는 사교육 하면 부정적인 감정이 앞서지만 우리 아이만 뒤쳐지는 것은 아닌지, 뒤늦게야 진작 시키지 않은 걸
후회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불안해하며 사교육 시장을 배회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 와중에도 사교육 없이 아이를 명문대에 보내 뚜렷한 교육 철학으로 소신껏 아이들을 키워낸 사례도 있어 눈에 띈다.
이들은 아이들에게 공부를 하라고 강요하지 않고 아이 스스로의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사교육을 시키지 않거나 시키더라도 필요에 따라
제한적으로 하고 있을 뿐이었다. 여기에는 부모 나름의 교육 소신과 객관적 지식이 선행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막연히 공부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지능과 재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역할은 '가정환경'과 '부모의 역할'에 달려 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명확하게 실천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 역시 과도한 사교육 시장에 우리 아이를 들이밀고 싶지 않고, 그럴 형편도 되지 않는 까닭에 이왕이면 효율적으로
교육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과 부모인 내가 먼저 지도해줄 수 있도록 효과적인 공부 방법에 대해 알아두는 게 현명하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때문에 아이가 세 살이 될 무렵부터 공부학습법 관련된 책들을 통해 다양한 의견과 도움을 구해보고자 하는 시도들을 하게 되었다. 마침 여러 방송
매체에서 교육전문가로 정평이 난 민성원의 <아이의 공부지능>이 유독 관심을 끌었다. 전작인 <민성원의 공부원리
패턴학습법>이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이 이르기까지 최적의 학습 전략과 공부 효율을 이끄는 다양한 방법들에 대해 소개한다면, <아이의
공부지능>은 공부지능을 이끄는 뇌의 비밀과 어떻게 하면 공부 잘하는 아이로 이끌 수 있을 것인지 보다 원리적인 차원에 집중한 자녀교육서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책의 제목이자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공부지능'이란 과연 무엇일까. 이는 지금까지 우리가 흔히 들어왔던
'공부'의 개념과 학업성취나 성공을 예언하는 지수인 IQ를 융합한 새로운 개념이다. 즉, IQ가 낮은 데도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을 보면 IQ
외에 공부를 잘 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다른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되는데, 이것이 공부지능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공부지능을
가리켜 IQ, EQ, 집중력, 창의력을 아우르는 것으로 이것이 고루 발달한 아이들이 공부를 잘 할 것으로 기대되며 부모의 관심과 노력이 만든
공부지능은 타고난 머리를 뛰어넘을 것이라 말한다. 각 요소들은 유전적 요인만큼이나 환경적 요인만으로도 얼마든지 좌우될 수 있다는 것을 구체적인
연구와 사례로 설명하며 부모의 역할이 공부지능 개발에 있어서 매우 중요함을 시사한다.
생체연령이 아닌 정신연령에 맞는 적기의
조기교육
부모의 역할이라고 하니, 우리 아이의 나이를 고려했을 때 가장 알맞은 교육과 이에 해당하는 교육 방법이 무엇일까
궁금해진다. 너무 이른 조기교육도, 그렇다고 뒤쳐지는 것도 원치 않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이와 같은 것이 가장 고민되기 마련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초등학교 2학년이라고 해서 똑같은 교육을 시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신체연령이 초등학교 2학년이지만 정신연령이 초등학교
6학년이라면 6학년 수준의 공부를 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정신연령에 따른 '적기'의 교육이다. 능력은 아무 때나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고, 각각의 능력마다 적은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적기가 있다. 흔히들 조기 교육을 많이 시키는데, 적기이면서
조기일 때에야 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를 테면 외국어 교육의 경우는 정신연령이 8세가 되기 이전에 배우면 좀 더 쉽게 익힐 수
있고, 초등 6년은 공부 잘하는 아이로 만드는 최적의 시기로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때이다. 이때는 어떤 지능이 강점이고
약점이라고 섣불리 단정 짓지 말고 '공부는 즐거운 일'이란 인식을 심어주며 다양한 영역에서 개발 가능성을 열어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아이들의 공부지능을 효과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적기에는 어느 한두 가지 두각을
나타내는 능력에만 집중해서는 곤란하다. 여러 공부지능 중 강점 지능은 더욱 강화하고, 약점 지능은 보완하려는 노력을 병행해 각 부분별 지능 간에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공부지능 개발 적기는 충분히 긴 시간이므로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이
시기에는 오히려 IQ, EQ, 집중력, 창의력 이 4가지 영영역을 골고루 개발시키는 데 방점을 두어야 한다. / 72p
사고력 수학을 하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그것은 중학교 이상인
아이들에게나 가능한 얘기다. 적어도 초등학교 때까지는 뇌를 발달시키는 데 사고력 수학보다는 연산이 효과적이다. 언어도 마찬가지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단어를 많이 외우는 것이 지능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글쓰기와 같이 표현하는 훈련은 중고등학교 이후에 하는 것이 좋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논술 교육 역시 중학교 이후에 하는 편이 더 효과적이다. / 77p
공부지능 개발의
4단계
저자는 공부지능을 개발하는 원칙을 크게 4단계로 나눈다. 발견, 반복, 강화, 실현이다. 공부지능을 개발하는 첫
번째 원칙이 '발견'인 것은 공부지능 영역을 효과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적기 내에서 가능한 일찍 개발을 시작해야 충분한 시간을 두고 체계적으로
공부지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아이의 재능을 가장 잘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은 늘 가까이서 관심을 갖고 아이를 지켜볼 수 있는 부모다.
또한 아이의 재능과 강점 지능을 발견하는 것은 부모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자 의무이기도 하다.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이때 부모가 있는
그대로의 아이를 보는 객관적인 평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반대로 필요 이상으로 비관적으로 보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아이의 강점 지능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종류의 자극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관심 있게 지켜보다 보면, 각 분야에 따른 아이의 재능이나 강점 지능을 보다 빨리 확연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언어 자극, 피아노
치기와 같은 음악 자극, 그림 그리기나 블록, 찰흙 같은 장난감 외에도 오감을 동원해가며 읽는 독서, 나이가 들면 들수록 개발하기 어렵다는
공간지각능력의 경우는 충분한 야외활동과 프뢰벨의 '가베'와 같이 기하학적인 도구를 활용한 놀이가 좋은 자극이 될 것이다.
두 번째 원칙인 '반복'은 공부지능을 높일 수 있는 궁극적인 방법이다. 뇌를 발달시키는 시냅스의 경우 그 수가
무한정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지 않는 시냅스는 없어지고 자주 반복해서 쓰면 더욱 발달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반복이야말로 더 높은 수준의 성취를 위해 창의적인 사고를 가능케 하고 후천적인 노력으로 타고난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까지 공부지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때는 단순 반복이 아니라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이 중요하다. 연산의 경우 학습지를 통해 유사한 문제를 무조건 많이 풀게
하는 경향이 있는데, 하루에 단 10분만이라도 집중해서 정확하게 빨리 풀려고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제 아이의 정확성과 속도가 향상되었다면 늦은 수준의 연산 학습지는 밀어두고 과감하게 다음 수준의 연산 교재를
선택해야 한다. 이처럼 다음 단계로 넘어가 아이가 오를 수 있는 최고 단계까지 올라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을 '강화'라고 한다. 강화
단계에서는 반복을 하면서 점차 난이도를 높이고 반복이 끝난 후에는 꼭 얼마만큼 좋아졌는지 살펴보고, 아직도 계속 안 좋은 점이 무엇인지 찾아서
또다시 반복하는 피드백이 중요하다. 끝으로 '실현'을 통해서는 즐거운 경쟁과, 흉내 내기, 아이의 수준보다 조금 어려운 과제를 통한 관심 유도,
인정받고 싶다는 아이의 욕구를 채워줌으로써 의욕이라는 스위치를 켜주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현재 수준보다 1정도 높은 수준이 중요한 이유는, 그 정도 수준이어야 도전 의식이
생기고 지속적으로 반복하면서 능력을 더 높은 수준으로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승수 효과'다. 승수 효과는 작은 성취에서 작은 차이를
만들어내고, 작은 성공 경험들이 모이고 모여 커다란 성취를 만들어내는 원리다. 작은 성취를 통해 "너는 수학을 참 잘하는구나!", "너는 수영을
잘하는구나!", "너 참 달리기를 잘하는구나!"라는 칭찬을 들으면 아이는 자신감이 붙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서 스스로 반복과 강화를
한다. / 131p
다음으로 IQ, EQ, 집중력, 창의력과 같은 공부지능 요소들을 강화하는 방법들에 대해 알아본다. IQ의 경우,
암기력과 어휘력, 연산력, 공간지각력, 사회적 이해력으로 세분화하여 이를 강화하는 방법들을 살펴볼 수 있다. 반면, EQ란 과정 속에서 결과를
만들어내는 힘으로 정서지능이라 불리며 IQ를 보완하고 더욱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이는 자신의 정서를 감지하고 통제하고 평가하는 능력,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인지하고 공감하는 능력, 자신을 잘 이해하고 현실적인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는 것을 통해 공부지능을 높일 수 있게 한다. EQ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다름 아닌 부모다. 특히 유아기의 경험은 대부분 부모와 함께 하기 때문에 부모의 말이나 행동, 선택이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계기를 제공할 수도 있지만 부정적인 계기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점을 잊어버리지 말고 세심한 노력과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음을 일러준다.
부모들은 아이의 결정지능과 유동지능을 함께 개발해주어야 한다. 글을 일찍 가르치고
책을 읽게 하는 것이 결정지능 즉, 언어성 지능발달에 도움이 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각종 교구재와 야외활동, 친밀한 사랑(특히 엄마의
따뜻한 포옹은 아이의 심리를 안정시켜 유동지능을 높여준다)으로 아이의 유동지능을 높여주면 언어성 지능이 더 발달할 수 있다. 한쪽으로 편향된
자극을 주기보다는 다양한 자극을 통하여 유동지능과 결정지능을 함께 개발하여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해야 하는데, 이것이 바로 내가 아이들을
교육할 때 실시하는 '지능기반 학습'이다. / 172p
책을 읽을 때도 엄마가 권하는 책을 읽는 것도 좋지만 아이 스스로 책을 골라서 읽는
것도 좋다. 아이를 정기적으로 도서관이나 서점에 데리고 가서 세상에는 여러 가지 종류의 책이 있다는 사실만 알게 해도 성공이다. 단, 일단
서점에 가면 절대로 아이와 함께 책을 고르러 다니지 말아야 한다. 아이가 책을 고를 때 엄마의 견해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2시간 정도 시간을
주고 아이와 부모가 서로 다른 분야의 책을 각각 5권씩 골라 약속된 장소에서 만나기로 하자. 아이는 서로 다른 분야의 5권의 책을 고르기 위해서
50권 혹은 100권 이상의 책을 훑어보고 그중에서 자신이 사야 할 책을 고를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창의성을 개발하는 과정이다. /
312p
이처럼 <아이의 공부지능>은 적기에 우리 아이의 공부지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설명하면서
비록 타고난 머리가 좋지는 않더라도 얼마든지 노력을 통해서 향상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적기이자 조기에 강점지능을
발견해 키워주고, 약점지능을 계속 보완해줄 수 있다면 후에 어마어마한 사교육비를 들이지 않고도 충분히 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든다. 여전히 우리 아이에 대한 교육관을 제대로 정비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고, 끊임없이 불어오는 사교육 바람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는 것 또한 마찬가지이나, 이 책을 통해 내 아이를 믿고 함께 응원해줄 수 있는 부모가 된다면 적어도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을 고통스럽게
마주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처럼 오늘도 아이의 교육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이 땅의 많은 부모들에게 이 책을 통해 위로와 비전을
가져보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