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은 괴물이야! - 무한 미래가 온다 수학 시리즈 10
김성화.권수진 지음, 조승연 그림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교과서와 문제 풀이에 얽매이지 않고

일상 곳곳에서 수학을 즐길 수 있는 어린이 수학교양서!







  혹시 그런 생각해 본 적 있어? 어디까지, 얼마까지 수를 셀 수 있을까?




  우리가 밥도 안 먹고, 잠도 안 자고 하루 종일 쉬지 않고, 1초에 한 개씩 수를 센다면 어디까지 셀 수 있을까? 정답은 86,400이야. 한 달이면 259만 2,000을, 1년이면 3,110만 4,000을, 10년이면 3억 1,104만 정도까지 셀 수 있어. 100년 동안 수만 세다가 죽는다면 30억 정도까지 셀 수 있지.




  생각보다 30억은 어마어마하게 큰 수지? 하지만 그것보다 훨씬 더 큰 수가 얼마든지 많아. 그런데 재미있는 게 뭔지 아니? 네가 아무리 가장 큰 수를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세상에서 가장 큰 수는 없어. 거기에 하나만 더 해도 가장 큰 수가 되고, 또 하나만 더 해도 가장 큰 수가 되니까. 어우, 어질어질하지? 우린 그걸 ‘무한’이라고 해.












  이렇게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무한하고, 무한하고, 무한한 수에 대해 수학자들은 ‘무한은 위험해’ ‘무한은 괴물이야’ 라고 생각했대. 하지만 칸토어 이후의 많은 수학자들이 무한의 복잡성과 신비로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어. 놀랍도록 기이한 무한의 세계를 만나러 가 볼까?





아무리 들어도 무한에 관한 이야기는 

기이하기 짝이 없어. 

무한을 알려고 하면 지금까지의 생각과 지식과 

상식을 버려야 해. / 124p





  와이즈만북스의 ‘미래가 온다-수학’ 시리즈는 수학자처럼 바라보는 법을 배우고, 고전 수학부터 현대 수학에 이르기까지 신비로운 수학의 원리를 탐구하게 하는 어린이 교양서다. 그 중 시리즈의 마지막 권인 『무한은 괴물이야!』에서는 수학의 개념 중에 하나인 ‘무한’에 대해 탐구한다. 수학자 게오르크 칸토어가 어떻게 무한을 발견하고 연구했는지, 자연수가 더 많은지 분수가 더 많은지, 무리수가 무엇인지, 낯설고 복잡한 무한의 개념을 어린이들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하듯이 들려준다.





1938년, 미국의 수학자 에드워드 캐스너가 10을 100번 곱한 수를 생각했어. 그리고 아홉 살짜리 조카에게 이름을 지어달라고 했는데, 그 애가 ‘구골’이라고 했다는 거야. 수백 수천만 개의 웹 페이지를 탐색하는 데 1초도 안 걸리는 인터넷 검색 엔진 구글의 이름이 바로 바로 구골에서 왔다는 말씀. / 14p



1.41421356237…… 끝없이 이어지는 수를 어떻게 공책에 쓰겠어? 할 수 없이 수학자들이 줄여서 √2라 쓰기로 했어. 읽을 때는 루트2야. 이렇게 소수점 뒤에 수가 반복되지 않고 끝없이 이어지는 수를 ‘무리수’라고 불러.

알고 보니 수직선 위에 무리수들이 무한히 많이 있었어.

자연수와 자연수 사이에, 분수와 분수 사이에!

수직선 위에 자연수가 무한히 많아. 분수도 무한히 많아.

하지만 무리수가 훨씬 훨씬 훨씬 더 많아! / 68p










  무한히 무한히 많은 손님이 와도 무한히 많은 객실이 있는 놀라운 곳 ‘힐베르트의 무한 호텔’, 원숭이가 자판을 무한히 누르다보면 언젠가는 원숭이도 《백설 공부와 일곱 난쟁이》와 똑같은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무한 원숭이 정리’, 집합과 원소 등 ‘무한’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수학 개념을 가져와 알기 쉽게 설명하는 점이 이 책의 큰 장점이다.





  무엇보다 무한을 상상하고 즐기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수학적 사고를 기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아울러 ‘미래가 온다’ 시리즈는 어린이들이 교과서와 문제 풀이에 얽매이지 않고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훌륭한 언어로 수학을 대하고, 일상 곳곳에서 수학의 재미를 발견하여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이 책을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30 자녀교육 로드맵 - AI 시대 우리 아이는 적응할 것인가, 도태될 것인가
김상균 지음 / 빅피시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제는 단순히 공부‘만’ 잘하는 아이로 머물러선 안 된다!

AI 시대에 걸맞은 공부법과 교육법을 제시하는 부모 교육서!





  “한국의 학생들은 하루 15시간 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 않을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의 말이다. 이미 AI가 단순 반복적인 작업들을 빠른 속도로 대체하면서 전 세계 일자리의 40%가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AI 도입으로 인한 기업 경영의 변화로 대기업의 정기 공채 비율이 줄어든 데다, 의사와 회계사, 자산운용가, 변호사 등 고소득 직종으로 분류되었던 직업 역시 AI 노출 지수가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앞으로는 AI를 이해하고 그 도구를 활용하는 아이와 그러지 않은 아이 사이의 격차 역시 점점 커질 것이라 전망되는 가운데, 우리 아이에게도 AI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교육 로드맵이 필요해 보인다.



  『2030 자녀교육 로드맵』은 AI 시대에 따른 교육의 대전환기를 맞아 이에 필요한 자녀 교육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인지과학자이자 미래 교육 분야의 전문가인 김상균 교수는 이 책을 통해 AI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산업 지형을 분석하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현행 교육의 문제점과 이를 해결할 AI 교육의 실천법을 소개한다. 급변하는 기술의 시대, AI와 잘 협업하며 자기 역량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아이의 입시와 진로를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막막한 부모라면 이 책에 주목해보자.



디지털 교과서 전면 시행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교육 현장에 이런 변화의 바람은 시작되었습니다. 선생님들이 수업에서 디지털 기기 활용을 점점 더 늘려간다면, 학생들도 디지털 기기 활용 능력을 높여야겠지요. 이는 디지털 기기를 더 많이 써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종이책, 디지털 기기, AI 도구 등을 융합해서 효율적으로 잘 활용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런 변화 방향, 대응 방법을 부모님도 알고 준비해야 합니다. / 64p













  저자는 이제 단순히 공부‘만’ 잘하는 아이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결국 AI 시대에는 AI와 잘 협업하되 AI로 대체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역량을 갖춘 인재가 주목받게 될 것이다.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담대한 마음으로 폭넓게 탐구하고(탐험력), 기존 관행을 당연하다 여기지 않고 본질을 통찰해서 의문을 제시하며(질문력), 다른 사람이나 AI와 협력하며 소통하고(교감력), 주어진 정보와 상황을 합리적이고 윤리적인 결정을 내리며(판단력),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새로운 상황에 빠르게 적응하여 큰 틀을 새로 짤 수 있는(적응력) 역량을 갖춘 인재를 필요로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부모인 우리는 아이에게 이러한 역량을 길러주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책은 당장의 필요성만을 놓고 학습하지 않고, 낯선 영역에서 가능성을 발견하려는 태도를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개 부모는 아이가 무언가를 하고자 할 때 “그건 성적 향상에 도움이 안 돼.” “그건 대학 입시에 반영 안 돼.” 등과 같이 그것이 쓸모 있는지를 먼저 따지곤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변동량이 몹시 큰 시대에는 부모의 관점이나 경험, 쓸모를 판단해서 아이의 미래를 재단하기보다는 아이에게 무용한 것을 탐험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 지금처럼 사회적·정치적 이슈가 높은 때일수록 “이런 상황에서 저 사람은 왜 그렇게 판단했을까?” “너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와 같이 아이가 다양한 관점을 고려하도록 도와주고, 윤리적 딜레마를 토론하며 사고의 깊이를 더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세상의 모든 문제에는 정해진 답이나 하나뿐인 해결책만이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판단은 어른의 몫, 자기보다 뛰어난 다른 이들의 몫이고 나는 그저 따르면 된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일상에서 판단의 기회를 많이 제공해줄 수 있어야 하겠다. 이 외에도 AI가 편견을 가질 수 있다는 점, AI의 결과를 무조건 신뢰하지 말고 항상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태도도 꼭 필요하다.



더 이상 부모는 정답을 제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그들의 탐구 과정을 안내하는 조력자가 되어야 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사실, 실패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습니다. 각자의 꿈에 다다르는 여정의 일부일 뿐입니다. / 109p


타인의 생각을 차분하게 들어주고 내 생각도 섬세하게 표현하는 과정, 타인의 긴 글을 읽고 나도 길게 내 생각을 정리하는 과정, 생각이 달라도 외면하기보다는 그 내면을 들여다보려는 노력, 익숙하기에 당연하다고 여기지 않고 한 번 더 생각해주는 배려, 이런 것들을 통해 우리는 교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선생님의 지도, 유명인의 강연도 이런 과정, 노력, 배려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핵심은 역시 내 몸과 마음을 움직이는 실천에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그런 실천의 경험을 많이 쌓아주면 좋겠습니다. / 119p











   이미 디지털 교과서가 도입되었고 AI를 활용한 교육이 더욱 확대될 예정이지만, 부모인 우리는 여전히 우리 세대의 교육 방식에 매몰되어 있다. 또 교육 현장의 변화를 부모가 체감하기 어렵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 읽게 된 이 책을 통해 AI 시대가 요구하는 미래 인재의 역량은 무엇인지, 부모인 내가 아이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가늠하고 고민해볼 수 있어 유의미한 시간이었다. AI 시대를 맞아 급변하는 교육 생태계 속에서 자녀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한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상은 신화로 만들어졌다 - 오늘날까지 인류의 사고를 지배하는 강력한 8가지 테마
리처드 벅스턴 지음, 배다인 옮김 / 더퀘스트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풍부한 삽화와 다채로운 해석으로 새롭게 즐기는 그리스·로마 신화!

신화 읽기에 대한 폭넓은 통찰과 우리 삶에 다양한 영감을 제시하는 매력적인 책!






  인간이 만든 가장 위대한 인문학적 산물로 손꼽히는 그리스·로마 신화. 리처드 벅스턴이 ‘신화가 다루지 않은 인간의 삶은 없었다’고 했을 만큼, 신화는 사회·문화, 정치, 예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시대와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영향을 미쳐왔다. 하지만 때로 신화는 당대인들의 젠더 감수성, 선호하는 이념과 정치적·윤리적 가치에 따라 의미가 달리 해석되기도 했다.



  『세상은 신화로 만들어졌다』는 고대와 중세, 르네상스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신화가 어떻게 읽히고, 또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에 어떠한 영향을 끼쳐왔는지, 흐름을 살펴보는 매우 흥미로운 저작이다. 프로메테우스, 메데이아, 다이달로스와 이카로스, 아마조네스, 오이디푸스, 파리스의 심판, 헤라클레스의 과업,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를 중심으로 신화를 매우 다면적이고, 입체적으로 살펴보는 이 책은 신화 읽기에 대한 폭넓은 통찰과 우리 삶에 다양한 영감을 제시한다.




그리스 신화는 경제적 지위와 문화적 배경을 불문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사고 실험이다. / 10p




  프랑스 7월 혁명을 기념하여 그린 외젠 들라크루아의 대표작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에는 한 쪽 가슴을 드러내고 한 손에는 프랑스 국기를, 다른 한 손에는 총검을 들고 시민군을 이끄는 한 여성이 묘사되어 있다. 이 그림을 처음 본 이들이라면, 시체와 잔해더미 위에서 극적인 혁명을 이끈 여성의 신체 부위를 일부러 노출한 작가의 의도가 궁금해질 것이다.



  책에 따르면, 예술에 있어서 여성의 노출된 가슴은 억압으로부터의 해방을 상징한다고 한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아마조네스 신화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역사가 디오도로스에 따르면 아마조네스라고 불리던 여성들은 남성보다 높은 권력을 가졌고, 남성들처럼 전쟁에 참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육체가 성숙했을 때 걸리적거리지 않게 하기 위해 오른쪽 가슴을 그을리는 관습을 지녔고, 이것이 한쪽 가슴만 지닌 여전사라는 이미지를 상징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한쪽 가슴만 지닌 아마조네스 신화는 여성의 초월적 권력을 향한 이상과, 강한 여성을 향한 성적 욕망을 동반하여 서양 문화 곳곳에 영향을 미쳤다. 이후 아마조네스 신화는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여성상을 투영하며 오늘날 원더우먼을 비롯해 다양한 퀴어 문학과 페미니스트 문학에도 반영되었는데, 한편으로는 여성의 성적 이미지와 자유의 의미를 연결한 상징성의 모호함에 대해 의문을 가져볼 필요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에는 고대로부터 내려온 다양한 색깔의 프로메테우스 신화를 어떻게 각색했을까? 웰즐리칼리지에서 비교 문학을 가르치는 캐럴 도허티는 프로메테우스 신화를 연구한 논문에서 낭만주의 시대의 프로메테우스는 고귀하고 반항적인 영웅으로 묘사되었다고 밝힌다. 물론 낭만주의 시대야말로 프로메테우스가 전례 없이 우상화되었던 때라고 할 수 있겠으나 그 전에 무수히 많은 문화적인 변화가 있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후기 고대 시대로부터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기까지 프로메테우스의 이미지는 바이런이 묘사한 반항아가 아니라 창조자이자 제조자 즉 ‘인간을 만들고 생명력을 불어넣는 자’였다. / 29p


다이달로스와 이카로스 이야기가 함축하는 관념들은 후대에 매우 다양하게 활용되었지만 하나의 질문이 동일하게 반복된다. 높이 날기의 의미가 무엇인가? 용감하고 영광스러운 열망인가, 아니면 실패할 수밖에 없는 무분별한 행동인가? 아니면 영광스러우면서 동시에 무분별한 것인가? / 106p


이 신화의 중심에는 오이디푸스가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대한 철저한 무지에서 비롯된 두 개의 범죄가 있다. 아버지로 밝혀진 남자를 살해하고 후에 어머니로 밝혀진 여자와 결혼하는 것이다. 인간은 모두 태생과 관계에 대한 불완전한 지식을 근거로 행동한다. 오이디푸스는 부분적인 무지라는 인간의 약점을 상기시킨다. 이것이 바로 신화의 역할이다. 신화는 일상생활 속 문제를 과정하고 날카롭게 만들고 고조시킨다. / 160p










  이 외에도 신들로부터 불을 훔쳐서 인간에게 주었던 프로메테우스의 영웅주의가 19세기 말과 그 이후에 사회주의적 이상을 만나 독일에서 프롤레티리아 영웅으로서의 이미지로 추앙받기까지 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철학자이자 과학자인 프랜시스 베이컨이 오이디푸스 신화에 등장하는 스핑크스를 과학에 대한 우화로 해석한 점도 인상적이다. 베이컨은 스핑크스(과학)가 인간에게 다양한 어려운 문제를 던지고 이에 대해 해답을 제시하려는 시도는 전통을 대체하려는 결과이며, 과학적 연구를 개시하려는 자라면 고통을 감수할 만큼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해석했다고 한다.









  이처럼 신화가 매체에 따라 맥락을 변경하고 다양한 수요들을 충족시키는 쪽으로 적응되어왔던 모습들을 살펴보는 과정은 신화를 새롭게 읽게 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결국 신화 읽기의 진정한 의미는 ‘인간의 삶에서 진정 가치 있는 목표는 무엇인가?’ ‘우리가 가장 가치를 두어야 하는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각자만의 해답을 찾는 일이 아닐까. 이 책을 읽으며 각각의 신화가 나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에 귀를 기울여보시길 바란다.



  덧붙여 계엄령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참담한 마음을 담아 전하고 싶다. 국민들이 당신에게 투표한 건 더 높은 하늘을 날아오르기 위한 날개를 달아준 게 아니라고. 이카루스는 그래서 추락했다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몸을 만드는 원자의 역사 - 나를 이루는 원자들의 세계
댄 레빗 지음, 이덕환 옮김 / 까치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십억 년에 걸친 원자의 극적인 오디세이가 나와 지구를 탄생시켰다!

과학자들의 열정과 지구상의 모든 존재에 경이를 품게 되는 책!






150억 년에 이르는 

우주의 진화를 통해서 수소 원자가 

무엇을 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훌륭한 예가 바로 우리 자신이다. 

- 칼 세이건




  천문학자이자 수학자인 라플라스는 한 에세이에서 ‘만일 우주의 모든 원자의 정확한 위치와 운동량을 알고 있는 존재가 있다면, 뉴턴의 운동 법칙을 이용해 과거와 현재의 모든 현상을 해명하고 미래까지 예측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운 바 있다. 사람들은 이것이 가능하다면 ‘악마’일 것이라고 단언했지만, 과학자들은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또 어디로 향할 것인지, 복잡하고 불확실한 세상의 근원과 미래에 대한 해답을 ‘원자’에서 찾고자 하는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 대체 왜, 이들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이 작디작은 원자에 주목했던 것일까.




빅뱅에서부터 우리의 어제 저녁 식사까지,

원자에서 발견한 나와 우주의 연대기




  책 『우리 몸을 만드는 원자의 역사』의 저자 댄 레빗은 우리 몸을 수백조 개에 달하는 원자로 이루어진 은하계에 비유한다. 우리 몸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30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군체로, 각각의 세포는 다시 격렬하게 진동하면서 춤추는 100조 개가 넘는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지구의 모든 사막에 있는 모래알보다도 10억 배나 더 많은 수다. 게다가 주기율표에 포함된 132종 남짓한 원소 중 약 60종의 원소가 우리 몸속에 존재한다고 한다. 어쩌다 우리 몸에 이토록 많은 원자들이 존재하게 되었을까. 이 광대한 이야기의 시작은 ‘우주는 원시 원자들의 폭발로 시작됐다’는 현재의 빅뱅 우주론을 주장한 물리학자이자 카톨릭 성직자인 르메르트로부터 출발한다.











  댄 레빗은 빅뱅으로 만들어진 수소와 적색거성에서 만들어진 (주로 산소, 탄소, 질소, 칼슘, 인) 원소가 어떻게 태양계를 비롯해 지구처럼 단단한 행성을 만들어냈는지, 어떻게 엄청난 소행성들의 폭격을 견뎌가며 아무것도 살 수 없는 척박한 황무지였던 지구를 갑자기 청록색의 오아시스로 만들 수 있었는지, 또 어떻게 원자들이 생명으로 도약하게 되었는지 장대하고도 기이한 여정을 소개한다.



지금까지 과학의 역사에서 우리가 관찰을 통해서 알아낸 모든 사실에 따르면, 우리와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물질은 빈 공간 이외에 전자, 쿼크, 글루온이라는 단 세 가지 기본적인 입자로만 이루어져 있다. 질량이 없는 힘 입자인 글루온은 쿼크들을 서로 달라붙게 해서 양성자와 중성자를 만들도록 한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30,000,000,000,000,000,000,000,000,000(30옥틸리언 개의 전자와 더 많은 수의 쿼크, 그리고 쿼크들을 서로 달라붙도록 해주는 수많은 글루온의 집합이다. / 58p


한편 초기에는 소행성과 더 적은 수의 혜성이 끊임없이 지구를 강타하면서 전달된 더 많은 양의 물이 마그마에 흡수되거나 대기 중에 남게 되었을 것이다.

마침내 지구와 대기가 식으면서 위협적인 구름은 너무 무거워져서 노아마저도 놀라게 했을 사상 최악의 홍수가 발생했을 것이다. 우리 몸에 있는 물은 한때 끔찍한 홍수를 일으켰던 몰이다. 아래쪽의 마그마에서 계속 분출되어 대기 중으로 공급된 수증기에 의해서 수천 년이나 수만 년 동안 비가 쏟아졌다. 판 구조가 만들어지기 이전의 시기에는 지구에 높은 산이나 깊은 분지가 없었다. 비가 멈추면서 수심이 1,600미터가 넘는 바다가 지구 전체를 둘러싸게 되었다. / 124p


우리가 자유롭게 살고 있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식물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잊지 말아야 한다. 다시 말해서 만약 우리가 사라지더라도 식물은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식물이 사라진다면, 우리는 몇 주일이나 몇 달 이내에 지구에서 사라질 것이다.

빅뱅과 별에서 온 우리의 원자가 마침내 우리의 현관에 해당하는 입에 도달하게 되는 것은 식물을 통해서이다. 물과 일부 염을 제외한 우리 몸속의 거의 모든 원자는 식물을 통해서 우리에게 도달한다. / 287p











  우리 몸과 운석이 얼마나 공통점이 많은지(운석에는 우리의 생존에 꼭 필요한 분자들이 들어있다-세로토닌, 발린, 테스토스테론, 글루탐산 등), 진화에 있어서 산소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이 책은 경이로움으로 가득한 원자의 세계를 탐구하는 재미에 푹 빠져들게 한다. 뿐만 아니라 별에 들어 있는 다양한 원소의 비율을 알아낸 세실리아 페인, 우주를 정처 없이 떠돌고 있었던 원자들이 중력에 이끌려 회전하면서 태양과 주변의 행성들이 형성되었음을 계산해낸 빅토르 사프로노프, 적색거성 내부의 엄청난 온도와 초신성의 폭발로 무거운 원소들이 합성된다는 사실을 밝혀낸 프레드 호일 등 집요하게 원자를 따라가다 마침내 놀라운 발견을 이루어낸 과학자들의 이야기도 무척 흥미롭다.



  원자의 역사에 다가가는 일은 본질적으로 나와 세상의 이해하는 일이다. 비록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수많은 원자가 별과 지구, 그리고 생명과 관계를 맺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니 세상의 그 무엇도 사소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원자를 탐구하는 이 매혹적인 여정에 꼭 동승해보시길 추천드린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파이 코스트
테스 게리첸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지막 장까지 긴장감으로 꽉 채운 소설!

전 세계, 비밀스러운 전장에서 활약했던 은퇴한 스파이들의 이야기!





  유독 마음을 끄는 단어들이 있다. 내게는 ‘스파이’라는 단어가 그 중 하나다. 일단 표지에 ‘스파이’라는 단어가 보이면 묻고 따지지도 않고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나 할까. 물론 스파이가 활약하는 ‘첩보물’ 하면 냉전시대의 전유물로, 이제는 현실성이 떨어지는 구시대적인 소재로 여겨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상 전쟁은 끊긴 적이 없고, 은폐와 조작으로 우리의 눈과 귀를 막는 세력들은 여전히 존재하며, 정보를 선점하기 위한 공작과 견제는 우리 시대에도 변함없는 현실이다. 세상을 안전하게 지키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신념으로 자신의 임무에 사명을 다하는 스파이라는 캐릭터와 그들의 활약에 끌리는 것 역시, 여전히 이 세계가 그들을 필요로 하며 분명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으리라는 믿음 때문은 아닐까.





은퇴한 스파이들, 그들이 다시 움직이다



  누구나 은퇴한 후의 멋진 삶을 상상하곤 한다. 이를 테면 코사무이의 푸른 해변을 내려다보며 언덕 위의 멋진 빌라에서 맞는 아침을, 새들이 세레나데를 부르는 코스타리카 숲에서 즐기는 느긋하고도 여유로운 일상을. 하지만 전직 CIA 요원인 매기 버드는 지난 16년 동안의 스파이 생활이 이를 허락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래서 캐나다 메인주의 작은 시골 마을 퓨리티에 정착해 조용히 닭을 키우며 사는 여생을 택하기로 했다. 최대한 눈에 띄지 않고 은신하듯 조용히… 그녀는 앞으로도 쭉 이렇게 살 예정이었다.



집 앞에서 시체 한 구가 발견되기 전까지는.



  매기는 이것이 비극적으로 끝난 과거의 임무에서 비롯된 일종의 ‘경고’임을 모르지 않았다. 얼마 전, 정보국의 정보 시스템에 침입이 발생했고 ‘시라노 작전’에 동원된 요원들의 이름이 유출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상 이곳은 더 이상 그녀에게 안전지대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이렇게 주목을 받는 건 더더욱 원치 않는 일이었다. 결국 독서 클럽을 가장한 ‘마티니 클럽’이 소집되고, 전직 CIA 요원이자 은퇴한 친구들이 하나둘씩 모인다. 은퇴 후 더 이상 쓸 일이 없을 것 같았던 각자의 능력을 다시 발휘할 때가 온 것이다.



“최근 정보국의 정보 시스템에 침입이 발생했어요. 그 무단 침입으로 피해를 본 것은 시라노 작전 관련 파일뿐이었어요.”

“그 작전은 무려 16년 전의 일이에요.”

“그리고 관련된 모든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관련 정보는 기밀로 유지되었죠. 그러나 이제는 여러분들의 이름이 유출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들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모든 이들의 안부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분들을 추적하고 있고 도움이 필요한지도 알아보는 중이에요. 이런 곳에 계실 줄은 정말 몰랐어요.” / 34p


나쁜 기억이란 마치 묘비처럼 영구적인 것이어서 한 마을에서 평생을 살다 보면 비극이 일어났던 장소들을 모두 기억하게 된다. / 44p











    메디컬 스릴러의 여왕이라 불리는 테스 게리첸이 이번에는 은퇴한 스파이들을 소환해냈다. 과거에 참여한 작전이 비극적인 결말과 함께 끝나면서 은퇴의 길로 접어든 지 16년, 작전과 관련된 이들을 노리는 전적들의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매기와 그의 친구들이 다시 실력을 발휘해야만 상황에 놓이게 되는 내용의 스릴러 소설이다. 이토록 섹시한 노년의 전직 요원들이라니! 턱밑까지 추격한 전적들로부터 일상의 안전을 지켜내기 위해 똘똘 뭉치는 전직 CIA 요원들의 활약상이 흥미진진하다. 사랑하는 사람마저 의심하고 속여가며, 국가의 안전을 위하여 인간성과 자신의 삶마저도 포기해야 했던 스파이들의 세계를 현실감 있게 녹여낸 점도 인상적이다.




진실은 훨씬 더 복잡하지만 거울의 세계에 살게 되면 진실은 항상 왜곡되기 마련이다. 너무 자주 우리는, 우리의 관점을 곱씹게 하는 양심을 찌르는 사실과 모든 불편한 작은 조각들은 무시하는 반면, 우리가 보고자 하는 것만을 선택한다. 우리는 명확한 것을 열망한다. 그래서 우리는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한다. / 127p


우리 모두는 자신이 아닌 무언가인 척하고 있으며, 몇몇은 그것을 더 잘해 내기도 한다. / 158p










  마지막 장까지 긴장감으로 꽉 찬 작품이다. 반전에 반전이 한 편의 영화처럼 펼쳐진다. 007시리즈를 비롯해 스파이 첩보물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았으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