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추리소설 필독서 50 - 셜록 홈즈부터 히가시노 게이고까지, 추리소설의 정수를 한 권에 필독서 시리즈 26
무경 외 지음 / 센시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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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문학이라는 신세계를 접한 계기는 바로 추리소설이었던 것 같다.

그 시절에는 책이 귀했었고 아이들은 주로 만화책을 즐겨 읽었었다.

특히 소년중앙, 소년동아같은 잡지책들이 특이 인기가 있었는데 그 속에 연재되었던 소설들이 거의 추리소설이었던 것이다.



가장 나를 휘어잡았던 탐정물은 바로 홈즈와 왓슨, 뤼팽이었고

아주 나중에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들을 읽었다. 그리고 중학교무렵이었나 우리나라 작가인 김종성의 작품들을 만나면서 추리물의 선진국이라고 생각했던 일본작품들은 능가하는 기분이 들어서 무척 행복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베이커가 221B 2층'이라는 주소는 지금도 내 머릭속에 각인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영국에 분명 그 주소가 있을 것이란 믿음도 여전하다.

그 하숙집의 여주인도 떠오르고 홈즈의 파트너 왓슨의 무던함도 또렷하게 기억한다.

내가 가장 사랑했던 추리물의 주인공은 바로 홈즈였다.



그리고 드문 추리물 세계에서 압도적 존재로 나를 흥분시켰던 아가사 크리스티!

그녀가 남편과 불화하고 세상에서 사라져버린 사실을 알고는 뼈속까지 미스터리작가란 생각이 들었다. 빛나는 그녀의 작품을 먼저 만나고 그녀의 사진을 만나면 너무 평범해서 조금 실망스러울 정도였다. 이후 내 추리물 사랑은 자연스럽게 일본작품으로 넘어갔다.

미야베 미유키, 마스모토 세이초, 히가시노 게이고, 오쿠다 히데오등등..



노벨문학상을 탄 일본작가는 2명이나 나왔지만 우리나라는 작년에서야 한강작가가 수상의 영광을 가졌다. 정말 너무 행복했다. 문학의 수준은 사실 우리가 훨씬 앞선다고 자부하는데 다만 추리소설부문은 아쉬웠던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김성종작가가 있어 너무 든든했는데 작품이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어 아쉽다.

해운대 달맞이고개 부근에 추리문학관을 세우고 여전히 건재하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이다.

그래도 추리소설은 제법 읽었다고 자부했는데 여기 소개된 필독서중 내가 읽은 것은 3분의 1도 되지 않아서 놀라웠다. 그리고 처음 들어본 작가도 있었다.

자주 가는 도서관으로 달려가 놓친 필독서를 꼭 읽어볼 예정이다.

2025년 새해 초, 새로운 미션이 생긴 것 같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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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행복일지도
왕고래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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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행복을 꿈꾼다. 하지만 자신이 지금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아마 행복보다는 불행, 혹은 아픔, 고통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 더 휩싸여있지는 않은가.

그래서 행복은 내가 잡을 수 없는 저 건너편 무지개처럼 아련하기만 하다.



비슷한 환경에 살면서도 유독 민감하고 혹은 둔감한 사람이 있다.

불평, 불만에 감정을 소모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저자가 말한 것처럼 심각한 문제가 생겼는데도 하면 되겠지 하면서 잘 넘어가는 사람이 있다.

'회복탄력성'이 좋은 사람이라는데 나는 이 감정은 어느정도 타고난 천성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문제를 두고도 서로 다르게 반응하는 성격이 행복과 불행을 가르는 잣대가 되기도 하지 않을까.



예전에 비해 유쾌한 일이 적어졌다. 세상일이 다 시들하고 하다못해 입맛까지 변해버린 것 같아 서글퍼졌다. 그저 노화겠거니 생각했더니 건강상의 문제일지 모른다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든다.

단순히 기분의 문제가 아니고 몸 어디가 고장나고 있는 것인가.

만약 몸뚱아리 어디가 문제가 생기고 있다면 검진을 받으면 알아질테지만 정신적인 문제라면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가. 극복하려고 하는 의지는 아직 남아있는걸까.



저자는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져보라고 권한다.

하긴 그동안의 삶속에 온전히 나만 위하는 시간을 가져본적이 있었던가.

지나온 내 삶이 덧없이 느껴진다. 외롭다는 감정은 누구에게나 있는 감정이고 당연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외로움'을 '고독'으로 승화시켜 생각해보라는 말에 눈이 번쩍 뜨이는 느낌이었다.

고독은 고상하지 않은가. 확실히 외로움보다 차원이 높은 멍때리기같은 것.



굶어 죽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있고-과거보다 풍성해졌고-

몸을 많이 쓰지 않아도 대신해줄 기계들은 넘쳐나고 있고

버튼 몇 번만 누르면 알고자 하는 지식도 금방 내 것이 되는 세상이다.

너무 편해서 극복해야할 문제들이 너무 없어서 나는 행복하지 않은지도 모르겠다.

'이따금 몸에 힘을 빼고 눈에 보이는 대로 감각이 느끼는 대로 바라보면 어떨까' 하는 조언에 마음이 좀 무뎌지는 것 같다.

눈을 감고 힘을 빼고 무념의 시간으로 빠져볼까나. 정말 어쩌면 조금은 다른 것들이 보일지 모르겠다고 기대해본다. 내 마음을 어루만지는 어떤 것. 이 마지막 말이 찐 아닌가. 작지만 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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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더 귀하다 - 아픔의 최전선에서 어느 소방관이 마주한 것들
백경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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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가입도 안해준다는 직업, 소방관! 너무 감사한 분들이지만 내 가족중에 소방관이 있다면 나는 매일 매일 불안한 마음으로 살아갈 것 같다.

미국에서는 가장 존경받는 직업이라는데 어찌 보면 가장 힘든 일을 하는 소방관들은 몸뿐만이 아니라 마음도 많이 힘들 것 같다.



불이 나거나 생명이 위급한 현장에 출동해야 하는 소방관들중에는 정신적인 장애를 겪는 분들이 많다고 한다. 어찌 안그렇겠는가. 주로 참혹한 현장에서 맞닥뜨려야 하는 소방관들이 없었더라면 우리 사회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소방관을 폭행하고 막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보도를 보면서 생각없는 인간들에게 화가 치밀어오르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주취자의 만행이 너무 많아서 기가 막힌다.

소방출동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수시로 전화를 하고 사적인 일들을 시키려는 한심한 인간부터 혼자서도 충분히 움직일 수 있음에도 자가용처럼 부리려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다니 정말 소방관이란 직업은 간, 쓸개 다 빼놓고 일해야만 버틸 수 있을 것 같아 너무 안쓰러웠다.



특히 위급한 상황을 맞아 가장 많이 출동하는 곳이 어렵게 사는 노인들이란 말에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구조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는 잘못을 하고도 너무 당당해서 누군가는 잘못을 하지 않았음에도 너무 주눅이 들어서 저자 자신도 때로 울분이 치솟고 때로는 후회의 시간을 가졌다는 고백에 절로 공감의 마음이 들었다.



구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 너무 마음의 짐을 만들지 않았으면 한다.

최선을 다했고 당신때문에 구한 생명에 대한 감사함이 더 크니 어둔 기억을 지워버리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꼭 안아주고 싶다.

출동현장에서 느끼는 착잡한 심정들이 혹여나 마음의 병으로 남을까 걱정이다.

실제 출동현장에서 생명을 잃거나 다치는 소방관이 얼마나 많은가.

몸도 조심하고 마음속 부담감도 덜어내길...간곡하게 맘을 전해본다.

당신들이 있어 우리가 좀더 안심하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당신이 얼마나 귀한 사람인지 우리곁에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고 인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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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서로에게 상처받을까 - 다툼과 이별하고 소중한 관계를 지키는 부부 대화의 모든 것
한승민 지음 / SISO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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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가장 위대한 존재같지만 가장 연약한 존재이기도 하다.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는 결국 결혼이란 제도를 통해

부부가 되고 평생 의지하며 살아가는 것도 인간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정해진 운명처럼 부부가 된 남자와 여자가 평생 행복하기만 할까.

한집 걸러 이혼가정이 있을 정도로 영원할 것만 같았던 사랑도 퇴색되고 적이 되는 경우도 흔해진 세상이 되었다. 사랑이 증오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그런 경험을 한 부부들의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이 담겨있다.




인간은 강한것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연약한 구석이 많아 상처받기 쉬운 존재이다.

저자 역시 상처를 받는 대상은 의외로 사랑하는 사람이거나 나를 잘 아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런 대상이 아니라면 상처라고 부를 정도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결국 믿었던 상대로 인해 상처받고 도저히 회복되지 못하고 헤어지기도 하는게...바로 부부관계인 것이다.




부부관계가 좋을 수록 사회적으로 성공한 경우가 많다는 통계는 주목할만하다.

부부의 문제를 가장 많이 접했던 저자의 조언중 내 맘을 흔들었던 말은 상대의

말은 잘 들어주고 칭찬을 많이 해주라는 것이었다.

상대를 잘 아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사실 부부도 상대를 잘 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의외의 모습을 끌어내고 잘 이해하는 부부가 몇이나 되겠는가.



무엇보다 부부의 관계가 나빴을 때 절대 아이들에게 그 모습을 들키면 안된다는 말이 확 닿았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김창옥의 토크쇼를 보면 불화했던 부모님을 보면서 엄청난 상처를 받았다는 고백이 눈길을 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린아이이지만 부모의 불화한 모습에서 좌절감을 느끼고 어른이 되어서도 극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았다.


부부가 되는 인연은 결코 쉽게 이어진 것이 아니다.

한국신화에서도 보면 빨간실로 서로를 이어주는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이런 운명같은 인연을 너무도 쉽게 생각하고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경우가 너무도 많다.

나는 절대 상처를 준 적이 없고 상대가 나에게 상처를 줬다고만 생각한 경우는 없었을까.

결혼은 행복으로 향하는 지름길이 아니고 인내와 배려를 배우는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수많은 부부들의 문제를 현장에서 상담했던 전문가의 조언에서 많은 부부들이 지혜를 배웠으면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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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무던히 고요해지고 싶어
이정영 지음 / 북스고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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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 이것처럼 어려운 일이 있을까.

무념무상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다면 그건 거의 해탈의 경지에 이른 것이다.

오죽하면 '멍 때리기'대회가 있을 정도인가.

정말 아무것도 하지않고, 고요하게 정지된 시간을 가져보는 것!



날씨가 너무 덥거나 추운날은 더욱 힘든 일이다.

막 꽃이 피고 바람이 살랑이는 봄날이거나 낙엽이 바스락거리며 더위를 날리는

가을이라면 도전해보고 싶어진다. 사는 일 자체가 고행이다 보니 잠시 짐을 내려놓고 고요해지고 싶은 것이 현대인의 로망이 아니던가.



이 책은 일단 군더더기가 없어서 좋았다. 더구나 간간히 곁들여진 사진조차

너무 고요하고 평화로워서 한참을 들여다보게 된다.

한 때 살았다던 불광동인지, 살고 있다는 합정동인지, 가끔은 부산도 등장하고

남산을 바라보는 우리동네 어디쯤인듯도 해서 더 한참을 들여다봤던 것 같다.

아마 그가 느꼈을 평화와 고요를 나눠받고 싶었던 마음때문이 아니었을까.



나에게도 거리에서 태어나 우리집 가족이 된 반려견 토리가 있다.

이제 만 8년이 되었으니 오래산다면 딱 산만큼의 시간이 남았을 것이다.

누구는 걱정같은건 미리 땡겨서 할 필요가 없다고 하지만 토리를 보면

남은 시간이 얼마큼일지, 먼저 무지개 다리를 건넌다면 나는 견딜 수 있을지

갑자기 슬픔이 밀려온다. 늘 바라건대 제발 오래오래 건강하게 함께 하자.



나이가 들어서일까. 이제 남은 시간에 대한 기대보다는 지난 시간에 대한 추억이 더 많이 나를 사로잡는다.​ 정말 뜬금없이 오래전 함께 했던, 이름도 가물가물한 사람의 안부가 궁금해지고 어떻게 다시 연락을 해볼 수 없을까 궁리해보기도 한다.

추억이 깃든 단골집을 찾아가보기도 하고 이미 늙어버린 지인의 얼굴을 보면서 쓸쓸해지기도 한다. 아 나도 늙었지 참.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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